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이대로 안된다

  • 입력 2007.02.01 00:00
  • 기자명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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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에 대한 공포와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를 우려하는 여론이 확산되는 가운데, 정부는 지난달 30일 미국산 쇠고기 9톤을 인천공항으로 반입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조치는 2003년 12월 광우병이 발생하여 수입금지 된 지 2년11개월 만의 일이다.

수입이 재개되자 농민단체, 소비자단체, 시민단체들이 일제히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수입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한미 FTA 농축수산 비상대책위원회는 정부가 수입을 중단하지 않으면 미국산 쇠고기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비롯하여 미국산 쇠고기를 취급하는 대형할인 매장 등에서의 상품 불매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일 것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문제는 수입금지 조치를 내렸던 2년 11개월 전에 비해 수입금지를 해제해도 될 만큼 안정성이 확보되었는지, 또 정부가 제시하는 안정성에 대해 국민들이 신뢰하고 있는지의 여부다.

그런데 안정성 여부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분명치 않으며 국민들은 여전히 불안해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 인천공항을 통해 들어온 물량은 ‘크릭스톤 팜스’라는 식육가공회사의 제품으로, 이 업체는 2004년-2005년에 미국 농무부의 감사를 통해 광우병 관련으로 3차례나 위반한 전력이 있어 시민사회단체들의 반발이 더하다.

한편 정부는 이번에 수입되는 전체 물량에 대해 도착 즉시 인천공항 내 검역창고에서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이 철저히 조사할 예정이며, 내년부터 300㎡ 이상의 음식점을 대상으로 쇠고기 원산지 표시제를 실시할 것이라며 국민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정작 국민들의 반응은 불안하기 그지없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에 반입된 1차 분량만 전체검사를 하고 두 번째와 세 번째는 일부 부위만, 네 번째 수입물량은 단 5%만 검사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또 300㎡ 이상의 음식점은 전국 음식점의 1%도 안되는 552개 음식점에 불과하고 그나마 구이용에 한정돼 있어 사람들이 많이 먹는 국거리용은 제외되기 때문이다.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 그것은 광우병 위험 쇠고기로부터 국민들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이다. 예방보다 더 좋은 조치는 없는 법, 근본적인 대책을 당장 마련할 수 없다면 대책이 마련될때까지라도 수입재개를 중단하는 것이 일의 순리다.

정부도 인정했듯이 쇠고기 수입재개는 한미 FTA의 선결조건이었다. 어쩌면 선결조건이라는 단서조항으로 인해 정부가 이렇게 무리수를 두고 있지 않은지 우려된다. 협상은 그야말로 협상일 뿐 서로의 이해가 맞지 않으면 언제든 중단할 수 있는 것이며, 한미 FTA도 예외가 아니다.

혹여 우리 통상 관료들이 미국산 쇠고기가 불안하지만 한미 FTA 체결의 대가쯤으로 가벼이 여긴다면 큰 오산이다. 왜냐하면 한미 FTA가 결렬될 소지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정권에 충실한 관료는 그 정권에서는 인정받을지는 몰라도, 국민들의 입장에서 민의에 충실한 관료는 역사가 중용하는 법이다.

통상관료들은 국민들의 생명보다 더 한 국익은 없음을 다시 한 번 되새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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