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깨’를 심고 가꾼다는 엄남이(77) 할머니를 만나기 위해 임실치즈마을을 찾았다. 엄 할머니는 여성농업인센터에서 왔을 때 자신은 시어머니가 농사짓던 참깨를 받아서 지금까지 심고 있는데, 그것이 다 토종이라고 밝혔다. 일명 ‘제비깨’다.“왜냐면, 보통 하던 것인 게 그냥 그 놈 또 종자 받아서 쓰고 그랬지요. 우리들은 옛날 그놈을 써 먹었잖아요. 그런데 지금 깨들은 막 조박조박허니 조박깨고 많이는 난갑드만. 요새 것은 늦되고, 내가 갖고 있는 것은 올되니까. 이것 해내고 무도 심고 허니까. 아직까지 밑 안지고(없애지 않고) 여태 가지고 있는 것이제. 시어머니가 허든 걸 내내야 내가 되물렸제.”기름을 짜면 그 양은 요즘 깨와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궁금했다.“많이 나오죠. 깟(겉외)이 얇아요 깟이
오늘은 어머님과 들깨 수확을 했습니다. 들깨 수확 후에는 양파나 심을 수 있을까, 마늘이나 시금치는 심을 수 없습니다. 그러니 들깨를 털면 가을걷이가 마무리 되어가는 셈입니다. 들깨는 어정쩡하게 남은 논밭의 귀퉁이에 심습니다. 어디에 심어도 잘 자라는 특성 때문이지요. 올해는 들깨가 풍년인가 봅니다. 큰 키를 하고서도 마디마디에 들깨씨가 들어있어서 촐촐 흘러내리는 모양새가 사랑스럽습니다. 들깨를 터는 어머님의 표정이 한없이 밝습니다. 들깨나 참깨, 토란 같은 작물은 주로 어머님의 농사입니다. 파종과 수확을 돕기는 하지만 대부분 당신께서 돌보십니다. 갈무리를 잘 하셔서는 가끔 시간이 나거나 아니면, 사람들이 찾는 즈음을 기가 막히게 아시고는 때를 맞춰 인근의 오일장에서 내다팔곤 하십니다. 비교적 이른 시간에
농업계 ‘고관세 품목의 면세반입 폐지 또는 축소’ 요구인천·평택·군산항을 통해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보따리상들이 지난해 들여온 중국산 농산물이 무려 1만7,525톤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중국 보따리상 1명이 5년간 최대 31톤이나 반입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국회입법조사처가 발표한 2015년 국정감사 정책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들여온 중국산 농산물 중 가장 많이 반입된 것은 녹두로 3,427톤에 달한다. 이어 콩(3,003톤), 땅콩(1,813톤), 건고추(1,743톤), 메밀(1,446톤), 율무(1,415톤), 팥(1,362톤), 참깨(1,471톤), 마늘(1,199톤), 건대추(300톤) 등의 순이다. 최근 감소세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국내 농가엔 큰 피해를 줄 수밖에 없다.
“오곡 들녘을 복원해야 한다.” 전남 진도 어느 농민의 오랜 주장이다. 대파 주산지 진도에서는 지난 14년 동안 대파를 7번 갈아엎었다. 수입 대파에 치이고 국내 생산에 치여 대파가격이 폭락했기 때문에 수확을 앞둔 대파를 갈아엎는 일이 2년에 한번 꼴로 벌어진다.그래서 들녘에 잡곡재배 면적을 늘리자는 것이다. 잡곡재배를 늘리면 대파 재배면적을 조절하는데 효과가 있어 결국 대파농사를 살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를 위해서는 잡곡 농사가 수지 맞아야하고, 지자체와 중앙정부가 잡곡 농사를 지원하자는 것이다.그렇다. 이 시점에서 오곡 들녘 복원사업은 모든 농산물이 공급과잉을 완화하는 비책이다. 뿐만 아니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곡물의 자급률을 높이는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다.그러나 정부의 정책은 반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잡곡 소비가 늘고 있다. 슈퍼곡물이란 별명이 붙으며 소비자 관심을 끌고 있는 잡곡은 흰쌀밥에서 섭취할 수 없는 다양한 영양원으로 관심을 모은다. 