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여름의 긴 장마에 잦은 가을비까지 더해져 올해 지리산의 단풍 농사는 영 시원찮다. 단풍나무류의 단풍은 그 어느 해보다 우중충한 민낯으로 가을을 맞았다.광합성에 최적화된 초록잎으로 화장을 하고는 햇빛을 열심히 흡수하던 나무들은 이제 동파 방지를 위해 물길을 닫았고 제 몸속에 지니고 있던 본색을 드러낸 뒤 제 가진 것을 하나둘 땅으로 돌려보내면서 긴 월동을 준비한다.단풍 농사가 흉작인 숲에서도 은행나무가 있어 그나마 지리산의 가을 풍경을 남길 수 있음에 여간 다행스럽지 않다.하지만 이 은행나무 단풍을 사진으로 남기기가 결코 쉬운 일
농사를 하면서 자주 꾸는 꿈이 생겼다. 기존 농사짓는 땅 말고 새로운 땅을 얻어 농사 하는 꿈이다. 두물머리 안쪽 땅에는 하우스 네 동 쯤에 브로콜리를 심었던 것 같다. 그리고 즙용 케일을 심었던 동네 후미진 비탈밭. 원래 내가 했는데 내게 말도 없이 딴 사람에게 줘버렸는데도 말도 못하고 속상해하던 밭. 심지어 하늘에 띄워둔 밭까지. 밭이 바뀌며 꿈에 계속 나오니 마음이 편치가 않다.내 욕심이 많아서인가. 지금 농사도 많아서 허덕이면서 땅을 더 구하는 꿈을 꾸다니 욕심 아닌가. 그래 욕심은 욕심이다. 안정된 땅을 구하고 싶은 욕심이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강선일 기자]‘순환’ 실천하는 도시농부 공동체,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지난 8일 인천광역시 송도경제자유구역 한 부지에서 정식으로 개장식을 연 ‘인천 생태순환 이음텃밭’은 2020년 주민참여예산제도를 통해 제안된 공간이다. 인천광역시가 예산을, 도시개발회사가 부지를 제공했으며, 오랜 기간 도시농업 운동을 이끌었던 시민단체가 운영을 맡았다.이 텃밭은 사실 도시의 개발이 순조롭게 이뤄졌다면 볼 수 없었을지도 모를, 유휴지를 이용해 조성된 임시 공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가가 높은 송도신도시의 한 켠을 일시적으로
2021년 4월부터 의 여론광장 지면을 담당하는 필진들이 대거 교체됩니다. 기존 필진들 못지않은 따뜻하고 날카로운 글들을 기대해 주시길 바라면서, 신규 및 연임 필진들을 소개하는 지면을 마련했습니다.여성농민으로 산다는 건 현윤정(강원 홍천)2017년 해외봉사활동에서 돌아온 뒤 “농촌에서 살고 싶다”는 열망으로 농업에 뛰어들었다. 부모님은 두 자녀가 ‘섬기는 사람’이 됐으면 한다며 한 명은 청소부, 한 명은 농민이 되길 원하셨고 그중 하나의 바람을 이루셨다. 목회자인 부모님과 홍천에서 서로 의지하고 존중하며 살고 있다. 3
경기도 양평군 청운면 신론리에 위치한 외갓집체험마을은 ‘농촌관광’에 대한 대중의 인지도가 희박하던 지난 2001년부터 활동을 시작한, 업계의 대선배격인 체험마을이다. 농협의 팜스테이 사업(1999년)을 비롯해 체험형 농촌관광 모형이 실증 실험에 들어가던 시기, 이곳에선 신론리에서 태어나 자란 농민 김주헌씨가 사업을 기획하고 스스로 ‘촌장’을 맡아 체험마을을 시작했다. 김홍구 사무장은 ‘아무 것도 없던 시절’ 촌장 한 사람으로부터 시작된 이 체험마을의 거의 모든 게 도전의 연속이었다고 말한다. 시간이 흐르며 마을 사람들이 점점 힘을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농사짓는 사람을 모기떼로 생각하냐! 내가 만든 논이다. 이제 나락 잘 나오는데 어떻게 하라는거냐? 공짜로 농사지은 게 아니지 않냐. 죽어도 난 여기서 농사 짓겠다.”지난 8일 전남 해남군 혈도간척지엔 아직 보리 수확도 다 끝나지 않았는데 논둑과 진입로를 파버리겠다며 포크레인이 진입했다. 혈도간척지를 관리하는 회사에서 부른 포크레인이다. 농민에게 농사는 목숨줄인데 그 목숨줄이 2020년에도 이렇게 쉽게 끊어질 수 있는걸까. 우리 사회는 2009년 용산참사, 2012년 두물머리, 2014년 밀양을 겪고도 아
