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폐막한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오랫동안 시름에 젖어있던 우리의 마음을 잠시나마 달래주었다. 끝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땀 흘린 선수들의 모습에서, 뭉클한 위로를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항저우에서 만난 남북 선수들 간의 모습에서 아쉬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함께 한반도기를 흔들며 국제대회에 입장하던 모습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 남북은 바로 옆에 있어도 쉽사리 인사조차 나눌 수 없는 사이가 돼버렸다. 어쩌면 남보다 못한 사이가 돼버린 것이다. 도대체 왜 이렇게 됐는지, 남북 모두 성찰이 필요할 것이다.기분 좋은 북한 관련 뉴스를
2023년 국정감사가 막바지에 이르렀다. 국회 농해수위원들은 여야 가릴 것 없이 특히 기후위기 속에서 농사를 짓고 농업소득은 매년 감소해 어려움에 처해 있는 농민들의 심경을 대변해 농정당국을 감사해야 한다. 윤석열정부의 농업정책은 과연 농민들의 숨통을 열어주고 있는지 점검해야 하는 것이다.그런데 지난 16일 농해수위 소속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이 진보성향 농민단체가 보조금을 받아 정권 퇴진 집회 자금으로 사용했다고 이를 문제 삼았다. 홍문표 의원은 농림축산식품부와 전국 지방정부에 특정 4개 농민단체 보조금 지원 현황만 자료제출을 요구
결실의 기쁨을 만끽해야 하는 수확철이지만 일년 내내 농민들을 힘들게 한 이상기후의 결과는 벼 작황에도 여실히 드러났다. 본격적인 벼 수확이 한창인 전남 곡성, 해남 등지에서는 벼 병충해로 인한 피해 필지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수량 감소뿐 아니라 품질도 좋지 않아 지난해에 이어 올해의 농가경제에도 잿빛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농가경제를 대표하는 농가소득에는 농업소득, 농외소득, 이전소득이 있다. 이 중에서도 농외소득이 41.6%로 가장 많고, 이전소득(33.0%), 다음이 농업소득(20.6%)이다. 연간 벌어들이는 농업소득이 1,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춘천농민회. 내가 속해 있는 농민회의 공식 명칭이다. 조금 이상하지 않은가? 춘천시도 아니고 춘천군도 아니고 춘천농민회라고 공식적으로 부른 지 30여년이 지나가고 있다. 다른 농민단체 심지어 전농에서도 춘천시농민회라고 부르는데, 우리 농민회 규약에는 춘천농민회라고 적혀 있다.지난 지방선거 당시 춘천시장 후보들에게 농정공약을 제시했었다. 그중 핵심 공약이 춘천시장 농정특보 채용이었다. 여야 할 것 없이 후보들의 공통된 답변은 같았다. 농업이 생명산업이고 춘천의 주요 산업인 것은 맞지만, 농정특보를 특별히 채용하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이번 국정감사 기간에 다소 황당한 지적이 나왔다. 국민과함께하는농민의길 소속 주요 농민단체(전국농민회총연맹·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등)가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을 받으면서도 정권 퇴진운동에 참여하는 등 ‘좌편향’된 움직임을 보여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단 얘기였다.우선 시민단체의 정권퇴진 운동 참여를 문제 삼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국가삼권과 언론을 감시하며 필요한 경우 자율적으로 국민의 권리를 위해 운동하고 행동하는 건 민주주의 국가 속 시민단체 어느 곳이든 수행해 마땅한 본분이다.더욱이 ‘편향’을 가르는 기준
추석 다음 날 단톡방에 뜬금없는 글이 올라왔다.‘철균이가… 어제가 마지막 날이었다.’도대체 무슨 말인지 감을 못 잡고 이게 무슨 소리냐고 되물었더니 ‘죽었다. 살아서 이 카톡을 보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답이 왔다. 그제야 부랴부랴 진주에 전화해보니 철균이가 추석 당일 오후에 단감밭 농막에서 잠을 자다 화재가 발생했고, 미처 피하지 못해 운명을 달리했다고 했다. 아… 얼마 전부터 얼굴 한번 보자고 그렇게 연락했는데 못 본 게 미안키도 하고, 뭐 한다고 추석 당일까지 단감밭에 올라갔는지 원망도 되고, 또 그럴 수밖에 없는 우리 농사꾼들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서아시아의 화약고인 팔레스타인 일대에서 전면전이 발발했다. 지난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로켓 공격 및 대규모 침투 작전을 개시하자 이스라엘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공습을 가하는 등, 전쟁의 불길은 점차 거세지고 있다.