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가 일상이 되고 있다. 봄에 꽃이 피는 자연의 현상도 남녘부터 차츰 북상하는 게 아니고 뒤죽박죽이다. 이달 초 전남 고흥에서 벚꽃이 피었다 지고 서울에는 벚꽃이 한창인데 충남 예산의 벚꽃은 필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요즘 한창인 철쭉이나 연산홍이 심긴 화단을 봐도 꽃이 핀 것도 있고 안 핀 것도 있다. 모든 꽃이 제각각 피고 진다. 관상용 꽃인 경우라면 그나마 덜 당황스러운데 사과, 배, 복숭아 등 과수의 개화기는 농민들을 노심초사하게 한다. 꽃이 너무 일찍 피어 열매가 맺히기도 전에 냉해를 입고 곧 꽃이 떨어져 버리는
미승인 GMO쥬키니호박 종자가 국내에 유통되고 있다는 것이 알려진 지 한 달이 지났다. 그동안 정부에 투명한 정보공개를 요구하며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많은 논의와 대응을 해 왔다. 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관리체계 실패에 대한 사과나 책임자 문책은커녕 피해자인 농민과 가공생산판매처를 마치 적발하고 있는 듯 언론을 호도해 불안감만 더욱 키우는 형국이다.얼마 전 개최된 소비자, 농민 피해 대책 간담회에서는 정부의 미흡한 관리체계와 무책임을 지탄하면서 피해자를 위한 대안 마련을 촉구했다. 이번 GMO쥬키니호박 종자 유통문제는 정부를 믿고
미국의 통상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가 작성한 2023년 국가별 무역 장벽보고서를 보면 한국에 대한 통상압력이 한층 강화되는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의 농업과 생명공학 관련 규제 완화를 언급하며 유전자조작체(GMO) 수입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것이 대표적이다.또한 미국은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를 통해 미국산 농산물의 ‘해외접근 수단’을 늘리려고 한다. 위생·검역(SPS) 조치와 같은 비관세 장벽을 허물어 상대국을 공략하겠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럴 때 우리 정부의 역할은 통상전략을 확고히 세워
얼마 전 열린 국무회의에서 제1차 국가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이 최종 확정됐다. 이번 기본계획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탄소중립기본법)」에 따라 20년을 계획 기간으로 5년마다 수립해야 하는 첫 번째 계획이다. 산업부문 탄소배출 감축목표를 하향 조절한 계획으로 현 정부에서의 온실가스 감축 의무가 대폭 줄어든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첫 출발부터 탄소중립이라는 목표와는 거리가 멀어지면서 시민사회단체에서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2021년 9월 24일 제정한 탄소중립기본법에서 정의하는 ‘탄소중립’은 대기
쌀자급률이 2021년 기준 84.6%고, 2022년 예상 쌀자급률은 82.5%에 불과하다. 정부는 식량자급률을 2022년 기준 44.4%에서 2027년엔 55.5%로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그러나 식량자급률을 11.1%p나 올리기 위해서는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식량작물을 심는 면적이 늘어나야 한다. 벼를 심는 면적을 줄여서 콩·밀·가루쌀을 심는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지만 이는 경지면적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다. 둘째, 같은 면적이라면 수확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야 한다. 이것도 불가능한 게 정부의 계획이 다수확보다 미질이
서울시가 자치구의 공공급식센터를 서울친환경유통센터로 통폐합하려던 계획을 올해 7월에서 내년 1월로 연기했다. 의견 수렴 절차를 통해 개편안을 최종적으로 마련한다는 것인데 산지와 시민사회의 강력한 반발로 잠시 뒤로 물러서는 모양새다. 서울시가 개편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흘러간다면 먹거리 양극화와 공공급식 사각지대는 더욱 확대될 것이다. 거꾸로 가려는 먹거리 정책을 바로잡아야 한다.학교급식에서 공공급식으로 먹거리 정의를 확대해 가는 방향은 지난 몇 년간 농업, 먹거리 진영의 중요한 흐름이었다. 도시민과 농촌의 상생으로 먹거리 체계
