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농업인의 날을 제정하자

  • 입력 2010.08.30 08:41
  • 기자명 오미란 정책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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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6일 전국 여성농민들이 여의도에 모여 ‘쌀값폭락과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전국여성농민대표자 대회를 전개하였다. 집회가  끝나고 여성농민들은 국회의원들에게 쌀을 전달하였다. 오죽하면 요즘같이 뜨거운 퇴약볕에 쌀가마니를 들고 국회로 갔을까. 추수를 앞둔 여성농민들의 절박한 심정을 잘 보여준다. 그만큼 농사는 여성농민의 목숨줄 같은 것이다. 이런 여성농민들을 좀 더 사회적으로 인정하는 제도화 방안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필요가 있다.

일본도 농어촌여성의날 지정

여성농업인의 역할에 대한 제도화는 유엔식량기구(FAO)가 10월 15일을 「세계 여성농업인의 날」로 제정한 것을 비롯해 각국에서 여성농업인을 위한 국가기념일 지정을 준비하고 있다. 이제 여성농업인은 우리나라 만이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농업생산의 중요 역량으로  인정받고 있다. 

▲ 일러스트=김황수진 기자

이웃 일본의 경우 매년 ‘농어촌여성의 날’ 지정하여 농어업에 종사하는 여성들의 역할에 대한 사회적 인정과 자부심을 강화하고, 또한 남녀공동참여주간을 설정하여 농어업의 양성평등성을 높이기 위한 정책을 국가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1996년부터 매년 11월 11일을 농민의 날로 제정하여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농민의 날이 11월 11일인 이유는 흙토(土) 를 한자로 풀면 +-(11)로 풀이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농민의 날이 제정된지도 벌써 15회를 맞는다. 그러나 여성농업인에 대해서는 이렇다할 국가차원의 인증이 없다.

여성농업인들이 국가적 자원으로 인정되고 취급되고 있는 세계적 추세에 비추어 본다면 우리나라 여성농업인들에 대한 처우는 많은 개선이 필요하다.

여성농업인들은 농업의 담당자 일 뿐아니라, 지역 사회의 미래사회 지속가능성을 유지하는 핵심적 자원이다. 그러나 일을 수행하고 전개하는데 핵심적 자원일 뿐 핵심적 자원으로 대접하는 곳은 어디에도 없다. 군단위에서는 학연, 지연, 혈연으로 얽힌 남성들의 연고주의에 저항하면서 지역의 문제를 제기하는 총알받이 역할로, 어려운 시기에는 국가적인 개발과 통일관련 투쟁의 일꾼으로, 가정에서는 집안경제를 일구는 살림꾼으로, 논밭에서는 곡식을 키우는 생명의 어머니로 여성농업인들의 역할은 끝이 없다.

끝없는 여성농업인의 역할

이제 이런 여성농업인들에게 국가와 사회가 제대로 자리를 마련해 줘야 하지 않을까? 여성노동자의 날도 있고 여성경찰의 날도 있고, 여성기업인의 날도 있는데 사회적 기여도가 이렇게 높은 여성농업인의 날은 왜 없는 것일까?

진정 여성농업인의 역할에 대한 인정이 있다면 우리도 하루 빨리 여성농업인의 날을 제정하여 농업과 지역사회와 국가발전에 여성의 역할을 제대로 평가하고 인정하고 독려하는 공식적인 기념일을 지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오미란 전남여성플라자 정책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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