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과 채소값

  • 입력 2010.10.16 16:03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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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값은 폭락했고, 채소값은 폭등했다. 쌀값이 15년 가격으로 떨어져 농민들이 가슴에 피멍을 남겼고, 채소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뛰어 올라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쌀값이 곤두박질 할 때 우리 사회가 보여준 반응은 매우 미온적인 양상이었지만 채소값이 널뛰기 할 때는 지나칠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를 바라보는 농민들의 마음 한 구석에는 왠지 모를 씁쓸함이 묻어 나오는 것 같다. 만약 쌀값 폭락에 대해서도 이번 채소값 사태와 같은 정도의 관심만 보여 주었어도 쌀대란은 이미 해결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아쉬움이 진하게 배어 있다.

사실 쌀대란이나 채소사태는 정부의 정책실패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수입쌀은 해마다 늘어나는데 대북 쌀지원은 중단되어 쌀의 과잉재고는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었다.

농민들은 계속 쌀값 폭락을 경고했지만 정부는 안일하게 대응하다가 결국 사상 초유의 쌀값 폭락 사태를 초래하였다. 채소값 역시 4대강 사업과 이상기후 등으로 공급 부족으로 인한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농민들이 가격 대란을 정부에 경고했지만 정부는 오히려 가격 폭등은 없을 것이라며 미온적으로 대응하다가 결국 유래 없는 폭등 사태를 자초하였다.

쌀값과 채소값에서 나타난 공통된 정책실패는 우리 사회에 중요한 교훈을 주었다. 그것은 시장을 믿지 말라는 것이다. 정부가 초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했다면 충분히 가격대란을 막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에 맡겨 놓는 바람에 호미로 막을 수 있는 일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사태로 악화된 것이다. 농산물의 가격안정은 시장의 몫이 아니라 정부의 책임이다.

그런 일을 하라고 세금으로 공무원들에게 월급을 주는 것이라는 점을 농정당국은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그것이 쌀값 그리고 채소 값 사태로부터 얻어야 할 뼈저린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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