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문지영 기자]지난 6일 충북 괴산군 괴산유기농엑스포공원에서 한살림괴산생산자연합회(회장 김의열)가 주최한 ‘2024년 한살림괴산 풍년기원잔치’가 열려 괴산 한살림 생산자와 전국의 한살림 생협 소비자 조합원, 송인헌 괴산군수 및 군(郡) 관계자 등 500여명이 모였다.봄의 시작을 알리는 삼짇날을 앞두고 열린 이 날 행사는 친환경 유기농 직거래사업을 통해 도시와 농촌을 연결하는 한살림이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풍년을 기원하자는 취지로 마련했다. 이날 풍년기원잔치는 풍년기원제를 시작으로 괴산 지역 물품 직거래장터와 먹거리나눔
새로 자리 잡은 농장 땅을 다듬고 감자를 심었다. 날이 풀리고 이제는 땅을 갈아야겠다 싶어서 하루 날을 잡고 아침부터 농막을 들락거리며 정리를 시작했다. 다른 일이 바빠 그동안엔 아침 일찍 들르거나 저녁 늦게 와서 감자 씨만 관리했는데, 아침부터 일한 첫 날 나는 종일 손님맞이를 해야 했다.땅이 팔렸다는 소문은 이미 났을 것이고 누가 오는지, 뭘 할 건지 궁금했는데 사람은 안보이고 저온저장고 들어서고 퇴비가 쌓이니 아마 많이들 궁금하셨을 것이다. 처음 농장을 소개받았을 때 주변에 인가가 없고 개천과 농지만 있어서 조용하겠다 싶었는데
동무들과 소 먹이러 산에 갔던 아이들은 산속에서 이런저런 해찰에 정신을 팔다가, 해가 서녘으로 기울어서 제 그림자가 바지랑대만치나 길어지면 이제 슬슬 귀가를 서두른다.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숲속 여기저기를 헤매는가 싶더니, 다시 산모롱이를 돌아갔다가 허겁지겁 제 자리로 돌아온 송남이가 당황스레 말한다.-야, 길수야, 용철아, 니들 우리 소 못 봤어? 소가 안 보이네.-글쎄, 우리 소는 저쪽 언덕에서 혼자 풀 뜯고 있던데.-걱정할 것 없어. 송남이 니네 소, 먼저 동네로 내려갔나 보지 뭐. 얼른 집으로 가보자.소가 혼자서 집으로 가버
[한국농정신문 김수나 기자]질소와 황을 동시에 공급하고 사용법도 편리한 비료 ‘유황엔’이 농가의 주목을 받고 있다.팜한농이 만든 유황엔은 국내 유일의 입상 형태 유안비료다. 유안비료는 황산암모늄이 주성분으로 작물에 질소를 공급하기 위해 사용하며, 질소 성분과 유황을 함유해 요소보다 시비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형도 직경 1mm 이상 조립된 형태(입상)라 사용감이 수월한 것이 특징이다.요소비료는 질소 함량이 46%로 높은 편이지만 암모니아태 질소로 분해된 뒤에야 작물에 흡수된다. 반면 유황엔에는 암모니아태 질소가 20% 이
부산스레 돌아다니기 좋아하는 고만고만한 나이의 사내아이들이라고 해도, 무시로 산에 들어가서 휘젓고 다녔던 건 아니었다. 가령 6교시까지 공부를 해야 하는 국민학교 고학년의 경우, 수업이 파하고 집에 돌아오면 해가 서산 능선에서 몇 뼘밖에 남지 않은 시각이므로, 산행은 주로 반공일인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이루어졌다. 어린아이라도 세 끼 밥값은 해야 했다.-망태 메고 산에 가서 솔방울 좀 주워 오너라.-뒷산에 가서 토끼 먹일 꼴이나 한 망태 베어 오너라.-외양간에 매둔 소 끌고 나가서 배가 불룩하게 좀 먹이고 오너라.그런 경우 기쁜 마음
산에서 나는 열매라고 해서 어느 지방에나 다 있는 것은 아니다. 강진 출신의 장귀례 할머니가 구수한 남녘 사투리에 버무려서 설명하는 이 열매는 어떤 것인지 들어보자.“산에서 볼개를 따갖고 오는디 많이 따면 바구리가 반절은 차게 따제. 동네 사람들이 바구리 들여다보고 자꼬 주래싸면 아까라 안 하고 한 주먹씩 나눠줘. 집에 오면 온 식구가 둘러앙저서 한 볼태기씩 묵는디, 씨는 따로 볼카내야 돼. 씨까지 다 묵으면 낭중에 똥이 안 나와. 씨는 따로 모태놨다가 삶어서 몰례 갖고 까묵으면 고소해서 묵을만해.”할머니가 얘기한 ‘볼개’는 보리수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오는 4.10 총선을 농정대전환의 계기로 삼기 위해 범(凡)농민·먹거리운동단체 및 이에 연대하는 시민사회단체 간 공동행동이 강화될 전망이다. 총선을 앞둔 ‘농민·먹거리운동 주체들의 공동전선’이 만들어졌다 하겠다.최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농정전환실천네트워크·전국농민회총연맹·전국먹거리연대·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한국친환경농업협회·환경농업단체연합회 등 7개 시민·농민단체는 4.10 총선 공약을 공동제안하기 위해 논의해 왔다. 해당 단체들은 그 결과물로서 ‘기후위기·식량위기·생명위기를 극복하고 농민·농업·농
