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기후위기라는 말이 본격적으로 우리 사회에 통용된 건 2010년대 후반부터다. 불과 4~5년 사이 지구는 수십년 만의 폭염과 폭우, ‘봄서리’와 ‘가을태풍’ 등으로 우리에게 엄중한 경고를 던지고 있다.농민들은 기후를 생계 밑천으로 삼는 이들이다. 기후위기를 최전선에서 가장 정통으로 체감하고 있으며 그로 인한 피해에도 가장 가혹하게 노출돼 있다. 올해는 기후위기의 절정이었다. 봄부터 가을까지 끊임없이 꼬리를 문 기상이변이 그간 축적해온 농민들의 농업지식을 무용케 했고 대응마저 무력케 했다. 수많은 농산물의
필자가 근무하는 연구소가 위치한 용산은 요즘 핫플(핫플레이스의 줄인말)이라 불리는 곳이다. 주변을 지나다 보면 어느새 새로 들어선 가게 앞에서 환하게 사진을 찍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세면용 기기 등을 판매하던 허름한 건물이 이제는 젊은이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 찾아오는 핫플 카페가 됐다.핫플에서 볼 수 있는 먹거리도 변화의 중심에 있다. 김치찌개, 순댓국, 백반 등과 같은 종류에서 이제는 베트남, 태국, 멕시코 음식 등을 판매하는 식당이 늘어났다. 소셜미디어 페이스북, 유튜브에서 인스타그램,
기후 온난화가 농작물 재배지도를 바꾸고 있다. 제주도에서만 재배되던 감귤이 육지의 남해안으로 건너오는가 하면 강원도 사과 재배도 가능해졌다. 기후변화의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고 농업계의 대응도 분주하다. 열대성 과일을 재배하는 지역이 늘어나며 많은 지자체가 새로운 품종과 대체작물에 대한 시범사업 추진에 앞장서고 있다.대표 사례가 충북 단양군이다. 단양군은 지난 2013년부터 시범사업으로 아로니아 재배를 권장했다. 많은 농민들이 시간과 재정을 들여 아로니아를 심고 가꿨다. 새로운 소득작목으로 각광 받으리라 기대하면서 정성을 다했다.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가의도. 충남 태안 신진항으로부터 3km가량 떨어진 면적 2.19㎢의 섬이다. 인근에서 제법 큰 섬이라 해도 면적의 대부분은 산지다. 항구에 내리면 보이는 고개 하나를 중심으로 그 주변 얼마 안되는 땅에 마을과 농지가 밀집해있다. 이 한적한 섬이 농업적으로 특별한 이유는, 섬 전체 농지 4.3ha(30농가)가 단 하나의 예외없이 모두 마늘로 채워져 있고 이 마늘의 용도가 전량 ‘씨마늘’이라는 것이다.가의도는 농사를 짓기엔 너무 척박한 땅이다. 과거로부터 주민들은 이 비좁고 척박한 땅에 보리·고구마·콩·마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제주도농업기술원 서부농업기술센터(소장 고봉철)는 지난 23일 제주산 초당옥수수 첫 수확이 시작됐다고 전했다.초당옥수수는 아삭아삭한 식감에 과즙이 풍부하고 당도가 16~18브릭스에 달하는 독특한 옥수수다. 일반 옥수수와 달리 생으로 먹거나 전자레인지에 단시간 조리해 먹는데, 그 독특함과 편의성에 힘입어 이제는 소비자들에게 상당한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다.제주에선 5월 하순 하우스 초당옥수수를 시작으로 6월 상중순부터 터널·노지작형이 차례로 나온다. 기후가 온난하기 때문에 육지에 비해 20일 이상 수확이 빠르
지난 24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소재 오송컨벤션센터에서 전국마늘생산자협회(회장 김창수) 창립 2주년 기념 ‘마늘 유통구조 개혁,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가 열렸다. 마늘 유통구조 개혁은 마늘산업 발전을 위해 마늘협회가 제시한 첫 논의주제다. 마늘 유통의 문제가 주로 민간의 영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만큼 이날 토론은 농식품부·농협·생산자단체 협력을 통한 공적 기능 확대로 고민이 수렴됐다.실태를 파악하고, 문제인식을 공유하고, 개선 방향에 공감대가 이뤄지면 남은 것은 개선을 실행하는 것뿐이다. 이날 쉽지 않은 주제로 다양한 관점의 토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충청북도 농산사업소(소장 남광현)가 사업소 내 재배장에서 신품종으로 개발한 ‘태양찰옥수수’를 첫 수확했다.태양찰옥수수는 농산사업소에서 16년 동안 자원수집, 순도 고정, 지역적응성 시험 등의 노력을 기울여 탄생한 흰찰옥수수로, 기존 옥수수보다 과피 두께가 얇아 식감이 부드럽고 찰진 신품종이다.충북도 농산사업소는 내년 본격적인 농가보급을 앞두고 순도 높은 보급종 정선을 위해 2020~2021년 농림축산식품부 종자산업기반사업 공모를 통해 26억원(국비 13억원, 도비 13억원)을 투입해 농산사업소 내에 옥수수
