반토막난 식량자급률, ‘한미FTA 퍼주기 재협상’ 급물살

사상최저로 떨어진 식량자급률
FTA 양국 의회비준 급물살 탈 전망

  • 입력 2010.10.16 16:06
  • 기자명 김동규 한국진보연대 민생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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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한-EU FTA로 연간 1776억원, 한미 FTA 비준시 연평균 6천698억원의 농업피해를 예상하며, 한미, 한-EU FTA체결에 따른 농업 분야 피해에 대한 종합대책을 11월에 내놓을 것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또한 최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은 지난해 사상 최저인 51.4%로 떨어졌다. 1990년 70.5% 이후 큰 폭의 하락세가 이어져 1995년 55.7%, 2000년 55.6%, 2005년 54%로 내려갔다.
쌀(98%)을 제외하면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에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사료용을 포함한 ‘곡물 자급률’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해 26.7%로 하락, 곡물의 3/4을 외국에 의존하고 있는 셈이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곡물 자급률이 최하위권에 머물면서 세계 5위 수준의 수입국으로 전락했다.

이러한 식량위기, 농업위기 상황에서 잠잠하던 한미FTA비준과 재협상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올해 6월 26일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한미FTA 추가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는 합의발표가 있었다.

▲ 김동규 민생국장

 

미국의회 중간선거 직후인 11월 G20회의 기간에 예정된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한미FTA전격 타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최근 10월 7일에는 김종훈 통상본부장이 마란티스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 만나 사전실무협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추진되는 한미FTA 추가개방, 재협상의 핵심쟁점은 역시 미쇠고기 전면개방과 자동차분야이다. 쇠고기분야는 미국 상원이 지난 5월 27일 본회의에서 재무위원장인 맥스 보커스 의원(민주, 몬태나주) 등 민주·공화당 의원 9명이 초당적으로 공동 발의한 ‘미국산 쇠고기 시장접근확대 지지안’을 통과시켰고, 핵심요구는 30개월 이상 쇠고기도 수입하라는 것이었다.

또한 2008년 촛불시위과정에서 국민 앞에 반성한 이명박 대통령이 이제 와서는 국민의 반성을 촉구하고 있는 적반하장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발표자료를 근거로 미국산 쇠고기의 국내시장 점유율 확대 있다고 주장하면서 전면개방을 강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자동차분야는 한국이 연간 미국에 70만대의 차를 수출하고 있는 데 비해 미국산 차 수입물량은 지난해 6,140대(전체 수입차 시장의 10.1%)에 그친 상황에서 미국측이 차 관세 철폐 시기와 우리나라의 자동차 세제를 비롯한 비관세 장벽을 문제 삼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에 수출하는 한국산 자동차(배기량 3,000㏄ 이하)의 현행 관세(2.5%)를 즉각 철폐와 한국 정부가 미국산 자동차에 매기는 현행 관세(8%)를 없애주는 반대급부로 합의한 조항인데, 미국은 미미한 자국산 수출물량을 문제 삼아 한국산 차량에 대한 관세 철폐시기를 단계적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들고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연례 무역장벽 보고서에서 우리 정부의 자동차 연비와 배출가스 규제를 비관세 장벽의 사례로 지적하면서 불만을 표시했다.

지난 2006년-2007년 농민들을 비롯한 수많은 국민들이 생존권과 국민주권을 지키기 위해 한미FTA협상을 반대하는 투쟁을 끈질기게 진행했다. 택시노동자 고 허세욱 열사는 죽음으로 이 협상을 중단할 것을 외쳤지만, 결국 한미FTA협상은 강행처리 되었다. G20정상회의, 한미정상회담, 미의회중간선거를 거치면서 양국 의회비준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우리 국민들에게 싸울 힘은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양국 의회비준이 통과되면 한미FTA의 재앙은 더 이상 되돌릴 수 없는 상황으로 빠져들 것이다. 다행히 한국의 야4당 의원 32명과 미국의회의원 20명이 한미FTA 재협상을 촉구하는 공동입장을 발표했다. 식량주권, 경제주권, 건강주권을 지키기 위한 작지만 끈질긴 투쟁의 불씨가 필요한 때이다.

 김동규 한국진보연대 민생국장
한미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정책기획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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