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당이 없으면 세계유기농대회도 없다”

팔당농민, 생협 등 11개 단체 IFOAM 한국조직위 탈퇴선언

  • 입력 2010.04.19 12:32
  • 기자명 김주영 기자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1년 경기도 팔당에서 개최되는 세계유기농대회의 한국조직위원회(위원장 김문수) 소속 팔당유기농민들과 생활협동조합 등 11개 단체들이 탈퇴를 선언했다. 2011년 한국에서 개최되는 제17차 세계유기농대회는 110개국 750여 유기농 관련 단체들과 농민들이 참여하는 세계적인 유기농축제다.

팔당생명살림영농조합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두레생협 등 한국조직위 소속 11개 단체들은 14일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4대강 공사로 팔당 유기농업이 붕괴되는 상황에서 대회에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탈퇴입장을 밝힌 11개 단체들은 세계유기농운동연맹(IFOAM) 측에 “현재 4대강 사업으로 팔당의 유기농업이 붕괴되고 있는 사실을 전달해 IFOAM 모든 회원국들이 이 같은 상황에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한국조직위 탈퇴를 밝힌 단체들은 두레생협연합회, 생협전국연합회, iCOOP생협연합회,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정농회, 여성민우회생활협동조합, (사)한살림, (사)팔당생명살림, 팔당생명살림영농조합, 팔당생명살림생활협동조합 등 11개 단체다.

그동안 한국조직위는 경기도와 팔당생명살림영농조합 등 50여개 단체들이 참여해 민·관 합동으로 대회준비를 추진해 왔다. 탈퇴를 밝힌 생산자 단체와 생협소비자 단체를 제외하면 대부분 해당 지자체인 경기도와 농협 등만 남게 돼 당초 개최의미가 무색해졌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한국조직위 소속 모든 생협단체들의 탈퇴로 그동안 생산자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유통과 소비를 담당해온 주요한 민간단체의 축이 빠진 셈이다.

김연순 여성민우회생협 이사장은 “팔당 유기농지가 사라지는 것은 농민들에게만 해당되는 문제가 아니라 생산자와 계약을 맺고 있는 생협의 문제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김연순 이사장은 “정부가 친환경농업을 육성하겠다며 생산지에 대한 지원뿐만 아니라 팔당 유기농가들의 판로를 확보를 해주기도 했다”면서 “정부 스스로가 자신이 해온 일을 부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팔당농민들을 대표해 유영훈 농지보존친환경농업사수를위한팔당공동대책위 위원장은 “세계유기농대회가 한국에서 개최되는 것은 팔당의 유기농업을 그만큼 인정하는 것이다. 김문수 한국조직위 위원장이 세계유기농대회가 팔당 없이도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팔당이 훼손되면서 치러지는 대회는 의미가 없다”고 못 박았다.

한편, 이에 앞서 경기도는 기자회견을 열고 “4대강 사업에 포함되는 유기농단지는 팔당 유기농가 중 2%에 해당하는 극히 일부분”이라며 세계유기농대회 개최와 관계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주영 기자〉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