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들어 배를 타고 제주도에 가겠다는 사람은 날이 갈수록 불어났지만 여객선의 수송능력은 한계가 있었던지라, 부두에 몰려나왔던 사람들 중 상당수가 표를 구하지 못한 채, 여관이나 여인숙에서 숙박을 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런데, 제주행 여객의 적체를 부채질했던 이유가 또 있었다. 걸핏하면 발령되는 태풍주의보였다.-아, 아, 승객 여러분에게 알립니다. 태풍주의보가 내려서 오늘 제주행 여객선 못 뜹니다!출항 시각이 임박해서 갑자기 이런 방송이 흘러나오면, 대기하고 있던 승객들은 애꿎은 여객운송회사의 영업부 직원에게 매우 거칠게
[한국농정신문 김한결 기자]“서울시민 모두는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누릴 권리가 있습니다. 서울시민 누구도 경제적 형편 때문에 굶거나 질이 낮은 먹거리를 먹게 되는 일이 없어야 하고, 사회·지역·문화적인 문제로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에 접근하는 데 곤란을 겪지 않아야 합니다. 서울시민은 먹거리 기본권을 보장받아 건강하고 풍요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어야 합니다.”지난 2017년 서울시가 발표한 먹거리 기본권 선언문의 내용이다.선언문에 따르면 그 누구도, 시간·환경·경제적 여유가 없다고 할지라도, 유력한 대선후보의 발언과 달리 ‘부정
[한국농정신문 김한결 기자]‘지구의 기온이 상승하고 있다’는 말은 경각심을 주기는커녕 무미건조하게 들린다. 기후위기 시대, 세계 곳곳에서 폭우·가뭄·태풍·산불·홍수 등 이례적인 자연재해가 발생하고 있다. 이 시대는 말 그대로 ‘폭풍의 한가운데’ 놓여있지만 대다수는 그 심각성을 외면한 채 살아간다.그렇다면 지구가 녹고 있다는 말을 ‘이대로 가다간 우리나라에서 사과 재배가 불가능하고 제주감귤은 사라진다. 더이상 우리땅에서 자란 배추와 고추로 김장이 불가능하다’고 달리 써보면 어떨까.환경부(장관 한정애)가 발간한 ‘2020 한국 기후변화
토요일 오후, 서울 방화동의 한 가정집이 시끌벅적하다. 고희를 넘긴 그 집 가장의 생일 축하모임 때문이다.-아니, 박 서방 아직 도착 안 했어? 출발했다고 연락 온지가 한 시간 반이 넘었는데?-오늘 주말이라 길이 좀 많이 막히는 모양입니다.-아무리 길이 막혀도 그렇지 거기도 서울인데 이렇게 오래 걸린단 말이야?-형님도 참, 말이 같은 서울이지 거기는 북쪽 끝에 있는 노원구 상계동이고, 여기는 서쪽 끝에 있는 강서구 방화동 아닙니까.그때 마침 대문이 열린다. 그런데 현관을 들어선 사람은 상계동의 그 박 서방이 아니다.-어어? 제주도
[한국농정신문 김한결 기자]김충근 전국사과생산자협회장은 요즘 전국을 돌아다니며 농민의 목소리에 힘을 보태느라 여념이 없다. 사과수확이 막바지에 이르러서야 그를 찾아갈 수 있었다. 지난 22일 의성 전국사과생산자협회 사무실에서 김충근 회장을 만나 허심탄회한 얘기를 들어봤다.올해 전국사과생산자협회를 만들고, 지난달 농민의길에 가입했다.모태가 된 단체인 한국사과협회를 15년 정도 운영했다. 순수하게 사과 생산자들끼리 모여 만든 자생단체였다. 농민들이 직접 변화를 만들고 농사를 더 잘 지어보겠다는 취지에서 만든 단체인데 시대적 변화에 따라
‘귤림추색(橘林秋色)’이라. 제주의 가을은 정말 아름답기 그지없다. 돌담길 사이로 노랗게 익어가는 감귤을 보노라면 올 한해 마무리되는 계절이 다가왔음을 느낀다.제주는 날씨가 따뜻해서 일 년 내내 농사를 짓는다. 때문에 농민들은 계절감각을 농산물의 파종과 수확으로 구분한다. 올해 24년차 감귤을 재배하는 나는 3월부터 부지런히 감귤나무 전지·전정을 시작하였다. 감귤은 2년을 주기로 전지·전정을 계획하는 것이 좋다. 봄순 가지에 열리는 열매가 상품가치가 높기 때문에 올해의 전지는 내년을 계획하는 것이라 보면 된다.봄에 전지·전정이 끝나
[한국농정신문 김태형 기자]전국에서 모인 농민들이 서울에서 집회를 열고 문재인정부를 향해 신자유주의 개방농정 철폐와 농정적폐 청산을 촉구했다. 농민들은 정부가 자연재해로 인한 농민들의 피해를 등한시하고 이미 발동 여건을 갖췄음에도 ‘쌀 자동시장격리제’를 시행하지 않는 등 국가의 역할을 다하지 않는다며 농민의 기본적 권리를 보장하고 공공재인 식량의 생산과 공급을 책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지난 17일 국민과함께하는농민의길(상임대표 박흥식, 농민의길)은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이대로는 못살겠다! 적폐농정 갈아엎자!’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제주지역 마늘 피해가 심상찮다. 흑색썩음균핵병과 고자리파리·뿌리응애 등 병해충 발생으로 인한 뿌리 썩음, 잎 마름 등의 피해가 상당한 것으로 파악된다. 