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 효과

  • 입력 2010.06.21 13:35
  • 기자명 한도숙 전국농민회총연맹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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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이 열리고 있다. 지구촌 축제라고 하지만 지나친 상업화의 비난을 피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런 비난 속에서도 게임이 열리는 날이면 서울광장을 비롯해 전국각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면 함성소리가 터져 나온다. 군대도 아니고 누가 시키는 것도 아닌데 사람들은 한곳에 모여 같은 행동들을 한다. 이른바 집단행동이다.

3인 효과는 심리학에서 쓰이는 말이다. 대중들은 어떤 현상의 본질에 대해서는 관심을 두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하는 대로 따라서 집단적으로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즉 한사람이 어떤 엉뚱한 행위를 계속하고 있으면 사람들이 관심을 두지 않는데 세 사람 정도가 같은 행위를 계속하면 관심을 갖기 시작하고 결국 같은 행동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심리학에서 사람들의 집단행동이 무비판적이고 부정적인 사회현상으로 자리 잡게 되는데 이와 관련한 인간심리를 밝히는데 이용되어 왔다.

광주민주화항쟁당시 주한미사령관 존위컴은 한국인을 두고 들쥐와 같다는 말로 우리나라 사람들의 심기를 많이 불편하게 했었다. 한나라의 자존심과 명예에 먹칠을 한 위컴의 발언은 민족적 분노를 살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의 들쥐근성 발언이 한국인의 행동특성을 빗대는데 그렇게 틀린 말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역사적으로 많은 외침을 받아왔으며 상명하복의 봉건질서 속에서 남이 하는 대로 따라 해야 생명을 도모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오죽하면 모난 돌 정 맞는다는 속담까지 있을까. 들쥐의 집단행동이 그들의 생존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이고 보면 인간의 집단행동도 근원적으로 생존과 관계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런데 이런 집단행동이 무작정 부정적이지 않다는 심리학계의 보고가 있다고 한다. 실례로 2005년 지하철 5호선 천호역에서 승객이 열차 틈 사이에 끼인 것을 승객들이 무모하게도 30여톤에 달하는 객차를 밀어서 승객을 구한 사례가 있다.  한사람이 소리치며 열차를 밀자고 제안하고 서너 사람이 열차를 밀기 시작하자 모든 승객이 달려들어 미는 집단행동의 긍정적인 모습을 연출한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우리는 반MB투쟁의 성취와 흙 묻은 손으로 지방의회에 참여하는 정치세력화에 대해 일정의 성과를 거두었다는 판단이다. 그것은 농민운동의 새로운 도전과 희망을 제시한 것이다.
한사람, 두 사람, 세 사람이 농민의 정치세력화에 3인효과를 만들어 내야 한다. 의정활동과 농민운동의 절묘한 조화를 통해 3인 효과를 증폭시켜 가는 것이  우리의 새로운 화두가 되어야 한다.
  

〈한도숙 _ 전국농민회총연맹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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