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한풀 꺾이고 폭우가 쏟아진 지난 23일, 서울 도심 아스팔트 위에 등장한 근조와 상복은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상복과 근조는 현재 우리나라 농민이 내몰려 있는 극한 상황을 처절하게 표현한 것이다. 우리나라 농민과 농업이 현재 낭떠러지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는 것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 전국의 여성농민들이 서울에 모였다.비가 쏟아지는 아스팔트 위는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여성농민들로 가득 찼다. 전날부터 쏟아진 비는 뜨거웠던 아스팔트 열기를 식혀주었지만 습한 열기는 사람들을 더욱 힘들게 한다. 비옷에 상복까지 겹겹이
[한국농정신문 강선일·김수나 기자]오늘날 한국 사회의 엄연한 구성원인 농민의 목소리는 언론에서 제대로 다뤄지고 있을까? 한국 언론지형에서 상대적으로 영향력이 강한 편인 소위 ‘중앙언론’들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과 국회, 대기업 등 극히 일부 공간만을 바라보거나 특정 현안이 발생하면 그것을 쫓기 바쁜 사이, 도시 바깥 농촌의 이야기는 극히 예외적 사례로서 취급됐다.몇 군데나마 ‘중앙언론’이 최근 농업 현안을 어떤 식으로 다뤘는지 살피는 것은, 향후 언론이 시민에게 농업문제를 어떻게 전할지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서라도 필요하다. 이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코로나19 단계적 일상회복 조치 이후 3년 만에 돌아온, 보다 자유로운 설 명절에 앞서 장바구니 물가와 폭등한 채소값에 대한 언론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정황근, 농식품부)는 물가 안정에 총력 대응하겠다며 ‘역대 최대 물량 성수품 공급을 통한 낮은 수준의 가격 유지’와 ‘농산물 할인지원 확대를 통한 소비자 체감물가 완화’를 강조한 상황이다.전남과 제주지역 한파·폭설과 난방비 급등의 영향으로 상추 등 일부 농산물 수급에 다소 차질이 발생한 것은 사실이지만, 해당 품목의 가격 ‘폭등
8월 15일 광복절을 맞아 모처럼 볕이 쨍쨍 났다. 함께 광복절 행사에 참석한 농민분이 이제 볕이 나기 시작했으니 나락이 1~2주 있으면 그래도 대부분 건질 수 있지 않을까 싶다는 희망을 말씀하셨다. 전국 곳곳에서 수해 복구를 위해 농민들이 발 벗고 나서고 있고 국민들이 주말 시간을 내서 복구를 위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는 소식도 줄을 잇는다. 좋은 일이고 감사한 일이다.그런데 국회는 정말 꼴사납다. 서로 4대강 때문이다 아니다, 태양광 때문이다 아니다 이런 걸로 싸우는 꼴이 정말 부끄럽다. 여기에 말을 보태는 정부 인사들도 꼴사납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공익직불제가 5월 1일 시행된다. 지난해 12월 27일 공익직불제 도입 근거가 되는 농업소득법 전부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익직불제는 ‘농정 대전환’이라는 목표가 실종됐을 뿐 아니라 직불금 부당수령·쌀 변동직불제 폐지 대책 등은 찾아볼 수 없어 비판여론이 들끓고 있다.농림축산식품부(장관 김현수, 농식품부)는 지난해 12월 27일「농업소득보전법 전부개정법률안」의 국회 통과 직후 ‘공익직불제 시행’과 ‘쌀 목표가격 21만4,000원 확정’ 등을 보도자료를 통해 알렸다.법에 근거해 오는 5월
