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리 잡것

  • 입력 2010.03.08 12:55
  • 기자명 한도숙 전국농민회총연맹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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젓갈은 우리민족의 식단을 풍요롭게 한 발효식품이다. 생선의 내장으로 담근젓을 구제비젓이라고 한다. 구제비젓 중에도 갈치창자로 담근 것을 갈창젓, 대구는 대창젓, 해삼은 해창젓, 전어는 돔배젓, 숭어는 또라젓, 조기는 속젓과 같이 그 종류도 많고 다양하여 재료와 사용하는 것에 따라 이름을 달리하였다.

가장 대중적으로 쓰이는 젓갈은 멸치젓과 새우젓이다. 그중에서도 새우젓은 음식의 맛과 간, 그리고 독을 제어하기에 일반적으로 쓰인다. 새우젓은 새우를 잡는 시기에 따라 겨울에 잡아 담근 것을 돗떼기젓, 사월이전에 잡은 것은 곤쟁이젓, 오월엔 오젓, 유월 육젓, 칠월 차젓, 팔월 자하젓, 구시월 추젓, 동짓달 동백하로 나누며 민물새우로는 생이젓을 들 수 있다.

그중 육젓을 최고로 친다. 오젓은 오사리젓 이라고도 하며 조침젓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또한 조침젓은 오월에 잡는 새우로 만드는데 오월에 잡는 새우에는 새우 외에도 다른 잡어들이 섞여있어 오사리 잡젓으로 부르기도 하며 온갖 잡동사니나 그런 사람을 일컬어 오사리 잡것 또는 오사리 잡놈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오사리 잡것의 유래

웬 젓갈타령인가. 농협개혁을 바라보면서 오사리 잡것이 생각나는 것은 너무 비약인지 몰라도 온통 머릿속이 혼란스럽고 돌아가는 뽄새가 오사리 잡탕이 돼 가고 있는 듯하여 걱정인 것이다. 이 땅의 농민으로 현재의 농협을 보는 시각은 누구나 곱지 않다. 특히 농협의 절대권력을 쥐고 있는 중앙회의 모습에선 통치행정의 모습까지 보게 된다. 그런 모습과 그것으로 인한 권력형 비리 때문에 현 정부나 그 이전정부들이 농협을 바로 세워야한다고 주장했던 것이다.

중앙회서 통치행정 모습보여

그러나 미국발 금융위기의 한파 속에서 정부나 농협은 애초 농민의 농협은 안중에도 없었으며 농협을 농협은행으로 분리하여 쟁쟁한 금융시장의 일원으로 승차시키려 한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수많은 논리와 의견들이 난무하여 진정 농민들에게 돌려주어야 하는 올바른 개혁작업은 요원한 것으로 보인다. 농민들이 자율적으로 취약한 자신들의 사회, 경제적이익을 협동정신으로 구축해가는 것이 협동조합정신이다. 협동조합정신의 구현을 위해 농협중앙회의 자본금을 회원조합에게 돌려주고 농협중앙회는 해산해야한다.

다섯이 모이면 다섯가지 목소리가 나오며, 열이 모이면 열가지 색깔이 나오는 농협개혁주체들을 보면서 각 주체와 세력들이 오사리 잡것으로 보이는 것은 필자만의 생각일까.

또한 개혁한다고 한 농협의 주체와 주인은 간 곳 없고 새로운 금융위기를 돌파한다고 하는 논리로 농민을 배신하고 농협개혁을 오사리 잡것들로 서둘러 허기를 채우는 것으로 결론 나서는 안 될 것이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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