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레 돌아다니기 좋아하는 고만고만한 나이의 사내아이들이라고 해도, 무시로 산에 들어가서 휘젓고 다녔던 건 아니었다. 가령 6교시까지 공부를 해야 하는 국민학교 고학년의 경우, 수업이 파하고 집에 돌아오면 해가 서산 능선에서 몇 뼘밖에 남지 않은 시각이므로, 산행은 주로 반공일인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이루어졌다. 어린아이라도 세 끼 밥값은 해야 했다.-망태 메고 산에 가서 솔방울 좀 주워 오너라.-뒷산에 가서 토끼 먹일 꼴이나 한 망태 베어 오너라.-외양간에 매둔 소 끌고 나가서 배가 불룩하게 좀 먹이고 오너라.그런 경우 기쁜 마음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자연과 지역, 사람에 이로운 발효식품을 만드는 장인들이 주인공인 국내 유일의 시상식, ‘참발효어워즈’가 올해도 성황리에 개최됐다.지난 24일 내일의식탁(이사장 김원일) 주최, 참발효어워즈 운영위원회 주관, 농협경제지주·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한국농어촌공사·한국마사회 후원 ‘참발효어워즈 2024’가 서울 세종문화회관 스퀘어홀에서 열렸다. 올해 참발효어워즈에선 간장·된장·고추장·청국장·탁주·목장치즈 등의 품목에서 총 23개 제품(대상 20점, 시민이 뽑은 특별상 3점)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올해 시상식의 변
나는 초등학교 저학년일 때 서울로 올라갔고 지리산으로 내려오기 전까지 서울이나 서울의 언저리를 맴돌며 살았다. 그러니 나에게는 제2의 고향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곳이 서울이다. 어떤 특정한 구역은 서울에 사는 사람들보다 더 구석구석 잘 알고 있기도 한데 그것이 바로 경동시장이다. 잘 아는 곳이기도 하고 서울의 부엌 같은 곳이라 오일장은 아니지만 소개하고 싶은 시장, 경동시장엘 두 차례에 걸쳐 다녀왔다.오일장이나 오래된 시장을 다니는 묘미를 꼽으라면 우선 명절 밑 대목장의 붐빔, 그리고 잔칫집 같은 풍요와 떠들썩함을 말하고 싶다.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농촌진흥청(청장 조재호, 농진청)이 ‘제1차 지역특화작목 연구개발 및 육성 종합계획(2021~2025년)’에서 선정했던 지역특화작목 69개를 재편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한정된 예산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겠다는 취지다.농진청은 지난 2021년 ‘집중육성작목’ 36개, ‘지역전략육성작목’ 33개 등 지역특화작목 69개를 선정한 바 있다. 하지만 예산이 한정된 탓에(올해 기준 182억원) 국비를 투입한 건 집중육성작목뿐, 지역전략육성작목은 사실상 지자체에 내맡겨왔다.이번 재편은 한정된 예산을 좀더 현실적으로
[한국농정신문 김수나 기자]8년 전 제주 제2공항 건설 추진 발표 한 달 뒤쯤, 원희룡 당시 지사는 기자회견에서 “주민 삶의 터전인 토지와 주택, 영농 등에 지장이 없도록 큰 틀의 보상원칙을 세워나가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농민들은 이를 ‘헛된 약속’이라고 본다. 대대로 농토에 뿌리 박고 살아온 농민에게 땅과 마을은 존재 그 자체다. 무엇으로도 보상될 수 없다.농민들은 8년간 싸우며 제2공항 문제가 결국 자본과 개발에 대한 우리 사회의 맹신 때문이란 깨우침을 얻었다. 제2공항으로 가장 위태로운 존재가 농민이지만 같이 싸워온 이들조차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제주특별자치도 농업기술원(원장 고상환, 제주농기원)이 올해 ‘미래지향적 농업기술 개발 및 보급기반 구축’이란 목표하에 4대 전략과제, 4대 핵심정책사업을 확정하고 이를 위한 예산 총 323억원을 투입한다.4대 전략과제는 △종자주권 확립 △기후변화 대응 △실용기술 개발·보급 △농업·농촌의 가치 창출이다. 이러한 전략과제 틀 아래, 제주농기원은 올해 아래와 같은 4대 핵심정책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첫째, ‘제주형 농업관측 및 공공데이터센터 설치’다. 제주농기원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에 걸쳐 공공데이터센터