배추, 마늘, 양파 등 유난히 채소값 폭락이 심했던 2019년 한해가 끝나가고 있다. 지난 7월에는 대통령이 나서서 가격안정 대책을 주문했지만 여전히 이렇다 할 답은 보이지 않는다. 반복적인 채소값 가격폭락 사태는 수많은 농민들에게 좌절을 안겼고,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는 삶에 대한 크나큰 회의감도 맛보게 했다. 하지만 농민들이 하나로 뭉쳐 농민들 스스로 정부 정책을 바꿔내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는 강력한 의지가 충만했고 품목별 생산자조직을 건설하는데 앞장섰다. 이러한 염원이 담겨 탄생한 조직이 마늘생산자협회, 양파생산자협회, 배추
WTO 쌀 관세율 513%가 확정됐다. 쌀은 한국농업의 최후 보루로 마지막까지 관세화를 유예하다 지난 2015년부터 전면개방 됐다. 100% 농산물 수입자유화 시대, 관세화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WTO 쌀 관세율 검증은 5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이제야 종결됐는데 ‘검증’이라는 명목으로 한국에 쌀을 더 수출하고자 했던 국가들의 욕심 때문에 긴 시간을 끌어온 것이다. 513%로 쌀 관세율이 결정된 것은 당연한 결과다. WTO에서 정한 규정에 따라 그 공식으로 산정된 관세율이기 때문에 특별히 문제될 것이 없었다.513% 관세율이 관철된 것
속절없이 반복되는 채소값 폭락에 지난 7월 대통령의 입에서 ‘가격안정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문이 나왔고, 이후 정부가 채소 수급정책 개선에 한창 골몰하고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농식품부의 ‘산지 압박형 면적조절’ 시도로 인한 한 차례의 소란 외엔 이렇다 할 뭔가가 보이지 않는다. 희망보다는 걱정과 답답함이 앞서는 상황이다.수급정책 개선에 앞서 반드시 준비돼야 할 것으로 두 가지를 꼽고 싶다. 하나는 품목별 농민단체의 정책 참여다. 전국의 수십 수백만 농민들을 아울러야 할 농산물 수급관리엔 조직력을 갖춘 품목별 농민단체의
옆 동네 여수에 있는 남해화학은 농협의 자회사이다. 농민들이 사용하는 비료의 50%이상을 생산하는 곳이라고 한다. 바로 그곳에서 사내하청 노동자 60명을 10월 1일자로 일방적 해고통보를 했다. 비료가격을 낮게 책정해 농민들에게 공급하기 위해서일까? 노동자들의 피눈물이 섞인 비료로 하는 농사가 참도 잘되것다 싶다. 금동댁 손자가 해고를 당했다. 큰 회사에 취직했다며 자랑하던 손주였다.온 가족이 작은 땅덩어리에 매달려 농사를 짓다 보니 그녀의 논밭은 정갈하기만 하다. 밥티를 주어먹을 정도라는 말을 할 정도다. 아들 손자 잘되기만을 바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채소값 동반폭락 사태가 장기화되자 농민들과 산지유통인들이 여의도에 집결했다. 농산물 산지수집상들의 전국조직인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회장 백현길, 한유련)는 지난 14일 여의도 국회 앞에서 채소값 폭락 대책을 촉구하는 궐기대회를 열었다. 한국농산물냉장협회, 고랭지채소강원도연합회, 쪽파생산자연합회, 전남겨울대파생산자연합회 등 유통인·농민단체 및 산지 작목반 총 21개 단체와 함께했으며, 인원으로는 500명 규모였다.아직도 10kg 도매가격 3,000원을 맴도는 배추를 비롯해 채소값은 지난 겨울부터 이례적인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직불제 개편안의 내용이 부실하기 짝이 없다며 농민들이 다시 한 번 강하게 비판했다. 직불금이 농민들에게 온전히 돌아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나마 농민들의 수입을 어느 정도 보장하고 있는 변동직불제마저 사라지면 ‘공익형 직불제’라는 이름과 달리 현장 농민들이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국민과함께하는농민의길(농민의길, 상임대표 김영재) 소속 농민단체(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친환경농업인연합회, 가톨릭농민회)와 전국쌀생산자협회(회장 김영동, 쌀협회) 대표자들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채소값은 폭락하는데 농정당국의 뚜렷한 대책은 보이지 않고, 각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팜 혁신밸리 사업이 결국 강행됐다. 