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지면(地面)에서는 농사를 짓고 신문 지면(紙面)에는 글자를 새깁니다. 저는 농사를 짓는 사람으로서 땅에 곡식을 심습니다. 저는 이 지면에 과거의 농지제도와 미래의 농지개혁에 대해 쓰겠습니다. 저에게 모내기하는 일과 글을 쓰는 일은 같은 일입니다. 한 달에 한 번, 일 년 열두 번 글을 쓰겠다는 뜻을 제가 먼저 신문사에 전했습니다. 땅 한 평 살 수 없는 아픔과 직불금을 받지 못하는 억울함과 지주가 원하는 대로 임차료를 지급해야 하는 농민의 가슴앓이를 세상에 내놓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정광훈 전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님은 새로운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지난 1993년 농업·농촌이 당면한 위기 대처를 위해 농업·농촌 전문가들이 뜻을 모아 발족했던 (사)농정연구센터(농정연구포럼으로 시작)가 창립 30주년 기념식과 심포지엄(사진)을 지난달 30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30년간 격변한 농업·농촌과 비교해 정치와 정책 영역은 변화에 미흡했다는 반성에 이어 새로운 30년을 여는 탐색과 준비를 논의하는 자리였다.‘UR/WTO 삼십년, 한국 농업·농촌의 궤적과 미래’를 주제로 열린 농정연구센터(센터) 30주년 기념심포지엄에서 김홍상 센터
농촌·농민·농업의 입장에서 본다면, 중앙정부가 더 많은 권한을 갖는 것이 나을까? 아니면 지방자치단체가 더 많은 권한을 갖는 것이 나을까? 필자는 후자가 낫다고 본다.지방자치단체의 조례를 보면, 그래도 농촌·농민·농업의 입장에서 만들어진 조례들이 있다. 정부가 운영하는 자치법규정보시스템(https://www.elis.go.kr/)에서 ‘최저가격’이라고 검색하면 ‘농산물 최저가격 보장’을 위해 제정된 조례가 50개 이상 나온다. 중앙정부는 농산물 최저가격 보장에 소극적이지만, 지방자치단체는 그래도 적극적인 곳이 많다.지역에서부터 만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의 투기를 계기로 농지가 사회적 뜨거운 관심을 받은 지 2년이 지났다. 그리고 각계에서 농지법 개정 논의가 전개됐고, 국회에서도 치열한 논의가 있었다. 그러나 결국에는 본질을 외면한 채 보여주기식 개정에 그침으로써 투기 유인을 차단하는 장치는 전혀 수용되지 않았다.오히려 농지취득자격증명의 발급에 있어서 농지위원회 제도를 만들어 비용만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농지취득자격증명의 발급 시 농지위원회가 심의하도록 규정한 것이 개정농지법의 핵심이다. 농지위원회가 농지매수자의 농지취득자격증명 신청 시 기재해야 하
지난해부터 상승하기 시작한 국제곡물 및 식품 가격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급등하자 전 세계적으로 식량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8월 10일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윤석열정부는 지속적으로 하락해온 식량자급률을 반등시켜 ‘외부 충격에도 굳건한 식량주권을 확보’하는 첫 정부가 되겠다”고 했다.이에 대통령은 “식량자급률을 50% 이상으로 확보하고 안정적인 국제 공급망을 구축하길 바란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도 식량주권 확보와 식량안보를 위한 농지확보와 농지관리를 공약했다. 그동안
발제 오순이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정책위원장여성농민의 법적지위 보장, 어떻게 접근할까?여성농민은 농업인구의 52.2%를 차지한다. 하지만 여성농민들은 본인 이름으로 농민수당과 직불금조차 받지 못하는 현실이다. 현재 농촌은 인력이 없어지면서 그 노동력을 대다수 여성농민이 책임지는 실태다. 그런데 중요해진 역할에 비해 지위는 그렇지 못하다. 농민수당이 지급되면서 모든 농업정책이 농가단위로 이뤄지고 있으며, 그 가운데 여성농민은 보이지 않는 존재가 됐다는 걸 깨닫게 됐다.「농업·농촌 및 식품산업 기본법」시행령 제3조에는 농업인의 정의를 5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그동안 공익직불제 관련 토론은 많이 진행됐지만, 선택형직불제에 초점을 맞춰 토론을 진행한 적은 없었다. 윤석열정부가 ‘농업직불금을 5조원으로 확대’한다는 공약을 내걸고 있으나, 정작 선택형직불제 확대 관련 내용은 아직 공식화되지 않고 있기에 농민들의 갈증은 여전하다.이 갈증 해소를 위해, 윤석열정부 출범 뒤 처음으로 ‘선택형직불제 강화’에 집중한 토론회가 열렸다. 