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대안 만들고 희망 실현하자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 개소기념 심포지엄
우리텃밭.학교급식,협업 다양한 사례발표

  • 입력 2010.07.12 08:59
  • 기자명 최병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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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소외받고 서러운 존재로 남아 있어야 했던 농민들을 위한 정책을 만들어 내기 위해 만들어진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소장 문경식)이 지난 9일 대방동 여성플라자에서 개소 기념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전국 각지에서 대안과 희망을 만들어 내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사람들이 참석한 이날 심포지엄에는 김정열 우리텃밭 경북상주봉강공동체 총무, 배옥병 학교급식운동본부 대표, 성주 참살이공동체 최진국 씨가 참석해 주제발표를 했다. 이날 열린 ‘지방정부, 대안농정 모델 만들기’란 주제의 심포지엄을 지상중계 한다.        글=최병근/사진=김황수진 기자

우리텃밭 사업 여성농민 주체성 높여
친환경급식 우리 어린이 건강 지켜
대안농업·생산자 조직사업 전담기구 필요

 

▶김정열 우리텃밭 경북상주봉강공동체 대표=우리텃밭 사업은 ▷소농 생산자의 보호 및 유지 ▷생산비를 낮추고 지속가능한 생태 농업 추구 ▷토종 종자 및 전통 농업의 발굴 계승 ▷여성농민의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지위 확보 ▷개별 생산이 아닌 공동체적 협업 생산을 통하여 마을 공동체 복원 등을 이루기 위해 시작됐다.

결국 이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안전하고 신선한 농산물을 제공하고, 소비자를 농업의 한 주체로 하는 국민농업을 실현하기 위함이었다.

봉강텃밭은 마을에 거주하는 14명의 생산자(여성농민 회원 12명, 남성농민 2명)로 생산자 공동체를 조직해 지난해 5월부터 봉강텃밭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는 120가구의 도시 소비자와 꾸러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매주 화요일 공동시설에서 회원 전원이 참석해 공동으로 작업을 하고 있다. 물품 구성 및 생산 물품 가격 정산 등 계획, 평가, 실행은 회의를 통한 만장일치제로 결정하고 있다. 물품 가격의 5%는 적립하여 운영비 및 공동 기금으로 적립하고 있으며, 꾸러미 소비자와 농촌체험 활동도 벌이고 있다.

우리텃밭 사업 이후 특이할 만한 변화는 농사짓는 품목수가 늘었다. 실제 현재 봉강텃밭에서는 100여 가지 이상의 농사를 짓고 있다. 대규모 단작화 된 현재의 농업 생산 구조를 따라가지 않는 것이다.
또한 40여가지의 토종 종자를 지역에서 발굴하여 농사짓고 있다. 무농약 이상의 친환경 농법 면적이 늘었고, 회원들간의 협의 속에서 농사를 계획, 실천함으로써 기초적 협업생산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특히 농업 생산에 있어서 여성농민의 주도성, 주체성 높아졌다. 여성농민이 농사 계획, 생산과 판매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얻어진 성과이다. 이에 따라 지역에서 여성농민회의 정치적 위상이 높아졌다. 이 외에도 농업 소득이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지역 내에서 먹을거리 주체로 활발한 활동하고 있으며, 사라져가는 전통적인 먹을거리를 복원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한계점과 과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우선 지역 먹을거리 체계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학교 급식, 농민 장터 등을 통해 지역 소비자를 꾸리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해 나가야 한다.

현재는 소비자의 참여가 부족한데, 소비자와 함께하는 국민농업이 되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참여와 관심을 더 높이는 활동이 필요하다.

배옥병 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 대표=우리농산물을 이용한 친환경 급식은 유해물질로부터 보호하고 균형 잡힌 영양으로 우리 어린이들의 건강을 지킬 수 있다.

우리농산물 친환경급식은 신체가 형성되는 시기의 아이들을 농약과 화학비료, 유전자조작, 화학약품으로 처리된 수입 (원)재료와 각종 식품첨가물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 광우병위험쇠고기, GMO 등 국제적으로 식품의 안전성을 저해하는 요소로부터도 우리 아이들을 지켜낼 수 있다.

특히 우리 농산물을 이용한 친환경급식은 우리농업과 식량안보를 지킬 수 있다. 우리나라의 현재 식량자급률은 약 25%다.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화 시대에의 개방 압력이 더욱 심화되면서 다른 산업에 비해 경쟁력이 없다는 이유로 우리의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농업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이 국가차원에서 점차 줄고 있어 안타깝다.

