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건강・농촌민주화 책임진다”

  • 입력 2010.05.31 08:53
  • 기자명 최병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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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사각지대라고 불리는 농촌지역의 보건활동을 톡톡히 책임지고 있는 농민약국. 1990년 4월 나주를 시작으로 2008년 11월 현재 총9개의 농민약국에서는 시골 농민들의 건강과 진보의식, 민주화를 책임진다는 사명으로 총 20여명의 약사들이 활동을 벌이고 있다.

농민약국은 1990년 4월 전남 나주에서 농민들의 성금으로 처음으로 만들어졌다. 이후 해남, 화순에 이어 경북 상주, 강원도 홍천, 전북 정읍, 충남 부여, 충북 음성, 그리고 지난 2008년 11월 경남 진주에서 개국했다.

농민약국이 개국하기 이전 87년에 민주약사동호회 등 뜻 있는 사람들이 진료소를 운영했다. 이 사람들을 중심으로 주말진료소를 만들었는데, 주말에만 진료하는 것이 한계가 많았다고 한다.

▲ 지난 25일 나주시농민약국을 찾은 이지역 농민들이 약사들로 부터 복용방법을 듣고 난 뒤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또 당시에는 전 국민 의료보험이 안 됐고, 농촌하면 의료의 사각지대라고 불리던 시기여서, 뜻 있는 사람들이 ‘농민건강센터’를 만들자고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이는 자본이 많이 드는 사업이라 돈이 비교적 적게 드는 약국을 만들게 됐다.

농민약국은 민중운동과 보건운동이 만나는 지점이 되어야 한다는 목표로 세워졌다. 처음 만들어 질 때는 농민성금 1천만원, 약사・의사들 성금 1천만원, 총 2천 만원을 가지고 세워졌다.

농민약국이 개국할 당시에는 나주농민회의 자금줄이라고 의혹을 받아 운영을 하지 못하는 상황도 있었다. 또 제약회사의 외압을 받아 약을 받지 못하기도 했다. 겨우겨우 현금을 주고 목포에서 약을 사서 개국을 했는데, 광주의 한 신문이 농민약국에 관한 기사를 써서 문제가 되기도 했다. 약국에 있는 약에 가압류딱지가 붙었던 것이다.

이연임 나주농민약국 약사는 “이 상황을 당시 학생운동을 하는 후배들에게 이야기를 했더니 대한약사회를 응징하겠다고 나서 결국 문제가 해결됐다. 하지만 그 결과 대중성을 상실하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농민약국이 도매상으로부터 약을 정상 공급받는데 1년 8개월 정도 걸렸다고 한다. 그동안 약을 사러 전국 각지를 승합차 몰고 돌아다녀야만 했다는 것.

농민약국 처음 운영할 때 농민들과의 관계에서 어려움도 있었다. 농민들의 성금으로 약국이 만들어 졌으니, 당연히 약 값 할인을 받을 줄 알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아 농민들의 서운함을 사기도 했다.

농민약국은 농민들에게 직접적인 도움, 보건의료와 관련된 제도 개선, 농민회의 활동 적극 지원, 농민들의 민주・진보의식 높여내는데 힘을 보태자 등 4가지 목표를 가지고 운영되고 있다.

특히 지난 2000년에는 약사들이 지금 수준에서 할 수 있는 것을 해 나가자고 결의하며 농민약국의 전국화를 선언했다. 농민약국 최초 개국 10주년 만이었다.

농민약국은 이를 통해 약국이 이루고자 하는 4가지 목표를 이뤄낼 수 있을 것이며 이 사회의 진보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부하고 있다. 또한 농민약국이 도 거점화 되고 실질적인 대중사업을 실시하고 있는 매우 중요한 곳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는 것이다.

농민건강의 본부는 나주에 있다. 전국의 농민약국에서 발생하는 수입을 나주로 모았다가 다시 배분하는 형태를 보이고 있다. 이는 약국별로 활동(농촌보건활동, 지역사업 등)을 하기 위해서는 활동비가 필요한데, 지역별로 수입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많이 버는 약국에서 적게 버는 약국으로 배분하기 위해 채택된 것이다.

약사들의 의식수준 향상을 위해서 단위학습, 집중학습으로 나뉘어 철저하게 진행된다. 5월, 10월에는 농번기라서 할 일이 그다지 많지 않아 그 시기를 이용해 학습을 한다. 그때는 1박 2일 날을 잡아서 학습관련 브리핑과 토론을 진행하고 한다. 또 약국내의 교과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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