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는 지난달 14일 회의에서 230억원 규모의 수급안정사업을 확정했다. 지난해 대폭적인 정부 지원에 힘입어 417억원 규모로 사업을 추진한 것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아쉬움이 큰 가운데 회의 이튿날인 15일 정부가 발표한 1500억원 규모의 물가안정대책으로 한우고기 소비 촉진에 약 130억원의 추가 지원이 가능해진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전체적으로 약 360억원의 소비 활성화 재원을 확보해, 주로 소비자가를 낮추는 할인행사 재원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소비자 할인행사의 목적은 그동안 경기침체로 생산비보다 하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역대급 도축물량’을 등에 업고 호주산 소고기가 전 세계 시장을 제패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해 사상 최대수입량이 갱신된 가운데, 올해에도 현지 도축물량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우리 한우산업에 미칠 우려가 커지고 있다.지난해 호주산 소고기는 농산물세이프가드(ASG)를 발동시킬 정도로 많은 양이 쏟아져 들어왔다. 농식품수출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들여온 호주산 소고기는 냉장·냉동 도합 총 18만9,653여톤으로 2022년 총 수입량 16만7,186톤 대비 2만톤이 넘게 증가했다. 한-호주 FTA 협
지금 프랑스를 비롯해 온 유럽은 대륙 전체가 농민들이 일으킨 대규모 무력시위로 뒤숭숭하다. 나라마다 입장과 정도 차이는 있지만, 그간의 노선을 최대한 수정해가면서까지 농민들과 의견 차이를 좁히려는 노력들이 계속되고 있다. 일례로 프랑스는 20년 이상의 시간을 들여 합의에 다다랐던 남미 메르코수르와의 FTA 협상을 중단하려고 하는 상태다.현지에선 프랑스 정부와 마크롱 대통령이 농정에 대한 장기적 관점 없이 농민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수단으로 대 메르코수르 협상을 공격하고 있다는 시선도 없지 않다. 여러 가지 분석이 있으나, 농민들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규모와 기술 모두에 있어 선진적 수준의 농업을 자랑해왔던 프랑스에서 전국 규모의 ‘농민봉기’가 일어났다. 생산물가 급등, 각종 절차와 규제의 심화, 불공정한 유통구조, 농가부채 그리고 개방농정까지 농업소득을 떨어뜨리는 모든 요소들이 최근 몇 년간 누적된 결과다. 농민들은 ‘더 이상 농업에 희망이 없다’며 지역과 진영을 가리지 않고 국가기능 마비까지 초래하는 무력시위에 뛰어들었고, 이 같은 물결은 프랑스를 넘어 유럽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최근 몇 달 새 프랑스 곳곳에선 생산비 증가, 농가부채, 무분별한 수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열린 제28차 국제연합(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의 결과물 중 하나로, 지난 1일(현지시각) 발표된 ‘지속가능한 농업과 탄력성 있는 식품시스템, 기후행동에 대한 UAE 선언(UAE 선언)’이 거론된다.UAE 선언은 기후위기 심화로 농업·먹거리체계의 회복력이 점차 위협당하고 있다는 인식하에, 농업·먹거리체계의 대안을 모색하고 변화를 꾀할 목적으로 이뤄졌다. UAE 선언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155개국(대한민국 포함)이 참가했다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정부가 유럽연합의 개방 압박을 이유로 프랑스·아일랜드산 소고기의 수입 허용을 추진하는 가운데, 한우 농가들은 ‘한우법’ 제정 등 추가 보호책 없이는 더 이상 소고기 시장개방이 불가하다며 맞서고 있다. 국회는 약 2년 만에 재차 안을 살폈으나 한 차례 더 결정을 미뤘는데, 농해수위 의원들은 국제적 여건 속에 추가개방을 피하기 어려운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한우 농가들의 호소에 더 귀를 기울이는 모습을 보였다. 국회가 '적극적 대책마련'을 요구한 상황에서 정부가 농가 요구를 어디까지 수용할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