[한국농정신문 심증식 편집국장]김대중정부 시절, 김성훈 농림부 장관은 유기농업을 권장하며 친환경농업육성법을 제정했다. 그 시절 경기도 양평군 팔당 지역에서는 농민들이 팔당 상수원 유기농운동본부를 만들었다. 팔당 인근은 한강 상류지역이자 상수도 취수장이 있어 물관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농사도 유기농으로 짓자는 의미다. 한강물을 상수원으로 사용하는 서울시에서 지원하고 농협도 힘을 보탰다.팔당 지역은 서울과 가까워 오래 전부터 근교농업이 발달했고 시설채소가 주로 재배됐다. 관행으로 짓던 농약·비료 농사가 정부의 친환경농업육성 정책에 힘입어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경농(대표이사 이병만)이 주최하는 ‘한국 농업의 뿌리를 찾아서’ 캠페인이 지난 18일 경기 양평군 두물머리에서 개최됐다.해당 캠페인은 국내외 작물보호제 관련 회사들이 함께 모여 하국 농업의 과거와 현재를 조명하고 향후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대표적 행사다. 지난 2009년 시작돼 10회째를 맞은 올해 행사에는 작물보호협회를 비롯해 국내외 원제사 30여개 총 100여명이 참석했으며 두물머리‧세미워 탐방 및 근교농업현장 방문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참가자들은 농업의 현재와 과거를 논하며 도시 소비자들이 농산물에 대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지역먹거리의 지역순환. 이는 초창기 생활협동조합들이 내걸었던 원칙 중 하나다. 그러나 생협들의 규모가 커지면서 원칙의 고수는 어려워졌다. 이젠 지역 친환경농산물도 생협의 중앙 유통센터를 거쳤다가 다시 지역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경기도 남양주시의 팔당생명살림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사장 장현예, 팔당생협)은 지난달 26일 남양주시 조안면 팔당생협 매장에 ‘팔당농부 작은매장’을 차렸다. 말 그대로 작은 매장이지만, 지역 친환경농민들이 정성스레 생산한 농산물들이 담겼다. 각 작물들 위엔 생산한 농민들의 이름이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지난 3월 어느 날,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우렁이를 통한 유기농법이 시행됐다는 충북 음성군의 한 마을을 찾았다. 날씨는 화창했건만 그날의 대기엔 미세먼지가 가득 찼다. 그날의 날씨마냥 애써 밝은 모습을 보이려 했던 농민들의 가슴 속엔 울분이 가득 찼다. 농민들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그 유기농지에 대규모 산업단지가 들어설 예정이기 때문이다.농민들은 줄기차게 산업단지 건설 반대투쟁을 했다. 과거에 우리 신문에서 썼던 기사들을 보니, 몇 년 동안 음성군청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였던 사실이 기록돼 있었다. 그 당시 투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정부가 4대강 사업 당시 피해를 당한 경기도 양평군 두물머리 농민들과의 약속 이행을 위해 노력하겠단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4대강 사업 반대운동에 동참해 왔던 시민사회단체들은 4대강 사업 과정의 각종 적폐를 청산하기 위한 조직 발족에 나섰다.한강변 두물머리 일대 거주 농민들은 4대강 사업으로 인해 유기농지를 강제수용당하게 된 상황에서, 2012년 8월 정부 측과 농지 수용 대신 생태학습장 조성 등을 위한 민관협의기구를 꾸리는 데 합의했다(본지 788호 참고). 그러나 당시 민관협의기구에 들어왔던 정부 측 관료 및 전문가들은 농민들과의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협의기구에서 발을 뺐다.농민들은 이 문제를
