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살고 있는 강원도에서는 모내기가 거의 끝나가고 있다. 오늘 아침 그 들판을 봤다. 보기만 해도 그냥 배가 부르다. 하지만 한편으론 기후위기 시대를 맞아 봄에 심은 작물들이 냉해를 입거나, 작년처럼 긴 장마가 올까 걱정스럽기도 하다. 텃밭농사를 하는 임차농이나 생계 농민들의 마음은 더 냉가슴일 것이다. 농산어촌에 지역구를 둔 19명의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의원들도 똑같은 심정일 것이다.농업, 농민, 농촌을 ‘3농’이라고 한다. 이들 문제를 ‘삼위일체 문제’라고 한다. 3농 문제의 교집합에는 당연히 농지가 있다. 자동차공
엄청난 학설이 등장했다. 우리 동네 마트에.경기 아끼바레(아키바레)가 임금님께 진상됐다는 썰이다. 이 쌀품종은 일본에서도 1962년 개발됐고 우리나라에는 1969년 도입됐다는 게 우리나라 농진청의 설명인데.이게 사실이면 한반도, 아니 아시아의 역사를 뒤흔드는 엄청난 주장이다.아끼바레를 진상했던 자를 색출하라! 누구인가? 아끼바레를 드신 임금님은?
한약 처방에 대해 “중국산 한약재를 많이 쓴다는데”라고 넌지시 물어보는 환자분들도 계십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포함돼 있을 수 있겠으나 제가 보기에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중국산에 대한 무조건적 불신과 ‘신토불이는 좋은 것’이라는 생각입니다.우선 신토불이(身土不二)는 워낙 유명해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고사성어로 알고 계신 분도 있으나 그렇지는 않고 사실 일본에서 쓰던 말을 1980년대에 차용했다는 설도 있습니다. 의미는 몸과 자신이 태어난 땅은 둘이 아니고 하나라는 뜻으로 자신이 태어난 땅에서 나온 먹거리가 자신의
50대 중반(2002년 기준)으로 보이는 한 남자가 있다. 작은 키에 다부진 외모를 가졌고, 서울 말씨를 쓴다. 만일 이 사람이 무슨 일로 경찰서에 불려가서 조사를 받는다고 치자.-이름, 생년월일, 그리고 본적을 말해보세요.-이름은 이상열이고, 1950년 8월 15일생, 본적은 경기도 화성군 태안면 송산리입니다.-틀림없지요? 거짓말 하면 안 돼요.이 사람이 경찰관에게 진술한 내용은 모두 사실이다. 하기야, 개개인의 신상기록이 행정 전산망으로 이미 빈틈없이 구축돼 있던 21세기 벽두에, 그런 기초적인 인적사항을 거짓으로 말했다가는 금
양파 농가 일손지원 나왔다.기상여건이 좋았던 탓에 양파농사가 풍작이다. 살랑살랑 불어주는 바람은 좋은데, 미세먼지가 장난이 아니다. 여기저기서 양파를 재배하기 시작하면서 이제 더 이상 양파는 우리지역 농민들의 전유물(?)이 아니다.조생양파가 홍수 출하되면서 급기야 시장 격리(隔離)라는 조치를 취하게 되고, 녹을 먹는 이들도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 없어 조생(早生)양파에 대한 수확작업을 거두기 위해 나서게 되고….공무원생활 30여년 만에 조생양파 수확 작업은 처음 아닌가 싶다.출처: 5월 7일자 페이스북
우리나라 당뇨환자는 이미 50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당뇨 환자를 제외하고 언제든 당뇨병으로 진행할 수 있는 당뇨병 직전 단계에 속한 사람만도 현재 약 800만~900만명으로 곧 1,000만명에 육박하게 되리란 것입니다.당뇨병의 기준은 정상이 100(mg/dl, 이하 단위 생략) 미만인데 비해 공복혈당이 126 이상이거나 식후 2시간 혈당이 200 이상(정상은 140 이하) 또는 당화혈색소가 6.5% 이상(정상은 5.6% 이하)일 때입니다. 그러나 공복혈당이 100~126 사이에 있거나 혹은 식후 2시간 혈당
자신이 먼저 사진을 보내달라고 편지에 썼으면서도, 막상 해외 펜팔 대상자인 미국의 여학생으로부터 사진을 전해 받고나니, 바야흐로 고등학생 장수남의 고민이 깊어졌다.‘야, 이런 저택에서 하루만이라도 살아봤으면 좋겠다. 운동장만한 잔디 정원에다 수영장에다…. 그런데 우리 집 사진을 어디서 찍어야 하나….’피츠버그에 산다는 그 여학생의 저택 사진을 보고 나니, 아무래도 자신의 집을 다른 데서 찾아봐야 할 것 같았다. 지금 살고 있는 길음동의 두 칸짜리 슬레이트집을 ‘우리 집’이라고 내보일 수는 없었다. 그래서 동네 사진관에서 카메라를 빌