일견 하마스가 난데없이 선제공격을 가하며 평화를 깬 것처럼 보인다. 전후 정황 확인이 필요하긴 하나, 하마스의 민간인 학살은 결코 용서받지 못할 행위인 것도 모르는 사람이 없을 테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침략 및 민중 탄압·학살로 인한 팔레스타인 민중의 분노가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지난 3월 8일 치른 전국 동시조합장선거는 조합장의 초선·재선 여부와 관계없이 전국 지역 농·축협이 운영을 재정비하는 기점이 되고 있다. 본지는 각각의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농·축협 여덟 곳을 격주로 소개함으로써 전국 농·축협 임직원·조합원들이 각자 조합의 역할을 고민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고자 한다. 산골 농협을 경영하면서 마주하는 어려움은.일단 신용자원이 부족하다. 조합원 수가 적은 데다 고령화돼 예금도 빤하고 보험대상도 제한적
소비자들의 체감가격과 달리 한국농산물 시장은 공급과잉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그렇다면 농산물 가격이 안정되거나 더 하락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질문이 가능하다. 공급이 과잉되고 있는 것인지, 공급이 줄어들고 있는 것인지 냉정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대답의 요지는 이렇다. 먼저 유가와 종자·비료·농약 등 농자재 가격이 상승했고, 농산물 생산에 필요한 인건비 역시 급격히 올라 농산물 가격의 상승은 예견된 일이었다. 공급이 줄거나 수요가 늘거나와 같은 시장의 기본 경제논리에 따라 가격이 오른 것이 아니라, 생산비 증가가 농산물 가격에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2023년 국정감사 첫날, 수입쌀이 양곡특별회계(양특회계) 적자를 야기하고 농가소득 감소 원인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지난 11일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농림축산식품부 국정감사에서 양특회계적자 구조가 심각하다고 밝혔다. 적자 원인을 들여다보면 정부의 양곡매입비 상승과 의무수입쌀 수입양곡대 급증 등이다. 양특회계 규모는 세출 예산액 기준으로 2018년 1조6,582억원에서 2조7,454억원으로 65% 증가했다. 또 적자를 일반회계 전입금으로 메우고 있다. 세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정부 양
사람들이 모이거나 어디론가 떠나고자 할 때 꼭 필요한 것이 바로 교통수단이다. 사람들은 대체로 버스, 전철, 기차 등의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해 움직인다. 도시는 전철이나 버스에서 내려서 또다시 마을버스나 자전거 등을 이용해 편리하게 집 앞까지 이동한다. 도시에서는 흔하게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수단이 농촌지역에서는 너무나 귀하다.농촌지역은 생활 인프라가 부족해 여러가지 어려움을 겪을 때가 많지만 그중에서도 이동의 문제가 가장 불편하게 느껴질 때가 많다. 자가용이나 트럭 등 운전이 가능한 젊은 성인의 경우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표현이 있다. 국어사전에는 ‘아무리 애를 써도 보람이 없는 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설명돼 있다. 이 말은 대부분이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는데, 불행하게도 농촌정책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입장에서 자주 인용되곤 한다. 농촌에는 아무리 많은 예산을 투입해도 소용이 없다는 의미다. 왜 농촌정책(예산)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게 됐을까?우리나라의 농촌개발정책은 1950~1960년대의 농촌지역사회개발(Community Development)사업을 거쳐 1970년대는 생활환경개선과 소득
어느새 가을. 볼 일이 있어 가까운 장에 다녀오면서 보니 벼 수확작업을 하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마음이 바쁜 농민들이 추석 연휴가 채 끝나기도 전에 가을걷이를 시작한 것이다.가을걷이의 시작은 곧 벼 가격결정, 정부 양곡정책에 대한 지난한 싸움도 함께 시작되었음을 의미한다. 벼 매입가격을 생산자인 농민이 직접 결정하거나 농협과 함께 결정하지 못하는 불공정함이 계속되는 한 이 싸움 또한 해마다 반복할 수밖에 없다.이미 현장에선 올해 매입가격에 대한 의견을 모으고 매입기관인 농협과의 소통을 진행하고 있지만 수확이 시작된 현재까지도 구체