“농민 한 명이라도 친하게 지내는 것뿐입니다.”기후변화와 초고령화 문제가 제일 먼저 들이닥친 곳이 농촌이다. 지금 수준의 생산마저도 어려워지면 도시 소비자들은 지금처럼 국내산 농산물을 먹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이미 늦었지만 그래도 대비를 하자는 주문을 나름 저 말에 녹인다. 생협 운동과 급식 운동의 방향 설정은 결국 농민들의 지속가능한 생존의 방향으로 잡아야 한다는 소견이기도 하다. 소비자들이 궁금해 하는 대안에 대한 내 제언은 저 한 마디 뿐. 내가 살기 위해서라도 지금 농민들과 친한 척이라도 하고 살아야 한다고 말이다.농민인 큰아버지, 외삼촌 모두 돌아가시고 ‘과수댁’ 큰어머니, 외숙모께서 고향에 남아 힘겹게 농사를 이어가신다. 하지만 이분들마저 떠나고 나면 이런 알토란들을 받아먹을 수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4대강 사업으로 피해를 당한 경기도 양평군 두물머리 유기농민들이 국가의 합의 이행 및 피해보상을 주장하고 있다.이명박정권은 2009년 4대강 사업을 추진하며 두물머리 일대 8만2,000여 평을 한강사업 제1공구로 지정했다. 이에 두물머리 농민들은 그해 봄부터 4대강 사업 반대와 유기농지 보전을 위한 반대투쟁을 벌였다. 그러다 2012년 8월 농민들은 천주교 수원교구의 중재로 두물머리 일대에 생태학습장을 조성하는 걸로 정부와 합의했다.그러나 2012년 8월 당시의 합의는 정권이 두 번 바뀐 지금까지도 이행되지 않고 있다. 두물머리에서 유기농사를 짓는 최요왕씨와 서규섭씨 등은 지난 15일 청와대에 4대강 사업과 관련해 두물머리 유기농지와 피해
여기저기 불려 다니며 바빴다. 계란 때문이다. 기실 정초부터 계란 때문에 바빴다. AI가 산란계를 휩쓸면서 계란 값이 올라가자 그때부터 시장이, 아니 세상이 반응하기 시작했다.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를 따질 필요도 없다. 역시 계란이 먼저다. 고기닭인 육계에 내려친 벼락보다는 산란계에 내려친 벼락이 더 셌다. 계란 없이는 살 수 없는 세상이 된 것이다. 1961년에는 한 사람이 일 년에 31개 정도의 계란을 먹었지만 지금은 256개 정도를 먹는다. 생활의 진보는 섭취한 계란의 양만큼 이뤄낸 것이다.팔당 두물머리에 다녀왔다. 이명박의 4대강 싸움으로 유명한 그곳 맞다. 살충제 계란 사태에 팔당생명살림영농조합 농민들도 시달리고 있었다. 양계 농민이 아니어도 ‘친환경의 배신’ 이란 말이 여기저기에서
[한국농정신문 박선민 기자]국가톨릭농민회(회장 정현찬)의 두물머리 분회가 창립됐다. 지난 7일 4대강사업에 반대했던 두물머리 농민 4명과 팔당생명살림영농조합 농민들을 포함한 20여명이 가톨릭농민회 수원교구 두물머리 분회 창립모임을 가졌다. 모임은 4대강 사업에 맞서 싸웠던 마지막 농민 중 하나인 최요왕(50)씨 집에서 진행됐다.최요왕씨는 “농민들이 열심히 살고 열심히 의지하자”며 “세계, 국가 정세에 좌지우지 되는 현실을 놓치지 않고 눈을 똑바로 뜨고 정신을 차리고 생명농사를 짓겠다”고 포부를 밝혔다.이들이 분회를 창립하게 된 계기는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 서울교구본부의 현 본부장신부인 조해붕신부가 과거 두물머리 4대강 반대 투쟁의 사제 중 대표를 맡았던 것이 인연이 됐다.두물머리
[한국농정신문 박선민 기자]4대강 사업으로 두물머리에서 밀려난 농민들이 농지 구입 자금의 원금 상환으로 골치를 앓고 있다. 농민들의 영농활동을 보호하는 대책은 없는 실정이다.두물머리 이주 농민들은 지난 2012년 이주 지역 농지 구매자금을 정부로부터 지원받기로 했다. 농민들은 3년 이상 길어지는 4대강 반대 싸움에 지친데다, 정부가 4대강 사업 대신 두물머리를 보존하는 조건으로 생태학습장 설립에 합의했기 때문에 이주를 결정했다.정부는 자금 지원 주체를 농협중앙회로 하고 양평군내 토지를 구입하는 조건으로 땅 구입비용을 1.5% 이율로 3년 거치, 원금 17년 상환의 장기저리 융자 형태로 농민들에게 지원했다. 1인당 한도액은10억원이다.2012년 땅을 먼저 구입한 7농가는 이미 지난
