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세차 단기 4355년 임인년 5월 26일 봉화군농민회원 모두는 농민이 살맛 나는 세상을 꿈꾸며 여기 춘양면 석현리에서 천지신명께 고하나이다. 세상은 물신의 흉포한 그림자로 덮이고 온 땅은 자본의 미친 욕망으로 어지러운데도 저희를 올곧은 데로 이끄시고 불순한 기상 중에도 흔들리지 않는 삶을 누리게 하신 천지신명께 엎드려 빕니다.”봉화군농민회 풍년기원제 축문의 서두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사회 전체가 코로나에 압도당한 것처럼, 농민회도 조직은 왜소해지고 활동도 위축되었다. 하지만 아무리 여건이 열악해도 농민이 농사를 멈출 수는 없는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봄기운이 완연한 전남 순천에서 전국 농민들이 6월 지방선거 농민후보 당선과 농업현안을 공유하며 연대와 단결을 다짐했다.지난 22일 전국농민회총연맹(의장 하원오, 전농) 제19기 1차년도 중앙위원회가 전남 순천 소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남지역본부 대회의실에서 열렸다.이날 회의는 70여명의 중앙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전농 지방선거 승리 결의대회’가 사전행사로 진행됐다. 오는 6월 1일 개최되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출마하는 ‘농민’ 후보들을 영상으로 소개하고 출마의 변을 들어보면서 ‘왜 농민후보 당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장을 보러 나온 이도, 상인들도 걸음을 멈추고 가게 문을 열어젖힌 채 귀 기울일 수 밖에 없었다. 관급 공사 계약을 넘기는 대가로 9억원이 넘는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엄태항 봉화군수의 퇴진을 요구하는 봉화농민들의 행렬이 봉화읍내를 뒤흔들었다.봉화군농민회(회장 김규헌)는 작금의 사태와 관련, 봉화군 대표로 자청해 벌을 구하며 세상 사람들에게 지역사회의 허물을 고했다. 오일장으로 열리는 봉화시장의 장날에 맞춰 지난 22일 열린 ‘엄태항 뇌물군수 사퇴 촉구 군민농성대회’는 봉화우체국 건너편에서 ‘왜 부끄
8월초 유례없이 봉화에 폭우가 내렸다. 보통 6월 장마는 있어도 7월말 8월초에 이렇게 지루한 장마가 오기는 드문 일이다. 해마다 날씨에 대한 예측은 빗나가고, 그때마다 크고 작은 피해들이 속출하고 있다. 곡식과 과일, 채소들이 지리한 장마 탓에 제대로 익지도 못하고 있는 터에 폭우까지 쏟아져 비상사태가 벌어졌다.가뭄엔 먹을 게 있지만 긴 장마엔 먹을 것 없다는 어르신들 말씀이 실감이 난다. 이제 기후 위기라는 말이 일상적인 대화 속에 자연스럽게 나오고 있다. 기후 위기는 인간이 가지고 온 인재(人災),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는 걸
[한국농정신문 권순창·한우준 기자] 농민세력이 주도적으로 나서 농민후보를 만들어낸 민중당을 비롯해 이번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선 벌써부터 드물잖게 농민 예비후보들을 발견할 수 있다. 더욱이 ‘찔러보기’ 혹은 ‘구색 갖추기’ 식에 그쳤던 예년의 농민후보들에 비해 기대감을 높이는 굵직한 인사들도 왕왕 눈에 띈다.19일 기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한 4.15 총선(국회의원) 지역구 예비후보 중 직업을 ‘농업’으로 기재한 이는 총 42명이다. 예년보다 농민 예비후보가 비약적으로 늘어난 건 국가혁명배당금당의 영향이다. 정년퇴직 후 귀농한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영남지역 인구 1,300만 명의 식수를 제공하고 있다는 낙동강. 놀랍게도 이 젖줄의 최상류 인근 깊은 산속에는 대기와 하천으로 중금속을 끊임없이 뿜어대는 영풍 석포제련소가 자리하고 있다. 이 충격적인 사실은, 석포제련소가 가동된 지 50년이 가까운 세월이 흐른 올해가 돼서야 주요 방송사들의 심층취재를 통해 본격적으로 세상에 알려졌다.올해 상반기 ‘KBS 추적60분’과 ‘MBC PD수첩’은 석포제련소에서 벌어진 영풍의 불법행위를 집중 조명했다. 추적60분은 석포제련소가 납득이 가지 않는 행위를 벌이고도 여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지난 2일, 대한민국은 태풍 ‘미탁’의 영향권 안에 들기 시작했다. 쏟아지는 비가 점점 거세지는 가운데서도 ‘청정봉화를 위한 실천의 날’은 예정대로 강행됐다. 봉화군과 낙동강의 환경을 걱정하는 영남 각지의 사람들이 봉화로 모여들어 ‘영풍빼야 청정봉화’를 외치고 세찬 비를 맞으면서도 끝내 봉화 시가지를 행진하며 문제의 심각성을 알렸다.영풍제련소봉화군대책위원회(영풍대책위), 석포제련소 환경오염 및 주민건강 피해 공동 대책위원회(공대위), 봉화군농민회는 오래 전부터 이날의 집단행동을 준비해왔다. 석포제련소에 대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농민수당의 확산세가 무섭다. 