21대 국회가 마지막 국정감사를 시작한다. 국정감사는 국회가 지난 1년 동안의 국정 전반에 관한 조사를 하면서 정부를 감시하고 비판하는 역할을 맡는 것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11일부터 25일까지 농림축산식품부와 유관기관 등 30여개 기관 대상의 국정감사 대장정을 시작한다.이번 국정감사는 지난해 출범한 윤석열정부의 농정을 온전히 진단하는 첫 심판대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국회 농해수위가 중점 감사해야 할 사항은 첫째, 밥상물가를 잡겠다며 저율관세할당(TRQ)을 확대한 윤석열정부의 농업정책이다.윤석열정부는 우리 농업을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인 한가위가 끝나고 모두 바쁜 일상으로 복귀했다. 추석 차례상에 올라왔던 햅쌀이 이제 본격적으로 수확되는 시기다. 긴 추석 연휴는 끝났지만 농업현장은 가장 바쁜 수확철을 맞이했고 우리 앞에 남겨진 과제는 여전히 산더미다. 현재와 같은 암울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는 남겨진 과제 하나하나가 해결되기까지 긴 시간이 필요한 듯 보인다.정치가 실종된 사회에서 많은 사람은 사회적 불신을 가득 안은 채 마음의 병을 앓고 있다. 그 누구도 책임지려 하지 않고 그 누구도 대안을 제시하지 않는 사회 속에서 많은 이들은 힘겹게 살아
북한 농업이 기계화의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지난 9월말 북한 언론은 1만여대의 농기계를 생산해 전국의 농장에 공급했다고 보도했다. 농기계의 용도는 가을걷이와 탈곡, 가을밀과 보리의 씨뿌리기에 필요한 수확기, 탈곡기, 파종기였다. 우리 농촌에서 농기계 1만여대는 특별한 뉴스로 대접받기 어렵지만 북한 농업현장에서는 천지개벽과 같은 사건이었다. 지난 2022년 9월 이전 북한 언론은 기존의 농기계 수리와 부속품 생산 소식을 주로 보도해왔다는 점에서 최근 농기계 생산 소식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2022년 9월 북한은 농
올해 국세수입 감소가 큰 화두가 되고 있다.기획재정부는 올해 국세수입 예산을 재추계해 예산대비 59조1,000억원이 감소한 341조4,000억원으로 발표했다. 국세 중 내국세 15.3%(54조8,000억원), 법인세 24.2%(25조4,000억원), 관세 32.3%(3조5,000억원), 종합부동산세 18.3%(1조원) 등이 2023년 예산대비 감소하면서 총국세가 14.8% 감소하게 됐다. 정부의 잘못된 세수 추계로 인해 올해 지방교부세 감소가 예상되면서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운영에 크나큰 파장이 일고 있다.지방교부세는 보통, 특별, 부
이제는 ‘농협중앙회장 셀프연임법’으로 더 유명한 「농업협동조합법」 개정안. 본지는 이 법안의 문제점을 최초로 보도한 매체며 이후 국회 농해수위 법안소위, 농해수위 전체회의, 법사위 전체회의 등 국회 내 모든 회의를 밀착 취재하고 있다.농해수위가 이 법안을 의결하는 모습을 보면서 기자는 아연실색했다. 법안은 명백히 비상식적이었고, 몇몇 의원들의 법안 반대 의견은 매우 논리정연했으며, 이에 대한 반론조차 개진되지 않았다. 하지만 결과는 원안 가결. 위원장·간사와 여당 의원들은 하다못해 법안 통과를 위한 ‘억지논리’를 만들어내려는 노력도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지난 3월 8일 치른 전국 동시조합장선거는 조합장의 초선·재선 여부와 관계없이 전국 지역 농·축협이 운영을 재정비하는 기점이 되고 있다. 본지는 각각의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농·축협 여덟 곳을 격주로 소개함으로써 전국 농·축협 임직원·조합원들이 각자 조합의 역할을 고민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고자 한다. 새로운 작목에 도전하는 데 역경도 많았을 것 같다.농협 직원 시절부터 내가 멜론을 가장 앞장서서 추진했다. 당시 나주 세지면 아래로는 멜론이
[한국농정신문 김수나 기자]윤석열정부의 역사 인식이 문제로 떠올랐다. 지난 3.1절 기념사에 이어 최근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이 그렇다. 104주년 3.1절은 “세계사의 변화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국권을 상실”, “불행한 과거”, “부끄럽고 슬픈 역사”(대통령 기념사)로 표현됐다. 제국주의에 맞서 싸운 당당한 역사는 배제됐다. 소모적 이념 논쟁을 불러온 홍범도 장군의 흉상 문제에서도 객관적 사료와 학계의 정설마저 무시됐다. 국가 최고지도자마저 역사를 부정하고, 자기 필요에 역사를 이용했다는 지적이 나왔다.우리 근대사를 ‘부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