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농민신문 이준원 전 차관 칼럼에서 야당 단독으로 통과된 ‘양곡관리법’과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주제네바 대한민국 대표부에서 세계무역기구(WTO) 농산물 협상과 협정 이행을 담당했던 이로써 비판하며 가격지지정책이 국제무역 규범인 WTO 규정상 문제가 없는지 면밀한 검토가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국제사회 흐름에 역행하기보다 공익직불금을 내실화해 농가소득 보장을 강화하자고 했다.이준원 전 차관의 주장은 맞는 말일까? 해남 땅끝에서 농사짓는 내가 보기엔 20년 전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한
3월 11일, 농협 2층에 구름 인파가 몰렸다.주민토론회 시작하기 1시간 전, 100여 개가 넘는 의자를 보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10분을 남기고서야 그래도 안심이 되었다. 절반의 자리가 채워졌기 때문이다.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오늘은 참석자 수보다 더 큰 의미가 있는 주민토론회이기에 준비하고 노력한 만큼 최선을 다해 참가하신 주민들의 이야기를 최대한 듣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그런데, 오후 2시가 되었을 때 주민토론회 참석자는 100여 명이 넘어갔다. 부족한 참석자 명부를 추가로 복사해서 한 사람도 빠짐없
의대 정원 증가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정부와 의사단체 간의 대립이 극한으로 치달으며 환자들은 불안에 떨고 국민의 우려는 증폭되고 있습니다.의사들은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통해, 한의사들은 ‘허준 선서’를 통해 자신보단 환자와 인류공영을 우선시한다는 약속을 천명한 후 의업을 시작하고 있지만, 돈 중심 사회의 현실은 그런 선서를 비웃게 만들고 있는 듯합니다. 의사라는 직업은 곧 최상의 대우 보장을 의미하고 이러한 대우를 좇아 의사가 된 이들이기에 환자에 대한 긍휼의 마음이나 ‘인류공영에 대한 이바지’란 말은 돈의 논리 앞에 공허한
“요새야 묵을 것 천진디, 누가 봄철에 산에 가서 참꽃 그런 것을 따묵간디. 그 시절에야 하도 묵을 것이 없었응께 헛짓거리 삼아서 고것이래도 따묵었는디, 그래봤자 배만 더 고파. 그래서 사람들이 그런 말을 했어. 참꽃밭에 가면 배고파 죽고 칡밭에 가면 배 터져 죽는다고….”전남 강진을 고향으로 둔 1947년생 장귀례 할머니의 얘기다. 참꽃밭에 가면 배고파 죽는다는 말은, 진달래꽃 그거 따먹어 봐야 허기를 면하는 데에는 도움이 안 된다는 의미일 터이다. 하지만 칡은 배고픔을 조금쯤 이겨낼 수 있게 해주는 먹을거리였다.칡은 새로 잎이
7. 분명코 봄이로구나(1873)해동이 되자 병호네와 김기범의 원정마을 친구 박치수 억구지, 강화도에서 온 다금발이는 엄재에 있는 숯막에 모였다. 눈비나 면하려고 만든 숯막 옆에 칸을 달고 구들을 깔아 사람이 살도록 하려는 것이었다. 필상은 다금발이에게 노는 방에 머물며 농사일을 거들고 집을 비우면 집안일도 맡아 달라 요청했지만 다금발이는 빈집이 있으면 골라 살겠다는 뜻을 비쳤다. 필상이 처음에는 서운하였으나 다금발이의 입장을 생각해보니 막 고삐가 풀렸는데 종살이로 전락할 우려가 있었다. 병호도 거야마을이 번다하므로 관의 눈에 띄어
‘남자는 하늘 여자는 땅/ 요새는 땅값이 올라서 남자는 하늘하늘 눈치를 보며 살고/ 여자는 땅땅거리며 산다(박원철).’이런 시를 만나면 이름난 시인이 쓴 고색한 시들이 다 시시해 보입니다. 일단 너무 재미있습니다. 담백하고 재치가 넘칩니다. 시 첫 행에는 간이 몸 밖으로 나온 남자가 아니라면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불경한 언어가 박혀있습니다. 여자가 땅이라면 요새 땅값이 너무 올라 신분 상승한 여자 앞에서 남자는 하늘하늘 연체동물처럼 몸을 꼴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여기서 ‘땅땅’은 시적으로는 총을 쏘는 모습으로도 해석이 가능합니다
