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경주에서 정월 대보름이 되면 달집태우기와 쥐불놀이를 하며 첨성대 근처에서 즐겁게 놀았던 기억이 오래도록 남아 있다. 둥근 보름달을 보며 소원을 빌면서 본 아이들의 쥐불은 둥근 원을 그리며 쉼 없이 돌아가는데 신비롭기까지 했다.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달집도 쥐불놀이도 사라진 도시의 정월 대보름은 오곡밥과 나물을 먹는 그저 그런 날이 되어 버렸다.음력 새해의 첫 보름인 대보름은 기이 제1편에 신라 21대 소지왕(재위 479~500년)의 ‘사금갑’이라는 전설에서 임금을 구해준 까마귀에게 해마다 찰밥을 준 것에서 유래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수도 서울의 기성 언론들은 할 수 없고, 오직 지역 풀뿌리언론만이 할 수 있는 일들이 있다. 일부 사례를 통해서나마 풀뿌리언론이 지역의 미래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살펴보자.마을신문 창간호, 쭉정이는 날리고 알곡만 남기다지난 1일, 전북 순창군 풍산면 주민들은 마을신문 창간호를 발간했다. 풍구는 ‘풍산 친구’의 약자이자, 곡물 쭉정이를 날려 알곡만 남게 하는 농기구 ‘풍구’의 이름을 본딴 것이기도 하다.풍구는 풍산면 주민자치위원회와 풍산작은도서관 명의로 발행했으며, 제작은 ‘풍구 발간위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자본에 포획된 농업·농촌·농민의 해방. 기후위기를 야기하고 민중 생존권을 침해해 온 자본주의 체제를 극복하고자 하는 주체들의 농업 분야 목표다.지난 1~3일 서울 대방동 스페이스살림 다목적홀에서 ‘체제전환운동 정치대회 조직위원회’ 주최로 ‘2024 체제전환운동 포럼’이 열렸다. 포럼 둘째 날인 2일엔 농업세션 ‘자본에 포획된 농업으로부터 정의로운 전환’이 열렸다. 어떤 이야기들이 오갔는지 살펴보자.화석·생명·금융자본에 포획된 농업·농촌·농민정치학자 채효정씨(기후정의동맹)는 현재 3농(농업·농촌·농민)이 마
[한국농정신문 김희봉 기자] 인류와 함께해 온 농부의 씨앗이 농부와 점점 멀어져가는 현실에서 많은 농부와 소비자들이 힘을 모아 씨앗을 보존하고 나누는 전국 씨앗도서관 협의회(대표 박영재)가 2024년 정기총회를 충남 당진시 농업기술센터에서 지난달 27일 개최했다.이날 정기총회에는 박영재 대표를 비롯해 토종씨앗 지킴이로 활동 중인 회원과 구본석 당진시농업기술센터 소장, 안병욱 농촌진흥청 농업유전자원센터장과 배기화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시드볼트센터장이 참석했다.먼저 박 대표는 “모든 회원들이 지구적으로 사고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했으면 한다
[한국농정신문 임순만 기자] 소농들을 위한 광주의 작은 정미소 ‘맑똥작은정미소(대표 김영대)’가 지난 10일 전남 장흥군 용산면에서 ‘마을에 작은정미소가 생긴다면?’이라는 제목으로 집담회를 진행했다.1부 순서인 ‘우리마을 작은정미소 프로젝트’ 소개에서 김영대 대표는 “작은정미소를 기반으로 농부들이 생산한 것들이 술도 되고, 밥도 되고, 작게는 주막도 만들어질 수 있다. 이는 혼자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농부들이 와서 참여하거나 다른 방식으로 다양하게 확장할 수 있다”며 “맑똥작은정미소로 운영되는 ‘우리마을 작은정미소 프로젝트’가
[한국농정신문 김한정희 기자] 지난달 30일, 전북 익산 서동공원에서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전여농)과 언니네텃밭 여성농민생산자협동조합 주최로 `2023 전여농 추수한마당'이 개최됐다. 