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 홍수피해 예산 부족으로 시설 정비 못해

'4대강 보다 실개천 정비가 우선' 교훈 남겨
출하 하루남긴 육계 4만여수 피해

  • 입력 2010.08.04 23:49
  • 기자명 김희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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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3일 충남 서천군에는 시간당 87mm의 폭우가 쏟아졌고 기산면에 최고 334㎜의 강우량를 보이는 등 서천 관내가 평균 227㎜를 기록하였다.

서천군이 28일 현재 잠정 집계한 피해규모는 이재민 27세대 53명, 주택침수 78동, 농경지침수 1402㏊, 가축폐사 3만8150두이며, 하천과 농경지 매몰 피해까지 포함해 37억여 원 이상의 재산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무엇보다 이번 폭우로 하천23개소와 수리시설 90개소가 파손되었고 농로와 실개천 유실등 농업기반시설 피해가 컸다. 피해액 37억여원 대부분이 농업부문 피해로서 가뜩이나 어려운 농민들에게 피해가 집중되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서천군 김현진 재난복구지원과장은 "서천군에는 금강을 비롯 지방하천 20개 소하천 82개가 있어 매년 1-2개의 하천을 정비하고 있다"며 "이번에 피해를 입은 곳도 정비가 안 된 곳"이라고 밝혔다.

서천군에서 가장피해가 컸던 마산면에 사는 박병문씨는 실개천이 파손된 원인에 대해 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실개천 토사를 수년간 퍼내지 못하여 발생된 인재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이라도 정부가 4대강 사업보다 실개천 정비부터 실시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의 기상상태가 국지성 호우로 짧은 기간에 집중적인 폭우가 내려 물이 강에 이르기 전에 실개천에서 터져버린다고 주장했다. 박씨의 주장대로 금강은 멀쩡하였지만 금강의 실개천은 이번 폭우 앞에 속수무책이었다는 것이다.

농어촌공사 서천지사 정관택계장은 "지사가 관리하고 있는 용배수로가 1200km인데 매년 200km만 메워진 토사를 퍼내고 있다"며 예산부족으로 취약한 곳과 민원이 제기된 곳부터 준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서천군에서 가장 큰 피해는 기산면의 양계농가 강상구씨로서 출하 하루를 남겨둔 상태에서 육계 4만여 마리가 폭우로 매몰되는 피해를 보았다. 그는 이번 피해 원인이 한국도로공사가 대전 당진간 고속도로 공사 때 배수로를 잘못 설계하여 발생된 것이라며 지난봄에도 배수관 물이 넘쳐 긴급히 뚫어서 침수를 모면하였다고 말했다.

현장에 복구지원 나온 서천축협 박근춘 조합장도 이번 양계 농가의 피해가 큰 것은 도로공사가 배수관을 폭우를 예측하여 설계하지 못한 결과라고 주장하였다. 이렇듯 서천지역의 호우피해는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공기업에서 제대로 대응만 하였더라면 피해규모를 최소화 시킬 수 있었다는 농민들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희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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