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는 지금 구제역 비상

  • 입력 2010.04.19 13:13
  • 기자명 한국농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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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9일 강화군 선원면의 한우농장에서 첫 구제역 확진 판정이 나오고 사흘 만에 5개 농장으로 확산되자 강화도 전역에 비상이 걸렸다.

방역 당국은 구제역 바이러스 전파력이 소의 최대 3천배에 달하는 돼지에까지 8년 만에 감염이 확인되고 초기에 빠른 속도로 구제역이 번지자 예방적 살처분 범위를 발생 농장 주변 반경 500m에서 3㎞로 확대하였다. ‘예방적 살처분’이란 구제역 감염 우려가 높은 경우 실제 감염되었든 안 되었든 관계없이 모조리 매몰 처분하는 것을 말한다.

우제류 2만8천마리 살처분 중

이에 따라 첫 발병지인 선원면 한우 농장과 여기에서 3.5㎞ 떨어진 강화군 불은면 돼지 농장 2곳 주변 3㎞ 안에 있는 우제류(구제역에 걸리는 발굽이 2개인 소, 돼지 등의 동물) 2만 8천여 마리를 모두 살처분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는 한우 2만여 마리를 비롯한 강화도 우제류 8만여 마리의 1/3이 넘는 엄청난 양이다.

강화도 구제역은 2000년 3월 우리나라에서 첫 구제역이 발생한 이후 네 번째이다. 더구나 지난 1월 2일 포천에서 8년 만에 발생한 뒤 3월 23일 구제역 종식 선언을 한 지 16일 만에 다시 발생한 것이라 그 충격이 컸다.
구제역이란 발굽이 2개인 소·돼지 같은 가축에 생기는 제1종 바이러스성 법정전염병으로 전파력이 빠르고, 치사율이 5∼55%에 달한다고 한다. 입·발굽 주변에 물집(수포)이 생긴 뒤 사료를 잘 먹지 않고 거품 섞인 침을 흘리며 잘 일어서지 못하고 앓다가 죽는 병이다.

구제(口蹄)라는 말이 입과 발굽을 뜻하니, 우리 말로 하면 ‘입발굽병’이 되겠다. 직접적인 접촉뿐만이 아니라 공기를 통해서도 50km까지 전파될 수 있다고 한다. 다행히 잠복기는 2~14일로 그리 길지는 않다. 그러나 문제는 변형 바이러스가 많고 구제역에 대한 특별한 치료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특별한 치료법없는 구제역

당국은 위기경보 수준도 주의에서 경계로 한 단계 높였다. 이는 구제역의 전파를 막기 위해 가축만이 아니라 사람과 차량의 이동을 통제하고 방역작업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농장 주변과 강화도 안은 물론 강화와 내륙을 잇는 두 개의 다리에 방역소를 설치하여 내륙으로의 확산을 막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또한 강화도 곳곳에는 ‘구제역 조기종식을 위하여 주민 이동 및 집회를 금지하니 협조바랍니다’ 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고려산 진달래 축제를 비롯 모든 단체 행사들도 취소되어 강화도 경제도 큰 타격을 입고 있다. 그러나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것은 물론 축산농가다.

소 값이 한창 좋을 때인데 멀쩡한 소까지 죽여서 묻어야 한다니 얼마나 마음이 아프겠나. 보상을 받는다고 하지만 얼마나 받을지 알 수 없다. 이래저래 농민들만 죽을 맛이다. 다행으로 증상이 나타나기 전 미리 살처분하면서 아직까지 추가 확진 사례는 나오지 않고 있다. 그러나 구제역의 잠복기가 최대 14일임을 감안하면 한시름 놓기는 이르다.

보상불구 농민들만 죽을 맛

농식품부 관계자는 “초반의 무섭던 확산 기세가 주춤한 듯한 모습이지만 잠복기가 있음을 감안하면 언제든 추가 발병 사례가 나올 수 있다”며 “2주를 넘길 때까지는 안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루빨리 이 어려운 고비를 잘 넘기고 제대로 된 보상이 이루어져서 축산농가들의 시름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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