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 꿀 참외 팝니다.’ 경북 성주군과 경남 고령군을 이어주는 33번 국도를 따라가다 보면 간이 천막에 현수막을 내걸고 직접 재배한 참외를 판매하는 농민들을 심심치 않게 만나볼 수 있다. 지난달 29일 성주군 대가면 옥화2리에서 만난 여상길(58)씨도 국도변에 세워놓은 농산물직판장에서 공동브랜드인 ‘참별미소’ 참외를 판매하는 생산자 중 한 명이다. 부모의 가업을 이어받아 6년 전부터 참외농사를 짓고 있는 그는 주말마다 직판장으로 출근한다. 성주 인근에 위치한 가야산이나 합천 해인사를 찾는 외지인들이 주요 고객으로 찾는 사람이 많을 경우 약 5~60만원의 부가수익을 얻기도 한다. 5월말, 10㎏ 한 상자에 3만원 ~ 3만5천 원 선인 참외 가격을 놓고 볼 때 주말마다 20여개의 상자
“온라인에서 소비자를 단골로 만들기 위해 가장 필요한 자본은 굳건한 신뢰감입니다. 농산물은 먹거리라서 공산품보다 품질 평가가 냉혹하거든요.” 보슬비에 젖은 자두 잎이 더 푸르게 빛나던 월요일, 경북 김천시 구성면에 자리한 ‘참사리식품농장’을 찾았다. 무농약 농사로 억대 매출을 올리는 농장 주인 최민용(61) 씨가 활짝 웃는 얼굴로 기자를 맞았다. 반짝이는 눈망울이 인상적이어서 꼭 ‘소년 농부’처럼 보였다. 최 씨는 올해로 귀농 29년째의 베테랑 농부다. 아내 최명자(59) 씨와 함께 이 농장에서 자두와 복숭아, 양파 농사를 짓고 있다. 겨울에는 즙을 짜내 인터넷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지금은 억대 매출을 올리는 농부가 되었지만 그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2000
가공식품 제조기준, “너무 높다” 가공식품 제조기준, “너무 높다”농가, 가공식품 직거래 어려움 호소 중간 유통비용을 줄일 수 있는 대안으로 직거래가 논의되고 있지만, 실제 농가들은 과일류를 제외한 신선농산물의 직거래는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신선농산물은 유통과정 중 날씨, 온도 등 주변 환경 영향에 따라 상품성이 크게 좌우되기 때문이다.농가는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고추장, 장아찌 등을 만들어 가공식품 형태로 직거래를 시도하지만, 국내 식품위생법이라는 ‘벽’앞에 이같은 시도조차 무산되고 마는 것이 현실. 식품위생법에 따르면 농가에서 고추와 사과 등 원형을 판매하는 것은 허용하지만 이를 분쇄하거나 절단하는 등 원형을 변형시켜 판매하는 행위는 금한다. 또한 변형시킨 농산물을 혼합하거나 식품첨가
최근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농가도, 소비자도 직거래에 대한 관심 역시 커지고 있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만나야만 중간 유통비용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 이에 따라 정부와 지자체 역시 농가와 소비자가 직·간접적으로 만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을 펼치고 있다. 직거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지자체는 어떤 곳이 있을까. 그리고 지자체별 직거래 지원 사업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본다. [경기도] 소비자 리콜제로 신뢰 높이는 ‘사이버장터’ 경기도는 도내 농산물 직거래를 위해 2001년 사이버장터를 개설·운영하고 있다. 생산자에게는 복잡한 유통과정과 비용을 줄여주고, 소비자에게는 신선하고 믿을 수 있는 도내 농산물을 공급하기 위함이 사이버
‘생산자인 농민이 중간 유통단계를 거치지 않고 소비자에게 직접 농산물을 판매하는 거래 방식.’ 일반적으로 직거래를 일컫는 말이다. 생산자는 적정한 수취가격을 보장받고, 소비자는 믿을 수 있는 농산물을 적정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최선의 유통방법으로 논의되고 있는 직거래. 그러나 모든 농가가 이같은 직거래 방법을 실현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소규모 농가에 특화된 거래방법임에도 불구하고, 농촌의 고령화로 일손이 부족한 현실 속에 일부 특별한 직거래 판로를 개척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생산 이외에 선별, 포장, 판매까지 한 농가가 모두 감당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농가 개별직거래 외에 인터넷판매, 농협 직매장 등 다양한 직거래 형태 역시 생산만으로도 버거운 소농, 고령농에게는 먼 이야기일 뿐
직거래에 대한 관심은 이미 15년 전부터 있어왔다. 산지가격은 형편없는데 소비자들은 비싼 값을 주고 농산물을 사는 일은 예나 지금이나 변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1998년 국민의 정부는 농산물 유통 혁신 방안중 하나로 농산물 직거래를 전체 농산물 유통의 30%로 늘리겠다고 밝히고 전국적인 차원에서 노력했다. 그러나 결과는 농민과 소비자 모두 피부에 와 닿는 효과를 내지 못하고 시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98년 당시 정부가 발표한 직거래 정책에서부터 언론이 다룬 내용에 이르기까지 15년이 지난 지금도 고스란히 답습하고 있다. 동국대 권승구 교수는 “당시 정책목표에 근접하게 23%까지 달성했다. 그러나 직거래에 대한 정의부터 다시 해야 한다. 도매시장에서 거래되는 것을 제외한 모든 거래를 직거
