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보장”, 벼 야적투쟁 본격화

광주·전남 중심 확산
자연재해물량 43만톤 특별매입 촉구도

  • 입력 2007.10.27 23:52
  • 기자명 박웅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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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확기 화난 농심수확기 화난 농심광주전남 1백 50여명의 농민들이 지난 25일 전남 도청 앞에서 ‘쌀 생산비 보장, 1천만석 수매’를 요구하며 3천여 가마의 나락을 적재했다. ▶사진제공=윤병구 보성군농민회 총무
초현대식으로 지은 전남도청 현관 앞으로 볏가마를 가득 실은 트럭들이 속속 밀려들면서 팽팽한 긴장감들이 돌기 시작했다.

아침부터 간간히 흩뿌리기 시작한 빗줄기가 잠시 멈추고 스산한 가을바람에 ‘쌀생산비 보장, 1천만석 수매’를 요구하는 깃발이 나부끼는 사이로 애써 지은 볏가마를 콘크리트 바닥에 쌓아야만 하는 농민들의 굳은 얼굴이 오늘의 농업·농촌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25일 오후 2시부터 광주전남농민연대(상임대표 배삼태) 소속 150여명의 농민들이 도청 앞 현관에 약 3천가마(40kg 조곡)의 볏가마를 쌓아 놓고 야적투쟁에 본격 돌입했다.

이날 야적투쟁에 나선 배삼태 상임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오늘 야적은 식량주권을 사수하고 농업·농촌을 지키고자 하는 농민들의 처절한 몸부림이다.

또한 이 투쟁은 오늘이 끝이 아니라 전면적인 투쟁의 시작임을 분명히 선언한다” 면서 지속적으로 야적을 확대할 것임을 밝혔다.

이어 한여농 전남도연합회 이명숙 회장이 낭독한 기자회견문에서 “정부는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물량 43만톤(3백만석)을 특별 매입하고, 전남도는 벼농가 소득직불금 5백억원을 확보하여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

특히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8일동안 전남지역 곳곳을 누비며 농업·농촌의 어려운 현실을 함께 한 민주노동당 권영길 대통령 후보가 직접 볏가마를 야적하여 참석한 농민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권 후보는 인사말에서 “그동안 위정자들이 펼쳐온 살농정책으로 우리 농업농촌이 만신창이가 되었지만 우리 농민들이 단결하여 살농정책을 끝장내고 다시는 오늘처럼 자식 같은 나락을 차디찬 콘크리트 바닥에 야적하는 일이 없도록 추곡수매제도를 반드시 부활시키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광주전남농민연대는 장흥군을 비롯하여 화순, 영광 등 도내 곳곳에서 시군청과 농협 앞에 벼야적을 확대하고 있으며 11월 11일 농민총궐기 대회전까지 모든 시군청 앞에 벼를 야적하고 쌀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투쟁수위를 높여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광주전남농민연대에는 전농, 전여농, 한농연, 한여농, 가톨릭농민회 등 광주전남지역 5개 농민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광주전남=박웅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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