[한국농정신문 박정연 기자]전북 진안군(군수 전춘성)이 지난 16일 진안군청 부군수실에서 ‘진안군 농특산물 생산·유통·판매 체계 강화를 위한 간담회’를 가졌다고 19일 밝혔다.이날 간담회는 행정-농협 간의 파트너십 구축을 위해 농협군지부장, 관내 농협조합장, 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 대표 등이 참석했다.김창열 부군수는 농촌경제 활성화 추진을 위해 △지역 특화품목 발굴·육성 △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 운영 활성화 △지역농협 협력 푸드플랜 수립 방안 등을 제시했다.이에 농협은 중·소농 소득작목 육성을 위한 하우스 및 시설 자재에 대한 행정 지원을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충청북도 농산사업소(소장 남광현)가 사업소 내 재배장에서 신품종으로 개발한 ‘태양찰옥수수’를 올해 첫 수확했다.태양찰옥수수는 농산사업소에서 16년 동안 자원수집, 순도 고정, 지역적응성 시험 등의 노력을 기울여 탄생한 흰찰옥수수로, 기존 옥수수보다 과피 두께가 얇아 식감이 부드럽고 찰진 신품종이다.태양찰옥수수는 2019년 품종보호 출원됐으며, 올해 2차 재배심사가 종료되면 품종보호권이 등록돼 20년간 충북도 소유의 품종이 된다.충북도 농산사업소는 내년 본격적인 농가보급을 앞두고 순도 높은 보급종 정선을 위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제주특별자치도 농업기술원 동부농업기술센터(소장 김성배, 동부센터)가 생강 최아(싹틔우기)재배 농가 실증을 추진한다.생강은 파종 후 땅 위로 싹이 올라오는 데 30여일이나 소요되는 작목이다. 발아 전엔 뿌리가 없어 비료·퇴비를 통한 양분 공급이 어렵고 발아 자체도 균일하지 못해 다른 농산물보다 재배조건이 불리하다.최아재배는 생강을 그대로 심지 않고 싹을 약간 틔워서 파종하는 재배법이다. 생장 속도를 균일화하고 발아와 생육을 촉진함으로써 생강의 불리한 재배조건을 극복할 수 있다.구체적인 방법은 씨생강을 온도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한국마늘연합회(회장 이창철)와 한국마늘가공협회(회장 최진욱)·영천시(시장 최기문)는 지난달 30일 경북 영천 소재 한국폴리텍대학 로봇캠퍼스 강당에서 마늘산업 발전을 위한 상생협약을 체결했다.협약의 목적은 농가에게 적정한 수취가격을, 소비자에게 합리적 구매가격을 보장해 마늘산업 발전과 상생 가치를 실현하는 데 있다. 세 협약주체는 △마늘산업 육성·발전에 관한 공동연구 등 상호 협력체제 구축 △마늘산업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협의체 구성·운영 △지역 마늘농가 경쟁력 확보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협력체계 구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농촌 고령화, 기후변화, 농지면적 감소 등 농업 위기의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그 핵심엔 수입농산물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목소리다. 지난 6월 농협중앙회 미래경영연구소가 발간한 ‘FTA 이후 농축산물 수입동향’ 보고서엔 이러한 현실이 구체적으로 드러나 있다.우리나라는 2004년 한-칠레 FTA 체결 이후 현재 미국·중국·아세안·EU·호주 등 56개국과 16건의 FTA가 발효돼 이행 중이다. 이 보고서는 2000년부터 2003년까지 최초 FTA 발효 전 4년과 2016년부터 2019년까지 FTA 발효 이후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지역농축협의 현 주소를 조명하고 농협중앙회가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고자 지난 3월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 당선된 조합장들을 만나 격주로 그들의 목소리를 전한다.김해환(55) 현서농협 조합장이 농민회 활동에서부터 중점에 둔 건 ‘지역사회’다. 사이비 종교단체가 환경단체로 위장해 지역에 들어올 때나 지역 댐 건설에 농민회를 중심으로 대책위원회를 만든 것도 그래서다.다른 한편으로는 농가부채 문제로 힘든 농민들에게 ‘희망’을 보여주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청송하면 사과를 빼놓을 수 없는데 그는 생산성은 높이고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단양 아로니아 사태는 신소득작목이라는 허황된 유혹에 군정과 군민 모두가 놀아난 참담한 사태다. 단양군(군수 류한우)은 신소득작목으로 아로니아 재배를 장려하며 2013년 단양아로니아가공센터(센터)를 설립하고 6년간 46억5,100만원(시설투자 제외)의 혈세를 투입했다. 그러나 센터 위탁운영을 맡은 단양아로니아영농조합법인(대표 홍용식, 영농법인)은 2015년 무렵부터 심화된 만성폭락 사태와 맞물려 매년 영업손실을 군 지원금으로 메우는 데 급급한 꼴이 됐다.단양군의회(의장 김영주)가 사업의 무의미성을 지적하며
