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농민 함께 살린다”…대안농업 주목

일본.미국.유럽, 한국판 제철꾸러미사업 인기
산소제휴 운동, 미국.프랑스 'CSA'등 급성장

  • 입력 2010.01.17 23:01
  • 기자명 연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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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과 유럽, 미국에서도 제철꾸러미사업이 인기를 끌고 있어 농업회생의 대안으로 자리잡을지 주목된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12일자로 일본에서는 테이케이농업(제휴농업, テイケイ農業)이, 미국에서는 지역공동체의 지원에 기반을 둔 CSA (Community Supported Agriculture)가 인기를 얻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미국의 CSA(지역과 농민이 서로 지탱하는 농업)는 경제의 세계화로 곤경에 처한 소규모 농가를 지키기 위해, 지역에서 주민이 농산물을 매입해 주는 구조로 최근 급성장했다.

특히 근래에는 일본에 역수입되어 농업 재생의 비장의 카드로서 퍼지고 있다는 것. 일본에서는 1960년대에 시작된 생산 농가와 소비자가 직접 결합되는 ‘산소제휴(産消提携) 운동’을 효시로 보고 있다.

▲ 미국에서도 한국의 여성농민들이 진행하고 있는 제철 꾸러미 사업과 비슷한 CSA가 유행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07년 6월 NECI(New England Culinary Institute’s) 소속 학생들이 체험행사를 하기 위해 자신들이 직접 생산한 농산물로 요리한 음식들을 진열해 놓고 있다. 〈사진=웰스프링 팜 홈페이지〉

CSA는 농가가 수십명의 소비자와 연간 계약해 야채 등을 매주 공급하는 구조로, 1986년에 미국의 2개의 농장에서 시작돼 1990∼2000년대에 급증했다. 공식 통계는 없지만 미 농무성도 무시할 수 없게 돼, 2007년 처음으로 조사했는데 1만2천5백49 농장에 이르고 있다. CSA에 참여하고 있는 대다수의 농가가 화학 비료나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유기 농업을 하고 있다.

2008년에 CSA 농장을 시찰한 일본의 시민단체 ‘식량의 생산과 소비를 연결하는 연구회’의 무라타 타케시 교수는 “80년대부터 경제의 세계화, 무역의 자유화로 농산물 가격이 장기적으로 떨어져 많은 소규모 농가가 이농에 몰렸고 농촌은 과소화로 지역사회가 붕괴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지역도 지키고 농가를 지탱하려고 태어난 것이 CSA였다”고 설명했다.

일본과 한국을 포함한 세계의 소규모 농가는 같은 상황에 있어, 2001년에는 프랑스 판 CSA가 만들어져 현재는 약 1천2백개의 농장에서 하고 있으며 영국, 브라질 등 30개국 이상으로 퍼지고 있다.

CSA의 원조는 1971년(쇼와 46년) 도쿄에서 설립된 ‘유기농업연구회’가 1973년에 농가가 생산한 야채 등을 직접 소비자에게 보내는 산소제휴 운동으로 보고 있다. 현재 NPO 법인으로 등록된 일본 유기농업연구회 회원은 약 3천명이다.

연구회의 현재 이사로 있는 국학원대학의 쿠보타 유코 교수는 “당시 구미에서는 농가가 유기 농업에 임했지만, 일본에서는 고도 경제성장으로 공해나 식품의 안전성 문제가 발생해 도시의 소비자인 주부들도 참가해 독자적인 운동이 됐다”고 말했다.

사이타마현 오가와마치에서 유기농업을 하고 있는 금자미 노보루 씨(61)는 50년대부터 산소제휴 농장을 계속해 오고 있다. 카네코씨는 “세계의 사람들이 테이케이 운동을 퍼트려 국제화까지 된 것은 매우 기쁘다. 반대로 일본에서는 소비자의 고령화로 부진하다. 우리가 구미에 배우는 차례일지도 모른다”라고 말했다.

CSA의 최대의 특징은 소비자가 농산물값을 파종하기 전에 먼저 지급하는 것이다. 4인 가족분으로 연간 6백 달러(약 6만엔) 시세로 농산물의 내용이나 물량에 관계없이 대금은 똑같다. 만일 흉년이 들어 공급이 전혀 없어도 환불하지 않는다.

생산자와 소비자는 수확을 서로 나눌 뿐만 아니라 기후 불순으로 인한 농업의 리스크(위험)를 서로 분담한다.

카나가와현 야마토시에서 헤세이 18년부터 CSA 농장을 하고 있는 유기농가 카타야나기 요시하루씨(52)는 “정기적으로 구입해 주기 때문에 출하할 때 낭비가 없으며 팔리지 않고 남는 농산물이 없어졌다. 이전에는 자금부족으로 다음의 작물을 기르는 비료 등의 농자재값으로 곤란하기도 했지만 농산물 대금을 선불로 받아 농가경영이 안정됐다”고 말했다.

CSA는 현재 유기농업이 대부분이지만 지역과 농가가 서로 지탱하는 것은 유기농업에 한정되지 않는다. 시장화에 의한 쌀값 하락으로 농업을 유지하기 힘든 쌀 농가가 많은 미야기현이나 니가타현의 나카야마간지에서 CSA 방식이 시작되고 있다.

무라타 교수는 “대기업 슈퍼 등 대형유통업에 의한 구매자 우위의 시장 구조아래에서 소비자가 현재는 싼 농산물을 먹을 수 있지만, 세계의 식량 공급의 불안은 심화되고 있다. CSA 등을 통해 농업의 지속가능한 구조를 확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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