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농식품부장관에게 바란다
신임 농식품부장관에게 바란다
  • 윤석원 중앙대 교수
  • 승인 2010.08.16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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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통령은 지난 8일 개각을 단행하여 유정복의원을 농식품부장관에 기용했다. 그동안 하마평에 올랐던 농업계 인물들은 모두 탈락했다. 장관이라는 직이 꼭 농업계 인사이거나 농업부문 관료가 아니더라도 농업에 대한 열정이나 남다른 애정이 있다면 수행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보도에 의하면 정치적인 이유로 지명이 됐다고 한다.

농식품부장관직이 무슨 정치적 거래의 흥정대상이나 된듯하여 썩 유쾌하지 않다. 농업부문에 대한 안이한 인식의 소치가 아닌가 하여 자존심이 상하기도 한다.

아무튼 기왕에 내정된 유정복 장관께 몇가지 부탁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먼저 농민들과의 소통과 대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 맘에 드는 농민단체와의 대화만을 강조하거나 나아가 농민단체들의 화합과 공존을 오히려 저해하는듯한 태도는 옳지 않다. 새 장관은 농민단체들과의 대화는 물론 농민단체들간의 화합을 통하여 산적한 현안들을 함께 풀어 가는 거버넌스 농정을 꼭 실현시키기 바란다.

둘째, 당장 금년 수확기 쌀 가격 폭락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농민들의 소득안정과 수급대책을 하루 빨리 세워야 한다. 쌀 재고 관리는 물론 수급안정을 위하여 쌀 소비 확대에만 올인할 것이 아니라 생산을 조절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기 바란다.

쌀 소비 진작을 통한 쌀 수급안정은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기 때문에 생산을 조절하는 방안이 마련 되어야 한다. 쌀 생산조절이라 함은 쌀 생산자체를 조절하는 생산조정제 뿐만 아니라 쌀 재배 대신에 색미, 밀, 보리, 조사료 등 다른 작물을 생산하는 방안도 있을 수 있다.

이러한 생산 조절을 통한 쌀 수급안정이 곡물자급률을 높힐 수 있는 방안임은 물론 농가소득 증대에도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알량한 경제논리에 함몰되어 있는 관변경제학자들의 어설픈 논리에 넘어가지 말아야 한다. 

셋째, 한미FTA와 관련하여 쇠고기 시장 추가개방 문제에 적절히 대처해야 한다. 30개월령 이상의 쇠고기 까지 개방한다면 다시 한번 국민적 저항을 받을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만약 미국이 쇠고기는 물론 자동차나 섬유부문의 협정안을 재논의하려 할 경우, 우리는 농업부문협정내용을 재협상해야 한다고 주장해야 한다. 한미FTA 농업부문협정안은 전대미문의 굴욕적 협상이기 때문이다.

넷째, 식품산업을 농식품부로 끌어 들인 가장 큰 이유는 식품산업을 육성하되 우리의 농업과 농촌과 농민을 어떻게 연계할 것인가이지, 식품산업 그 자체만의 육성을 위한 것이 아님에도 전임 장장관은 민간자본에 의해 관련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만 강조될 뿐 우리의 농업.농촌과는 과연 어떻게 연계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전략이나 방책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 신임장관은 이점을 특별히 유념하여야 한다.

넷째, 농협개혁을 제대로 해야 한다. 지금 국회에 넘겨져 있는 농협법 개정안은 정부와 농협만 좋아할 뿐 농민들은 물론 학계 등에서도 많은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는 내용이다. 처음부터 재검토해 주길 바란다. 농협의 정체성을 확보하는 개혁이 되어야 한다.

협동조합의 본질이 뒤 바뀌여서는 곤란하다. 금융사업, 보험사업, 상호신용사업이 농협의 주 사업이여서는 안된다. 현재 국회에 넘겨저 있는 신경분리를 위한 농협법 개정과정에서 자본금을 경제사업에 최우선으로 배분해야 한다. 중앙회의 금융사업은 적자가 발생할 경우 적절한 시기에 적당한 가격으로 매도할 수도 있다는 각오를 가져야 한다.

다섯째, 농정은 농업.농촌.농민 문제에 대한 철저한 이해가 전제되어야 한다. 외부자본과 기업농에 의한 한국 농업의 경쟁력 제고 정책은 실패의 가능성이 매우 높다. 기본적으로 농업, 농촌의 다원적가치와 국토의 균형발전, 그리고 식량안보와 식량주권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생명산업이기 때문이다.

농식품부는 머지않아 축소되고 사라질지도 모를 우리의 농업.농촌을 유지시켜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그 본질적 가치를 어떻게 유지 계승할 것인지, 도농간 균형발전과 식량안보.식량주권의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등 농식품부 본연의 업무에 충실해야 한다. 당장 돈 몇푼 더 버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우리의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할 가치를 창출해 내는 농정을 펼쳐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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