이러한 때에 아이들의 급식에서 가공식품을 포함하여 학교급식의 우리 농·수·축산물 비율을 높이면 어려운 우리농촌을 지키고 안정적인 식량의 확보가 가능할 것이다.
또 우리농산물을 이용한 친환경급식은 장기적으로 농약과 화학비료의 사용을 줄여나가게 하여 황폐화되는 우리의 환경을 보호해 어른이 되어서도 후손들도 건강하고 평화로운 삶을 살 수 있는 터전을 닦는 일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친환경 식재료를 사용할 때 드는 비용의 차액을 지원해야 한다.

학부모 급식부담금 중 식재료 사용비율은 65% 내외이다. 나머지는 인건비, 유지비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현재 친환경급식 차액지원은 전국평균 300원 내외이므로 무상급식이 전면 실시되기 전까지 학부모 부담 급식비는 전액 식재료비로 사용하여 식재료 질을 높여야 한다.

특히 무상급식비를 지원할 때 학교급식지원센터를 통한 현물지원이 중요하다. 현재는 학부모 부담금과 지자체 지원금을 분리 운영하면서 식재료 구입도 분리 구입하고 있다.
이 과정에 학교 현장에서는 업무 가중 및 이중화 문제 발생되고, 일반 식재료와 친환경식재료가 혼합 운영되고 있다.

또한 친환경식재료 차액지원을 영·유아 보육시설까지 확대해 지원하고, 초·중·고등학교의 친환경식재료 지원을 점차 확대해 보육부터 교육기관 모두 친환경급식이 실현되도록 해야 한다.

▶최진국 성주참살이공동체=역대 정권이 주도한 (관주도) 생산자 조직은 농업통제, 농민통치, 농촌관리를 목표로 추진됐다. 이러한 목표를 구현하고 있는 조직은 농협이 대표적인데 현재 금융지주회사로 변질되고 있다. 마치 일제시대 아래 금융조합을 닮아가고 있는 형국이다.

거의 대부분의 생산자 조직이 관변조직의 특성인 형식화, 무능화 되고 있다. 이는 농업의 전망 부재와 신자유주의 개방농정, 농업구조조정의 폐해로 참담한 실패로 끝났다. 정부주도형 생산자 조직화 정책은 선택과 집중에 의한 농업선진화 정책 추진으로 거의 사문화되고 소멸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투입된 막대한 정책자금이 일부 대농, 영농조합, 토호세력에 편중 배분되어 농민들을 분열시키고 마을공동체를 파괴하고 있다.

그렇다면 자주적 생산자 조직운동의 사례는 없을까? 협업사례는 울진서면의 방주공동체, 괴산 감물면 영농조합, 예천 지보면 참우마을, 봐?대가면 참살이 공동체 등이다.
이들 공동체의 특징은 인근마을 중심 영농계획, 작업ㆍ선별ㆍ출하ㆍ정산ㆍ구매ㆍ판매 등 거의 모든 일을 공동으로 실천하고 있다.

친환경농업을 실천하고 있으며 생산기술공유, 농기계 공동이용, 비옥한 농지 상호지원, 교육ㆍ견학 정례화, 문화 활동, 도농교류, 노인모심,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유기농업을 단계적으로 실행, 목표년도 실현 의무화, 미 이행시 엄한 징계와 출하통제 등 불이익 조치를 가한다.

주요 사안은 정례회의에서 결정한다. 전회원의 간부화, 여성회원 우선 배려, 생활ㆍ생산ㆍ운동 삼위일체로 결합해 민주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들의 결과 ▷지속가능한 순환 재생산 환경농업 실천과 회원소득 보장 ▷정부 통제와 시장의 횡포로부터 자주성 지킴 ▷지역농업, 식량주권, 로컬푸드 공공급식 공론화 및 핵심 의제화 등의 성과를 이뤄냈다.
식량·식품주권, 먹거리 안전성, 푸드마일과 로컬푸드, 공공급식, 지속가능한 순환 재생산 환경농업, 지구온난화 등 대안농업의 핵심의제가 일반화 되고 있다.

또한 다양한 협업조직, 공동체 조직의 사례가 발굴·전파되고 있으며 대안농업의 형식과 내용을 풍부화·체계화·조직화 할것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따라서 대안농업을 만들어갈 사람과 생산자 조직 확대사업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대안농업과 그 주체인 생산자 조직 사업을 전담하는 상설적인 전국단위 전담기구를 건설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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