중앙정부가 직접 입안한 농정이 아님을 감안하면 유례없이 빠른 속도다. 워낙 산발적으로 도입이 진행되다보니 아직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은 지역에서 시행하고 있다는 오보가 나올 정도다.이 같은 현상의 배경에는 지난 2018년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시 많은 후보자들로 하여금 농민수당을 공약으로 지정케 한 농민들의 노력이 숨어있었다. 농민들이 뿌린 씨앗은 1년이 지난 지금 어떤 결실을 맺었을까.전남 강진군에선 자치농정을 실현하려는 농민들의 노력으로 농민수당의 원조라 불리는 ‘논밭경영안정자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경북 봉화군(군수 엄태항) 민·관이 서로 호응하며 농민수당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예산안까지 이미 마련돼, 군의회만 통과하면 경상북도 최초의 농민수당 시행 기초자치단체가 된다.봉화군에선 지난 10일 봉화군농민회가 주관하는 ‘농민수당 봉화군민 토론회’가 열렸다. 엄태항 군수를 비롯한 봉화군 관계자 및 군의회 의원 일부도 참석해 농민수당 시행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지난 지방선거에서 군수 후보 간 경쟁이 치열했던 봉화군에선 양대 후보 간 득표 차이가 불과 134표였다. 엄 군수는 당시 경북에서는 드물게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지난달 31일 봉화군의회(의장 황채현) 제221회 임시회에서 수정·가결된 「봉화군 군계획 조례 일부개정안」이 지역 농민과 주민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히며 진통을 겪고 있다.해당 군계획 조례는 태양광 발전사업 허가와 관련된 내용을 담고 있는데 기존의 조례 제18조의2(발전시설 허가의 기준) 제2항에 따르면 100kW 이하 소규모 발전시설은 하나의 필지에 2명 이상 사업을 신청하거나 2개 이상의 필지로 분할하여 사업신청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주변 토지 이용현황과 경관을 고려해 허가할 수 있다.하지만 봉화군(군수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낙동강 상류 수질오염 원인을 두고 영풍석포제련소 측과 환경단체 간의 대립이 첨예하다.지역사회의 환경단체들은 영풍석포제련소에서 배출되는 중금속이 주 원인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영풍석포제련소 측은 안동댐 수질 오염의 주범이 안동호 주변 70만평이 넘는 불법경작지에서 흘러나오는 비료와 농약성분 등의 오염원이라는 입장이다. 이 주장은 올해 들어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확산되고 있다.그 근원에는 1년 전만 해도 국회에서 사진전을 열어 영풍석포제련소를 고발하고 수백 장의 사진으로 실태를 보여준 사진작가도 포함돼 있다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낙동강 최상류 오염원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영풍석포제련소의 조업정지 여부 결정이 또 한 번 미뤄지게 됐다.중앙행정심판위원회(행심위)는 본래 지난 10일 개최가 예정됐던 영풍석포제련소의 ‘조업정지처분 취소청구’ 행정심판에 대한 심리를 연기했다. 조업정지를 주장하는 환경활동가와 주민 등 5명이 심판참가 허가 신청을 했기 때문에, 이에 따른 법적 절차를 준수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연기하게 됐다는 설명이다.행정심판법에 따르면 행정심판의 결과에 이해관계가 있는 제3자나 행정청은 해당 심판청구에 대한 위원회나 소위원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영남도민이 식수원으로 활용하는 낙동강의 최상류에서 아연제련소가 오염물질을 내뿜으며 50년째 가동되고 있다. 이 제련소가 위치한 봉화군의 농민들이 보다 못해 상경행동에 앞장섰다.봉화군농민회(회장 최만억)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번 달 9일까지 서울 종로 영풍문고 앞에서 영풍석포제련소 폐쇄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진행했다. 소속 농민들이 3인 1조로 참여해 영풍문고로 들어가는 도시 소비자들에게 낙동강 환경오염의 실태를 알렸다. 영풍그룹 사옥은 서울 강남에 있지만, 농민들은 더 많은 시민들을 만날 수 있는 영풍
