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농민, 법에서 권리 얻다 여성농어업인육성법(이하 여성농업인육성법)은 지난 2001년 12월 제정됐다. 농촌인구 감소와 고령화라는 어려운 여건 속에 가정일과 농삿일의 상당수를 여성농민이 담당하게 됐지만 정작 정책에선 ‘존재감 없는’ 모순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반성이 그 출발점이다. 앞서 1998년 국민의정부 출범 당시 종전의 정무장관(제2)실을 10년 만에 폐지하고 대통령 직속 여성특별위원회가 신설되면서 행정자치부, 교육부, 법무부, 농림부, 보건복지부 5개 부처에 여성정책담당관실이 신설됐다. 이후 농림부가 주관하는 여성농업인육성법이 제정되고, 2001년부터 여성농업인육성 5개년 계획이 수립됐다. 여성농업인육성기본계획은 5년 단위로 재설계 되고 있으며 현재 3차 계획이 시행중이다. 농림축산식품
여성농민 농부증 발병률, 남성보다 높다 여성농민들은 남성과 함께 농사짓는 기존 주작목 외에도 가족이 먹을 밭작물까지 관리하기 때문에 남성에 비해 더 많은 시간을 농사일에 소비한다. 이뿐 아니라 가사일까지 전담하고 있어 남성농민보다 질병 발생 빈도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농업노동은 육체적으로 과도한 노동을 요구하며, 규정된 근무시간도 없어 여성농민들은 다양한 질병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2008년 충남지역에서 1년 동안 남녀 농민의 농부증을 호소한 비율을 조사한 결과, 여성농민의 비율이 남성 농민보다 17.6%나 높게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고령 여성농민들은 열악한 복지환경으로 상당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젊은 여성농민도 상황은 마찬가지. 임신·출산 및 폐쇄적인 농촌 가정환경에 따
1991년 지방자치가 시작된지 어느덧 23년이 지나고 있다. 2014년 6월에는 지방선거가 치러진다. 그 동안 지방정부의 역할도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사회가 양극화되고 가족의 역할이 약화되면서 미래사회에 대한 불안감도 점점 증대하여 복지에 대한 욕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위험의 증가는 지방정부에게 지역환경과 복지정책의 전달자로서, 행정서비스 전달 및 지역주민의 요구를 반영하는 생활정치 공동체로서의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 즉 지방정부의 역할에 따라 정책의 지역격차가 확대되고 실질적으로 지역민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 확대된다는 의미이다. 그 동안 사회의 많은 영역에서 성평등이 진전되고 확장되었다. 각종 위원회에 여성의 참여가 확대되었고 여성, 가족관련 지원에 관한 많은 법률이 제정되었다. 여성농
농업 시장 개방 이후 한국 농업은 위기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그 결과 농민 생존권은 위협받고, 잇단 FTA 협상은 지속가능한 농업을 파괴시키고 있다. 여성농업인 육성 정책과 각종 제도로 여성농민의 지위 향상을 비롯한 다양한 정책들이 제시된다 하더라도 농업 전체가 붕괴되는 상황은 여성농민의 생존과 삶의 질을 규정하게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속가능한 농업의 보장, 식량주권 실현은 여성농민을 위한 정책의 기반이다. 한국 농업의 회생과 식량주권 실현이라는 튼튼한 기둥 위에서 실현돼야 할 여성농민 정책은 현장 여성농민의 의견을 수렴한 성 평등한 관점의 농업 정책 수립과 이를 보장하는 구조를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현장 여성농민의 의견을 수렴하여 성 평등한 관점의 농업 정책이 수립되어야 한
국민의식이 높아지고 양성평등과 여성인권에 대한 관심이 대폭 확대된 오늘날에 이르러서도 ‘농촌’의 ‘여성’문제라는 화두는 누구에게나 머나먼 얘기요 관심 밖의 일이다. 여성농민들은 급변하는 농업 환경과 변함없는 봉건적 사고의 틀 안에서 오랜 시간 알아주는 이 없는 희생을 치러왔다. 그들이 농촌 사회에서 합당한 지위를 찾게 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과 정책이 펼쳐지고 있지만, 과연 얼마나 제 기능을 하고 있으며 어떤 부분이 보완돼야 할까. 한국농정신문은 여성농민 지위 향상 방안을 주제로 세 명의 전문가를 초빙, 좌담회를 열었다. 토·론·자 ○최윤지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정주복지연구실장) ○오순이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광주전남연합 정책위
06:00 전남 순천에서 남편과 함께 벼농사를 짓고 있는 최봉희(64)씨는 어제 하루 종일 혼자 동치미를 담근 탓인지 평소보다 느지막이 잠에서 깼다. 지난 10월 1년 농사지은 벼를 모두 수확해 여유를 부릴 만도 하지만 곧 다가올 김장 준비로 분주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농번기에는 4시쯤 일어나 밭에 바로 나가서 일해요. 그리고 9시쯤 들어와 아침을 빨리 차려먹고 또 다시 일하러 나가고, 낮에 해가 뜨거워지면 또 들어와서 늦은 점심 챙겨먹고 다시 나가 저녁 8시는 돼야 집에 들어와요.” 부부가 모두 바쁜 농번기에도 밥상을 차리는 건 부인인 최씨의 몫이다. 집안일은 ‘여자의 일’이라는 인식 때문이라는 것. 최씨는 남편과 함께 먹을 상을 차리면서 “남자들은 김치 담그는 것도 그렇고 집안일은