전 세계가 참으로 힘든 여름을 보냈다. 올해는 더이상 부정할 수 없는 기후위기의 시대를 맞아 모든 국가가 말 그대로 사투를 벌인 한 해로 기억될 것 같다. 그리고 이제 소중한 결실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미국 농무부가 지난 8월 말에 발표한 보고서에 의하면 올해 북한의 쌀 생산량은 지난해와 비슷한 210만톤으로 추정된다. 우리 농촌진흥청도 비슷한 수치를 예상한 바 있다. 미 농무부는 북한의 1ha당 쌀 생산량이 최근 5년 평균치에 비해 다소 감소했으나, 쌀농사 면적이 조금 늘었고, 6~7월 작물 재배 지역 날씨도 나쁘지 않았다고 분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친환경농어업 육성 및 유기식품 등의 관리·지원에 관한 법률(친환경농어업법)을 이대로 두면 그저 ‘친환경농민 때려잡는 방망이’일 뿐이라는 인식하에, 농민·도시민·학자들이 친환경농어업법을 근본적으로 뜯어고치기 위한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지난 8일 국회 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친환경농어업법 개정 국회토론회’가 신정훈·윤미향·윤재갑·이원택 의원 및 농정전환실천네트워크 주최, 환경농업단체연합회·전국먹거리연대 주관으로 열렸다. 이날 참가자들은 친환경농어업법의 근본적 허점을 지적하면서, 친환경농어업법이 더는 현장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미국에서 2003년 이래 7번째 광우병 발생이 확인된 가운데, 국내 생산자들이 안전성 확보와 국내시장 신뢰도 향상을 위해 우리 정부가 더욱 강화된 검역 기준을 정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지난 21일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정황근, 농식품부)는 미국의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소재 도축장에서 비정형 소해면상뇌증(BSE, 일명 광우병)이 발생한 사실을 확인하고, 잠정 조치로 현물검사 비율을 현행 3%에서 10%로 확대 실시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농식품부에 따르면 미 농무부는 지난 20일 정기적 BSE 예찰 프로그램에 따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지난달 31일 발간한 2023년도 ‘국가별 무역장벽 보고서’를 통해 한국에 대한 통상압력 강화 입장을 다시금 드러냈다. 미국의 거세지는 통상압력에 우리 먹거리안전은 위협받고 있다.올해 USTR 무역장벽 보고서의 한국 관련 내용 중 농업·먹거리 부문을 살펴보면, 우선 “한국의 농업생명공학 규제 시스템은 미국의 농산물 수출에 계속해서 도전을 제기하고 있다”는 표현을 쓰며 한국의 농업생명공학 관련 규제완화 필요성을 언급하는 걸 확인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유전자조작체(GMO) 수입
경칩이다. 좀 더 부지런한 개구리들은 벌써 잠에서 깨어 하우스 안을 뛰어다니며 주인을 놀리고 있다. 흙에서도 봄의 기운이 느껴지고 농사 준비로 몸은 바쁘지만 마음은 봄날 같지 않다. 처음 친환경 인삼농사로 시작했기에 하우스 여섯 동이 비가림이다. 작목을 바꾸다보니 3중하우스가 아니면 한 작기밖에 농사를 지을 수가 없다. 보강을 하자니 자재값, 인건비가 너무 올라서 한 동에 1,000만원 가까운 예산이 든다니 엄두가 안 난다. 그래도 조금 앞당겨 심어 두 작기에 도전하느라 요즘은 잘 하지 않는 터널을 만들었더니 매일 조마조마하고 몸도
코로나19, 전쟁, 기후위기는 1990년대부터 세계 질서의 기본 축을 담당하던 세계무역기구(WTO) 신자유주의체제가 급속히 종말로 향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에서 발생하고 있는 식량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각국은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여줄 농정으로 정책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특히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의 섹션 22006에 의거, 미국 농무부(USDA)가 진행한 대출 및 보증 융자 그리고 농업 운영에서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민을 신속하게 구제하기 위해 31억달러(4조486억원)를 제공한 사실은 솔직히 충격적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Inflation Reduction Act)’이 경영위기 농가의 구제책 역할도 하고 있다. 미농무부는 지난 10월 18일 8억달러(한화 약 1조356억원) 규모의 농가부채를 면제한다고 ‘채무면제 촉진’ 대책을 발표했다.지난 8월 16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서명한 IRA는 기후변화 대응, 의료비 지원, 법인세 인상 등이 주요 내용인 법으로, 인플레이션(화폐가치는 하락하고 물가는 상승하는 경제현상)에 대처하기 위한 처방이다. 미농무부는 IRA 일환으로 경영위기에 처한 농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세계 각지에서 올해도 동계파종 곡물 생산에 대한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유럽지역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주산지가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를 겪고 있는데, 다행히 공급 측면에 우호적인 대외여건이 계속되면서 국제곡물가격은 하락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세계 곡물 가격지수는 지난 10월 미국과 아르헨티나의 이상기후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 불확실성 등을 원인으로 잠시 상승 기류를 보였는데, 한 달 만에 올해 최저치까지 내려갔던 지난 8월 수준으로 회귀했다. 