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정부엔 기후위기에 대응해야 할 책무도 있지만, 기후위기가 실제 재난으로 이어졌을 때 그 피해를 구제해야 할 책무도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농업부문 피해 구제를 직접 이행하지 않고 ‘보험’으로 갈음함으로써 농업계의 지속적인 비판을 받고 있다.「농어업재해대책법」상 농작물에 재해를 입은 농민들이 정부로부터 받을 수 있는 지원은 대파대·농약비·비료비 정도에 그친다. 실질적인 피해 보상은 민간(농협) 보험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재해가 한층 난무하기 시작한 기후위기의 시대에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기후위기 대책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지난달 26일 저녁, 강원·충북·경북 일대에 강한 뇌우를 동반한 우박이 쏟아졌다. 배추·무·고추 등 농작물 전반에 피해가 덮쳤지만, 계절과 지역의 특성상 가장 광범위한 피해를 입은 건 사과다. 이미 지난 봄 냉해와 여름 습해 등 수차례 재해를 맞았던 사과농가의 가슴에 또다시 깊은 생채기가 났다.경북 영주는 이번 우박의 최대 피해지역이다. 탁구공 만한 우박이 땅을 울리며 지나간 뒤, 가뜩이나 착과량이 줄어든 사과엔 온통 흠이 파였다. 여름사과와 추석사과가 끝나고 이 시기 맺혀있는 품종은 ‘부사’. 저장성이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지난 7월 홍수로 심각한 피해를 입은 중부지역 논콩. 10월 수확기가 찾아왔지만 농업재해보험은 역시나 피해를 보전해주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보험사인 농협손해보험(농협손보)이 손해평가사들에게 “피해율을 높게 잡지 말라”고 압박하고 있는 정황이 나오면서 농민들이 술렁이고 있다.박흥식 전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전북 김제에서 논콩을 재배 중이다. 가혹했던 7월 수해를 맞고서 힘겹게 콩밭을 유지해왔는데, 수확시기에 이르러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왜소한 콩대에 꼬투리조차 제대로 영글지 못해 수확량이 예년대비 3분
[한국농정신문 김수나 기자]최근 개별 농민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이상기후에 따른 농업 재해가 반복되고 있지만, 피해 보전 수단인 농어업재해보험조차 보장률이 낮아 유명무실하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이에 국회도「농어업재해보험법」일부개정안을 지속 논의하고 있지만, 자연재해에 맨몸으로 놓인 농민들은 `현실과 거리가 멀다’고 입을 모은다.현 농어업재해보험에 대해선 낮은 가입률(2022년 기준 49.9%)부터 여러 문제가 지적되고 있지만, 현장이 전하는 주요 문제는 보장률이 전체 손해액의 20~30%대에 그칠뿐더러 보험
제주도가 한파와 냉해로 꽁꽁 얼어붙었다. 지난달 23일부터 28일까지 엿새동안 월동무 재배면적의 93.5% 거의 대부분의 밭에 심각한 냉해가 발생했다. ‘망한’ 월동무 밭은 지난 9일 기준 무려 3,413ha에 달한다.시장격리 규모는 600ha다. 제주도청에 따르면 시장격리에 참여하는 농가에겐 3.3㎡당 1,980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시장격리에 소요되는 재원은 제주도 40%, 자조금 40%, 농협 20%씩 분담해 마련키로 했다.농작물재해보험을 들었다고 안심할 일이 아니다. 손해평가사들의 얘기를 종합하면 동해를 입어 언 피해가 생긴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최근 정부가 향후 5년 동안 추진할 농업재해보험 발전계획을 발표했지만 현장의 반응은 냉담하기 그지없다. 농민들은 그간의 현장 요구가 거의 반영되지 않은, ‘운영 편의’와 ‘제도 지속’에 중점을 둔 겉 번지르르한 계획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기상이변으로 인해 매년 다양하게 반복·심화되는 이상기후와 자연재해로 농작물 피해가 증가하고 농가경영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하지만 현재 정부의 농업재해 대책은「농어업재해대책법」에 의한 복구비 지원과 농업재해보험 운영, 단 두 가지로 추려진다. 이 중 피해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월동무에 특히 집중된 제주 월동채소 동해가 ‘폐작’ 수준에 이르렀다. 수확을 한 달여 남짓 앞두고 닥친, 유례없는 한파와 역대급 폭설로 최근 제주에선 산지폐기까지 이뤄지는 실정이다.농민들에 따르면 이번 월동무 동해는 고도가 낮아 한파 피해가 거의 나타나지 않는 저지대에서도 발생했으며, 피해 정도가 심각해 지난 14일 우도에서 예정된 월동무 수확 작업이 취소됐다는 후문까지 들릴 정도였다.