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구제역 살처분 농가 트라우마 대책 필요하다

  • 입력 2010.04.26 12:48
  • 기자명 한국농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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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포천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종식 선언 16일 만에 강화도에서 다시 발생했다. 방역 당국은 초긴장하여 강화도에서 철저한 방역과 살처분을 실시하였으나 강화대교를 건너 김포군 월곶면에 구제역이 추가 발생 했다. 그러던 것이 이제는 충북 충주의 양돈농장에서 구제역 양성반응이 나타났다. 구제역이 전국으로 확산 되는 것이 아닌가 하고 방역 당국 뿐 아니라 축산 농가들은 긴장하고 있다.

구제역의 차단과 예방의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살처분 이다. 그래서 구제역 발생 농가를 중심으로 500m에서 3Km까지 예방적 살처분을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광범위한 지역의 축산 농가들이 자신의 농장에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아도 발생농장에서 일정한 거리 안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살처분 대상이 되는 것이다. 예방적 살처분 농가들은 실로 졸지에 날벼락을 맞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그러데 예방적 살처분 과정을 들여다보면 구제역의 확산 방지라는 다급함으로 농가들이 받게 되는 정신적인 충격이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다.

오랫동안 정들여 키워온 가축들을 자신의 손으로 생매장해야 하는 농민들이 받은 정신적 충격과 더불어 영농기반이 하루아침에 붕괴되는 절박한 심정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포천의 살처분 농가들은 지금도 텅 빈 축사를 보면 한숨과 눈물이 나오고 또한 밤에 잠을 잘 이루지 못한다고 호소를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무기력감과 우울증 증상을 나타내는 농민들도 있다고 한다. 급기야 강화에서는 한우 40여두를 살처분한 농장의 여성농민이 자살을 하는 일도 발생 하였다.

구제역으로 인한 살처분 충격으로 살처분 농가들이 모두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방역에만 급급해 할 것이 아니라 보상의 현실화로 신속히 생업에 복귀 할 수 있도록 하며 더불어 정신적 안정을 찾기 위한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준비해야 한다. 이번 천안함 사태에서 보면 생존 장병들에 대해 심리치료를 했다는 소식이 있다.

젊은 군인들도 큰 사고이후 정신적 충격에 대한 치료가 필요한데, 하물며 대부분 고령인 축산농민들은 어떠하겠는가? 가족과 같은 가축들을 생매장하고 당장 삶의 기반이 무너진 막막한 상태가 된 이들의 정신적 충격을 신속히 치료 하지 않으면 불행한 사태가 속출 할 것이다. 정부는 이러한 농민들의 심리적 안정을 빨리 찾고 일상으로 회복할 수 있는 대책을 수립해서 즉시 시행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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