농촌에 늘어나는 건 요양시설이요 줄어드는 건 학교라는 요즘, 귀농해 딸기 농사를 지으며 자녀 세 명을 기르고 있는 농민도 있다. 밭일과 육아, 집안일의 병행으로 언제 잠드는지도 모르게 잠이 든다는 충남 부여의 김지숙(33)씨. 그녀를 통해 젊은 여성 농민의 일상을 들여다봤다. 김지숙씨는 아침에 세 남매를 유치원에 보내고 밭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김씨는 2006년 남편 권혁주(40)씨와 결혼해 부여로 귀농한 이후 첫째 보미(7), 둘째 서현(5), 막내 단(2)이를 낳았다. 위에 두 명이 어느 정도 자라 뛰놀 정도가 됐을 때 예정에 없던 막내가 태어나면서 그렇지 않아도 할 일이 많은 그녀의 하루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08:00 아침
서울 충정로에는 낯선 은행이 하나 있다. 낯선 것은 ‘신나는 조합’이라는 이름뿐이 아니다. 이곳에서는 사람들에게 담보도, 보증인도 요구하지 않고 돈을 빌려준다. 게다가 최저생계비 기준으로 저소득 계층이라야 돈을 빌릴 자격을 갖는다. 개인신용등급도 7등급 이하로 낮아야 한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이는 그 은행이 철저하게 지키는 원칙이다. 가난하거나 신용등급이 낮아야만 돈을 빌릴 수 있는 은행! 그런데도 금리는 시중은행보다 훨씬 낮다. 가난이나 저신용의 조건을 갖추지 못한 사람이라면, 북한이탈주민이거나 장애인, 한부모 가정, 다문화 가정 같은 사회적 취약계층임을 입증해야 이 은행의 대출 문턱을 넘을 수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은행의 기준으로 보자면
인류가 농경에서 멀어진 도시를 이루고 산지는 불과 이백 년 미만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두어 세대만 거슬러 올라가도 거의 모든 인구가 농업인이었다. 그것은 지금은 메갈로폴리스가 되어버린 서울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비록 전적으로 농업 생산에 의지하지 않는다 해도 골목길과 마을 사이에 논밭이 펼쳐지고 그 생산물이 지역에서 소비되는 구조가 기본적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러던 것이 급속한 공업화의 진행과 농촌인구의 유입으로 인한 폭발적인 인구증가가 겹치면서 도시는 콘크리트로 상징되는 회색의 공간이 되어버렸다. 정신적으로도 농업의 피폐와 맞물리면서 ‘손에 흙을 묻히지 않고 사는 것’, 즉 도시에 정착한 삶을 성공의 척도로 여기게 되었다. 농민들은 자신은 비록 농사를 짓지만 자식만은 서울에
1994년부터 쌀 시장이 개방되어 가공용 쌀이 수입되고 아울러 정부 수립 이후 56년간 양곡정책의 중심인 추곡수매제도가 2004년 폐지된다. 이후 새로 도입된 제도가 공공비축 수매제도이다. 공공비축 수매제도는 과거와 같은 소득보전과 가격안정을 위한 제도가 아니라 말 그대로 비축을 위한 제도이다. 그래서 생산자들을 위한 소득보전의 효과는 전무하고 소비자를 위한 가격안정(인하?)에만 기여할 뿐이다. 이때부터 양곡정책은 정부의 손을 떠나고 시장과 농협에 맡겨지게 됐다. 농협은 90년대 이후에 대대적으로 RPC(rice processing complex 미곡종합처리장)를 지으면서 본격적으로 쌀 시장에 뛰어들게 된다. 농협의 쌀 사업은 초기에는 수익이 남는 듯 했다. 그러나 경영능력 부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국제 곡물가격 폭등으로 식량위기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우리의 주곡인 쌀 만큼이라도 안정적으로 자급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사회적으로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그러려면 우선, 쌀 생산 농가의 소득보전을 통한 안정적인 생산기반이 마련돼야 한다. 그러나 WTO를 이유로 추곡수매제가 폐지되던 2005년 이후부터 쌀값은 점차 하락하기 시작했다. 이후 도입된 공공비축제도의 변질, 농협의 수탁수매 과정을 거치면서 쌀 생산농가들의 소득은 현재 바닥을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가 농민을 위해 만들었다는 정책들이 오히려 농민들의 목을 죄여오고 있는 상황. 어디서부터 잘못됐을까. 지금까지의 쌀 농업 정책을 되짚어보려 한다. 추곡수매 폐지, 추락하는 농가소득
지역농민, “수탁수매 찬성하는 농민 한 명도 없다”미곡종합처리장(RPC) 현장에서 수탁수매가 외면받고 있다. 정부의 밀어붙이기로 현장의 수탁수매는 근간마저 뒤집힌 채 졸속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농민들이 더 잘 알겠지만 정부정책이 잘못 돌아가면 누군가는 그 유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정부와 RPC 간 ‘눈가리고 아웅’식으로 돌리는 폭탄이 농민들 머리 위로 언제 떨어질지 아슬아슬한 상황이다.본지는 지역농협 RPC 8곳이 집중된 당진지역과 전국의 쌀 주산지 RPC에서 어떻게 수탁수매를 운영하는지 집중 점검했다. 정부와 농민 사이에 낀 RPC는 각종 편법을 동원해 서류상 수탁수매를 유지하고 있을 뿐이었다. 정부는 이런 현장을 아는지 모르는지 수매자금 지원을 미끼로 수탁수매제의 확대만 고집한다. 그 사이 수탁수매 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