하지만 최근의 슈퍼푸드, 슈퍼곡물의 인기는 국내산 콩, 팥, 조, 수수, 기장 등 전통적인 잡곡류의 전성기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렌즈콩, 이집트콩, 퀴노아, 치아시드 등 낯선 이름의 수입 잡곡이 그 주인공이다. 때문에 국산 곡물의 생산·소비를 늘리려는 정부차원의 다각적인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지난 5월 농식품부가 발표한 밭농업 활성화 방안에 따르면 경지이용률과 곡물자급률을 높이고 농가소득을 향상시키기 위해 올해와 내년 밭농사 파종목표를 28만7,000ha까지 계획했다. 정부 계획대로 밭농사가 확대되면 총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우리나라의 식용대두 관세는 487%다. 수입 콩이 정상적인 관세를 치른다면 가격은 국산 콩의 2배에 가까워 경제성이 없다. 그래서 수입 콩은 저율관세할당(TRQ)이라는 한정적 물량에 한해서만 5%의 저율관세로 들어오고 있다. 이렇게 들어온 수입 콩의 가격은 국산 콩의 3분의1에 불과하다. TRQ 물량의 대대적인 증량이 있다면 그것은 값싼 수입물량의 범람을 의미하며 이는 국내산업의 몰락과 직결된다. 우리 잡곡 농가가 몰락의 길을 걷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WTO TRQ, 정부 ‘자발적 증량’우리나라는 우루과이라운드 무역협상 당시 WTO에 제출한 이행계획서(CS)에 따라 1995년부터 일부 농산물에 TRQ 물량을 배정했다. 고율관세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저
추석이 코앞입니다. 나락 수확과 동시에 마늘과 시금치 등 월동작물을 심어야 하니 추석명절은 말이 명절이지 명절답지 못한 지가 한참은 됐습니다. 추석에는 특집영화 한 편 정도는 봐 줘야 되는데 말입니다. 아니 되레 신경이 더 많이 쓰입니다. 집안 구석구석 청소며 제수음식 장만, 밑반찬 준비 등 신경쓸 것이 여간 많은 것이 아닙니다.사실 농민들에게 추석의 의미는 충분히 있습니다. 농사가 잘 되고 못 되는 것이 사람의 노력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날씨 등 자연조건이 받쳐줘야 되므로 천지사물을 관장하는 천지신명님께, 또는 조상님의 은덕에 햇곡식으로 감사드리는 낮은 자세는 농민의 기본인 셈입니다. 잘 자란 벼는 물론이고 호박 한 덩이와 참깨 한 바가지도 자연과의 공존 때문이라는 것을 농사를 짓다보면 자연히 알게
[한국농정신문 안혜연 기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사장 김재수, aT) 비축기지 현대화·광역화 사업이 추진된다.농림축산식품부(장관 이동필, 농식품부)와 aT는 지난 11일 대구 경북권 비축기지 건설현장에서 ‘비축기지 현대화·광역화 사업 착공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aT를 비롯한 경상북도, 대구시 등 유관 지자체 관계자와 대구경북 지역 농민단체, 농식품 업체가 참석했다.농산물 비축기지는 고추·마늘·양파·콩·참깨 등 주요 농산물의 수급 조절을 위한 저장창고로, 현재 전국 시·도 12곳에 위치해 있다.이번 비축기지 현대화 및 광역화 사업은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8개소에 산재해 있는 농산물 비축기지를 충북 청주, 전남 장성, 대구 동구, 부산 강서구 총 4개 권역으로 통·폐합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 “들어오다 보면 알겠지만 이곳이 정읍서 가장 오지라. 큰 논이 없어. 규모가 작은 밭일이 대부분이라서 고추, 고구마, 참깨 이런 거 많이 하지. 복합영농이랄까. 그래서 사람들이 찾아오면 줄 게 많아(웃음). 농사 외에도 눈으로 보고 듣는 일은 다해. 몸은 좀 고달파도 쉴 새 없이 일하는 편이야. 3년 전부터는 면에서 동네 국도변 풀 제거 작업을 받아서 하고 있네. 돈을 벌겠다는 마음보다는 책임감이 크지.”