이날 전국에서 모인 전여농 회원들과 익산시민 500여명은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오전 10시부터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행사는 토종씨앗 전시와 나눔, 토종농산물 장터, 토종먹거리 만들기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특히 기후위기를 이겨내고 지구를 지키기 위해 여성농민들이 한 해 동안 실천해온 다양한 노력을 확인할 수 있는 전시에 많은 참가자들이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ㅣ콜롬비아 보고타]콜롬비아 보고타에서 6년 만에 열린 비아캄페시나의 8차 총회는 개막 전부터 엄청난 열기로 들끓었다. 전체 총회는 지난 3일 개막했지만 그에 앞서 지난 1일에는 청년총회가, 지난 2일에는 여성총회와 가부장제 반대 남성총회, 성 다양성 총회가 이뤄졌다. 특히 가부장제 반대 남성총회와 성 다양성 총회는 비아캄페시나에서 처음으로 열렸다. 이 총회들은 비아캄페시나가 다양성과 평등, 연대를 얼마나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는지 보여주는 좋은 예시가 됐다.먼저 지난 1일 열린 5차 청년총회는 ‘생물다양성’과
[한국농정신문 임선택 기자]예산군여성농민회 준비위원회(위원장 장현옥)는 지난달 28일 충남 예산읍 산성리에 위치한 행복마을지원센터 교육장에서 11월 월례모임을 갖고 본조직 발족을 위한 논의를 이어갔다. 당일 사회는 신지연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전여농) 충남연합 사무처장이 맡았다.행사는 자기소개 및 외빈 인사, 전여농 30주년 영상 시청, 부여여농 토종씨앗 활동영상 시청, 본조직 발족을 위한 논의로 이어졌다. 외빈으론 장동진 예산군농민회장, 한두석 예산군농민회 사무국장, 김영호 진보당 예산홍성지역위원회 위원장이 함께했다.장동진 회장과
[한국농정신문 김재영 기자]지난달 25일 경남 창원시 남양동 다솜어린이공원엔 쌀쌀한 추위에도 많은 인파가 모였다. ‘경남 농부와 함께하는 가을 추수한마당’ 행사에 참가하고자 모인 사람들이었다. 추수한마당 행사는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경남도연합 및 도시 토종 텃밭 농부들이 함께 준비했다. 이들은 지난 7월 아이들과 함께하는 토종씨앗 가꾸기 사업부터 농촌체험,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이번 추수한마당에선 1년 동안 농민들이 정성스럽게 가꾼 농산물과 가공품을 경남 각지에서 들고 와 판매하는 직거래
[한국농정신문 문지영 기자]경기도 의왕시 왕송호 주변에 도시텃밭이 조성돼 있다. 한살림경기남부생협(이사장 김유진, 한살림경기남부)이 2021년부터 운영 중인 이곳에선 친환경농업 체험을 목적으로 현재 24세대의 조합원 가족이 이른바 3무 농법(무농약·무비료·무제초제 농법)으로 다양한 토종씨앗을 심고 씨를 받으며 농사를 짓고 있다.도시농부 가족은 다양한 농작물로 농지를 채운다. 지난달 31일 방문한 도시텃밭 한쪽 편에는 토종작물인 구억배추와 반청무, 달래파가 쑥쑥 자라있었다. 또 다른 편에는 농작물의 공생 관계를 고려해 꾸민 퍼머컬처
지난 15일 국회 의원회관 제7간담회실에서 ‘기후재난과 여성농민’ 토론회가 열렸다. 기후위기의 해법으로 여성농민의 가치를 조명한 최초의 토론회며, 9명의 국회의원이 공동주최자로 나설 만큼 정치권의 관심이 뜨거웠다.땅과 생명을 지키며 농사를 이어온 여성농민들의 삶은 과학과 개발의 농법이 부추겨온 기후위기 사태에 의미 있는 시사점을 주고 있다. 아직 그 논리가 반듯하게 정리되진 않았지만, 논리를 만드는 첫 과정이라는 점에서 참가자들 모두 이 자리의 의미를 깊게 새기며 대화에 임했다. 여성농민들 스스로가 기후위기 극복의 주체로 나서야 한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정부가 우리 농업의 미래를 스마트팜·푸드테크 등의 ‘산업’으로부터 찾는 가운데, 현장 농민들은 농지에서, 토종씨앗에서, 생태농업 실험에서 미래를 발견해야 함을 힘주어 말한다.지난달 28일 퍼머컬처네트워크, 전환마을은평 주최로 서울 은평구 서울혁신파크에서 ‘퍼머컬처 추수감사 축제’가 열렸다. 기후위기 시대 지속가능한 생태농업 방안 중 하나인 퍼머컬처를 실천하는 농촌·도시 농민이 모여 벌인 이날 축제의 일환으로, 서울혁신파크 내 미래청에선 ‘기후위기, 한국 농업의 전망과 미래’ 토론회가 열렸다.이날 토론회 참