두물머리 농민들과 함께하는 지역주민들이 농업의 가치를 지역에서부터 확산하는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양평군 양서면 두물머리 인근에 자리한 ‘두머리부엌’ 협동조합은 그때그때 제철농산물로 만든 지역먹거리로 세상과의 소통을 모색하고 있다.두머리부엌은 지난해 10월 문을 열었다. 4대강 사업을 마지막까지 막아섰던 두물머리의 가치를 담을 문화적 공간을 구상하던 주민들은 빈 공간을 마련하자 직접 실내 인테리어 공사에 힘을 보탰다고 한다. 이양희 두머리부엌 협동조합 이사장은 “유기농 농민들을 지지하는 기반으로 지역생산물을 지역에서 바르게 소비하며 농업의 가치를 고민하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며 “소통 역할을 하려면 많은 사람들이 같이 책임을 나누는 구조가 좋을 것 같아 협동조합을 설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두물머리에서 생명과 평화의 가치가 중요하다는 걸 알았다.” 4대강 사업에 맞선 팔당 두물머리 농민들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시사회가 지난 11일 경기 남양주시 와부읍 덕소리 이층카페에서 열렸다. 이날 시사회엔 서동일 감독을 비롯해 마지막까지 두물머리를 지켰던 농민들이 참석해 관객들과 인사를 나눴다. 두물머리에서 유기농사를 지은 김병인(60)씨는 이날 시사회에서 영화를 본 뒤 “개발 때문에 농민을 죽이는 세상이 되면 안 되겠단 생각에 끝까지 싸웠다”며 “심적 고통이 컸지만 이를 감수할 가치를 흡족하게 느낄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김씨와 함께 온 서규성(47)씨는 “이명박 정권때 많은 학습을 한 것 같은데 지금은 강정마을과 밀양 등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
‘4대강 사업저지를 위한 천주교연대’ 소속 사제들과 시민들이 지난 2일 생태학습장 조성 공사가 시작된 경기도 양평군 두물머리 일대를 순례하고 있다. 천주교연대는 지난해 8월 두물머리를 생태학습장으로 조성한다는 정부와 농민들의 합의에 따라 930일 동안 진행된 생명평화미사를 종료한 바 있다. 순례를 마친 사제와 시민들은 꼰벤뚜알 문호리 수도원으로 자리를 옮겨 ‘4대강 재자연화를 위한 미사’를 봉헌했다. 1년 전 두물머리를 지키며 끝까지 남아 있던 농민 4명 중 한 명인 최요왕(48)씨는 “대체농지를 얻어 이주는 했지만 정부가 약속했던 시설지원자금이 지금껏 나오지 않아 실질적인 영농활동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농협중앙회가 여름을 맞아 농촌체험 및 교육 활동을 활발히 이어 나가고 있다. 멀어진 농촌과 도시의 거리를 좁히고 우리 농산물과 농촌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서다. 체험교육에 참여하는 학부모와 아이들에게 도시에 살면서 멀어진 자연과 농촌의 가치를 다시금 일깨우고 있다. 농협은 지난달 26일 수도권의 소비자단체, 어린이집 원장, 학교급식 관계자 등 30여명을 초청해 경기도 양평군 두물머리에서 친환경농업 생산현장 체험행사를 가졌다. 이 행사는 농산물의 생산과정과 유통 시설, 친환경 로컬푸드 직매장을 견학하는 순으로 진행됐다. 지난 9일에는 (사)대한영양사협회와 함께 연천새둥지 마을에서 학교 영양교사 80명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했다. 이 교육은 슬로푸드문화원 김종덕 이사장의 ‘학생들의 올바른 식생활과 로컬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