내 이름자만 알던 내가도서관을 만나 공부 배워서일기도 쓰고 핸드폰 문자도 보낸다막내딸이 엄마한테도자꾸 보내봐 하다보면 할줄 알아안데도 자꾸해 하며 힘주던 우리딸고맙다청춘학당 들어가서 일기 쓸 때마다멀 써야될지 몰라아침 점심 저녁에 먹은 것만 쓰지만그래도 잘 한거라고 칭찬해 주신다요새는 받아쓰기도 한다수학은 장사를 해서 남들이 잘한다 하지만받아쓰기 한다 하면 가슴이 두근두근 딸린다열심히하면 자신 있게 받아쓰기 할 날이 오겄지 삶의 애환이 담긴 농민들의 손편지, 그림, 시 등 소소하지만 감동있는 작품을 ‘한글꽃이 피었습니다'에서 소개합
최근 전남지역 농민들이 한국농어촌공사 농지은행의 ‘농지임대위탁 수수료’가 부당하다며 폐지를 촉구하고 나섰다. ‘농지임대위탁’이란 농지소유자가 직접 농사짓기 어려운 경우 농지를 다른 농민에게 임대하는 일을 맡기는(위탁) 것이며, 농지은행은 이 농지임대차를 맡아 운영한다. 농지임대차를 중개하면서 농지은행이 받는 비용이 ‘농지임대위탁 수수료’로 1년 임대료의 5%다. 임차농민이 임차료를 선입금하면, 농지은행은 이 임차료 중 5% 수수료를 떼고 농지소유자에게 후불제로 임대료를 전달하는 방식이다.2023년 기준 농지은행의 임대위탁 계약유지건
언론이 연일 비싼 사과값을 언급하며 사과 수입을 강요한다.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소리로, 수십년 간 검역문제로 수입하지 못했던 과일을 하루아침에 갑자기 들여온다는 것은 불가하다는 사실을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저 값이 올라 불편하니 다른 품목처럼 수입해서 해결하면 된다고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다.이번과 같은 일은 비단 사과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해 양파 저율관세할당(TRQ) 증량의 문제에서도 확인했듯 수입산 확대 문제가 물가를 안정시키는데 무조건 효과가 있는 것처럼 홍보한다. 당장 눈앞에 문제뿐만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파생될 문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원은 매년 초 을 발표한다. 이 문건은 중국공산당과 각급 정부가 그해에 가장 우선 추진해야 할 정책업무를 위한 지시서다. 올해도 이 문건의 핵심 주제는 ‘삼농(농업·농촌·농민)’이었다. 후진타오 정부 집권 초인 2004년부터 이 문건의 핵심 주제가 삼농이었으니 올해까지 21년째 계속되고 있다.지난 21년 동안 이 문건의 주제는 다양했다. 그 핵심 주제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식량의 안정적 생산, 농민의 소득 증대, 농업기술의 현대화가 그것이다. 그 외 농지개혁, 수리개선, 농촌관광,
선거의 계절이 돌아왔다. 오는 4월 10일 치러지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수많은 후보가 출사표를 던지며 본격 행보를 하고 있다. 그 많은 후보 중 농민의 호소에 제대로 응답하는 이가 과연 몇이나 될까? 문득 34년 전 한 농민이 밝힌 심정이 떠오른다. 지금과 다를 바 없는 호소다.“우리가 무지하거나 게을러서 이렇게 살 수밖에 없는가. 우리 주변에는 남달리 부지런히 일하여 전답을 사고, 새집을 짓는가 하면, 돈을 얼마만큼 저축해 놓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없지는 않다. 그런 그들은 무지하지도 않고 게으르지도 않아서 그런가. 사