세계식량가격 상승이 위험한 수준이다. 지난해부터 약 10개월 이상 지속되고 있는 식량가격 상승 추세는 결코 가벼이 여길 문제가 아니다.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되고 전 세계가 함께 경험하고 있는 이상기후 현상이 맞물려 식량 생산과 공급은 절대적으로 불리한 환경에 처해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가 세계 식량위기 상황을 위기로 인식하며 대비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사료용 곡물을 포함해 한국은 식량의 75% 이상을 수입하는 수입 국가로, 결코 식량주권이 튼튼한 나라가 아니다. 세계식량가격의 상승을 단순히 물가상승 문제로 보고 장바구니의 안정화
농지는 무엇보다 중요한 농업생산 기반이다. 최근 스마트팜이니 수직농원이니 하며 땅이 없어도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다고 새로운 기술로 소개하고 있지만 농업생산에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이런 생산방식 역시 관행에 비해 적은 땅이 필요하다는 것일 뿐이다.농지는 농업생산의 근간이다. 식량을 안정적으로 생산하기 위해 일정한 수준의 농지를 확보해야 하고 아울러 농지로 쓰이도록 보호돼야 한다. 우리나라는 농지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국가다. 지난해 경지 면적이 156만7,000ha고 국민 1인당 경지 면적은 91.5평에 불과하다. 농지를 유지·
농업과 농촌이 중요하고 유지돼야 한다고 평생 주장하며 서울에서 50여년을 살았으니 은퇴하면 미련 없이 서울을 떠나리라 마음 먹었고, 실제로 떠난 지 벌써 5년 반이 지나가고 있다.작은 농사라도 지으며 책이라도 한두 권 쓰면서 조용하고 단순하게 인생 후반부를 마무리하리라 마음 먹었다. 동해 바다와 설악산으로 둘러쌓여 있는 이곳 양양·속초·고성지역은 고향이기도 하지만, 천혜의 아름다운 고장이니 인생 후반부를 이곳에서 맞는다는 것은 더없는 축복이라고 생각했다. 지금도 그 생각엔 조금도 변함이 없다.그런데 제 버릇 개 못 준다고, 농업·농
지난달 22일 00군 00면 일원 친환경 인증 농지가 있는 지방도로변 2.2km 정도에 제초제가 뿌려졌다. 지방도로변 통행 불편 및 사고 예방을 위한 잡초관리 차원으로 종합건설사업소 00지소에서 실시했다고 한다.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특히나 우리나라 최초로 유기농업 특구로 지정된 지역의 도로변에 제초제를 행정기관이 뿌렸다니 믿기질 않는다. 해당 기관은 사전에 시·군청과 어떠한 협의도 거치지 않고 이 같은 일을 저질러 유기농업 농민단체의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현 유기농업 인증은 320여가지 잔류농약검사를 받아 그중 하나라도 0.01
[한국농정신문 정경숙 기자] 강원도 철원군(군수 이현종)이 법무부에서 한시적으로 허용하는 ‘국내체류 외국인 계절근로자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했다. 참여대상자는 미얀마인과 방문동거(F-1)·동반(F-3)·방문취업(H-2)·비전문취업(E-9) 비자를 가지고 있는 국내체류 외국인 등이다.철원군은 그동안 일손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농촌인력중개센터’, ‘긴급인력파견근로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운영해왔으나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철원군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사업매뉴얼은 다양하지만 오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
반갑지 않은 비가 또 왔다. 비가 온다고 하면 갑자기 해야 할 일들이 나를 향해 뛰어오는 것 같다. 비 맞으면 안 되는 기계들도 안으로 들여놔야겠고 하다못해 도랑의 물 흐름을 방해할 만한 뾰족한 돌 하나에까지 신경이 쓰인다.온다는 비에 쫓겨서 허둥대다가 정작 비가 오면 느긋해지는 것이 아니라 미뤄뒀던 또 다른 일감과 몸살기가 마중 온다. 차분하게 늦잠을 자면서 좀 쉬어야겠다 싶다가도 마냥 누워 있을 수가 없다. 냉장고 청소도 해야겠고 밑반찬도 미리 만들어놔야 들일하다 집에 들어와서 밥상 차리는 일이 수월하다. 게다가 머리 염색할 때