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 지난 10일 전남 화순군 화순읍 계소리의 한 참깨밭에서 이유기(82, 왼쪽)씨 가족이 비바람에 쓰러진 참깨를 수확해 손질하고 있다. 이씨는 “수확을 앞두고 쓰러져 생각보다 수확량이 많지 않다”며 “성한 참깨라도 수확해 말려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직장인들이 점심메뉴로 주로 먹는 음식은 김치찌개·백반·부대찌개·된장찌개·비빔밥·짬뽕 등이라는 조사결과가 있다. 여름에는 시원한 메밀국수와 콩국수를 먹는 사람들도 많다. 정부가 정한 음식점 원산지 표시 대상 품목에 따르면 식재료의 원산지가 몇 개나 표시되어 있을까? 메밀국수와 콩국수의 주재료인 메밀과 콩의 원산지 표시를 음식점에서는 찾아 볼 수가 없다. 짬뽕이나 자장면 같은 중국음식의 대명사인 양파의 원산지 표시를 우리는 본 적이 없다.정부의 음식점 원산지 표시 대상 품목을 보면, 농산물은 쌀·배추김치(배추와 고춧가루)·소·돼지·닭·오리고기·양(염소) 등 7〜8가지에 불과하다. 우리가 주로 먹는 음식의 원산지를 알려주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수산물은 광어·우럭·참돔·미꾸라지·낙지·뱀장어·고등어·명태·갈치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 지난 22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 가락리의 한 참깨밭에서 노부부가 갓 수확해 한 단씩 묶은 참깨를 경운기에 싣고 있다. 이들 부부는 “비가 오기 전 수확해 건조시키려고 한다”며 “가뭄 탓에 수확량이 예년만 못하다”고 말했다.
함안군 군북면 동촌마을에는 토종씨앗을 지키는 할머니들이 있다. 동촌마을은 유독 올콩을 많이 심는다. 올콩의 본래명은 유월태로 4월 초에 심어서 8월에 수확한다. 올콩을 수확하고 나면 배추나 무, 파 등 겨울 김장준비를 위한 채소들을 심는다. 밭이 많이 없는 농가들은 최대한 밭을 활용하기 위해 올콩을 심고 있는 것이다.한춘자(75)님의 밭은 늘 바쁘다. 한 해 농사를 봄에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늦여름에 시작한다. 8월 밭에 거름을 주고 땅을 갈고 두둑을 지어 놓으면 배추, 마늘이 한 쪽을 차지하고 잔파, 겨울초, 시금치가 밭에 자리를 잡는다. 봄이 되면 배추, 마늘을 심었던 자리에 올콩을, 마늘을 뽑아내고 나면 참깨 모종을 심는다. 그러고 나면 8월 올콩과 참깨 수확으로 1년 농사를 마무리한다.
▲ 지난달 27일 경기도 김포북변공영주차장에서 열린 김포 오일장에서 한 과일 상인이 미국산 체리를 봉지에 담고 있다. 과일 좌판의 중심에 체리와 오렌지, 바나나가 놓여 있다. ▲ 지난달 27일 강화 풍물시장 일대에서 열린 오일장에서 한 노
[한국농정신문 박선민 기자]여성 친화형 농기계가 여성 농민의 영농활동을 돕기 위해 필요하다는 데는 모두가 공감대를 갖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선 실질적으로 개발이 활성화되고 보급이 이뤄지고 있는지는 의문이란 지적이다.남성 위주의 대형농기계서 탈피상주시 외서면에서 농사를 짓는 황재순씨는 5,000평 논농사와 함께 2,000여평의 밭에 고추, 생강, 땅콩, 참깨, 양파 등 여러 가지 작목을 심고 있다. 그는 최근 작목반에서 구입한 제초형 관리기를 사용하고 있다. 친환경 농사라 제초 작업이 쉽지 않은 터에 동력으로 손쉽게 작동할 수 있는 관리기 2대를 마련한 것이다.황씨는 “예전엔 밭에 쪼그려 앉아 호미로 직접 풀 베고 메는 작업을 했는데, 이번 관리기로 로터리 작업을 더 빠르게 할 수