정도에 따라 아예 뿌리가 녹아 사라진 마늘이 있는가 하면 앞으로 잘 가꾼다 하더라도 상품 수확을 기대하기 힘들 만큼 구가 정상적으로 자라지 않은 마늘도 산재한 실정이다.지난 9일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안덕면 일원에서 만난 김창남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 정책위원장은 “이번 피해는 파종 후 오랜 기간 지속된 가을장마와 이후 30도에 가까운 이상고온이 장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제주 농민들이 오는 17일 서울서 열리는 전국농민총궐기의 신호탄을 쐈다. 지난 8일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의장 고권섭, 제주도연맹) 소속 농민들은 서귀포시 남원읍과 대정읍에서 각각 제주 동부지역과 서부지역으로 차량 행진을 시작한 뒤 제주특별자치도청에서 집결해 출정식을 열고 문재인정부 농정을 갈아엎기로 선언했다.한반도 남쪽 끝에서 지핀 전국농민총궐기 돌풍은 지난 9일 전남 해남과 경남 진주로 상륙해 한반도의 동·서로 각각 행진하며 농민을 살리고 국민을 살리는 농정대전환 촉구 함성을 전국에 물들이고 있다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제주 농민들이 오는 17일 서울서 열리는 전국농민총궐기의 신호탄을 쐈다. 지난 8일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의장 고권섭, 제주도연맹) 소속 농민들은 서귀포시 남원읍과 대정읍에서 각각 제주 동부지역과 서부지역으로 차량 행진을 시작한 뒤 제주특별자치도청에서 집결해 출정식을 열고 문재인정부 농정을 갈아엎기로 선언했다.한반도 남쪽 끝에서 지핀 전국농민총궐기 돌풍은 9일 전남 해남과 경남 진주로 상륙해 한반도의 동·서로 각각 행진하며 농민을 살리고 국민을 살리는 농정대전환 촉구 함성을 전국에 물들인다.제주서 전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최근 유명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체에서 ‘양상추 없는 햄버거’가 등장해 화제다. 10월 때 아닌 한파로 양상추 작황이 붕괴되자 그 최대 수요처 중 하나인 햄버거 업체가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아직은 양상추를 넣고 있는 경쟁업체들도 앞으로를 장담할 수 없다는 입장이며 마트·편의점의 샐러드 상품도 하나 둘 자취를 감추고 있다.소비지의 상황이 이쯤 되면 산지 상황은 생지옥이다. 강원 영서 준고랭지 지역은 영상 10℃ 이상이었던 일 최저기온이 지난달 16일 영하 7℃로 떨어지면서 하루만에 대규모 냉해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정부가 비상시를 대비해 비축하고 있는 국내산 쌀 재고량이 역대 최저치인 가운데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에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쌀’ 자급률이 지속적인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기후위기 시대, 쌀생산기반을 유지하기 위한 적극적인 정책대안이 강구돼야 한다는 지적이다.서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남 영암·무안·신안)은 20일 농식품부와 소관기관을 대상으로한 종합국정감사에서 “식량자급률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던 쌀 자급률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고, 정부비축 국산 쌀 재고가 역대 최저수준”이라고 우려를 표했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벼 작황이 심상치 않아 수확을 앞둔 들녘에는 한숨이 가득하다. 본격적인 벼 수확을 앞둔 시기에 연이어 들려오는 병해충 피해 소식은 올해 풍년을 기대했던 농가에 큰 좌절을 안기고 있다. 지난해 50여일 넘는 장마와 태풍으로 52년 만에 최저 생산량을 기록할 만큼 큰 피해가 있었는데 올해도 극심한 피해가 예상된다. 벼 재배 농민들에게 크나큰 위기가 아닐 수 없다.9월이 되기 전까지만 해도 풍년을 기대할 만큼 벼 작황이 좋았다. 하지만 이는 얼마 지나지 않아 도열병 등이 확산되면서 좌절로 바뀌었다. 때아닌 가을장마로
[한국농정신문 김한결 기자] 추석에 모처럼 고향에 내려갔다. 땅끝마을 언저리 어린시절을 보냈던 고향땅의 냄새를 채 들이마시기도 전에 눈에 들어온 것은 도시에서 내려온 자식들까지 합세해 밭일에 매진하고 있는 농촌 풍경이었다.어렸을 때 틈 나는대로 호출돼 농사일을 거들었던 악몽이 떠올랐다. 슬픈 예감은 언제나 틀린 적이 없다. 추석이고 뭐고 바빠 죽겠는 농촌에서 내 휴식의 권리를 박탈당하기 직전이었다. 고향행을 택한 과거의 나를 탓하며 몸빼바지로 갈아입고 긴 고무장화를 신었다.간만에 모인 우리 가족은 해가 지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때