[한국농정신문 장수경 기자]전통 장(醬)에 대한 이론과 실제를 총체적·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우리장학교’가 지난 13~15일 전북 남원시 ‘지리산 맛있는 부엌(대표 고은정)’에서 열렸다.올해로 7회째를 맞는 우리장학교는 ‘장(醬)은 장(將)이다’라는 제목의 개론을 시작으로 된장·간장·고추장·막장·청국장 등 각 장(醬)의 개념과 역사 등 이론을 학습하고 직접 담가보는 과정이 기본골격이다. 각 과정은 모두 전통방식과 현대적인 방식, 체험이나 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기법까지 전수되며, 모든 장의 기본인 메주 만들기는 전통 장 생산업체
뱀사골보다 추운 전라북도 산골짜기 진안고원의 1월 중순 오일장은 출발하기 전부터 이미 춥고 살 것이 별로 없는 장터일 것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갔다. 도로는 물론이고 주차장에도 잔설이 남아 차를 세우고 걸으면서 넘어질까 조심해야 했고 바람은 매서워서 마스크가 없었으면 얼굴이 아팠을지도 모른다. 추운 날이어서 오늘 오일장 돌아보는 일이 말잔치로 끝나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됐다.그러나 오일장을 찾아 골목길로 들어서자마자 생각이 달라졌다. 기대가 작으면 실망도 작다고 하더니 이곳이야말로 그런 것 같았다. 작지만 알찬 시장이라고 해야 할지
순천 아랫장은 내가 가보고 기억하는 우리나라의 오일장 중 그 규모가 둘째라면 서러울 곳이다. 충분히 여유있게 시간을 내서 가지 않으면 아쉬워서 돌아오는 걸음이 쉬 떨어지지 않을 곳이기도 하다. 이곳은 주차장이 시장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어서도 좋다. 물론 그것도 일찍 가야 주차할 공간이 있는 것이지만 화장실도 있고 카트를 빌려주는 곳도 있다. 무거운 짐을 낑낑거리며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되니 여유를 가지고 장을 둘러볼 수도 있고, 그래서 기분 나쁘지 않게 돈은 더 많이 쓰고 오게 된다. 장에 갈 땐 언제나 미리 현금을 넉넉히 챙겨 가지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환경농업단체연합회·친환경농산물의무자조금관리위원회는 지난해 12월 국산 친환경농산물 활용 먹거리 사용에 힘쓰는 식당 중 네 곳을 ‘친환경식당’으로 선정했다. 국산 친환경농산물 소비 활성화 노력에 힘쓰는 친환경식당을 4회에 걸쳐 소개한다.충북 제천시의 친환경식당 ‘산아래(대표 박태현·강은순)’에서 접하는 밥상은 유기농 쌈채소와 발아현미로 지은 밥, 그리고 각종 한약재가 환상적 조화를 이루는 밥상이다.박태현·강은순 대표는 2006년부터 산아래의 운영을 시작하며, 오직 친환경 식재료만으로 음식을 만들고자 노력했다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사라져가는 토종씨앗을 지키려는 제주도 여성농민들의 안간힘이 오롯이 담긴 책이 나왔다.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제주도연합(회장 추미숙, 전여농 제주도연합)은 지난 13일 새 책 (열매문고)을 출간했다. 책은 토종씨앗을 지키고자 노력해 온 여성농민들에 대한 심층인터뷰로 구성된 1부, 지난해 전여농 제주도연합이 진행한 토종씨앗 실태조사 내용 및 수집 씨앗 목록표를 담은 2부로 구성돼 있다.지난해 진행된 ‘2020년 제주 토종씨앗 실태조사’는 2008년, 20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지난 14일 전북 김제시 만경읍 대동리의 한 비탈진 밭에서 농민들이 3년 동안 키운 더덕을 캐 손질하고 있다. 이날 더덕 수확에 나선 농민은 “지난가을에 비가 잦아서 그런지 (수확)양도 적고 크기도 작은 게 많다”며 씁쓸해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온 나라들이 하늘로 가는 문부터 걸어 잠갔다. 농촌은 곧바로 농촌노동력 부족으로 고통받기 시작했고, 감염병 사태가 1년을 넘어가면서 상황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은 인력 의존도가 큰 시설·노지 밭농업에 종사하는 현장농민들 및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과 함께 사안의 심각성 그리고 당장의 불을 끄기 위한 단기적 대책을 고심하는 시간을 마련했다.