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 웃던 선거가 끝나고

  • 입력 2010.06.14 14:21
  • 기자명 황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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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후보로 직불제를 만들기 위해 발품을 팔고 사람들을 만나왔던 기반을 다지면서 선거에 나왔던 도의원 후보 순창의 오은미.

당선 이후 순창군노인복지회관 식당으로 들어서자 여기저기서 할머니들이 시집간 제 딸 맞이하듯 환호성이시다. “고맙네! 애썼네! 고생길로 접어 들었구만! 절대 밥은 굶지 말어 잉!” 하시며 손등도 토닥여주시고 어깨도 쓰다듬으며 짠하게 바라보시다가 “그려도 옹골지게 야물딱지게 일 잘혀야 되야!” 하신다.

농민이기 때문에 더 그랬을까! 순창의 어느 지역을 둘러봐도 오은미 당선자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아마도 “우리 심정 이해해 주는 사람은 우리 오은미 뿐이여, 쓰리고 아픈 마음 아무도 몰라주네”라는 유행가 가사만큼이나 밑바닥 인심을 모르는 정치인들과는 다르게 이야기를 들어주고 웃어주고 소탈하게 다가가는 사람이기에 앞으로의 4년간 거는 기대도 남다르게 느껴졌다.

선거 기간 중. 순창의 동계면 장날, 조용히 노래 들려 드리고 도의원이 돼서 하고자 하는 일과 논·밭직불제 300억을 꼭 확보하겠다고 절대 농민을 배신하는 기존 정치인들과는 다르게 보아달라고 호소를 드렸다. 그때 만난 한 할아버지께서는 눈시울을 붉히시며 직불제 시행과 농업회생을 요구하며 21일간 진행했던 단식 이야기를 듣고는 오은미 의원의 손을 꼭 잡으셨다 했다. ‘우리를 위해서 밥을 굶는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고 하시며.

선거가 끝나고 순창사람들은 대단하다고 타 지역 사람들에게서 칭찬을 받고 있다. 3선에 도전하는 두 명의 현역 민주당 도의원들을 물리치고 오은미를 당선시켰기 때문에 어깨가 으쓱해진다고 한다. 선거 끝나고 못다한 모내기를 해도 얼씨구 좋~다 가락이 절로 나온다. 그 저력을 두고 사람들은 ‘인간승리’, ‘순창군민의 승리’라고 딱 잘라 말한다. 지난 4년간 올곧게 도의회에서 발로 뛰어 다니는 열정적 활동이 군민의 마음을 움직였다. 또한 밑바닥부터 다져온 순창군농민회와 여성농민회의 20년 활동으로 다져진 순창군민과 함께 한 호흡도 한몫했다고 말한다.

이번 선거기간을 거치면서 기억에 남는 것 중 하나는 문화적으로 누릴 수 있는 것이 부족한 순창에서 공연이 어우러진 유세가 사람들에게 색다른 감동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때론 1시간의 연설보다 노래 한 자락이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고 웃기는 것 아니겠는가!

농촌에 시집간다 말리시던 울엄마 /
오랜만에 달려온 딸 맨발로 반기네
뱃속아가 건강하냐 시집살이 편하냐 / 정신없이 물어보다 목 메이시네
 청보리 2집 친정엄마 中

농업을 제대로 된 틀 위에 올려놓고 중장기적으로 변화된 농촌을 만들고 싶다는 그녀에게 혼자가 아니라 함께 지지해주고 응원해주는 수많은 어르신들과 농사꾼들이 있어 외롭지 않을 거라고 이야기해 주고 싶다. 혼자 열 걸음 먼저 가는 것보다 열사람이 한번 걷는 발걸음이 더 위대하듯이 지쳐 쓰러질 때마다 어울렁 더울렁 감싸 안아주는 많은 사람들을 농민의 편으로 만드는 4년이 되길 바라며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고 싶다는 오은미 의원의 마음이 사람들의 가슴에 전해지길 바란다.

글_황호숙(전북 순창군 구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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