아빠는 왜 그렇게 살아?시골 마을에 살다 보니 농사 이외에 다른 일도 조금씩 한다. 그중에는 동네 병원의 이사장이라는 직함도 가지고 있다. 중학교에 다니는 딸아이가 이 이야기를 들었나보다.딸 : 아빠! 아빠가 동네 병원 이사장이라며?아빠 : 응, 이사장이지.딸 : 우와, 아빠 대단한데. 그럼 거기서 돈 얼마나 받아?아빠 : 돈? 안받는데. 도시의 의료사협(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은 약간의 활동비를 받는가 몰라도 우리는 안 줘. 오히려 내 돈 쓰면서 다니는데.딸 : 뭐야. 말이 된다고 생각해? 어떻게 병원 대표가 돈을 쓰면서 다
대퇴사두근등척성수축운동(quadriceps setting exercise)은 대퇴사두근이라고 불리는 대퇴 앞쪽 허벅다리 근육을 강화하는, 간단하지만 효과적인 운동입니다. 이 운동은 무릎 수술 후 회복 중인 사람도 하는 운동으로 아주 안전한 운동입니다. 이 운동은 무릎 수술한 사람, 무릎 통증을 관리하는 사람 또는 무릎 안정성을 향상시키려는 사람에게 특히 유익할 수 있습니다. 이 운동을 하는 방법도 아주 간단합니다.먼저 평평한 표면 위에 눕습니다. 침대나 운동 매트 등이 적합합니다. 그다음엔 다리를 곧게 편 상태로 유지하고 힘을 뺍니
산에서 나는 열매라고 해서 어느 지방에나 다 있는 것은 아니다. 강진 출신의 장귀례 할머니가 구수한 남녘 사투리에 버무려서 설명하는 이 열매는 어떤 것인지 들어보자.“산에서 볼개를 따갖고 오는디 많이 따면 바구리가 반절은 차게 따제. 동네 사람들이 바구리 들여다보고 자꼬 주래싸면 아까라 안 하고 한 주먹씩 나눠줘. 집에 오면 온 식구가 둘러앙저서 한 볼태기씩 묵는디, 씨는 따로 볼카내야 돼. 씨까지 다 묵으면 낭중에 똥이 안 나와. 씨는 따로 모태놨다가 삶어서 몰례 갖고 까묵으면 고소해서 묵을만해.”할머니가 얘기한 ‘볼개’는 보리수
“조선에 소개된 서학 관련 책자가 줄잡아 칠십 종이라 하니 더 궁구할 필요가 있겠지요. 필상 형님은 한양 나들이를 하시거든 다른 책자도 구해보시지요.”필상을 보고 나서 병호는 다시 말하였다.“저는 저 서양 사람들이 의지를 강조한다고 느꼈습니다. 사람에게만 영혼이 있다는 말도 사람이야말로 더 높은 의욕을 가진다는 논변이겠지요. 그 의지 때문에 신부라는 자들도 이 먼 곳까지 찾아왔을 겝니다. 리마두라는 자만 해도 그 방대한 경전을 어찌 독파했는지 유학을 공부하는 제가 벅찰 지경이었습니다. 저는 우리도 더 알아보고 고민하자 요청드립니다.
다시 바른 나라로 만들어줬으면보수단체는 다시 대북전단을 살포한다고 하지, 남북 간에 군사적 충돌이라도 생길까 정말 불안해서 못살겠어. 이 정권 2년 동안 다 망가졌어.농사도 엉망이야. 나도 민통선 안에서 사과농사 짓지만 사과 한 알에 만원 간다는데 5,000원에도 팔 사과가 없어. 없으니깐 비싼 건데 정부 대책이라는 게 수입한다는 이따위 소리만 해. 생산자인 농민은 다 망해가는데….정말 민주진보진영이 합심해서 다시 바른 나라로 만들어줬으면 좋겠어. 이 정권은 농민을 조금이라도 생각하지 않아. 다른 일 없이, 농민들 농사만 짓고 살게
저녁밥을 먹고 방안에 아이들이옹기종기 모여앉아 있는 것을 보니이 생각 저 생각 많아졌다내 나이 서른다섯인데남편은 세상을 떠났고아들딸이 오 남매앞을 못 보는 친정엄마까지나랑 일곱 식구였다먹고 살기 위해 벌도 치고이일 저일 힘든 일은 다하고 살아온 세상이제는 아들딸이 잘 키워줘서 고맙다고 하니나도 눈물이 난다어느새 내 나이가 일흔두 살이 되었다 삶의 애환이 담긴 농민들의 손편지, 그림, 시 등 소소하지만 감동있는 작품을 ‘한글꽃이 피었습니다'에서 소개합니다. 게재를 원하는 농민이나 관련단체는 신문사 전자우편(kplnews@hanmail
올해 전기요금 지원정책이 어민에겐 있고 농민에겐 없다. 농업과 어업은 국민 먹거리를 생산하는 1차 산업의 두 축인데, 전기요금 지원정책에선 이렇듯 격차가 생긴 것이다.해양수산부(장관 강도영, 해수부)는 지난달 13일 경영비용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어업인들의 부담경감 차원에서 올해 처음으로 전기요금 지원 사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양식업을 하고 있는 어민들이 대상이 된다. 지난 2022년부터 농사용(을) 전기요금이 급격히 인상돼 24시간 배수펌프를 가동하는 등 전기 사용량이 많은 양식업 어민들 경영비 문제가 심각하다며 해수부가 예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