사회 심증식 편집국장·정리 한우준 기자·사진 한승호 기자※은 각 분야 전문가들과 농정 의제별 좌담회를 두 달에 한 번씩 개최하고 이를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Q. 제철을 맞은 봄나물엔 어떤 종류가 있고, 몸에 어떻게 좋은가요? A. 채소는 보통 계절에 따라 다른 맛을 낸다고 합니다. 그중 봄에 가장 좋은 맛을 낸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봄나물에는 냉이, 달래, 쑥, 두릅, 죽순 등이 있습니다.가장 대표적인 봄나물로 꼽히는 냉이는 다른 나물에 비해 단백질과 칼슘 함량이 높은 편입니다. 100g 기준 단백질은 4.7g, 칼슘 함량은 145mg이나 됩니다. 비타민도 많이 함유돼 있는데요, 한방에서는 이뇨·해독·지혈 등에 효과가 있어 약재로 사용하기도 합니다.향이 좋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슬로푸드문화원(원장 김원일)은 지난달 23일 서울 중구 소재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참발효어워즈 2021’ 시상식을 열었다.참발효어워즈는 우리나라의 우수한 발효식품을 발굴·장려하기 위한 국내 유일의 발효식품 시상식이다. 2019년 11월 시상한 ‘참간장어워즈’가 그 모태로, 홍보 효율을 고려해 시상 시기를 연초로 옮기고 간장 외 다른 장류로 범주를 확대해 이번에 첫 행사를 진행한 것이다.심사는 서류심사 20%, 시민맛평가단 관능평가 30%, 전문가 심사 50%로 이뤄졌다. 서류심사에서 국내 농업과의 연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슬로푸드문화원(원장 김원일)이 우수한 국산 발효식품을 발굴하고 시상하는 ‘참발효어워즈2021’를 연다. 대상을 간장으로 한정해 열렸던 첫 번째 대회에 이어, 이번에는 더 많은 우수 전통발효식품을 알리기 위해 된장·고추장으로 범위를 넓혔다.슬로푸드문화원이 주최하고 국제슬로푸드한국협회,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후원하는 ‘참발효어워즈2021’은 생산자와 시민이 함께 만드는 국내 유일의 발효식품 전문 시상식이다. 슬로푸드문화원은 지난 2019년 참간장어워즈를 개최, 8점의 한식간장을 우수 발효간장으로 선정한 바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얘는요, 대선배 어르신이에요. 막 담근 장에 넣어주면 ‘야 장맛이란 말이지, 라떼는 말이야?’ 하면서 지도하는 거죠. 새 장이 ‘아 이런 맛이군요?’하면서 따라오니까 항상 평이한, 같은 장맛이 나올 수 있는 거에요.”새 된장을 만들 때 섞을(덧장을 댄다고도 한다) 용도로 묵힌 씨앗장을 설명하는 입담이 예사롭지 않다. 충남 홍성군 금마면에 ‘홍주발효식품’을 세운 이경자씨는 공무직에서 은퇴한 뒤 자신의 일을 돕겠다 나선 남편 김홍재씨와 함께 전통장 제조에 몸을 불사르고 있는 ‘발효명인’이다.상담학 전공으로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지난 6일 강원도 평창군 방림면 운교리의 한 더덕밭에서 농민들이 풀을 매고 있다. 이날 밭일에 나선 한 농민은 “올 봄에 심은 더덕이라 3년간 키운 뒤 가을께 수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사료용 옥수수여. 집에서 한우 20여두 키우는데 사료비 좀 아껴보려고 심었지. 4월 말에 심었어. 이것도 키우는 건 일반 옥수수랑 똑같애. 다 크면 말려서 보관했다가 쓰는 거지. 비 온다고 해서 집사람이랑 같이 나왔어. 비료 주려고. 나락은 따로 안하고 더덕이나 곤드레 같은 나물 좀 짓는 정도여. 오미자도 좀 있고. 농사야 뭐, 평생이지. 여기서 태어나서 지금껏 여기서 살았는데….”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21세기 대한민국의 오늘날, 도시는 점점 팽창하고 농촌은 몰락해갑니다. 도시에서 자란 아이들은 이제 그곳이 어떤 공간인지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농촌은 우리의 시선에서 사라지고 있습니다. 창간 20주년을 맞아 은 도시와 농촌 사이의 그 간극을 조금이나마 좁히려 연재기획을 시작합니다. 30년을 도시에서만 자란 청년이 1년 동안 한 농촌마을과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고, 그 경험을 공유하며 농촌과 도시를 연결하고자 합니다.똑같이 농사일에 헌신하지만 가사까지 도맡아야 하는 것이 농촌의 여성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