며칠 전에 남편 친구의 아내가 택배를 보내왔다. 바쁠 때 남편을 빌려준 덕분에 식구들이 고향 여행을 아주 잘 할 수 있어서 무척 고마웠다고 했다. 취미로 재봉틀을 배워서 옷을 만들어서 보냈단다. 그냥 취미로 만든 옷이 아니라 오랫동안 갈고 닦은 재주처럼 정교했고 게다가 예쁘기까지 했다. 무엇보다 내가 원하는 유형의 옷이었다. 전화를 끊은 후에도 고마운 마음이 길게 이어져서 다시 메시지를 보냈다.‘뱃살 가려주는 옷을 찾게 된다면 고맙고 다행이지요. 뱃살 가려주면서 최소한의 맵시 살려준다면 명품이 아닐까 싶네요. 그 명품에 만드는 사람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이게 병 걸린 거야. 하얗게 된 거. 올해는 여기도 저기도 이렇게 병에 다 걸렸다는 거야. 안에 보면 쌀이 아무것도 없어. 쭈댕이(쭉정이)야. 속에 봐. 밑에서부터 다 죽어버렸잖아. 내 논도 그런데 종자가 다른 건 안 걸렸어. 신동진만. 이건 농협에서 가격이 틀려. 그래서 전라북도는 많이 해.”지난 8일 전라북도 부안군 행안면 삼간리의 한 들녘. 이웃 줄포면에서 안타까운 마음에 찾아온 김영철·이진석 농민이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며 망가져 버린 이삭을 손에 쥔 채 설명했다. 그들 눈앞에선 로터리를 단 트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농협중앙회(회장 이성희)가 지난 5일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전달식을 열어 사회복지공동모금회(회장 조흥식)에 제주 감귤 6,000박스를 기부했다.태풍 찬투로 인해 추석 직전 해상운송이 차질을 빚자 제주 감귤은 대거 소비처를 잃었다. 설상가상 10월부터 본격적인 노지감귤 출하가 이어져 대란이 닥친 상황이다. 이번 감귤 나눔은 위기에 처한 감귤농가를 도우면서 코로나19 장기화에 지친 어려운 이웃들을 응원하기 위해 기획됐다.이날 기부한 제주감귤은 전국 사회복지시설 500개소에 전달될 예정이다. 전달식에 참석한 이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제주도가 감귤 가격 안정을 위해 비상품 감귤 유통 차단에 총력을 기울인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 5일 극조생 저급품 감귤의 시장격리를 위한 ‘극조생 가공용감귤 자가농장 격리사업’을 시작하고 오는 11월 10일까지 추진한다고 밝혔다.이번 사업은 극조생 감귤의 품질저하 및 매해 가공용 감귤 처리에 따른 감귤 농축액 재고 과잉현상 해소 등 안정적인 가공용 감귤 수매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마련됐다. 최근 국내 과일음료 시장 위축으로 농축액 재고 누적이 심해진 탓이다. 올해산 노지 감귤 생산량은 지난 8월 농업기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김영록 전라남도지사가 지난 4일 방문한 장성군 남면 벼 수확 현장에서 “쌀값 하락을 대비해 선제적 시장격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와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전했다.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측에 따르면 올해 벼 생육은 전반적으로 양호한 편이다. 수확기 병해충·태풍 등 변수가 없다면 올해 전국 쌀 생산량은 전년대비 31만톤 증가한 382만톤 수준으로 전망된다.다만 전남도는 “정부가 정부양곡 31만톤을 공매해 산지 유통업체 재고량이 증가함에 따라 쌀값은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농경연 역시 올해 수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농업 재해대책비 융자사업에 5년(2016년~2020년)간 1,423억원의 본예산이 편성됐지만 그중 2.4%인 34억4,600만원만 집행된 것으로 나타났다.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장관 김현수, 농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태풍·가뭄 등 자연재해로 인한 농작물 피해 복구 지원 목적의 재해대책비 융자사업 실집행은 매우 저조한 성적을 보였다.어기구 의원에 따르면 농식품부의 재해대책비 융자사업은 집행 부진에 더해 지난 5년간 편성된 본예산 1,423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