아침에 눈을 뜨면 비닐하우스에서 키우고 있는 브로콜리 모종을 살피러 트럭을 몰고 나선다. 날씨가 흐리거나 비가 올 때는 모종에 무름병이라도 생길까 눈여겨보고 햇볕이 나오면 비닐하우스 내부 온도가 금세 30도를 웃돌기 때문에 개폐기를 열어 온도를 낮춰줘야 한다. 1월 15일에 파종을 한 후 발아가 시작될 즈음에 한파가 왔다. 이제 막 껍질을 열고 있을 여린 싹이 혹시 얼지 않을까 조마조마했다. 영하 10도의 한파를 이기고 상토를 뒤집은 채 빼꼼하게 싹을 내미는 모습은 새삼 경이로웠다. 무엇보다 고마웠다.엄지손톱 만 한 공간에 2~3개
북한의 ‘통일 지우기’, ‘한반도 지우기’가 사회 전 분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국가(國歌) 가사에서 기존 ‘삼천리 아름다운 내 조국’을 ‘이 세상 아름다운 내 조국’으로 바꿨고, 북한의 공식 무역·투자 전용 사이트 ‘조선의 무역’ 누리집의 한반도 이미지도 사라졌다. 외국문 출판사 ‘조선의 출판물’ 사이트의 한반도 이미지도 보이지 않는다. 이제 조선중앙TV는 한반도 전체가 표시돼 있던 기존 날씨 프로그램 그래픽의 배경 이미지 대신 북한 지역만 확대한 이미지를 사용 중이다.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평양 지하철 노선도의 ‘통일역’이
유럽 농민들의 트랙터 시위가 연일 화제가 됐다. 프랑스에서부터 시작된 농민들의 시위행렬은 유럽연합 농업장관회의가 열린 벨기에 브뤼셀로 집결했다. 유럽 농민들은 식량주권을 법에 명시하라는 요구와 함께 값싼 수입농산물로 인해 불공정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문제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했다. 농업현실을 반영한 환경규제가 아니라면 유럽농업은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표출한 시위였으며, 특히 농산물 가격보장이 핵심 요구였다.유럽 농민의 집단행동은 위기를 반영한 그동안의 분노가 표출된 것이다. 유럽에서도 프랑스 농민들의 행동이 가장 돋보였다. 프랑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자연과 지역, 사람에 이로운 발효식품을 만드는 장인들이 주인공인 국내 유일의 시상식, ‘참발효어워즈’가 올해도 성황리에 개최됐다.지난 24일 내일의식탁(이사장 김원일) 주최, 참발효어워즈 운영위원회 주관, 농협경제지주·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한국농어촌공사·한국마사회 후원 ‘참발효어워즈 2024’가 서울 세종문화회관 스퀘어홀에서 열렸다. 올해 참발효어워즈에선 간장·된장·고추장·청국장·탁주·목장치즈 등의 품목에서 총 23개 제품(대상 20점, 시민이 뽑은 특별상 3점)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올해 시상식의 변
누에의 먹이를 마련하기 위해서 밭에다 재배하는 뽕나무는 키가 썩 크지 않아서, 어린아이들도 가지를 당겨서 열매(오디)를 어렵잖게 따먹을 수가 있었다. 그러나 산이나 길가에 자생한 뽕나무는 대부분 까마득한 높이의 거목이어서, 동무의 목말을 타고 올라 손을 뻗어 봐야 턱없이 못 미쳤다.-내가 올라갈 테니까 좀 받쳐 줘.사내아이 하나가 동무들의 도움을 받아서, 아름드리나무 밑동을 두 팔로 부둥켜안고는 안간힘을 다해 나무를 오르기 시작한다. 뽕나무는 직선으로 곧게 뻗어 올라가는 수종이 아니라 이리저리 가지가 갈라져 자라기 때문에, 어른 키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지난해 여름철 전국을 휩쓴 폭우·홍수로 피해를 본 농가 중 적지 않은 수가 한국농어촌공사 농지은행관리원의 ‘자체적인 피해율 산정 방식’으로 원금 상환기한 연기 등 마땅히 받아야 할 재해 지원을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농어촌공사가 농가 단위 피해율(피해 당시 농작물 재배면적 중 수확할 수 없는 환산면적)을 계산하는 과정에서 이미 수확이 끝난 동계작물까지 경작면적으로 포함해 피해율이 낮아져 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지방자치단체 조사 결과 피해율이 30% 이상 나왔음에도 겉보리·사료작물
