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조합원이 생산하면 농협은 팔아준다

JA전중 산다시 파스칼산다 직판소

  • 입력 2010.03.08 12:57
  • 기자명 연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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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농협은 고령화된 조합원들이 생산한 농산물의 판로를 개척하고 영농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일본 효고현의 산다(三田) 시에는 JA효고 로코(兵庫 六甲) 농협이 있다. 로코 농협은 지역의 농업을 살리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로코 농협의 후노 류이치(布野 降一) 영농지원센터 센터장의 첫마디는 “우리는 조합원들이 지역의 특산물을 재배해서 소득을 올리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만든 것이 파스칼산다 직판소이다. 파스칼은 전원적인(Pastoral) 문화(Culture)라는 뜻을 갖고 있다.

파스칼산다 직판소는 1호점과 2호점을 냈으며 1호점은 1999년 6월에 4억3천만엔의 예산으로 만들어졌고, 총면적은 771㎡이고 농산물 판매장은 253㎡이다.

2호점인 파스칼 플라워점은 주택밀집 지역에 있다. 2004년도에 총 사업비 9천8백만엔을 들여 만들었으며 산다 시에서 예산의 50%를 보조 받았고 842㎡가 총면적이며 390㎡이 농산물 판매장 면적이다.

▲ 일본 농협의 직판소에 고령의 조합원이 자신이 생산한 당근을 출하하고 있다. 일본직판소의 특징은 고령농들이 소량의 농산물을 팔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파스칼산다 회원은 5백51명이며 농산물에 출하하는 생산자수이다. 영업일수는 3백8일이고 지난해 총 판매액은 7억4천만엔의 매상을 올렸다. 연간 이용하는 소비자는 41만4천명이며 생산자 출하 농산물 판매 수수료가 15%이다. 산다 시에 2천호 농가 중 25%가 파스칼산다 직판소에 출하하는 회원이다.

일본 직판소의 특징은 고령농들이 소량의 농산물을 팔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점과 지역 농산물만을 취급하고 있다. 파스칼산다 직판소에서 판매하고 있는 농축산물도 산다 시에서 생산한 것이며 외국농산물을 취급하지 않는다.

회원 농민들이 농산물을 파스칼산다에 가져오면 바코드 발권기에 생산자 번호, 품목코드, 물품가격을 입력해 매장에 진열해 판매한다. 

농산물 가격은 생산자들이 정하고 있으며 직판소의 운영경비로 판매액의 15% 수수료로 제하고 있다. 파스칼산다를 완성하고 운영을 시작하면서 기본경비를 계산했을 때 15%가 적당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물론 15%의 수수료는 매장 운영비로 사용하고 직원들의 인건비는 JA전중의 신용사업으로부터 나온다.

농민들은 자신들이 재배한 농산물을 파스칼산다 직판소에 가져다 놓으면 판매는 걱정하지 않는다. 직판소에는 생산자 박스가 있는데 이 박스는 생산자에게 연락할 사항을 적어서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모든 생산자에게 알리는 내용은 게시판을 이용한다. 게시판은 어제 어떤 물건이 얼마나 팔렸는지와 직판장을 중심으로 가격정보 등을 제공한다.

생산회원들은 농산물을 직판소에 출하만 하면 판매대금은 다 들어오는 구조이지만, 지나치게 파손된 상품, 품질이 열악한 상품, 안전성이 결여된 상품 등 판매가 부적절한 경우에는 판매대로부터 철거할 권한을 직판소가 갖고 있다.

또 농산물이 다 팔리지 않고 남은 것이 많으면, 회원과 합의를 거쳐 농협이 임의적으로 가격을 변경시켜서 판매한다. 모든 농산물의 가격은 농민이 정하지만 팔리고 남은 농산물에 대한 가격변경 권한을 직판소가 위임받고 있다.

판매하고 남은 농산물은 원칙적으로 출하한 회원이 가져가지만 고령의 농민이 가져가기가 어려우면 농협에서 알아서 처분할 수 있도록 승인받고 있다.

이는 일반 농산물 매장은 판매자 농산물을 사와서 자기 책임 하에 판매를 하지만, 직판장은 원칙적으로 위탁판매이기 때문에 모든 농산물의 반출입은 생산자 회원이 책임을 지는 구조이다.

농산물 반입시간은 오전 7시부터이다. 파스칼 산다가 영업을 하는 시간은 오전 9시 30분부터다. 9시10분부터 10시 사이에는 반입을 금지한다. 이 시간대가 소비자가 많아서 반입과 구매가 동시에 이뤄지면 사고의 위험이 읽기 때문이다.

파스칼산다 직판소에서는 여름철에는 야채가 많이 판매된다. 생산농가가 농산물을 가져와서 소비자와 만나서 직접 판매하는 대면판매 행사를 정기적으로 실행하고 있다. 또한 산다 시의 특산물인 땅두릅에 대한 요리교실도 열고 있다. 요리교실을 열면 일반적으로 먹을 수 없는 특별한 채소이기 때문에 많은 소비자들이 참가하고 있다.

파스칼산다의 직판소는 철저하게 생산자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지역농산물을 지역주민에게 공급하는 지역먹을거리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또한 고령화된 조합원들의 판매를 위해 만들어져 대규모 농가가 아닌 가족농, 소농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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