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이동권. 장애인 인권의 첫걸음이다. 장애인이 자유롭게 이동하지 못하는 한 교육권·노동권·먹거리기본권 및 탈시설 등 나머지 기본권 확보를 향해 나아갈 수 없다.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상임공동대표 박경석, 전장연)의 ‘지하철 출근길 투쟁’으로 한국사회에서 장애인 이동권 문제를 고민하는 이들이 점차 늘어나는 가운데, 농촌 지역 거주 장애인의 이동권 보장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다. 농촌 거주 장애당사자들은 어떤 대안을 이야기하고 있을까. 충북 옥천군 및 그 일대의 사례를 중심으로 살펴보자.최근 인구 5만명 선이 무너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농사지으며 살고 싶은 장애당사자들이 있다. 그들이 농사를 지으려 한다면, 국가는 열과 성을 다해 그들의 농사를 가로막는 장벽을 제거해야 한다. 각자 살아갈 방식을 선택하는 건 기본권이니 말이다. 그러나 그 국가가 장애당사자 농민에게 오히려 장벽처럼 존재해 왔던 순간이 어느 농민에게나 있었다.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민통선 안쪽에서 40년 이상 농사짓고 살아온 이형일(64)씨에게도 마찬가지였다. 농촌 장애인 기본권 문제를 다루는 이번 기획의 실질적 ‘프롤로그’로서 이씨의 이야기를 소개한다.‘국가가 개간한 곳’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독일 수도인 베를린 시내 곳곳엔 1930~1940년대 나치 독일의 만행을 반성하는 기념 시설들이 있다. 그중 우리에게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것이 있는데, 베를린 중심부 필하모니 공연장 인근에 만들어진 추모비다. 이름하여 ‘T4 – 나치 안락사 프로그램 희생자 추모비’다.T4 작전(Aktion T4)은 나치 독일이 추진한 장애인 말살계획이다. 아돌프 히틀러 등 나치 지도부 입장에서 장애인은 ‘쓸데없이 음식만 축내는 것들(나치 측이 공식적으로 쓴 표현)’이었다. 장애인 및 정신질환자는 ‘아리안 민족의 우수성에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국회에서의 법률 개정은 개정안 발의 이후 ①상임위 법안심사소위원회 ②상임위 전체회의 ③국회 법제사법위원회 ④국회 본회의 의결을 거쳐 이뤄진다. 농협중앙회장 연임제를 담은「농업협동조합법」개정안(김승남·윤재갑·김선교·이만희 의원 대표발의)은 지난해 12월 8일 농해수위 법안소위를 통과한 뒤 여론에 부딪혀 줄곧 계류 상태에 있었으나, 지난 11일 전격적으로 농해수위 전체회의를 통과했다.법안소위 당시에도 이 개정안은 등장 자체가 의문투성이였고 의결을 강행하는 김승남 법안소위원장 면전에서 윤준병 의원이 ‘농협중앙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한동안 뜸했던 농협중앙회장 연임제 이슈가 다시 부상했다. 지난 11일 농협중앙회장 연임제를 담은「농업협동조합법」개정안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 전체회의를 통과하면서다. 지난해 12월 농해수위 법안소위 통과 이후 여론의 강력한 반발로 동력이 한풀 꺾였나 싶었지만, 농협과 몇몇 의원들이 물밑에서 집요하게 준비작업을 해온 것이다.그동안 이미 수도 없이 지적됐듯 법안의 내용은 낯뜨겁기 짝이 없다. 끊이지 않는 농협중앙회장 부정부패의 역사 끝에 어렵사리 임기를 단임제로 정비했는데 그 잉크가 채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사진 한승호 기자] 하원오 국민과함께하는농민의길 상임대표모두가 식량위기를 이야기하는 가운데도 윤석열정부는 지난 30년간 이 땅의 농업과 농촌, 농민을 고사시켰던 신자유주의 개방농정의 틀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않은 농정을 펼치고 있다. 아니, 오히려 이 신자유주의 개방농정의 틀을 더 크고 더 공고하게 만들려 애쓰고 있다.우리에게는 신자유주의 개방농정의 틀에서 벗어나 농업을 보호하고 육성할 수 있는 새로운 농정이 필요하다. 낡은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농정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대안을 제시하고 경종을 울리는 자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장수지 기자, 사진 한승호 기자] 토론① - “식량자급률 제고? 늘어난 건 수입뿐”/ 이근혁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위원장 윤석열정권은 지난해 물가폭등 이후 무·저관세 수입으로 만만한 농산물가격만 때려잡고 있다. 식량주권 확보 대책으로 수입다변화를 통한 수급안정화라는 모순적 정책을 내놓은 결과다.윤 대통령의 농정 핵심공약은 ‘직불금 5조원 확대’였다. 그 기본방향으로 식량안보·기후환경·농업인력·소득안정 네 가지를 밝힌 바 있다. 식량안보 대책으로 나온 것은 타작물 재배인데, 쌀 재배면적 감축을 유도하려는 당근에