지난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친환경농업협회 및 이개호·위성곤·서삼석·윤재갑·이원택 국회의원 주최, 본지 주관, 대산농촌재단 후원으로 ‘현장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대통령실이 각종 위원회 축소 방침을 밝히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정부 때 부활한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운명에 농업계 촉각이 곤두서 있다. 농업계는 존치를 촉구하면서 현장과 농정의 교두보 역할은 재정비해야 한다는 의견이다.지난 5일 열린 제30회 국무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행정안전부로부터 대통령실 직속 위원회 20개를 비롯해 국무총리실 소속 60개, 정부 각 부처 549개 등 총 629개 위원회 중 ‘식물위원회’는 대폭 정비하겠다는 보고를 받았다. 이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정부위원회 정
[한국농정신문 김한결 기자]기후위기, 시장개방, 4차 산업혁명, 온라인 유통혁명과 디지털화, 소비패턴 변화… 농업·농촌을 둘러싸고 굵직한 변화들이 감지된다. 이런 대전환 시대에 이르러 저자인 김동환 농식품신유통연구원 원장은 농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과거와 다른 새로운 농정 패러다임이 제시돼야 한다고 주장한다.김동환 원장을 비롯한 8명의 공저자들(정윤용·남재작·이주량·구교영·김용택·이태호·서윤정·황의식)은 그간 농업정책의 문제점과 개선방향을 정리해 한 권의 책에 담았다.1부에선 시장개방 이후 농정의 주요 내용을 훑고 그 성과와 한계를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농지를 누가 소유하고 어떻게 이용되고 있는지, 전국 농지의 실태를 모두 조사할 수 있는 법안이 발의됐다. 지난해 개정된 농지법으로 부족했던 ‘농지투기 근절’의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지난 1일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경남 김해시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사진)이「농지 소유 및 이용 실태 전수조사를 위한 특별법안(농지전수조사특별법안)」을 대표발의했다. 이번 농지전수조사특별법안은 지난 1949년 농지개혁 이후 단 한 번도 실시한 적 없는 농지전수조사를 시행할 근거가 된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으며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은 전국농민회총연맹 도연맹 신임 의장 인터뷰를 3명씩 988호와 990호 두 차례에 걸쳐 싣는다. 도연맹 신임 의장들은 지난 1월 11일부터 지난달 23일까지 열린 도연맹 대의원대회에서 대의원들의 지지를 얻어 선출됐다. 앞으로 2년간 도연맹을 이끌어갈 새 수장들의 목소리를 통해 산재한 농촌 지역 문제를 드러내고, 이와 함께 당찬 각오를 지면에 기록했다. 신임 의장으로서 가장 먼저 하고자 하는 활동은?우선 전농 부산경남연맹(부경연맹) 조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겠다. 이와 관련해 현장 실사(實査)를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지난 3일 취임한 김명기 (사)전국쌀생산자협회장은 40년간 오직 쌀농사만 지어 온 베테랑 농민이자 농민운동가다. 고향인 전남 장흥서 농사에 전념하며 농민회 활동을 지속하다 쌀협회 출범과 함께 장흥군지회장을 맡았고 최근 3년 동안은 전남본부장으로서 굵직한 쌀 관련 투쟁에 빠짐없이 등장하며 입지를 다졌다. 김명기 신임 회장을 지난 16일 서울시 동작구 서울여성플라자에서 만났다. 쌀농사와 농민운동을 시작한 계기가 궁금하다.농촌에서 살았지만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잡초 한 포기 베어 본 적 없었다. 오히려 서울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농림축산식품부(장관 김현수, 농식품부)가 지난달 27일 농지법 위반 사항 신고포상금 운영성과 평가 체계 도입과 농지 임대차 표준계약서 마련 등을 주된 내용으로 담은 농지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농식품부는 지난 2020년 5월에도 동일한 내용의 개정안을 이미 한 차례 입법 예고한 바 있으나, 1년이 경과하도록 법제처 심사가 지연됨에 따라 같은 내용의 개정안을 다시 입법 예고한 것으로 파악된다.입법 예고된 개정안 중 신고포상금 운영성과를 평가하고 환류체계를 마련하는 것은 국민권익위원회 권고 사항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양측의 농업공약이 시간차를 두고 25일 같은 날 발표됐다. ‘농촌주민기본소득 100만원’으로 대표되는 이 후보 공약과 ‘공익직불금 2배 확대’로 대표되는 윤 후보의 공약은 전체를 펼쳐놓으면 포괄적 의제를 두루 언급했는지 부분적 의제 언급에 그쳤는지 단박에 차이가 난다. 하지만 농촌현장의 여론은 유력 대선후보들의 농업공약 모두 농정대전환을 견인하기엔 역부족이란 평가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농업공약은 25일 오전 9시 30분 경기도
