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일조량 부족 생산량 급감으로 나타나

파프리카 생산 40% 줄어들어
육인농장의 기상 데이터 분석해보니

  • 입력 2010.05.02 11:05
  • 기자명 연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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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 일조량 부족으로 곳곳에서 농작물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일조량 부족이 생산량 부족으로 이어진다는 데이터가 나왔다. 충청남도 예산군에서 파프리카를 재배하는 육인농장에서 기록된 최근 5년간의 일조량과 생산량을 분석한 결과 최대 50% 이상 생산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97년 파프리카 유리온실 재배를 시작한 육인농장은 2001년부터 첨단 환경제어시설을 설치해 일조량, 생산량, 외부온도, 온실기온 등을 관리하면서 기록을 하고 있다. 육인농장의 연도별 파프리카 주간 일사량 기록 중 올해 가장 낮았던 2월 2주차의 5년간 일사량 평균은 7,229J/㎠이지만 올해 일사량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3,889J/㎠이다.

2월 2주차에 착과된 파프리카는 7~8주 후에 수확을 하게 되므로 7주 뒤인 3월의 생산량도 급감했다. 3월 5주차의 수확량은 3,887kg으로 2008년 수확량 9,545kg의 40% 수준에 그쳤다.  일사량에 따른 생산량 변화는 최근 3년간 데이터를 비교해 보면 확연히 나타난다. 일사량이 가장 많았던 2008년에 생산량이 최근 3년간 가장 많았으며 가장 적었던 올해는 생산량이 44%가 줄었다. 〈표참조〉

 

▲ 김영호 육인농장 이사가 파프리카를 둘러보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에 대해 육인농장의 김영호 이사는 착과가 집중되는 시기에 일조량이 줄어들어 생산량에 확연히 영향을 준다며 “좋지 않은 햇빛과 좋은 햇빛이 있다. 같은 양의 일조량이라도 일주일에 2~3일 날씨가 좋은 것과 일주일 내내 흐리면 농작물에 받는 영향이 다르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햇볕이 좋지 않아 광합성을 하지 못하니까 착과가 안돼 생산량이 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우리는 환경제어시설을 통해 일조량 등을 확인하고 착과를 돕는 관리를 하지만 일반농가에서는 대책을 세우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일조량이 부족하면서 발생한 문제는 육인농장도 다른 시설재배와 같았다. 육인농장도 예년에 비해 난방비가 30%이상 증가했다. 특히 올해는 천적 정착이 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파프리카는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천적을 이용하는데 천적으로 사용하는 노린재가 정착이 되지 않은 것.

그는 “2월초에 노린재를 방사하는데 정착을 하지 못했다. 일조량 부족이 원인인 것 같다. 그래서 지난주에 재차 투입했다”고 덧붙였다.  “날씨가 좋지 않을 때 투입해서 영향이 있었다. 예년에는 이렇게 정착이 되지 않은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올해와 같은 일조량 부족 등 이상기온으로 인한 피해에 대해 김 이사는 국가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까지 기후변화로 인한 악영향에 대한 연구는 없었다”고 비판하면서 “날씨는 농민들이 어떻게 할 수 없는 문제이다. 대비책을 범정부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농작물피해는 농민에게 전가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농작물재해보험은 턱없이 부족하고 농어업재해대책도 언발에 오줌넣기 식이다. 농민이 피해를 입은 것을 국민이 함께 나눌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대파비 주는 정도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김 이사는 마지막으로 “이번 일을 계기로 먹을거리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상황을 인식하고 먹을거리에 대한 소중함, 그리고 먹을거리 주체는 생산자만이 아닌 소비자도 주체로 인식하는 사회가 돼 농업을 지키고 보존해야 한다.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연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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