[한국농정신문 한우준·장수지 기자, 사진 한승호 기자] 고작 정부 출범 1년 만에 ‘농정평가’를 해야 한다는 말이 떠도는 일도 흔치 않다. ‘농업 예산을 직접 챙기겠다’던 윤석열 대통령은 많은 농민들이 염원한 양곡관리법의 개정을 끝내 거부했다. 그 과정 속에서 쌀값하락으로 고심하던 농민들의 좌절감은 더욱 커졌으며, 쌀값 못잖게 중요한 온갖 농업 의제들이 정쟁 속에 파묻혔다.그래서 은 지난 8일 소병훈·이개호·서삼석·신정훈·이원택·어기구·강성희·윤미향 의원의 도움을 받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국민과함께하는농민의길과 함께 ‘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양곡관리법상 기준으로 시장격리 요건은 충족된 상태다. 늦추고 망설일 이유가 없다.”“농민의 적정한 소득 보전은 국민의 가장 중요한 먹거리인 쌀의 안정적 수급에 매우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안 그래도 수입 농산물의 국내 시장 잠식으로 힘들어하는 우리 농민들, 소득마저 떨어지면 설움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미처 팔지 못한 쌀을 보관하느라 드는 비용이라도 정부가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제20대 대통령 선거의 승리를 노리는 정당 간 경쟁이 격화돼 가던 지난 2021년 12월, 정부의 쌀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지난 2월 하순경부터 온라인 커뮤니티에 “방울토마토를 먹고 구토를 했다”는 게시물이 심심찮게 등장하기 시작했다. 점점 그 빈도가 늘어나고 신고·보도가 속출하자 정부는 3월 30일 긴급회의를 열어 “방울토마토에 쓴맛이 나면 섭취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국민들에게 전했다. 피해가 확인된 건 특정 품종(HS2106, 상표명 TY올스타)뿐이었지만, 예년보다 낮은 겨울기온으로 인해 방울토마토 전반에 이상성분이 생겼을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2주에 걸친 분석결과 HS2106 품종에 한한 특별한 현상임이 밝혀졌지만 급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구토를 유발하는 방울토마토 품종 ‘HS2106’. 유전자조작(GMO) 쥬키니호박 품종 ‘대금’·‘가야금’. 수만 가지 농산물 품종 중 단 세 개일 뿐이지만 파급력은 엄청났다. 문제의 품종을 심은 농민들도, 해당 품종과 전혀 상관없는 농민들도 깊은 상처를 입었고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 그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경남 고성에서 유기농업을 하는 A씨의 쥬키니호박 하우스는 국립종자원의 ‘출입금지’ 딱지가 붙은 채 폐쇄돼 있다. 오래 전부터 GMO 반대운동에 참여하며 ‘가장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한다’는 자부심으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이번 방울토마토·쥬키니호박 사태에서 농민들은 분명 아무 잘못 없이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방울토마토·쥬키니호박의 ‘청천벽력’ … 정부는 ‘있으나 마나’). 잘못이라면 문제가 있는 종자를 유통한 종자업체들, 그리고 그걸 제대로 차단하지 못한 정부에 있다. 하지만 업체들도 정부도 농민들의 광범위한 피해에 제대로 책임지는 모습은 볼 수 없다. 정부가 단편적인 보상안을 준비하고 있지만 흘러나오는 정보에 따르면 그 수준은 피해에 비해 터무니없이 부족하고, 여러 경로로 소비촉진이 이뤄지고 있지만 효과를 낙관하기 어렵다
[한국농정신문 김수나 기자]거창군 시내 등하굣길엔 교복 입은 할머니들이 보인다. 주민들은 처음엔 할머니들이 ‘퍼포먼스’를 하는 줄 알았단다. 하지만 이들은 시내 한 고교에 다니는 진짜 학생들이다. 지난해 거창군에선 전국 처음으로 성인 문해 과정에서 중등 학력을 취득한 13명 모두 일반 고교에 진학했다. 17년간의 성인 문해교육 성과를 바탕으로 학력인정과정까지 운영해 이뤄낸 성과다. 실제로 거창군 20세 이상 인구의 28%(1만5,000여명)가 초중등 학력을 갖지 못한 상태다. 성인 문해교육은 물론 학력 취득의 기회까지 제공하는데 앞