여기에 사료용 밀의 경우 내년엔 오히려 공급이 늘어날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식량이라는 존재를 놓고 누군가는 ‘산업’이라 하고 누군가는 ‘생명’이라고 한다. 같은 존재에 대한 인식이건만 인식과 인식의 간극은 하늘과 땅 차이다. 가치 판단은 배제하고, 여기선 최근 식량이라는 존재에 대해 어떤 논의가 이뤄지는지 소개하고자 한다.식량 ‘산업’, 그리고 규제완화지난 15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원장 김홍상, 농경연) 주최로 전북 익산시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에서 ‘농식품 신산업 분야 규제혁신 현장 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박미성 농경연 연구위원은 최근 국내외 ‘푸드테크(Food-te
[한국농정신문 김한결 기자]우리나라 농식품 지원사업 규모가 미국에 비해 현저히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나라 농식품지원제도 예산이 미국의 35.4%에 불과하다는 것.미국의 경우 우리나라 농식품바우처와 비슷한 제도로 ‘저소득층 영양지원 프로그램(SNAP)’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농무부(USDA) 주관으로 저소득층 가구에게 매달 일정 금액을 지급하면서 자국 농산물 소비를 촉진하고 있다.농협경제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SNAP로 매월 평균 3,570만명이 혜택을 받고 있다. SNAP 가맹점포는 25만개에 달한다.주목해야 할 점은 미국 정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두 개의 해일이 들이닥친다. 이름하여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과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다. 이 해일들로 인해 한국농업이 완전히 끝장나는 것 아니냐는 위기의식이 농민들 사이에서 팽배하다.CPTPP와 IPEF의 공통 표적, 사과지난 21일, 경북 예천군 반서울금당실체험마을에서 열린 (사)전국사과생산자협회(회장 김충근, 사과생산자협회) 신세대 육성교육 현장에서 권혁정 사과생산자협회 정책실장의 이야기를 듣는 농민들은 심각한 표정이었다.“그동안 한국이 FTA에 가입하면서도 사과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국내 재배가 어려워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조사료 ‘알팔파’를 국내에서도 논 이모작으로 재배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농촌진흥청(청장 조재호, 농진청)은 조사료 주요 재배 기반인 논뒷그루(벼 수확 뒤 동계작물 이모작)로 알팔파를 시험 재배한 결과, 생산성이 우수해 국내 재배 확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일반적으로 논에서 재배하는 겨울 사료작물은 가을 벼 수확 후 파종해 이듬해 봄 모내기 전에 수확한다. 농진청이 지난해 10월 상순부터 11월 상순까지 시기를 달리해 알팔파를 파종해 본 결과, 올해 5월 중순 벼 모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미국이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를 활용해 중국과 동아시아에서 패권 대결을 추진하려는 상황에서, 우리는 어떤 길을 가야 할까? 농업의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들은 더이상 신냉전의 한복판으로 끌려가면 안 된다는 것과 함께, 우리 스스로 식량 ‘주권’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미국 압박에 한국도 자유롭지 않다미국의 세계농업전략을 봐도 알 수 있듯이, IPEF 추진 시 미국은 자국 농업계의 압력에 따라 한국 정부에 대대적인 ‘변화’를 촉구할 공산이 크다. IPEF 출범 이야기가 나온 직후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에서 미국은 농업 분야에 어떤 식으로 개입할까?미국은 IPEF의 ‘4개의 기둥’ 중 ‘공정하고 복원력 있는 무역’ 부문에서 ‘지속가능한 농업’에 대한 공통의 규범을 만들겠다고 표방한다. 그러나 IPEF의 구체적 내용은 아직 안 나온 상태에서, 우리는 21세기 미국의 농업·먹거리분야 세계전략 및 미국 국내 농업계의 요구부터 살피며 향후 미국이 어떤 요구사항을 내밀지 예측할 필요가 있다.‘민주주의의 곡창지대’지난달 1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일리노이 주 캉커키의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