병호는 대거리하는 기범이를 만류하며 소매를 잡아당겼다. 그러나 양반가의 자제를 호종해온 사노와 선접군이 소매를 걷고 일어나더니,“오냐, 이놈아. 오늘 한양 맛 좀 보아라.”하는데 병호가 나서서 허리를 숙였다.“미안하게 됐습니다. 대신 사과할 테니 시험이나 무탈하게 치릅시다.”“겁은 되우 나는 모양일세.”텁석부리가 사람을 아래위로 훑고는,“내 그쪽은 봐줄 테니 비키시오.”하면서 병호의 어깨를 떠밀었다. 그러나 쇠말뚝처럼 꿈쩍 않고 버티자 무뢰배의 눈이 꼿꼿해졌고 지켜보던 기범이가 다짜고짜 면상을 콱 박아버렸다. 기범이의 갓이 우그러지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경기도농업기술원(원장 김석철, 경기농기원) 친환경미생물연구소가 국립농업과학원과 함께 친환경 대파 농가를 위한 을 발간했다.해당 매뉴얼엔 △친환경 대파 농가소득 및 경영실태, 대파 재배현황 △재배작형 및 재배기술 △토양·양분관리 △병해충·생리장해 관리방법 등이 담겼다. 또한, 우수 농가 사례(이천시 대파 재배 농민 신동식씨 사례)를 소개해 유기농업에 관심 있는 농민이 참고할 수 있도록 했으며, 매뉴얼과 연계해 핵심기술 소개 동영상도 제공했다.매뉴얼과 동영상은 경기도 친환경 농가 및 관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국내산 농산물만을 사용해 만든 우수 발효식품을 찾고 그 ‘참맛’을 소개하는 국내 유일의 발효식품 전문 시상식 ‘참발효어워즈’가 참발효어워즈2024의 대상 수상작들을 공개했다.내일의식탁 주최·참발효어워즈운영위원회 주관 참발효어워즈는 지난 2019년 간장만을 대상으로 한 ‘참간장어워즈’라는 이름으로 처음 개최된 이래 맛과 사회적 가치 모두 우수한 발효식품을 지속적으로 발굴해왔다. 참발효어워즈2021·2022를 거치며 된장·고추장·막걸리·목장치즈까지 심사 품목의 폭을 넓혔으며, 이번 시상에서는 청국장과 김치도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농자재를 직접 만들어 쓰는 친환경농민들이 있다. ‘농자재 자가제조’는 유기농업의 원칙 중 하나라지만 원칙 지키기가 어디 말처럼 쉬운가? 때로는 직접 원료를 찾고자 발품을 팔아야 하고, 농자재를 만들어 쓰는 과정에서 온갖 시행착오를 거쳐야 한다. 그럼에도 생산비 절감, 외부투입재 최소화, 자원순환 등의 목적으로 농자재를 만들어 쓰는 농민들의 노력은, 기후위기 시대 현장의 대안 모색 사례로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부나마 그 사례를 살펴보자.경북 김천시 대덕면의 ‘자연그대로 영농조합법인(대표 문동원, 자연그대
지난해 12월 초 전북 정읍에선 개나리가 만발했다. 1박 2일간 비가 내려 동계작물로 심은 보리밭에 ‘모내기’를 해도 될 만큼 물이 들어찼다. 황양택 정읍시농민회장은 56년을 살도록 한겨울 이런 비는 처음 보고, 개나리 군락도 처음이라고 농촌 일상에 파고든 이상기후 현상을 설명했다.지난 1년 이상기후는 전국 곳곳 농업현장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여름엔 50여일 햇빛 한 줌 없는 장마가 이어지는가 하면 봄가을 느닷없이 우박이 쏟아지기도 했다. 하우스에 물이 들어차 농작물은 하나도 건지지 못했고, 겉으론 멀쩡해도 속은 다 썩은 과일들이
△채소류 수급 안정직불제를 통한 채소류 수급안정 △농산물 수입량 관리 및 가격안정 정책 실시 △농가 생산비 절감 위한 필수농자재지원법 제정 등의 대안을 제시하는 전국의 양파·마늘 생산자들이 지난 15일 국회에 모였다.새벽길을 달려 도착한 국회 본관 앞에서 비를 맞으며 ‘22대 국회의원 선거 국산 마늘 양파 생산자 3대 공약 요구’ 기자회견을 열었던 농민 120여명은, 오후엔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 모였다. 강성희·김승남·김태호·서삼석·소병훈·신정훈·안호영·윤미향·윤준병·이개호·이원택·조해진·주철현 국회의원 및 (사)전국마늘생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