[한국농정신문 김수나 기자]예천과 거창에서 만난 성인 문해 강사들은 “어르신들이 문해교실을 다니며 전보다 밝고 생기 넘치는 모습으로 변모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교육생들의 자존감이 무엇보다 높아진 것을 가장 큰 보람으로 여겼다.교육생들의 자존감 향상은 무엇보다 강사와의 깊은 유대감이 밑바탕이 됐다. 강사들은 교육생들의 출결을 일일이 챙기고 이동까지 배려하는데 이러한 관계맺음도 교육생의 자기 존중으로 이어진다.김세련(54, 예천군노인복지관) 강사는 “어르신들이 글을 몰라 자존감이 굉장히 낮다. 글자를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존감
[한국농정신문 김수나 기자]“학교 조금 댕겨서 알긴 해도 국문은 받침이 어려워. 어려서부터 농사짓느라 배우기 힘들었지. 모르면 죽는 날까지 배워야지. 애들한테 편지도 쓰고 싶고 즐겁잖아?”(김익준, 93)“나이를 생각하면 내일 죽을 거(웃음) 고만 나오고 싶은데, 글을 생각하면 그래 하고 싶어. 노는 거보다 좋아. 나이가 원수지. 공부 못한 게 한이 돼. 아(아이) 놓고 어른 밑에 있을 땐 공부하러 못 나오지. 선생님이 억수로 좋은데, 먼 데 와서 진짜 애 잡순다.”(김영이, 84)“항상 한이 됐어. 자꾸 배워서 아는 게 제일 원이
[한국농정신문 김수나 기자]평생을 농사짓고 자식 키우느라 자신을 돌볼 겨를 없이 살아온 농촌 노인들. 글을 몰라도 큰 불편함은 없이 살아온 세월이라지만, 자신의 이름조차 쓸 수 없고 간단한 간판도 읽을 수 없는 ‘까막눈’은 이들의 일상을 제한하고 마음마저 주눅 들게 했다.비문해로 살아온 농촌 노인들에겐 기초연금, 의료서비스, 여가생활 같은 복지만이 아니라 일상의 선택권을 넓히고, 지나온 삶과 현재의 자신을 당당하게 표현할 수 있는 문해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이를 위해 많은 지방자치단체가 평생교육과 노인복지의 일환으로 성인 문해교육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2017년 계란 유통업계를 강타한 ‘살충제 계란’ 사건을 계기로 정부는 이듬해 산란계 산업에 새로운 규제를 적용했다. 축산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산란계의 적정사육면적을 마리당 0.05㎡에서 0.075㎡로 상향 조정하고, 기존 사육 농가에게 2025년 8월 31일까지 유예기간을 부여한 것이다.농가별로 케이지의 규격이 통일돼 있지 않아 정확한 계산은 어렵지만, 현재 케이지당 8마리의 산란계를 사육하는 농장의 예로 들어 이 기준을 적용하면 케이지당 5마리밖에 넣을 수 없게 된다. 산란업계를 통틀어 케이지당 평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전 세계적으로 농장동물의 복지체계 확립이 강조되면서 우리나라 축산업계도 변화의 움직임을 시작하고 있다. 특히 밀집도의 측면에서 비판을 피할 수 없는 산란계 사육은 그만큼 동물복지형 농장도 많이 탄생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현재 국가 인증을 획득한 428개의 동물복지축산농장 중 절반이 넘는 228개의 농장이 산란계 농장이다.그러나 현재 4,500만개에 달하는 국내 계란 일일 소비량을 지탱하고 있는 건 여전히 배터리 케이지에서 키우는 산란계들이다. 우리나라는 좁은 국토 탓에 규모화·시설화된 농가의 직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정부가 신동진을 보급종 공급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품종의 다수확성 때문이다. 국립종자원이 제공하는 품종정보에 따르면 신동진은 평균 10a(300평)당 596kg가 생산되는데, 일반적으로 벼는 10a당 생산량이 570kg 이상일 경우 다수확 품종으로 구분된다.벼의 수량성은 신품종 출원 전 수행하는 지역적응성검정시험의 평균값으로 결정된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지역적응성검정시험은 육성계통의 공시지역(3개소 이상)의 재배법에 따라 보통 3년간 치러지는데, 신품종 개발을 위해 수행되는 시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품종이 처음 나왔을 때부터 지금껏 재배하고 있다. 낟알의 크기가 다른 품종과 비교해 월등히 큰 데다 밥맛이 좋고 소비자도 이 품종을 선호하다 보니 다른 것보다 수량이 적게 나와도 재배가 쉽게 확대됐다. 품질 좋고 소비자들도 신동진을 찾으니 가격도 다른 품종보다 높게 형성됐고, 수량이 적어도 가격이 높아 소득이 유지되니 농민들이 지금까지 재배 중인 거다. 그런데 정부에선 지난해 쌀값이 폭락한 게 과잉생산 때문이고 쌀을 적정 생산하기 위해 다수확 품종인 신동진 재배를 막겠다는 얘길 하고 있다. 현장서 직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