[한국농정신문 김수나 기자]유엔농민권리선언이 천명한 농민권리 보장을 위해 어떤 제도적 장치가 필요할까? 전국 농민 553명이 응답한 설문조사 결과에 나타난 농민권리 침해 실태를 바탕으로 방안을 짚어보는 자리가 마련됐다.㈜투데이신문사, 유엔농민권리선언포럼, (사)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이 주관하고, 소병훈·어기구·이원택(더불어민주당), 강은미(정의당), 강성희(진보당) 의원이 주최한 ‘유엔농민권리선언 제도화 방안 마련을 위한 국회토론회’가 지난 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2018년 채택된 유엔농민권리선언은 농민이 보장받아야 할 권리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토종씨앗이 주인공인 영화를 전국 100개 극장에서 상영하자는 시민 캠페인이 시작됐다.오는 11월 15일 개봉 예정인 독립영화 (감독 오정훈, 제작 영화제작소 숲길)의 상영관을 대대적으로 확대하기 위한 ‘100개의 극장 추진단(추진단)’이 활동을 시작했다. 추진단은 의 상영관 확대를 통해 더 많은 시민이 토종씨앗의 가치와 역할을 알게 하고, 토종씨앗을 지키는 농민의 삶을 접하게 만들겠다는 계획이다.추진단은 어떤 활동을 할까. 첫째, 자신이 사는 지역의 극장 중 한 곳을 택해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토종씨앗, 그리고 그것이 자라나 만들어진 토종작물이 진정 이 땅의 식량주권·종자주권을 위한 근간이 되려면 ‘먹어야’ 한다. 먹으려면 토종작물과 시민이 만나야 한다. 토종작물과 시민이 만나는 사례를 일부나마 소개하면서, 우리는 토종작물과 어떻게 만날 수 있을지 고민해보자.‘토박이씨앗’ 지키는 농민들의 이야기지난 17일 한살림연합(상임대표 권옥자, 한살림) 주최로 충북 괴산군 우리씨앗농장에서 열린 ‘토박이씨앗을 지키는 농부들의 수다회’. 이 자리에선 ‘토박이씨앗(한살림에선 토종씨앗을 토박이씨앗이라고 부른다)’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충남 청양군의 청년농민 이원호(25)씨. 그는 이 땅 곳곳에서 자라온 토종씨앗의 매력에 빠져 2018년 청양으로 귀농한 이래 현재까지 토종콩 농사를 짓고 있다. 그는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수집한 70여 종의 토종콩을 재배 중이다.지난 14일 청양군 H2O센터(옛 청양고추문화마을)에서 열린 ‘더 테이스트 포럼 2023 – 청양 맛 축제’의 일환으로 열린 미식회 자리는 `요즘 인기 걸그룹이 누군지도, 어떤 드라마가 인기 있는지도 모르는' 정도로 농사짓는 데 바빴던 이원호씨로선 귀한 자리였다. 자신이 그토록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전북 김제시 종자산업진흥센터 일원에서 한국농업기술진흥원(원장 안호근) 주최로 지난 5~7일 열린 ‘2023 국제종자박람회’의 ‘진짜 주인공’은 토종씨앗이었다.예년과 마찬가지로 올해 국제종자박람회엔 국내 종자기업의 최신 종자 전시·소개가 이뤄졌다. 박람회엔 역병을 견딜 능력을 키워 바이러스 저항성이 강해지고 수량성도 좋아진 고추종자들을 소개한 (주)아시아종묘, 고당도·고분질 국산 미니단호박 품종 ‘달꼬미’ 및 과색·수량성·내병성이 우수하다는 오이 품종 ‘굿모닝 백다다기’를 소개한 (주)농우바이오, TY코코벨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한살림연합(상임대표 권옥자, 한살림)이 토박이씨앗(토종씨앗) 보전활동을 진행 중이다. 10월을 ‘토박이씨앗의 달’로 지정한 한살림은 이번 한 달 동안 어떤 보전활동을 진행할까.첫째로 충북 괴산군 소수면에서 토박이씨앗을 재배·채종·보존·보급하며 토박이씨앗 지키기 운동에 앞장서는 우리씨앗농장(대표 안상희) 후원을 진행한다. 후원은 오는 12월 31일까지 진행되며, 이번 달 새롭게 후원에 나선 사람 중 10명을 추첨해 토박이씨앗물품 꾸러미를 증정한다. 괴산 우리씨앗농장은 한반도의 토박이씨앗 보존 및 종자주권 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