새해다. 또 새해가 와버렸다.해가 새로 바뀌는 걸 수십 년째 겪으면서 수십 번 새 다짐을 해보지만 눈에 띄게 달라지는 건 없었다. 그저 조금씩 달라지고 있잖나 자위할 뿐이다. 그래도 반성과 새 다짐은 하는게 맞다.그래서 일단 반성부터.요즘 자꾸 창피한 생각이 드는 내 모습이 있다. 어찌 되었든 십수 년 전 농사를 시작하면서부터 유기농업을 한다고는 있는데 내가 정말 유기농업을 하고 있는 게 맞는가 창피함이 슬금슬금 생기기 시작한다. 남들에게 자랑스럽게 ‘나는 유기농업을 십수 년 동안이나 하고 있는 사람이요’ 내세우면서 내 부족한 점이
[한국농정신문 홍안나 기자]‘제20대 대통령선거 농어업 정책이슈 순회토론회’가 지역을 돌고 돌아 이번엔 경기도에서 열렸다.지난 18일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강당에서 개최된 이번 토론회는 이개호·서삼석·위성곤·어기구·이원택 국회의원이 기본농정·먹거리실천포럼과 공동 주최했다. 이번 토론회엔 경기지역 각 농민단체 대표와 활동가들이 토론자로 참여했다.토론회를 주최한 위성곤 국회의원은 “경기지역 농어민과 먹거리 시민들로부터 겸허히 듣기 위해 왔다”며 “차기 정부에서는 더욱 현장 중심의 농정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용성 더불어민주당 경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올해부터 농지원부 작성기준이 농업인에서 필지별로 바뀌고, 면적 제한도 사라진다. 따라서 1,000㎡ 이상에만 적용된 농지원부 작성의무가 모든 농지로 확대된다. 또 8월부터는 농지원부 대신 ‘농지대장’으로 명칭이 변경되며 농지임대차 등 이용현황 신고가 의무사항으로 바뀐다.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농지투기 사태 이후 지난해 농지법이 개정되면서 올해 농지제도에 변화가 있다. 우선 농지원부 작성기준이 바뀐다. 이전 농지원부는 농업인(세대)별, 농업법인·준농업법인별 작성했으나 농지 지번인 ‘필지별’ 작성으로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올해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이슈 중 하나가 ‘농지투기’였다. 혹자는 1949년 농지개혁 이후 지금처럼 농지 문제가 국민적 관심사로 자리하긴 처음이라고 말할 정도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농지투기사태로 농지문제가 촉발됐지만 그 심각성은 농민들에겐 이미 오래된 이슈였다. 다만 공론화하기엔 권력층까지 건드려야 하는 사회적 파장, 사유재산이라는 방어막에 ‘농지상속’ 문제까지 얽혀있어, 임차농이 절반을 넘어설 때까지 손을 대지 못했을 뿐이다.정부가 지난 3월 말 ‘농지투기 방지를 위한 농지관리 개선방안’을
2021년 한 해가 저물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에 이어 여전히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유행하면서 연말의 들뜬 분위기는 실종됐다. 농촌현장에서는 한 해 농사를 마무리하고 수확의 기쁨을 만끽해야 하는 시간이지만 계속되는 쌀값 하락으로 오늘도 농민들은 아스팔트 위에 서야만 했다. 들녘이 아닌 아스팔트 위에 설 수밖에 없는 농민들의 현실은 올해에도 여전히 나아진 것이 없었다.지금 현장은 쌀값 하락세에 긴장하고 있다. 쌀 생산량에 비해 수요량이 부족하게 되면 시행해야 할 시장격리 조치가 미뤄지면서 쌀값이 더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커져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전체 농지면적 중 30%의 농지가 수년째 직불금을 받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공익직불제 도입에도 이 수치는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정부는 원인분석도 하지 않고 ‘방치’하고 있어 직불금제도와 농지제도 모두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농림축산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시작된 공익직불제 수령 농지는 112만8,000ha다. 이는 통계청이 조사한 2020 기준 전체 농지면적 156만5,000ha의 72%에 해당한다. 28%(43만7,000ha)의 농지는 공익직불금을 받지 못했다는 뜻이다. 농업경영체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