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농사 포기하는 함안 농민들

  • 입력 2010.03.26 17:30
  • 기자명 김명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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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군 하우스 농민들이 수확을 포기하고 있어 재해대책 마련이 심각하다. 사상초유의 겨울, 봄장마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국적으로 하우스 시설농가가 가장 많은 경남지역의 시설채소 과일이 제대로 생육을 못해 경남농민들의 고통이 극심하다.

전국 최대 하우스 수박 주산지인 함안군 대산면은 계속된 겨울, 봄장마의 최대의 피해지역이다. 수박 꽃 수정시기인 2월~3월 내내 비가 오고 날씨가 흐려 꽃이 제대로 안 피고 수정이 안 돼 열매가 맺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함안군 가야읍 일대에서 멜론도 착과 불량에 잎과 줄기가 썩고 있어 수확을 포기하는 농민들이 속출하고 있다.

함안 대산면에서 1천2백평짜리 5동에서 수박농사를 짓고 있는 조용갑(56, 장포리)씨는 25일 잎, 줄기만 무성하고 열매가 맺지 않은 수박줄기를 걷어냈다. 인근에서만 5농가가 조씨처럼 1모작을 포기하고 줄을 걷어냈다. 1모작에서 2~3천만원의 수입을 올려야 되는데, 생산비만 나가고 수익을 볼 수 없는 사정이다.

인근 하우스에서 아들과 함께 농사를 짓고 있는 김순연(77, 장포리)씨는 그나마 사정이 좀 나아서 뽑아내지는 않았다. 하지만 김 씨의 농사도 정상적인 수확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하우스 한 동에 5백개 정도가 맺혀야 하는데 수정이 절반 밖에 안 돼 수확량이 급감했다.

그나마 달린 열매도 일조량 부족으로 기온이 올라가지 않아 정상적으로 성장하지 않고 절반이 넘게 삐뚤어졌다. 수박이 정상적으로 생육했을 때 5kg이지만 올해 수박은 2kg밖에 되지 않아 정상적인 소득이 어려울 것이라고 걱정했다.

두 사람과 사정이 다르지 않은 손성현(59, 장포리)씨도 “14년 전에도 만원 하던 수박이 지금도 만원한다. 비료값은 2,800원에서 18,900원 인건비는 5,000원에서 40,000원 한다. 농사지어서 늘 빚 갚기 바쁜데, 농사가 이렇게 되니 뭘 가지고 생활해야 할 지 죽음심정이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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