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24일 오후 충남 예산군 봉산면 봉림리 한 들깨밭에서 윤정숙(82)씨와 그의 며느리가 잘 말려놓은 들깨를 털기 위해 도리깨질을 하고 있다. 올해 1,000평가량 들깨농사를 지은 윤씨는 “농사가 그럭저럭 잘 됐다. 일부는 가족끼리 나눠 먹고 일부는 팔 예정”이라며 “며느리와 손발이 잘 맞아 일이 훨씬 낫다”고 말했다.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옛 보릿고개 시절, 설익은 밀을 베어 불에 살라 먹던 밀사리 체험에 나선 아이들이 농부 아저씨가 건넨 밀을 잡고 지푸라기를 태운 밑불에 굽기 시작한다. 모락모락 피는 흰 연기 사이에서 좌우로, 위아래로 열심히 구운 뒤 두 손으로 비벼 밀기울을 털어내자 알맞게 익은 밀이 두 손 위에 가득하다. 먹어도 되는지 긴가민가하면서도 입에 넣고 오물오물 씹는 아이들, 또 이 모습을 지켜보는 부모의 표정이 흐뭇하다.지난 6일 경남 진주시 금곡면 죽곡리 밀알영농조합법인 우리밀 체험장에서 ‘토종 우리밀 체험’이 열렸다. 누
가을이 깊어 가는 날들이다. 들깨, 콩대, 고구마대, 호박고지, 삐져서 소쿠리에 줄 세운 빨간 고추 등속까지 마을 회관 앞 공터, 길이 너른 곳이나 볕 좋은 골목길 곳곳에 농심을 담아 널려있다. 고구마 캔다는 소식, 김장배추밭을 돌아보는 바들댁 아짐, 군섭아재네와 아짐은 아직도 주렁주렁 달린 풋고추를 훑어내고 있다.아재의 서울 살던 딸이 오십 나이가 넘어 홀로 돌아와 읍내에 식당을 차렸는데, 작년에 섬진강 수해로 문을 연 지 한 달 만에 지붕까지 물이 차고 큰 피해를 입어 상심이 컸다. 오가는 도로 가에 있는 아재네 밭은 딸 식당에
곡식의 종자를 거두고 씨앗을 뿌리기 적당한 ‘망종(芒種)’이 지났다. 농촌 들녘은 모내기가 한창이고 하루가 다르게 기온이 오르는 6월, 농민들은 일년 중 제일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다. 풍년을 기원하는 일년 농사의 시작이면서 마늘 등은 수확을 기다리는 시기이지만 수확의 기쁨보다 더 앞서는 것이 수확할 일손이 없다는 걱정이다.밭에서 캐내야 할 때를 맞춰 수확하지 못하면 애써 농사지은 작물은 그대로 썩거나 상품성이 떨어지게 된다. 최근 너무 잦은 비로 작업시기도 늦어지면서 올해 농사도 좋지 않을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점쳐지고 있다.
버스 정류장에서도, 밭에서도 모이는 곳마다 작물 이야기가 한창이다. 무엇을 심었는지, 어떻게 자라는지, 날씨가 어떤지 농번기에는 촌에 오로지 식물 이야기로 꽉 찬다. 농사를 제대로 지어보라는 듯 자신감을 심어주는 새싹은 본격적인 농사의 서막을 알린다.관리기나 괭이로 밭을 갈고 두둑을 짓는 여성농민이 오롯이 혼자서 감당할 수 있는 농지는 1,000여평 정도 될까. 물론 사람 손이나 트랙터의 힘을 빌린다면 말이 달라지니 여성 농민의 가계 규모가 천차만별 다양하겠지만, 당최 농사만 지어 여유롭게 먹고 사는 그녀들이 얼마나 있을지 궁금하다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지난 20일 강원도 원주시 문막읍 반계리의 들깨밭에서 유태범(69)씨가 들깨를 털기 위해 도리깨질을 하고 있다. 유씨는 “깨 향은 고소한데 올해 날씨가 워낙 안 좋아 농사가 어떻게 됐는지도 잘 모르겠다. 털어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21세기 대한민국의 오늘날, 도시는 점점 팽창하고 농촌은 몰락해갑니다. 도시에서 자란 아이들은 이제 그곳이 어떤 공간인지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농촌은 우리의 시선에서 사라지고 있습니다. 창간 20주년을 맞아 은 도시와 농촌 사이의 그 간극을 조금이나마 좁히려 연재기획을 시작합니다. 