면사무소는 오늘도 오전부터 도떼기 시장마냥 혼잡하다. 산업계장 앞에 늘어선 농민들은 연신 앞쪽을 기웃거리며 자신의 차례가 돌아오기를 고대하는 눈치다. 면사무소 여기저기선 삼삼오오 시끄러운 대화소리에 정신이 사납다. 농민들이 두 달 가까이 직불금 신청 상담을 하기 위해 모여들면서 연출된 광경이다. 본연의 업무는 마비된 채 산업계 직원이나 주민이나 할 것 없이 불편하고 답답하긴 매한가지다. 산업계장은 평일엔 신청 상담 때문에 주말에 나와 업무를 보는 실정이라 했다.지난 이장단 회의에서는 결국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면장이나 군수는 현
농협이 제 역할만 해도 농업 문제의 절반은 해결된다는 말이 있다. 실제로 선진국에서는 농협이 중심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우리나라 농업과 농민에게도 농협은 매우 중요한 존재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농협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제구실을 하지 못해, 늘 농민 조합원의 원성의 대상이 돼 왔다.“농협이 돈 장사에만 급급해 농산물 판매 등 경제사업은 등한시한다”, “농협은 농민 조합원이 아니라 임직원을 위한 조직이다”, “농업과 농민은 쇠퇴하는데 농협만 번성한다”고 비판하는 농민들이 적지 않다. 그래서 역대 정부는 농협 개혁을 농정 개
천리길도 한걸음부터고, 첫 삽 뜨면 이제 반 남았다 할 수 있다. 시작이 반이라고 했으니. 웃기지 마시라. 첫 삽은 첫 삽일 뿐이다. (중략)일부러 밭 주변을 담장 등으로 막아 놨다. 기계 못 들어오게 하려고. 그렇지 않으면 기계를 쓰고 싶은 유혹을 이겨 낼 수가 없다. 트랙터 등 농촌에서 쓰는 모든 기계는 기름을 쓰게 된다. (중략) 그래서 기름 먹지 않는 삽과 괭이 등 전통 농기구만을 사용해서 몸으로만 하는 농사를 지어보고 있다. 100평 정도만. 헉헉대며 몸에서 품어내는 탄소는 어쩔 수 없는 것으로 하고.15년 정도 묵은 밭이
속이 불편하면 참 괴롭습니다. 소화가 잘 안 되는 것에는 참 다양한 질환이 있습니다. 그중에서 오늘은 역류성 식도염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역류성 식도염은 이름 그대로 위산이나 음식물 등이 소화가 돼서 아래로 내려가야 하는데 거꾸로 역류해서 식도를 자극해 식도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입니다. 증상으로는 신트림을 자주 하거나 목, 입안으로 신물이 넘어오는 증상이 대표적입니다. 식도에 염증이 심해지면 가슴 부위에 타는 듯한 통증이 느껴지기도 하고 가슴이 답답하거나 기침이 나기도 합니다. 가끔은 통증이 팔이나 목 등으로 퍼지듯이 나타나기도
해외여행이 자유화 한 때가 1989년이었으니, 1960~70년대의 경우 일반 시민들에게는 외국에 나가볼 기회 자체가 주어지지 않았다. 따라서 나라 밖 이역에 대한 지식이라야 사회과부도나 흑백텔레비전이나 외국영화에서 보고 들은 것이 거의 전부였다. 그런 때에 외국 사람과 편지를 주고받는다는 것은 여간 경이로운 일이 아니었다.당시에는 서울에, 해외펜팔을 소개해 주고 수수료를 받는 회사들이 여럿 있었다. 영국이나 미국의 이성 친구를 소개받기는 상대적으로 어려웠고, 가까운 일본과 제3세계 국가들과는 비교적 연결이 쉬웠다. 초등학교 교사로
[한국농정신문 정경숙 기자] 지난달 27일 철원군농민회는 ‘4.27 판문점선언’ 3주년 기념식을 치렀다. 국경선평화학교, 철원독립운동기념사업회, 철원향교 청년유도회 등 지역단체도 동참해 남북평화에의 의지를 확인했다.2019년 4월 27일 선언 1주년을 기념하며 철원에서 강화까지 ‘4.27 DMZ평화 인간띠잇기’ 운동을 기획하고 주도했던 국경선평화학교의 전영숙 교육부장은 “남북평화는 정치만으론 풀기 어렵다. 민초들이 협력해 꾸준히 강력하게 정치권을 움직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평범한 개인들의 연대를 구축하기 위해 국경선평화학교는 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