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 농산물 공급위해 다양한 안전판 구조적으로 작동해야

  • 입력 2010.10.11 14:37
  • 기자명 황민영 국민농업포럼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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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 무등 채소류 가격이 공급 부족으로 폭등하면서, 사회 정치 경제적 문제로까지 파급되고 있다. 주식인 쌀은 남아서 문제이고 제1부식인 김치재료는 모자라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으니 참으로 씁쓸한 마음이다. 오늘의 무. 배추로 대표되는 채소류 파동은 천재(天災)가 원인이라지만, 그렇게만 말하고 있기에는 상황이 매우 복잡한 현실이다.

정부는 이를 두고, 현재 출하되어야 할 고랭지 무, 배추가 봄철 저온, 여름철 폭염, 잦은 강우 등 이상기온으로 생산량이 평년 대비 30~40% 정도 감소되어, 출하량이 부족한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 자료를 내고 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50~60% 가까이 출하가 어려웠던 것이 아닌가하고 진단하기도 한다.

이번 파동으로 농민의 피해도 크지만 산지유통인들도 어려움은 마찬가지 이다. 무, 배추는 사재기 할 수 있는 품목이 아니다. 이번 파동의 직접적 원인은 절대출하물량이 밭에서 망가졌기 때문이고, 또한 상인들의 폭리 운운 하는 것도 문제를 잘못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 황민영 상임대표

이번의 채소가격 파동문제는 폭등정도가 너무 크다는 사실이다. 자료에 의하면, 지난 8~9월 가락동 도매시장의 채소 반입물량이 작년 대비 배추는 17.7% 감소에 가격은 170.3%가 폭등했고, 무는 3.6% 감소에 208%로 폭등의 폭이 더욱 컸다. 양배추 또한 감소는 2.9% 에 불과한 데, 가격은 262.6%로 더욱더 폭등 폭이 심했다. 참으로 무서운 가격 폭등현상이 아닐 수 없다. 국민이 즐겨 먹는 쌈 채소인 상추는 더욱 폭이 컸다. 물량 감소 37% 에 790%나 가격이 뛰었다.

이처럼  배추. 무 중심의 채소값이 오랫동안 고공 행진을 하자, 정부가 나섰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청와대나 정치권, 정부에서도 이번 무. 배추 등 채소류 가격파동의 원인을 올바로 파악하고 대처해야 했음에도 그렇지 못한 점이다.

국민생활과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농산물, 먹을거리에 대하여, 책임있는 사람들의 인식, 지식, 의식이 낮다는 사실, 그리고 그들이 걱정해서 한다는 발언들도 매우 사려 깊지 못해, 국민들 마음을 위로하기보다 오히려 공분을 자아냈다. 

최근 채소류 파동의 또 다른 원인으로 쟁점화되어 있는 4대강 공사관련도 4대강 사업으로 사라진 채소재배면적이 전체의 (262,995ha)의 4.7%(12,295ha)라고 자료를 내자, 농림수산식품부는 ‘09년 7월 행정조사 결과, 4대강 둔치내 채소재배면적은 3,662ha로서 전체의 1.4% 수준임을 정정하는 자료를 냈다. 누구의 주장이 옳고, 틀렸을까?

농산물은 생산과 소비의 특성상, 과잉이 되어도 문제, 부족해도 문제다. 과잉되면 값이 폭락하여 생산자가 걱정이고, 부족하면 소비자인 국민이 어려움을 겪게 된다. 정부는 지금까지 다수인 소비자 편을 들어, 낮은 가격으로 물가안정에 기여하는 것이 정책기조였다.

그러나 농민의 자조, 권익조직인 농협은 달라야 한다.  현재 농협이 가장 취약한 경제사업, 특히 산지에서 수급조절, 유통사업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토대가 확립되어야 이번과 같은 위기 상황에 대처할 수 있다.  그래서 농민생산자 조직인 농협이 산지에서 협동적 거래교섭력을 확실히 확립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농협중앙회장은 배추수급안정과 관련한 기자회견에서 농협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한 반성과 함께, “11월 말 이후 김장철이 되면 배추값이 많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나, 지금 당장의 불안 심리를 덜어주기 위해 싼값의 예약판매에 나서게 된 것.”이라며 “예약판매로 인한 실제 손실이 크다 하더라도 농협이 모두 떠안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농협이 손실을 모두 떠안을 일이 아니다. 농협돈은 농민조합원의 재산이기 때문이다. 농민의 입장에서는 씁쓸할 수 있다는 점까지 농협은 깊이 헤아려야 한다. 이제 문제는 폭등한 무, 배추 가격이 언제쯤 안정될 것인가이다. 농식품부가 유통구조개선 TF팀을 구성하여 금년내로 세부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한다.

현대와 같은 대량 생산, 유통, 소비시대에는 다양한 안전판이 시스템적으로 작동할 때, 안정적인 수급과 함께 가격안정을 도모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이번 배추 파동에서 보듯이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게 되고, 결국 농가경제는 물론이고 국민경제에 크게 영양을 미치게 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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