한도숙 전국농민회총연맹 고문양극화·고령화된 농촌사회를 유지하려면 농민수당은 반드시 도입돼야 한다. 일각에서는 농가당 월 20만원을 주장하기도 하는데 터무니없이 적다. 보조금 사업을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 필요한 사람에게는 아주 중요한 종자돈이 되겠으나 이 사업을 통해 농민에게 돌아오는 몫은 예산의 30% 수준에 불과하다. 70%는 사업자들이 가져가는 새는 돈이 되고 있다. 보조금만 활용해도 농민수당은 충분히 도입할 수 있다. 김태수 봉화군농민회 사무국장경제논리나 산업논리로 보면 농민수당이라는 것은 이상하게 보일 수밖에 없다. 지금까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전국을 순회하고 있는 농정개혁위원회(농정개혁위)가 경상북도에서 두 번째 공청회를 열었다. 앞서 열린 충청북도 공청회처럼 빈자리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농민들이 참석했지만, “너무 많은 기대를 한 것 같다”며 결국 실망한 채 돌아갔다.지난달 28일 경상북도청 동락관 세미나실에서 경상북도 공청회 ‘농정개혁과제, 농민에게 듣는다’가 열렸다. 양승룡 농정개혁위 농정분과위원장이 활동경과 보고 뒤 본격적으로 농민들의 질의가 시작됐다. 농민 측 대표로 발제의 기회를 얻은 조원희 상주로컬푸드협동조합 이사장은 폐해로 얼룩진 보조사업·중앙정부 중심의 농업 정책·농민이 배제된 협치 농정·농협 개혁 등 농민들이 생각하고 있는 청산 대상의 적폐를 정리해 좋은 반응
지난 20일 대구광역시 경북경찰청에서 열린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경북도연맹-경북경찰청 간 간담회에서 김상운 경북경찰청장이 경찰의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경찰과 농민회는 앞으로 자유롭고 평화적인 집회·시위 활동이 전개될 수 있도록 서로 협조하고 대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한편 전농 경북도연맹은 지난 22일 대의원대회를 열고 올해 사업계획을 승인하는 한편 신임 의장단을 선출했다. 의장에는 황병창 전임 부의장이 선출됐고, 최창훈 현 부의장과 함께 송성일 봉화군농민회장이 새로 부의장을 맡았다. 또 정책위원장에 김호균, 사무처장에는 김현배 회원을 새로 내정했다.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 “보이지 않는 곳에서 꾸준히 열심히 한다. 절대 딴 짓은 안할 거라는 신뢰가 있다. 농협이 특별한 것을 하지 않아도 허튼짓만 안 하면 농민엔 큰 도움이 된다.”봉화군농민회 소촌면지회장인 이병현 춘양농협 조합원의 목소리다. 춘양 농민들은 작은 동네에다 지역적 특색으로 인해 뭔가를 바꾼다는 게 쉽지 않아 아예 농협엔 기대를 할 수 없었지만 권성기 조합장이 춘양농협을 운영하면서 일말의 희망이 생겼다는 분위기다.이 조합원은 “농약·기름·농자재값 인하 등 농민에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직접 농민과 소통하려는 노력이 있어 가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이 조합원은 특히 “춘양농협 내부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지만 조합장이 과시하
[한국농정신문 김태수 기자] 지난 6월 1일 지름 3cm 크기의 우박이 봉화·영주 등 경북북부를 강타했다. 사과, 자두, 복숭아 등의 과수와 배추, 호박, 고추, 수박 등 대부분의 작물이 회복하기 어려운 치명적 피해를 입었다.봉화군·영주시 농민단체들은 우박피해대책위원회를 결성해 정부, 국회, 지자체 등에 우박피해 지원을 호소했고, 7월 24일엔 청와대 앞에서 우박피해 지원 및 재해대책법 개정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이 가운데 홀홀단신으로 6월 10일부터 청와대 앞에서 11일간 단식과 1인시위를 이어가며 정부의 관심과 적극적 지원을 촉구한 사람이 있었다. 재산발전영농조합법인 대표 임진명씨다. 임 대표를 지난 6일 봉화군 재산면 자택에서 만났다. - 청와대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 이번 농활은 사과로 유명한 경북 봉화다. 정영기(56) 봉화군농민회 감사가 올해 초부터 몸이 안 좋아져 회원들이 모여 정 감사의 사과밭 4,000평 풀베기 작업을 할 예정이라는 소식에 한 손이라도 더 보태고 싶었다.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지난 1일 새벽, 집결시간인 6시를 맞추려면 세수는 사치다. 손에 잡히는 대로 주섬주섬 챙겨 입고 집을 나서는데 잠결에 깬 아내가 안전운전을 신신당부한다. 먼동이 터올 무렵 도착한 정 감사의 사과밭에서 기자를 맞이한 건 장대비. 우비를 입은 농민회원들이 하나둘 예초기를 들고 사과나무 아래 어른 허리 만큼 자란 풀들을 쓰러뜨리고 있었다.서둘러 정 감사에 인사를 건네고 농활을 왔다고 하니 “예초기는 써봤냐”는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지난달 27일 경북 봉화군 명호면사무소에서 열린 전국농민회총연맹 봉화군농민회 영농발대식 및 풍년기원제에서 올 한 해 농민회를 이끌어갈 최만억(오른쪽 두번째) 회장과 신임 임원진들이 회원들에게 “풍년농사를 지어보자”며 인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