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 상장품목으로 전환해주오”

품목별전국협의회의장단, 정부에 건의
현장농민들 “비상장 지정이후 농민피해 심각”
도매법인·중도매인 의견 상반돼
농수산물공사, “논의의 장 마련할 수 있다”

  • 입력 2010.07.26 10:31
  • 기자명 최병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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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산 마늘 가격이 고공행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조합장들이 마늘을 상장경매 품목으로 전환해 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사진은 가락시장의 마늘 매장 전경.

비상장 품목으로 지정되어 가락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마늘을 농협 품목별전국협의회 의장단이 상장경매로 전환해줄 것을 요구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품목별전국협의회 의장단이 지난 19~20일까지 농식품부 소관 부서인 식량원예정책국, 식품유통정책국 관계자들을 만나 산지 농협이 직면해 있는 농정현안에 대해 설명하며 이같이 요구했다.

이와 관련 도매시장법인협회 관계자는 “중도매인들의 협조가 없이 가능할 것인지 의문이다. 특히 중도매인들 자기 스스로의 밥그릇이 뺏길 것이기 때문에 반발이 거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실제 상장경매 품목에서 비상장 품목으로 전환되면서 농민들의 피해가 막중하다”라고 설명했다.

가락시장 도매법인 관계자는 “상장예외품목으로 전환되어 부작용이 나타난 가장 대표적인 품목이 ‘마늘’이다”라며 “이에 대한 문제는 지난 10년 동안 출하자들을 중심으로 제기되어 왔는데 아직도 고쳐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특히 대금정산의 불안정성으로 인해 농민들에게 극심한 피해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농민들은 지난 10여년 동안 농식품부에 ▷신규 출하자의 시장진입 어려움 ▷가격결정의 불투명성 ▷대금정산문제 등을 제기하며 상장경매로 전환해줄 것을 요구해 왔다. 하지만 농식품부와 실제 사업담당 기관인 서울시농수산물공사는 농민들의 요구를 해결해 주지 못했다.

특히 현장에서는 비상장경매로 전환 된 이후 농협과 농민들이 큰 피해를 입고 있다고 호소하며 상장품목으로 다시 전환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무안에서 서남부채소농협조합장을 지낸 배종렬 전 조합장은 “마늘이 중매인들에 의해 가격이 좌지우지 되고 있다. 마늘을 전업으로 하지 않는 지역의 농협들은 중매인의 횡포에 시달리고 있다. 또 ‘5대’라고 일컬어지는 거대 중도매인들에 의해 가락동 가격이 좌우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를 없애려면 상장경매로 전환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또 “시장교섭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농민들은 농협을 통해서라도 교섭력을 확보해야 하는데 마늘만큼은 일부 중도매인에 의해 좌우되다 보니 농협이 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신규 농협들은 ‘5대’를 거치지 않으면 시장으로 진입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국농산물중도매인연합회 관계자는 “마늘을 상장품목으로 전환하는 것은 시장 내부의 여러 역학관계를 고려했을 때 쉽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필요하다면 논의의 장을 언제든지 마련해서 서로의 입장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서울시농수산물공사 관계자는 21일 “아직까지 접수된 상황은 없지만, 농수산물공사 쪽으로 의견이 접수된다면 논의할 여지는 충분히 열어놓고 있다”라고 밝혔다.    〈최병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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