해가 바뀌고 봄이 왔지만 쌀 목표가격이 얼마가 됐다는 소식은 없다. 결국 농민들은 전례가 없는 3월 농민대회로 위기감을 표출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과 사단법인 전국쌀생산자협회(쌀협회), 국민과함께하는농민의길은 지난 15일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2019 농민중심 농정개혁쟁취 전국농민대회’를 열고 전국의 농민 1,000여명을 불러 모았다. 전농은 “농번기가 시작되는 3월에 전국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노지채소 가격이 품목을 불문하고 한꺼번에 폭락했다. 정부가 뒤늦게 산지폐기를 진행했지만 떨어진 가격은 조금도 올라오는 낌새가 없다. 현장에선 땜질식 산지폐기 외에 보다 근본적인 수급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쏟아지고 있다.바야흐로 산지폐기의 계절이다. 겨우내 정성을 쏟은 채소밭이 농민들의 마음과 함께 곳곳에서 트랙터에 짓이겨지고 있다. 지금까지 폐기된 물량은 배추 7만1,000톤·무 4만8,000톤·양배추 2만3,000톤·대파 2,000톤·쥬키니호박 220톤이다. 배추·무·양배추는 정부 폐기와 산지 자율폐기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가격이 안정되지 않는 농사는 도박과 같다. 농산물시장 개방 이후 20여년 동안 농민들은 줄곧 도박 같은 농사를 이어왔다. 올해라고 다를 것이 없었다. 채소가격은 봄부터 가을까지 품목별로 역동적인 널뛰기 양상을 보이며 농민들을 괴롭혔다.첫 시작은 대파가 끊었다. 얼음이 녹고 개나리가 피기 시작하던 시기, 전남 겨울대파는 한 단에 100원이라는 어이없는 경락가를 기록하며 농민들을 아연케 했다. 비록 끝물이었지만 다음 작기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위기감에 농민들은 광화문으로 올라와 정부와 도매시장을 규탄했다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경남지방의 하우스 농사가 매년 최악의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지난해가 제일 어려운 줄 알았던 청양고추 농민들은 올해 가격 폭락에 답답한 속을 끓이고 있다. 내년엔 더 힘들 거라는 게 농민들의 이구동성이다.농민1.경남 진주에서 하우스 청양고추 농사를 짓는 김치한씨는 2년 연속 폭락한 고춧값에 하우스 최저온도를 18℃는 유지해야 하는 걸 알면서도 11℃까지 낮췄다. 3년 전과 비교해 기름값이 차 한 대당 100만원 이상 올랐다. 결국 12월 초 청양고추 하우스 한 동(750평)을 갈아엎고 감자를 심었다. 김씨는 “감자는 비닐만 덮어줘도 되니 가온도 안하고 인건비도 안 든다”고 말했다. 최근 진주에 청양고추에서 품목을 바꾸는 농민들이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가락시장 6개 청과도매법인의 2016년 당기순이익이 전년대비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거래물량은 2015년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조금 줄어들었지만 배추·무를 비롯한 일부 채소류를 중심으로 거래단가가 상승한 것이 요인이다.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사장 박현출)의 잠정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도매법인별 총 거래액은 전년대비 100억~540억원까지 늘어났으며 특수품목(무·배추 등)을 취급하는 ㈜대아청과의 경우엔 무려 1,408억원이 늘어났다. 