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약 비싸게 파는 농협 계통구매사업

  • 입력 2010.06.14 16:13
  • 기자명 한국농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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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들에게 이익을 주기 위하여 실시하는 농협 계통구매사업에 대한 농민들의 불만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농협에서 파는 농자재가 품질이 떨어지거나 가격이 더 비싸거나 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그런데 시중보다 싸다고 생각 했던 농약이 농협의 속임수가 있었다는 것이 드러났다.

6월 9일 공정거래위원회에서는 농협 농약 계통구매 사업에 대하여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 하였다. 농협에서 농자재에 대하여 계통구매를 하는 것은 농협이 시장 지배력을 가지고 질 좋은 제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농민들이 구매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공정위의 발표에 의하면 농협이 농약제조사들과 계통구매 계약을 체결하면서 시중 농약 판매상들이 농협 계통구매 가격보다 더 싸게 팔지 못하도록 거래조건을 설정 하였다고 한다. 이렇게 함으로 결국 농협이 시중보다 싼 가격에 농약을 판매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얄팍한 술책을 보인 것이다.

농협은 그동안 각종 농자재들을 계통 구매하면서 수수료를 챙기고 더불어 제조업체로부터 판매 장려금까지 챙겨 왔다. 뿐만 아니라 일부 농협에서는 업체로부터 뒷돈을 챙기고 있다는 소문도 무성하다. 그래서 일부 품목의 경우 농협이 시중보다 더 비싸다고 농민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금번 공정위의 조치를 보면 그동안 농민들이 좀 더 싼 가격에 농약을 구매 할 수 있는 기회를 원천 봉쇄하고 농협이 결정한 가격 이상으로 구매하도록 강요한 것이 드러난 것이다. 도대체가 농협의 계통구매사업의 의미를 농협이 알고나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농약 비료 등 각종 농자재의 50% 이상을 농협이 계통구매 하고 있는 상황에서 농협은 강력한 시장교섭력을 가지고 있다. 바로 이러한 강력한 시장교섭력을 가지고 질 좋은 제품, 저렴한 가격, 수준 높은 서비스 등을 농민들에게 제공하려는 것이 계통구매의 목적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농협은 농민들의 구매력을 이용해서 농민들을 기만하고 사업의 안정성만을 기하는 주객이 전도된 처사를 보여 왔다.

이것은 농협이 본질적으로 협동조합의 정신으로 운영되지 않아서 나타나는 것이다. 이미 거대한 공룡이 되어 버린 농협에 농민들은 액세서리로 전락한지 오래 되었다.

농협은 국민들의 농촌에 대한 향수와 농민에 대한 애정을 팔아 이미지를 높이고 그것을 토대로 조직을 키우고 직원들의 배를 채우기 급급하다는 농민조합원의 질타를 새겨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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