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 너무 치졸하다

  • 입력 2010.07.04 20:32
  • 기자명 한국농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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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창립49년 통합 10년 기념식에 이어 열린 대의원 총회에서 비극적 사건이 생겼다. 농협중앙회 사외이사 10명중 1명밖에 없는 농민단체 추천이사가 없어진 날이다. 농협법의 개정으로 이사 정수가 35명에서 30명으로 줄어 사외이사도 10명에서 7명으로 감소하게 된 틈을 타서 농협에서는 농민단체 몫의 사외이사를 아예 없애 버렸다.

현재 농협의 이사 구성이 당연직 이사(회장 ,전무이사, 신용대표, 농업경제대표, 축산경제대표) 5명, 조합장이사 18명, 사외이사 7명 등 30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구성분포에서 알 수 있듯이 이미 대다수의 이사들이 중앙회장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도록 되어 있다.

이것을 보완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 사외이사다. 그런데 사외이사 역시 들러리 역할을 할 수 밖에 없도록 되어 있다. 특정 로펌에서는 돌아가며 사외이사를 맞고 있으며 중앙회 이사출신이 퇴직 후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학계와 민간 연구소 인사가 사외이사의 반수가 넘는 4명이나 된다.

이러한 이사들의 면면을 보면 과연 농협에 쓴 소리를 하고 농협이 농민들의 농협으로 가도록 할 수 있을 것인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사외이사로 농민단체대표가 참여하여 농민조합원을 대변하고 농협을 감시하길 기대해 왔으나 이제 그 기대마져도 가질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돌이켜 보면 이번 사태에 농민단체의 책임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농협 사외이사를 농민단체들이 전리품으로 여기고, 사외이사로 진출한 농민단체 대표가 농민단체의 의견을 수렴하여 농민단체의 대표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지 못함으로 그 빌미를 제공한 측면도 무시 할 수 없다. 농민단체 사외이사가 있으나 마나 했다는 농협 관계자의 말을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협중앙회가 사외이사에 농민단체를 대표를 1명도 넣어 줄 수 없다는 편협하고 옹졸한 태도는 비난 받아 마땅하다. 차제에 농협중앙회는 7명의 사외이사 중 법률가2인, 학계4인을 반으로 줄이고, 농협출신 사외이사는 없애고, 농민단체 대표들을 대폭 사외이사로 받아 들여야 한다.

그래서 지금까지 농민들로부터 비판 받아오던 농협이 농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농협 사외이사가 농협 주변의 이해 관계자들의 입막음용이나 보상 수단이 아니라 농협 경영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 넣을 수 있는 수단으로 삼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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