도매법인은 거래액에서 일정비율의 상장수수료를 취하는 명료한 수익구조를 갖고 있다. 가락시장 상장수수료 4%를 총 거래액에 적용해 보면 도매법인별 수익 증가분은 대체로 10억원 안팎, 대아청과는 56억원이 된다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우리나라 채소류의 가격변동성은 미국의 2배, 일본의 5배 수준이다. 채소류 수급조절 실패는 국정감사 단골 이슈라 할 만큼 우리 정부의 고질적인 아킬레스건이다. 올해라고 다르진 않다. 마늘과 배추값은 하늘로 치솟았고 나머지 채소류 가격은 땅으로 곤두박질쳤다.4년 연속 폭락상황을 맞고 있는 고추는 특히 억울하다. 거듭된 폭락으로 재배의향이 줄어들고 생산량이 매년 감소하는데도 폭락은 계속된다. 수입량이 국내 생산량을 넘어선지 오래지만 고추의 몰락은 끝나지 않는다.수급조절도 수급조절이지만 고추는 수입산으로부터 관세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맹점을 안고 있다. 관세가 높은 고추 대신 관세가 낮은 냉동고추·다대기 형태로 들어와 국내 고추 소비시장을
농산물 값이 폭등했다며 ‘과감한 조치’, ‘적극적·선제적 대응’같은 단어를 써가면서 농식품부가 양파와 마늘 TRQ 조기도입을 강행했다.농식품부가 채소값이 폭등했다고 말할 수 있는 근거는 수급조절매뉴얼에 있다. 가격이 상승할 때와 하락할 때를 각각 심각·경계·주의 단계로 구분하고, 상승 심각 단계에 이르면 폭등이라고 보는 것이다. 각 단계는 최근 5년간 평균 도매가격을 반영해 산출한다.TRQ 물량을 조기 도입할 수 있는 근거도 여기에 있다. 각 단계별 조치사항을 살펴보면, 경계 단계에 이르면 의무수입물량을 조기도입·증량하고, 심각단계에 이르면 수입관세를 인하하는 것과 동시에 필요시 정부 직수입을 할 수 있도록 명시돼있다.하지만 도매가격은 농가의 경영비·생산비 인상분을 반영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데
[한국농정신문 안혜연 기자]일간지를 비롯한 다수의 언론에서 가뭄으로 인해 채소값이 폭등한다는 기사를 연일 앞 다퉈 보도하고 있다. 이를 두고 농민을 비롯한 농업 관계자들은 “앞 뒤 분간을 못하는 자극적인 행태”라며 강하게 비판했다.이 언론들은 주로 지난해와 최근 농산물 값을 비교하며, 지난해보다 시세가 70~200%는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지난해 거의 모든 농산물 가격이 밑바닥을 쳤고, 생산비를 건진 농민들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때문에 올해 농산물 시세는 지난해에 비해 오르는 것이 당연한 현상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농산물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연합뉴스는 지난 12일 ‘양파^햇마늘 값도 고공행진…서민 허리 휜다’는 제목으로 지난 1~10일 햇마늘 1망 가격이
농산물 가격은 해년마다 폭락한다. 일상적이고 치명적이다. “3년에 한번 재미 보는 한탕농사”도 옛말이다. 산간 마을에서 마늘작목반 간부 일을 하시는 형님을 만났다. 그는 대파 농사도 한다.“그래도 나는 낫다. 소라도 키우니까. 다른 사람들은 못 버티고 농사를 작파한 사람들이 많다”란다. 그는 소를 300마리 키운다. 그것으로 버티는 거다.올해는 채소값이 괜찮은 모양이다. 몇몇 품목이 괜찮은 거고 작년대비 15~20% 올랐다는 건데 그러면 농민들이 살기가 괜찮다는 거냐? 그렇지 않다. 지금 올랐다는 가격이 배추, 무의 경우 평년 가격의 절반수준이다. 농산물 가격 폭락은 생산비 이하로 가격이 떨어졌다는 거다.올해 올랐다는 배추, 무, 대파가 그럼 생산비 이상으로 많이 올랐는가. 미안하지만 배추,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