서귀포시 성산읍 고성리 일원에서 월동무를 재배 중인 농민 김승규(55)씨는 “작물을 키워내기 위해 필요한 농작업은 이미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전북 김제시 백구면의 농민 A씨는 지난 3월 강한 바람에 원예시설이 파손되는 피해를 입었다. A씨는 당시 지역농협에 피해를 바로 신고했지만 8월이 끝나가는 지금까지 보험금은 한 푼도 받지 못한 상태다.A씨는 지난해 9월 연동하우스 2동에 대한 농작물재해보험을 가입했다. 이후 3월 초 무렵 태풍으로 하우스 비닐 파손 피해가 발생했다. A씨가 농협에 피해를 신고하자 일주일 뒤 손해평가사가 현장을 방문했다. A씨는 당시 업자로부터 미리 받아둔 견적서를 손해평가사에게 보여줬으나 8월이 될 때까지 농협으로부터 보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자연재해를 입은 농민들의 마음을 더욱 착잡하게 하는 건 피해를 구제받을 길이 없다는 사실이다. 정부 재해대책과 민간(농협) 재해보험이 없는 건 아니지만 모두 실효성이 없어, 농민들이 자연재해에 맨몸으로 노출돼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올해 추석을 전후해 발생한 병충해·우박피해·냉해 등은 밭이나 작물의 일부가 상하는 정도가 아닌, 전파(全破) 수준의 피해를 양산했다. 농민 입장에선 한 해 소득이 없어진 건 둘째치고 종묘·비료·농약·토지임차료 등 빚을 내 가며 투입한 수천만원의 생산비를 하나도 건질 수 없는 심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올해 처음 한반도에 상륙한 제12호 태풍 ‘오마이스’가 그 기세를 채 떨쳐버리기도 전 강원에서 전남에 이르기까지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품목을 재배하는 농민들이 농작물재해보험 개선을 촉구하며 나섰다. 보상 기준·피해 원인 명확, “농민 탓하지 마라”지난달 보름 넘게 33℃ 이상의 폭염이 지속된 강원도 춘천시에서 방울토마토를 재배하는 농민 이재환(66)씨는 하우스 38동 중 26동을 갈아엎었다. 나머지 12동 또한 수확량이 평년의 20~30%에 불과한 실정이다.지난 24일 만난 이씨는 “올해 특히 폭염 피해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대대적인 가입 거부 운동이 언급될 만큼 올해를 기점으로 농작물재해보험에 대한 농민들의 시선이 더욱 곱지 않은 실정이다. 보험 가입자조차 몰랐던 적과 전 보상 삭감(80%→50%)으로 올해 NH농협손해보험은 농민들을 저버렸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3분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11배 이상 높은 493억원을 기록했다. 농업계 일각에선 아예 보험제도를 없애버리자는 얘기까지 심심찮게 나오고 있지만 농협손보와 농림축산식품부는 ‘손해율에 따른 할증 폭 확대’라는 또 다른 개악에 손을 뻗고 있어 논란은 더욱 가중될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상식을 벗어난 원예시설 농작물재해보험의 약관과 보험금 지급 기준에 농민들이 분개하고 있다. 이미 피해가 발생한 그 자리에 그대로 원예시설을 다시 지어야만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지난 8월 섬진강댐 방류 실책으로 유례없이 큰 피해를 본 전남 구례군에서는 최근까지도 많은 시설농가들이 영농기반을 다시 마련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적지 않은 돈을 들여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했지만, 보험금 산정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약관과 지급 기준이 발목을 붙잡아서다.원예시설 농작물재해보험 약관은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최근 농촌 곳곳에서 농작물재해보험 등의 보험금 산정을 둘러싼 손해평가인과의 갈등 및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한 해 농사를 망쳐버린 농민들은 피해 그대로를 인정·보상받길 원하지만, 평가 과정과 결과가 현실과 크게 동떨어져서다.지난 세 번의 태풍으로 도복 등의 피해를 입은 전남 해남의 벼 재배농민 A씨는 “세 차례 태풍으로 피해가 막심한데 손해평가사들이 얼토당토 않는 잣대를 들이밀며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삭 팰 때 태풍이 불어 흑수 피해가 심각한데, 콤바인 뒤로 빠져나가는 쭉정이까지 전부 다 합쳐서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철원농민들이 그칠 줄 모르는 비속에서 끝없는 사투를 벌이고 있다. 철원 김화읍에서는 지난 6일 오전 6시까지 도합 450mm가 넘는 비가 내렸는데, 강원도 최고 강수량을 기록했다. 