얼마 전 국내에서 GMO 쥬키니호박이 유통된 사실이 밝혀지면서 온 나라가 충격에 빠졌다. 무려 8년이란 시간 동안 승인도 받지 않은 종자가 불법적으로 유통된 것이다. 일명 돼지호박이라 불리는 쥬키니호박 종자가 그 긴 시간 국내에서 활개치고 다녔고, 정부가 제대로 파악조차 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먹거리에 대한 극도의 불안감을 키웠다. 종자는 국가의 중요한 식물자원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위협하는 수입 종자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음으로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지게 됐다.피해가 일파만파 커지면서 정부가 판매금지와 회수 조치를
농민들은 올해 1년 영농계획을 세우면서 희망은커녕 절망에 숨죽이고 있다. 농민들에게 쉽고 편한 시절이 딱히 있었던 건 아니지만 아무리 어렵다해도 요즘처럼 벼랑 끝에 놓인 듯 어려운 시기는 없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지금 힘들어도 미래가 밝으면 버틸 수 있지만, 다가오는 시간이 더 암울하다는 점이다.참외 한 박스에 10만원이라는데, 농촌엔 수확할 참외가 없다. 청양고추 한 상자도 14만원에 거래되는데 농민들 손엔 남는 게 없다. 농촌의 서글픈 현실이다.지난달 25일, 1년 농사를 시작하는 농민들이 바쁜 일손을 잠시 내려놓고 서울행 버
정부가 미등록 외국인노동자 합동단속에 나서 농가일손 부족 문제가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농민 파산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법무부는 경찰청·고용노동부·국토교통부·해양경찰청 등 5개 부처가 함께 ‘불법 체류 외국인’ 상습고용업체, 불법입국·취업알선자 등을 범정부 차원으로 합동단속한다고 밝혔다. 이번 단속은 분기별 1회, 즉 1년에 4번 정례적으로 실시한다. 특히 합동단속 시 정당한 이유 없이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경우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적발된 불법 체류 외국인은 강제 퇴거·입국 금지하는 등 엄정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단속과정에서 외국
완연한 봄이 오면서 일년 농사를 준비하는 농민들의 손길도 더욱 분주해졌다. 이제 날이 갈수록 더욱 바빠지는 농번기가 시작됐고 제주지역에서는 조생양파 수확이 한창이다. 하지만 최근 평택세관에서 수입양파의 과적, 밀수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면서 양파 재배 농민들은 수확의 기쁨을 누릴 새도 없이 정부대전청사 앞으로 달려갈 수밖에 없었다.지난해까지 낮았던 양파가격이 조금씩 오르면서 한동안 줄었던 양파 TRQ 물량도 2022년 급격히 증가했다. 국내 양파가격 상승을 억제시키기 위해 정부가 수입량을 늘렸기 때문이다. 여기에 민간업자들의 불법 수
농촌을 생각하면 넓은 농지와 푸르른 산이 먼저 떠오른다. 어린 시절 할머니 댁에서 맡았던 땔감을 태우던 시골 냄새는 성인이 된 이후에도 그리운 냄새로 기억난다. 농촌이라는 공간이 주는 경관의 가치는 심미적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휴양적 기능을 내포하며 도시와는 차별화된 매력을 갖는다. 하지만 현재 농촌은 도시에서 떠넘겨진 유해·기피시설들로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망가지고 있다. 농촌주민을 위한 사회서비스 구축과는 별개로 자연환경과 주민들의 주거공간을 훼손하는 개발사업이 우후죽순 생겨나기 때문이다. 난개발의 전형적인 모습을 전국 농촌지역 곳
김진표 국회의장이 또 한 번 양곡관리법 중재안을 내놨다. 자동시장격리 발동요건을 9% 초과생산이나 15% 가격하락으로 수정하고, ‘3~9% 초과생산 또는 5~15% 가격하락 시 국회가 정부에 매입을 권고할 수 있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3~5% 초과생산 또는 5~8% 가격하락을 발동요건으로 했던 첫 번째 중재안보다 더 후퇴한 내용이다.2021년산 쌀값은 통계작성 45년 만에 최대치로 폭락했다. 당시 전년 대비 초과생산량은 7.5%였고 늦은 시장격리, 역공매 최저가 입찰 방식까지 겹쳐 쌀값이 곤두박질쳤다.농민들은 생산비가 보장되는 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