“온라인에서 소비자를 단골로 만들기 위해 가장 필요한 자본은 굳건한 신뢰감입니다. 농산물은 먹거리라서 공산품보다 품질 평가가 냉혹하거든요.” 보슬비에 젖은 자두 잎이 더 푸르게 빛나던 월요일, 경북 김천시 구성면에 자리한 ‘참사리식품농장’을 찾았다. 무농약 농사로 억대 매출을 올리는 농장 주인 최민용(61) 씨가 활짝 웃는 얼굴로 기자를 맞았다. 반짝이는 눈망울이 인상적이어서 꼭 ‘소년 농부’처럼 보였다. 최 씨는 올해로 귀농 29년째의 베테랑 농부다. 아내 최명자(59) 씨와 함께 이 농장에서 자두와 복숭아, 양파 농사를 짓고 있다. 겨울에는 즙을 짜내 인터넷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지금은 억대 매출을 올리는 농부가 되었지만 그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2000년대 초반까지는
1997년 IMF 한파가 불면서 고향을 찾아 귀농하던 사람들 사이에 김승곤 씨가 있었다. 귀농 초창기에는 사슴, 표고버섯 등 주위에서 주로 하지 않는 작목을 시작해 운영상의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그는 사과로 유명한 전북 장수에서 농사를 짓는 만큼 사과에 제대로 된 도전을 해보기로 했다. 주위 사람들의 도움으로 사과를 재배했지만 인건비와 물류비·영농비를 제외하면 그의 손에 남는 건 얼마 되지 않았다. 귀농 3년 째, 그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어려움을 극복해 나갔다. 돌파구 찾아 남다른 방법 택해 사과나무는 5~6월 열매를 솎아줘야 한다. 김승곤 씨의 1만9,834(6,000평)㎡ 사과밭도 이 때가 되면 예외 없이 열매솎기를 한다. 일하는 사람들을 불러 작업하려면
“우리가 보내주는 농산물을 받아라. 제철 농산물이 우리몸에 제일 좋다” 전북 장수군 계북면 조계환 씨는 120가구의 도시 소비자들에게 이렇게 큰소리 친다. 매주 한차례씩 유기농 농산물을 소비자에게 보내고 있는 조 씨는 ‘백화골 푸른밥상’을 부인과 함께 운영하고 있다. ‘백가지 꽃이피는 골짜기, 백가지 문화가 어울리는 공간, 백가지 작물이 자라는 곳’이라는 다양한 뜻이 담겨있는 푸른밥상은 지난 2006년 그가 귀농해 만들었다. 귀농 첫해 토마토와 양상추를 키워 공판장에 내놨다. 하루는 3만원 하던 토마토가 다음날은 2만원으로 갑자기 떨어지는 경험을 했다. 직거래도 해봤지만, 밭에서 일을 하다 주문을 받거나 수수료를 내는 일, 이미 형성된 가격에서 살아남는다는 것이 이들 부부
“건강한 농산물을 생산하겠습니다. 소비자의 신뢰 덕에 어려움을 견딜 수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청지원’ 농장의 소식지가 발송됐다. 소식지 한 편에는 언제나 송인숙, 고광석 부부의 다짐과 소비자에 대한 고마움이 정성스레 담겨있다. 강원도 오대산 자락에 위치한 부부의 농장, 이곳에서 부부는 21년간 토종닭을 기르고 농산물을 재배해왔다. 그동안 수많은 장애물을 넘어온 송 씨는 “돈은 많이 못 벌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출세 한 것 같다”며 넉살웃음을 지었다. 이들 부부와 직거래를 통해 만나고 있는 소비자는 900여명, 부부가 지금까지 지탱해올 수 있었던 힘은 소비자의 신뢰에 있다고 말한다. 시골에서 인터넷을 만나다 홈페이지·SNS 실시간 소통 1993년,
협동조합에 대한 논의와 참여가 뜨겁다. 갑자기 온 나라가 협동조합의 열기에 휩싸인 듯도 하다. 작년 12월, 협동조합기본법이 통과되었을 때 필자의 한 지인은 이명박 정권이 막판에 큰 업적을 남겼다는 농담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오랫동안 협동조합운동에 관심을 가지고 준비를 했던 사람이긴 했지만, 오년 동안 이명박 정권을 꽤나 증오했던 것을 아는 터에 업적 운운하는 말이 조금은 껄끄럽게 들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 정도로 협동조합기본법의 통과는 우리 사회에서 꼭 필요했던 것만은 틀림없었다. 농민들은 더욱 그러한데, 협동조합이라는 말은 별로 달갑잖은 용어이다. 바로 ‘농협’이라는 존재 때문이다. 도시에서 농협을 그저 금융기관쯤으로 알고 이용하는 사람들은 농협이 농업협동조합의 준말인 것조차 모르는 경우도
한 마을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 영화가 있다. ‘춤추는 숲’이라는 제목의 이 다큐 영화는 5월 23일에 극장에서 개봉할 예정이다. 출연자인 영화배우 고창석씨는 이 영화를 홍보하며 ‘울트라 초특급 마을 블록버스터’라고 너스레를 떤다.영화는 2010년, 한 교육재단이 마포의 성미산을 깎아 학교를 이전하겠다고 나서고, 서울시가 이를 허락하면서 마을의 중심인 성미산을 지키기 위한 사람들의 눈물겨운 노력과 그 과정을 담았다.감독인 강석필, 홍형숙씨는 13년 전 이 마을에 들어와 살기 시작한 주민이기도 하다. 그들이 보기에 성미산은 나무가 춤추는 숲이고, 성미산마을은 사람이 춤추는 동네이다.‘다른 삶은 가능하다’고 노래하는 사람들, 평범하면서도 도심 속의 괴짜라 할 만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 바로 성미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