왜 하필 세월호 1주기 추모일에 해외에 나가냐는 논란 속에 박근혜 대통령이 남미 순방에 나섰고,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개방수준을 상향 조정하는데 합의했다. 우선 이는 원칙 없는 합의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 또 농업부분이 일방적인 피해를 보게 될 대단히 잘못된 합의다.2002년 10월 한국과 칠레는 FTA를 타결하면서 농축산물 391개 품목에 대해 DDA 협상 이후에 논의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다시 말해 391개 품목의 추가개방을 미뤄 놓은 것이다. 구체적인 품목은 고추 마늘 양파 참깨 보리 콩 옥수수 팥 땅콩 돼지고기 오리 분유 버터 치즈 감귤 잣 밤 파인애플 등이다. 전부 우리 농민들에게는 주요한 농산물이고 민감한 품목이다.한-칠레 FTA 타결 이후 칠레산 포도는 지난 10년간 5배나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지난달 22일(칠레 현지 시간) 열린 한-칠레 정상회담에서 칠레의 FTA 추가 협상 요구에 박근혜 대통령이 “공감한다”고 밝혀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2002년 한-칠레 FTA 체결 당시 400여개 농축산 품목 개방 문제는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이 끝난 뒤 추가개방을 협의하기로 양허안에 명시한 만큼, 원칙만 내세우더라도 추가협상을 미룰 명분은 충분하다는 비판이 들끓고 있다.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9박 12일간 남미 4개국(콜럼비아, 페루, 칠레, 브라질) 순방길에 나선 가운데, 22일 칠레 미첼 바첼렛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가졌다.이날 바첼렛 대통령은 한-칠레 FTA 체결 이 10년을 넘어선 만큼 ‘업그레이드’의 필요성을 언급했고, 박근혜 대통령은 이에 “공감한다”
금산에서 태어나 20살 되는 해에 부여로 시집을 와서 59년째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다. 친환경 벼농사를 지으며 집 주변 밭에는 강낭콩, 파, 땅콩, 참깨, 굼벵이동부, 흰동부, 팥, 메주콩, 배추, 갓 등의 먹거리를 토종으로 심는다. 시집와서는 계속 씨를 받아 심어서, 이 씨앗들 중 나이가 어린것도 40년은 족히 넘을 것이다. 함께 늙어가지만 매년 때가되면 건강한 먹거리를 안겨주는 고마운 씨앗들이다. 이 중 밥에 넣어먹으면 달고 맛있어 우리집 밥그릇을 떠나지 못하는 굼벵이동부를 소개하고자 한다.서리가 모두 지나가고 5월 초·중순이 되면 굼벵이동부를 반나절 정도 물에 불렸다가 파종한다. 10일~15일 이후에 모종을 밭에 심는다. 굼벵이동부는 넝쿨을 뻗기 때문에 나무 아래에 심거나 밭두렁에 심으면 좋다.
2009년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토종종자 채종포 사업을 시작으로 부여군여성농민회는 7년째 300여 평의 밭을 공동경작하며 토종종자 지키기 활동을 하고 있다. 쥐이빨옥수수, 옥수수, 흰돈부, 어금니돈부, 오이, 참깨, 들깨, 상추, 갈색밤콩, 강낭콩 등 10여 가지 이상의 우리 종자들을 심고, 거두고, 각종 행사를 통해 나누고 있다. 이번 5월 5일 어린이날에는 지역 어린이날 행사에서 토종씨앗모종 나눔을 하려고 한다. 모종의 주인공은 우리 회원들과 모종 나눔 시 인기가 좋았던 쥐이빨옥수수이다. 오늘은 우리의 인기씨앗! 쥐이빨옥수수를 소개하고자 한다.이 옥수수는 크기가 작고 모양이 쥐이빨과 닮았다하여 쥐이빨옥수수라고 불리운다. 3월말~4월초 씨앗을 파종해 5월초에 밭에 정식을 하면 8월에 수확을 할 수 있다.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소금꽃 010세상을 먹여 살리는 농민이 있습니다. 세상을 만들어가는 노동자가 있습니다. 이들이 흘린 값진 땀의 힘으로 농민과 노동자가 스스로 자랑스러울 수 있는 세상이 오기를 꿈꿉니다. ‘소금꽃’은 농민과 노동자, 세상을 짊어진 이들에게 보내는 무한한 찬사입니다. 매달 한 번씩 농민과 노동자의 모습을 지면에 함께 싣습니다. 전국금속노동조합과 함께 합니다. 정직한 땀의 힘을 믿습니다. 이 땅의 농부 051박희명(72, 강원도 홍천군 화촌면 성산리)“로터리 치기 전에 지푸라기 뿌리는 중이야. 이게 콩짚인데 거름으로 괜찮아. 로터리치고 나면 옥수수하고 참깨 심을라고. 아직은 심을 때가 아니야. 서리가 와 버리면 얼어서 죽으니까 서리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