며칠 전 국회에서 열린 아로니아 관련 토론회에 좌장으로 참여했다. 많은 토론회 좌장을 맡아봤지만 이번 토론회만큼 힘든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아로니아 재배 농가들이 몹시 격앙돼 있었기 때문이다. 농가들은 지금까지 29번의 집회도 하고 당국에 건의도 했으나 정부의 태도변화가 없다는 사실에 분노하고 있었다.사실 아로니아는 소득작목으로 각광받았고 가격도 좋았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아로니아 생과뿐만 아니라 가공제품 가격이 3만원에서 1,000원으로 폭락하는 등 아로니아 재배 농가들은 생존의 위협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뭔가 정부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 “유학 간다는 자식을 농사짓자고 붙잡았어요. 소득작목이라고 보조금까지 지원하며 육성한 게 아로니아잖아요. 하지만 수입산에 밀려 고사하고 있습니다. 가격 하락에 수확까지 방치하는 상황입니다. 결국 부모가 젊은 놈 신세를 망친 거에요. 대통령께서 나라다운 나라와 농업정책의 획기적 변화를 약속했습니다. 대통령님, 우리의 아픔을 함께 느껴주세요.”지난달 24일 한 여성농민의 울음 섞인 절규가 청와대 앞을 지나는 시민들의 발걸음을 붙잡았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충남 서천군 서면 춘장대 해수욕장 인근에서 4,500평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겨울채소 폭락은 배추·무만의 얘기가 아니다. 시금치·애호박·상추 등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채소류들도 올 겨울 폭락의 늪에 빠졌다. 겨울시금치의 집중 산지인 남해군의 경우엔 최근 섬 전체가 무거운 분위기에 휩싸여 있다.남해군엔 농민들 사이에서 ‘산지경매’라 불리는 독특한 거래방식이 존재한다. 농협 직원이 경매사, 산지수집상이 중도매인 역할을 맡아 산지 곳곳을 돌아다니며 진행하는 간이 경매다. 남해에선 계약재배나 포전거래 대신 이 경매를 통해 산지수집상이 물량을 수집한 뒤 도매시장 등 각자의 거래처로 출하한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최근 지역별 특화작물이 철마다 쏟아진다. 그 종류도 매우 다양한데, 지자체에서 농가 소득작목 또는 지역 특화작물로 심으라고 장려하며 지원하기 때문이다.농가소득 증대를 위해 지자체가 나서 특화작물을 육성하고 지원하는 건 좋은 일이다. 하지만 그것만 믿고 재배를 결심했다간 낭패를 보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게 문제다. 묘목 지원과 함께 전량 수매를 약속했던 지자체는 군수가 바뀌며 수매 물량을 대폭 줄였고 해당 작물을 담당하던 사업 담당자는 온 데 간 데 없이 사라지기 일쑤다. 이전 단체장의 치적을 이유로 잘 추
역대 정부들이 농가소득 증대의 일환으로 항상 강조했던 정책이 ‘소득작목’ 개발이다. 실제 소득작목 재배로 부농의 꿈을 이룬 다양한 성공 사례들이 발굴되어 정부와 언론에 의해 대대적으로 홍보되기도 했다. 농촌진흥청을 비롯하여 다양한 연구 및 지도 기관들이 소득작목 개발과 보급에 상당한 예산을 투입해 왔다.이에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농업분야에서도 괜찮은 소득작목 아이템을 개발하여 열심히 노력한다면 성공창업을 이룰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귀농을 고려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하지만 정부와 언론 그리고 연구기관 등 그 어디에서도 소득작목의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전라북도 고창군에선 복분자 육성에 열을 올리던 지자체장이 바뀌며 담당 인력까지 사라져 연작장해와 작물 고사로 어려움을 겪는 농가 고충이 심화되고 있다.고창군에서는 1993년부터 복분자 재배를 지원했다. 농가 소득작목 및 지역 특화작물로 육성하기 위해 묘목을 무상으로 지원했고 식재 장려금과 인건비를 보조했다. 2008년부턴 국비 234억원과 도비 99억원, 군비 351억원을 들여 고창군 부안면 용산리에 복분자 테마파크, 연구소 등 연관 사업을 집적한 복분자 클러스터 조성에 나서기도 했다.이후 고창군의 복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