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 입력 2010.09.21 01:21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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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민족의 가장 큰 명절이요 풍요의 상징인 추석이 다가오고 있다. 양식의 부족으로 항상 끼니를 걱정해야 했던 우리 민족에게 추석은 수확의 계절로 기대와 선망 그 자체이었다.

추석 때만은 햅쌀밥을 배불리 먹을 수 있기 때문이었을 거다. 그래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이 생겨났다. 그러나 절대적 빈곤이 사라진 지금 추석은 흩어져 살던 가족들이 한데 모여 추억과 정을 나누고 조상님께 차례를 모시는 의미가 더 클 것이다.

올 한해 농민들에게는 자연과의 힘겨운 싸움을 감내하며 지내온 해이다. 지난겨울 낮은 기온, 잦은 비, 일조부족과 더불어 여름에는 유례없는 폭염, 가을장마 등 이상기후로 인하여 농사를 제대로 지을 수 없을 지경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작년부터 시작된 쌀 값 폭락으로 살림이 어려워진 농민들에게 설상가상의 상황이 된 것이다.

기상 이변으로 인한 과일 채소 등 농산물 가격은 높은데 농민들에게는 그림에 떡에 불과할 뿐이다. 수확의 계절 풍성하고 넉넉해야 할 추석에 흉년으로 농민들은 한숨이 길어지고 있다. 그나마 지난 17일 민간차원의 대북지원이 허용되어 쌀 203t이 북측 수해지역인 신의주로 갔다. 이것이 물꼬가 되어 정부차원의 대규모 쌀 지원으로 쌀 문제가 해결되어 수확기 농민들의 시름을 달래주길 기대한다.

온 국민의 마음의 고향인 농촌은 지금 그곳이 갖는 가치에 비해 정당한 평가와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 생명줄이랄 수 있는 식량을 생산하고 전통문화를 보전하며 아름다운 자연과 경관을 유지하고 있는 농촌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의 큰 가치를 갖고 있다.

그러나 농촌은 농민들의 정당한 노력에 대한 대가를 보장 받지 못하고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으로 소외 되어 날로 피폐해져 가고 있다. 이제 농촌은 자체의 힘으로 농촌사회를 유지해나가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그래서 국민 모두의 관심과 애정을 모아 농촌을 지켜나가야 할 때가 되었다. 민족의 대이동이라 상징화 되어 있는 추석명절의 귀성행렬을 이끄는 힘은 농촌에서 뿜어내는 식량과 전통문화와 경관의 힘이며 또한 그것을 가꾸고 지키는 우리 국민들의 부모 형제인 농민들에서 나오는 것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이 국민 모두가 농촌에 관심과 애정을 가져주었으면 좋겠다.

아울러 고단한 농사일과 팍팍한 삶 속에서도 고향을 지키고 농업을 지키는 농민들의 고마움을 다시금 새기는 추석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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