30년을 도시에서만 자란 청년이 1년 동안 한 농촌마을과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고, 그 경험을 공유하며 농촌과 도시를 연결하고자 합니다.수확의 시기가 왔습니다. 농촌의 가을이라고 하면 으레 황금빛 들판과 그곳에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지난 12일 경남 거창군 고제면 개명리의 한 사과농원 앞 공터에서 안재순(63)씨가 콩과 팥을 탈곡하기 위해 도리깨질을 하고 있다. 안씨는 “열흘 전에 꺾어 놓고 말렸다가 이제야 턴다”며 “팥은 동지 때 죽 끓여먹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구름 한 점 없는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서 한 여성농민이 도리깨질을 하느라 여념이 없다. 지난 3일 강원도 홍천군 내촌면 물걸리의 한 들깨밭에서 오화연(64)씨가 잘 말린 들깨를 타작하고 있다. 오씨는 “열흘 가량 말려 터는데 수확량이 예년만 못한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도리깨질 하면 허리가 끊어질라고 아픈 게 이렇게 하네. 잘 말라서 (막대기로) 살살 치면서 해도 돼. 근데 (콩) 심을 때 비 오고 가물기도 했다가 수확 전에 비 오고 그래서 양이 예전만 못해. 별로 나오질 않구먼. 그나저나 점심 안 먹었으면 우리집에서 한 그릇 먹고 가. 나도 아직이여. 수저만 놓으면 되니깐 된장찌개에 밥 한 술 뜨고 가.”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농사 다 남 주고 이제 조금밖에 안 져. 나락은 한 3,000평하고 밭은 1,000평 정도 했제. 밭은 다 내줘 부렀어. 이제 가족들 먹을 것만 적당히 해. 자식이 6남맨데 딸이 넷이고 아들이 둘이여. 깨 털어서 기름 짜주면 좋아하제. 깨가 바싹하니 잘 말랐어. 툭툭 쳐도 금방 빠지니께 힘들여서 도리깨질 안 해도 되고. 쉬엄쉬엄 해도 금방하제.”
[한국농정신문 홍안나 기자] ‘농촌사랑 경기미사랑 체험 한마당(한마당)’이 지난 10일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경기도연맹의 주최로 화성 동탄센트럴파크에서 열렸다.올해로 11회째를 맞는 이 행사는 도시민들에게 농업의 중요성과 경기미를 알리는 역할을 해왔다. 행사준비위원장을 맡은 이길연 전농 경기도연맹 부의장은 “농업·농촌·농민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식량주권을 함께 지켜나갈 주체로서 도시민들의 인식을 높이고자 하는 취지로 개최했다”며 “도시민들은 넘쳐나는 수입농산물 때문에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이 25%미만이라는 사실을 잘 알지 못한다. 수입밥쌀까지 식탁에 오르는 현실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러한 우리 농업의 실태를 널리 알려 우리 농업을 지키는 것이 곧 애국이고 주권 사수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이걸 뭐라 하냐면 태 친다고 하는 겨. 태. 옛말에 태로 맞아죽을 놈이라고 하는데 그 태가 이 태여. 조 수확하는 건데 이렇게 노끈으로 묶어서 좌우로 내리치면 돼. 한 번 칠 때마다 아홉 번씩은 쳐야 다 털리지. 그럼 또 묶어서 치고. 도리깨질도 하는데 이게 말 그대로 옛날식이여. 요새 누가 이렇게 하나. 다 기계로 하지. 기자양반이 정말 좋은 구경하는 겨.”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지난 26일 충북 괴산군 칠성면 두천리의 비탈진 밭에서 한 여성농민이 광목천 위에 잘 말린 들깨를 가지런히 놓고 연신 도리깨질을 하며 들깨를 털고 있다.
