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다운 눈이 내리지 않고 겨울을 나면서 겨울 가뭄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필자가 사는 마을은 매실마을이다. 집집이 매실 농사를 짓다 보니 매실 수확을 시작하는 6월이 되기 전에 다른 마을보다 빠르게 모를 심는다. 봄이 오고 이제나저제나 기다리던 비는 애면글면 속이 타들어가는 농민들의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도통 내리지를 않았다. 모를 심을 논배미에 알탕갈탕 물을 대고 나서야 긴 한숨을 내쉬는 농민들의 등 너머로 저수지는 흉측하게 바닥을 드러냈다. 모는 심었지만 긴 가뭄에 온갖 작물들이 타들어가는 것은 어찌해볼 수가 없다.이른 더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매실 수확이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지만 올해도 농민들의 주머니는 홀쭉하다. 몇 년째 바닥을 기어 온 가격은 한층 더 내려갔고 앞으로도 좀체 올라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끝이 보이지 않는 수렁에 빠진 매실농가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10kg에 3만~4만원을 호가하던 매실 도매가격(상품)은 2014년을 기점으로 5년째 2만원대 초반에 묶여 있다. 상품 도매가격이 2만원이라면 일반적인 농가의 평균수취가는 1만원 혹은 그 이하가 된다. 수확을 해도 인건비조차 건지지 못하는 농가가 수두룩한 실정이다.올해는 좀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201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매년 매실 수확기가 되면 매실의 독성을 부각하는 방송과 뉴스가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온다. 안전성을 입증하는 자료들이 충분히 제시되고 있음에도 자극적인 내용만을 강조하는 이들 미디어로 인해 농민들이 고통받고 있다.매실은 전성기인 2000년대에 도매가격이 kg당 4,000원을 넘나들었고, 불과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3,000원대의 가격으로 농민들에게 안정적인 소득을 선사했다. 그러나 2014년 2,000원선으로 반토막난 가격은 지금까지 좀체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급격한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험준한 산비탈길을 헤치고 도착한 과수원에선 이른 아침부터 수확이 한창이었다. 6월 6일 망종. 전남 구례의 차종환(56)씨가 매실 첫 수확에 나선 날이다. 휴일을 맞아 일손을 거들러 온 대학생 자녀들과 함께, 햇빛이 따가워지기 전에 작업을 서두른다.하지만 일손이 썩 경쾌하진 못하다. 바로 전날 가락시장 매실 도매가격은 10kg에 1만6,451원. 아직 출하 초기임에도 무던히 힘들었던 지난해보다 못한 가격이다. 경락가가 2만원선이 나오면 하품 가격은 5,000원 미만이 되고 농가로선 수지타산을 맞추기가 빠듯
매실이 국민들에게 각광을 받게 된 계기는 드라마 ‘허준’ 때문이다. 드라마에서 매실의 효능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서 매실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증가했다. 농산물 개방으로 마땅히 지을 농사가 없는 상황에서 매실 수요는 가뭄에 단비와 같았다. 단숨에 고소득 작목이 된 매실은 한 알 한 알 일일이 손으로 수확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소비자들은 매년 6월이면 매실을 사서 설탕에 절임을 하는 것이 가을 김장만큼 중요한 일로 여겼다. 매실청은 설탕을 대신해 요리에 쓰이고 찬물에 타서 음료로도 마신다. 과육만 담근 매실 장아찌는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현재 가락시장 시장도매인제 도입 논쟁은 기실 가락시장 내부 유통주체들 간의 싸움일 뿐, 정작 시장을 이용하는 농민들은 내용조차 모르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면 과연 시장도매인제 도입은 농민들에게 어떤 영향을 가져올까. 사실 거래시스템이 판이한 만큼 경매와 시장도매인 거래를 직접적으로 비교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다만, 처음으로 시장도매인제를 접하고 경험해 본 농민들은 “반드시 필요한 제도”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국내 최대 매실 주산지인 전남 광양시 다압면 농민들은 올해 처음으로 6월 한 달간 강서시장 시장도매인에 매실을 출하했다. 올해 초 강서시장 측의 산지설명회를 계기로 난생 처음 시장도매인제를 알게 됐고, 기존 경매 출하보다 유통비용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으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지난 7일, 구례군 매실농가 300여명이 한 자리에 모여 비상총회를 열었다. 매실 생산자조직으로는 농협의 매실생산자협의회가 대표적이지만 일선 농가들이 자발적으로 대규모 총회를 연 것은 매우 특별한 일이다. 매년 수확철마다 반복되는 언론의 공격과 가격하락. 매실농가는 벼랑에 몰리고 있다. 올해 수확은 이미 끝났지만, 올해와 똑같은 내년을 만들지 않기 위한 농민들의 팔뚝질이 지금 시작됐다.매실농가가 이만한 규모의 모임을 가진 것이 아마 처음인 것 같다.3년 연속 매실농가가 정말 힘든 상황에 있다. 도매시장에 출하하면 박스당 300원이 떨어진다. 인건비 자체가 나오지 않아 아예 수확을 포기할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구례군농민회 구례읍지회와 지리산구례공동체의 도움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맛칼럼니스트 황교익씨가 청매실에 독성이 있어 먹어선 안된다는 주장을 들고 나오자 수확을 앞둔 매실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그러나 청매실이 인체에 유해하다는 건 명확한 근거가 없는 내용으로, 공인으로서 경솔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드세다.황씨는 지난 9일 CBS 라디오방송 에 출연, 청매실에 들어있는 ‘아미그달린’이란 물질이 인체에 들어오면 독극물인 청산가리와 같은 작용을 한다고 주장했다. 매실주나 매실청에 청매실을 쓰는 것은 잘못된 문화며 잘 익어서 독성이 사라진 황매실을 써야 한다는 것이 요지다.황씨는 최근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는 대표적인 식품분야 전문가다. 방송이 나간 이후 전국의 매실 농가들은 울분을 토했다. 남도 지역을 중심으로 수확이 한창인 가운
올해부터 정부지원 유기질비료 공급 관련 행정 절차가 변경되면서 우려했던 대로 행정 업무에 차질이 빚어져 원활한 퇴비 공급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본지 2013년 11월 25일자 기사 참조) 특히 다른 작목보다 퇴비 공급 시기가 빠른 매실·사과 등의 과수농가들이 퇴비를 제 때 공급받지 못해 발만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지원 유기질비료를 공급 받아온 농가들은 사업의 “투명성을 위한 제도 개선은 환영하지만 신청 단계가 너무 복잡해 이같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입을 모으고 있다. 지금까지는 농협에 필요량을 신청하면 농협에서 직접 농가까지 배달해주는 시스템으로 운영 해 왔다. 그러나 행정 절차가 바뀌면서부터 농가가 면사무소에 신청서를 내면 면사무소를 거쳐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최종 승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