최근 10년 사이 시설영농이 급격히 늘어난 이 지역에서는 수용 능력이 한계에 달한 산지에서 내려오는 물 때문에 하우스 곳곳이 침수 피해를 입고 있다. 사투 3일째, 펌프를 실은 농민들의 트럭이 바쁘게 도로를 오가는 철원 북부의 지난 6일 모습을 담았다. 친환경 토마토 농사를 짓는 전모(66)씨는 김화읍 청양리 자신의 하우스에서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농업 분야에서도 기후변화, 규모화, 고령화, 시장 트렌드 변화 등 빠르게 진행되는 대내외적 여건 변화에 발맞춰 농가 경영 안정 정책 중 하나인 ‘농업정책보험’의 질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한국농촌경제연구원(원장 김홍상, 농경연)은 지난달 18일 ‘농업여건 변화에 대응한 농업보험정책 발전 방안’을 발표하며, 농업보험정책이 정책으로서 역할을 다하고 지속하기 위해 상품을 질적으로 개선해 농가 가입률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농경연에 따르면 농업재해보험은 지난 2001년 농작물 및 가축재해보험 도입 이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지난 9일 열린 제374회 국회(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친환경농업육성법, 농지법 등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관 법률안이 무더기 통과됐다. 농업관련 주요 법률안을 정리한다. 학교·유치원도 친환경농산물 우선 구매╽친환경육성법 일부개정미래 세대의 건강과 친환경농산물 판로 확대 두 측면에 모두 도움을 주는 법안이다.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해양수산부 장관 또는 지방자치단체장이 친환경농산물 인증품 우선구매를 요청할 수 있는 기관이 현행 공공기관과 농어업단체에서 학교와 유치원·어린이집까지 확대됐다. 또 다양한 형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올해 농민들은 그간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반복·심화된 자연재해를 겪으며 정부 농정의 한계를 체감했다. 논·밭의 농작물이 초토화된 상황에서 농민들은 일말의 희망을 안고 다시 파종에 나섰지만 야속하게도 다시 들이 닥친 태풍은 농민들의 그런 희망마저 꺾어버렸다.기상청(청장 김종석)에 따르면 올해 9~11월은 근대 기상업무를 시작한 1904년 이래 가장 많은 태풍 영향 수를 기록했고, 강수량도 1973년 이래 네 번째로 많았다. 9~11월의 평균기온도 역대 2위로 기록될 만큼 남풍기류 영향에 의한 높은 기온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동네에서 벼가 다 쓰러진 걸로 파다하게 소문이 났는데 손해평가사가 논에 도착한 지 1분도 안 돼 피해율을 32% 이상 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NH손해보험에선 이걸 어떻게 설명할 수 있나.”지난달 26일 전북 정읍시에서는 농작물재해보험에 대한 농민들의 지적과 불만이 끊임없이 터져 나왔다. 김재기 황토현농협 조합장 주재로 열린 이날 간담회엔 서광수 NH손해보험 전북영업지원팀 과장을 비롯해 정책보험 담당, 김제시청 농정과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NH손해보험 관계자들은 이날 농작물재해보험에 대한 현장 농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먹노린재로 인해 친환경 벼농가들의 피해가 컸음에도 피해농가들은 그에 합당한 보상을 못 받는 상황이다.올해 전라남도 지역의 먹노린재 피해가 특히 심했다. 전남도의 지난 8월 27일 발표에 따르면, 올해 도내 먹노린재 발생 면적은 1만5,191ha로 지난해 9,316ha 대비 63% 늘어났다. 기후변화로 인해 겨울에 월동하는 먹노린재 수가 급증했기 때문이다.특히 남쪽 순천·여수지역 농가들의 먹노린재 피해가 극심했다. 순천시 해룡면에서 친환경 벼농사를 짓는 임승택씨는 “올해 5월 22일 모를 심었는데 5월말에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정부가 WTO 농업 부문 개발도상국 지위 포기를 선언하며 농작물재해보험 품목 확대를 농업계 경영 안정 대책 중 하나로 제시했지만 농민들의 반응은 냉랭하기만 하다. 그간 정부가 보험이라는 제도를 앞세워 자연재해로 인한 농작물 피해 보상에 대한 책임을 회피해왔기 때문이다.특히 태풍 등 올해 유난히 잦은 재해로 막대한 피해를 감내해야 하는 쌀 재배농민은 유명무실한 농작물재해보험에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김영동 전국쌀생산자협회장은 “정부는 자연재해로 인한 농작물 피해를 농작물재해보험으로 보상받으라 하지만 보험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