…허이야 소리 내며 발맞추어 두드리니/삽시간에 보리 낟알 온 마당에 가득하네/주고받는 노랫가락 점점 높아지는데/집안 여기저기 어지러이 튀는 보리…- 정약용의 일부 -수업을 마치고 돌아왔더니 집안이 온통 보리타작을 하느라 난리가 났다. 어쩐지 엄니가 식전아침부터, 엉겨 붙은 눈곱 때문에 비틀거리는 나를 끌고 나가서는 마당에 덕석을 깔아라, 보릿단을 날라라, 난리법석을 떨더라니.사실 오늘은 하굣길에 동무들과 장어 잡기에 도전하기로 했다. 팽나무 아래쪽 냇물을 막고 그 웅덩이에 독초를 찧어서 풀면 바위틈에서 도굿대 만한 장어가 나와서 독에 취해 떠오를 것이라 했다. 하지만 난 결국 장어 사냥을 포기하고 집으로 행했다.“반공일 날잉께 학교 끝나자마자 해찰 피지
여성농민들과 소비자가 함께 어우러진 신명나는 가을잔치가 열렸다.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이하 전여농)과 언니네텃밭은 지난 16일 서울농수산식품공사 앞에서 2013 토종이 있는 언니네텃밭 추수한마당을 열었다. 이날 추수한마당엔 전국에서 모인 여성농민들과 2,000여 명의 수도권 시민들이 모여 성황을 이뤘다. 추수한마당에 온 시민들은 정성껏 각종 체험마당을 준비한 여성농민들의 따뜻한 환영을 받았다. 강원지역 여성농민들은 한과 만들기와 감자떡 만들기를 준비해 큰 호응을 얻었다. 한과 재료는 행사 중반 무렵에 동이 났다. 이숙자 홍천군여성농민회 회장은 “쌀 소비량이 줄고 있는데 아이들에게 밥 외에도 쌀로 만든 과자를 알리려 한과 만들기를 구상했다”며 “이렇게 시민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어 너무 좋다
한 해 수확을 결산하는 여성농민들의 흥겨운 축제가 열린다.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이하 전여농)과 언니네텃밭은 오는 16일 2013 토종이 있는 언니네텃밭 추수한마당을 개최한다. 이들은 추수한마당을 믿을 수 있는 생산자와 마음을 알아주는 소비자가 소통하는 생활형 축제로 만들겠단 포부다.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앞마당에서 열리는 이날 추수한마당은 16개 언니네텃밭 공동체에서 200여 여성농민들이 모여 다채로운 체험마당, 장터마당, 전시마당, 공연마당을 진행한다. 특히 여성농민들이 주도해 토종씨앗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힘쓸 계획이다. 언니네 토종씨앗 마당에선 추수한마당 참가자들이 직접 수수, 들깨 등을 직접 도리깨질이나 키질로 수확하는 체험을 진행한다. 각종 토종씨앗 전시와 토종옥수수 팝콘 나눔 행사도 열린다.제주지역
신혼일 때 자주 듣게되는 말이 “깨가 쏟아지는구나”하는 부러움과 빈정거림이 섞인 인사말이다. 둘 사이가 너무 좋아 까르르대는 모습과 소리가 깨를 털 때 깨 떨어지는 소리 같아서 일거다. 게다가 깨가 얼마나 고소한가. 신혼도 먹을 것이 없어도 고소한 것이다. 들깨 두어 마지기를 두들긴다. 좁은 공간에서 도리깨질을 하니 깨가 사방으로 튄다. 아내는 연신 눈을 흘기며 깨가 달아난다고 성화지만 도리깨질이 서툴러서인지 자꾸만 깨는 밭으로 돌아가려 한다. 도리깨도 내가 만들어 쓰지 못하는 세상이라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힘이 더 필요한 것 같다. 어깨가 부러질 듯 한 고통으로 잠시 담배 한 대를 빼어 문다. 문득 김준태의 참깨를 털며가 생각난다. 할머니는 토닥토닥 두들기는데 젊은 청춘인 손자는 집에 빨리 가려는 욕심으로
속담에 열 오라비 지은 농사 누이 하나가 거둔다는 말이 있다. 봄부터 수확하기 전까지 들어가는 노동력이 많다는 뜻과 예나 지금이나 들인 공에 비해 수확은 보잘것없다는 뜻이 함께 들어있는 게다. 지금이야 여러 형제들이 함께 농사짓는 집이 있을 리 없고 게다가 나이 어린 누이는 진즉에 농촌을 떴으니 있으나마나한 속담이 되었다.복숭아와 사과는 감사 비료와 가을 전정까지 끝났고 남은 것은 콩과 무, 배추 같은 김장거리뿐이다. 오늘은 뽑아 두었던 흰 콩을 털기로 했다. 몇 달 전부터 영문 모르게 어깨가 아프기 시작하여 도리깨질은 엄두도 못 내고 야문 물푸레나무를 잘라 막대기를 만들었다. 심은 면적도 얼마 되지 않으려니와 토끼와 고라니가 겨끔내기로 뜯어먹는 통에 작대기로 두드려도 두어 시간이면 족할 듯했다. 허
지난해부터 쌀 값 폭락에 신음하고 있는 전국의 농민들이 통일 쌀을 수확하며 잠시나마 시름을 잊었다.한반도 평화실현을 위한 통일쌀 보내기 운동본부는 23일 경기도 화성시 소재 통일경작지에서 통일쌀 가을걷이 한마당을 열었다.전농 경기도연맹(의장 이흥기)과 화성시농민회(회장 목창환)가 주관한 이날 행사에 참가자들은 메뚜기 잡기, 낫으로 벼 베기, 도리깨질 등 다양한 체험을 했다. 특히 새끼를 가장 길게 꼰 가족, 메뚜기를 많이 잡은 가족에게 화성시농민회가 준비한 쌀, 흑미 등을 상품으로 제공해 참가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날 상품으로 지급된 쌀은 화성시 관내 농협들이 뜻 깊은 이번 행사를 위해 선뜻 내어준 것으로 알려졌다.행사에 참가한 어린이들은 직접 꼰 새끼를 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