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농사를 짓다 4년 전에 고추로 작목을 전환했다. 올해 1,500평(약 4,958㎡)에 고추를 심었는데 탄저병이 일찍 찾아와 수확량이 평작도 안 나왔다. 미원면 지역은 대부분 수확이 잘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가격은 지난해보다 절반이나 떨어졌다.탄저병을 예방하려면 수확기 전까지 약을 7~8번은 뿌려야 한다. 그런데 인건비에 약값이 많이 들어 제대로 약을 뿌리기 어렵다. 고추농사를 잘 지으려면 하우스 시설이 필요하다. 이동식 하우스 600평에서 지은 고추는 병도 없고 수확도 많았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협의해 시설 지원을 했으면 좋겠다. 제도적으론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를 꼭 실시해야 한다. 안정적으로 농사를 지으려면 국가수매가 뒷받침돼야 한다. 그래야 가격보장을 할 수 있는 농정이다. 국회에 관련
고향인 창녕에서 마늘농사 8,000평(약 26,446㎡)을 짓고 있다. 난지형 대서마늘을 생산하는데 지난 6월 50톤을 수확했다. 가격이 최소 ㎏당 3,000원은 해야 생산비를 건질 수 있는데 ㎏당 1,650원에 팔 수 밖에 없었다.지역농협이 가격 조절을 해야 하는데 오히려 시장상인에게 사정하며 끌려다녔다. 가공공장에서 직접 깐마늘을 만들어 팔아야 하는데 통마늘을 팔려고 한다. 정부에서 농협에 제 역할을 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정부수매를 신청했지만 조건이 너무 까다로워 360㎏ 밖에 못 팔았다. 흙이 20㎏ 1망에 60g 이하로 나와야 하며 썩은 쪽이 나오는 마늘은 1망에 5개 이하여야 한다. 이 까다로운 조건을 맞추려고 작업을 하면 한 사람이 하루 종일 10망 이상 처리하지 못한다. 시
농사라는 일이 모두 그렇듯 축산 농민들은 하루하루 지극정성이다. 행여나 자신의 소 돼지가 아프지는 않은지, 밥은 잘 먹는지, 축사 기둥에 손이 쩍쩍 들러붙는 요즘같은 동장군에도 새벽 댓바람부터 일어나 살피고 어루만진다. 자신의 가축이니 자신이 보살펴야만 하고 또 기꺼이 수고를 감수한다. 그런데 정작 농민을 보살피는 정부의 모습을 보자면 그들을 ‘자신의’ 국민으로 생각하는 인식이 빈약한 것 같다. 농가의 적자 운영이 계속되는 상황에도 정부의 손길은 차가우며 되레 보전금이 축소되고 FTA가 밀려온다. 농민을 정리하고 축산업을 기업에 일임하려는 의도마저 의심되는 정부의 정책방향 아래 축산 농민들은 어느 때보다 외로운 한 해를 보냈다. 농업에 연관된 수백가지 직종 가운데 오직 농민만이
몇년째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소값은 3~4년째 바닥이고 사료값은 세배나 뛰었다. 4년 전에 암소를 비육해 750만원에 판 적이 있는데 지금 같아선 750만원이면 거진 세마리 값이다. 2002년 하반기에 한우 축사를 시작했으니 거의 막차를 타고 손해보고 있는 셈이다.번식우 비육우를 통틀어 72두를 키우는데 한달 사료비만 500만원이 든다. 암소든 수소든 한달에 세마리는 출하해야 운영이 가능하다. 그렇다고 이익이 나는 건 아니다.쭉 침체됐던 소값이 추석때 잠깐 반짝했다가 다시 11월 중순부터 올라오는 중이다. 지금 거세우 가격은 지육 1kg당 1만5,000원 정도다. 많이 나아졌다 하지만 아직도 마리당 평균 70만원씩 손해보는 수준이다. 올해를 통틀어 전체 2,000만원 정도 적자를 봤다.
작년부터 떨어진 돼지값이 올라오지 않아 올해 7월경까지 고생했다. 구제역 이전까지 위탁사육을 하다 그 이후에 50만원짜리 모돈을 100만원씩 주고 사서 내 농장을 시작했는데 출하할 때가 되니 바로 벽에 부딪힌 것이다. 다행히 7월부터 시작된 가격 회복세가 추석까지 이어졌고, 추석 이후 크게 하락했던 것이 11월 초순부터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지육 1kg당 4,000원을 받으면 생산비 수준이다. 현재 4,400~4,500원 수준으로 많이 호전됐지만 올 한해 평균을 내 보면 3,000원대 초중반에 그칠 것이다. 그나마 요즘 돈가가 떨어지지 않는 것은 수산물 대체효과가 큰 요인으로 생각된다. 천만다행이다.지역에 ‘M24’라는 모임이 있다. MSY 24두를 목표로 하는 14개 양돈농가 모임으로
전체적으로는 무난한 한 해였다. 언제나 그렇듯이 여름과 겨울에 전기세, 난방비 등으로 생산비가 증가해 힘들었고 봄, 가을철은 수월했다. 원유가격과 쿼터가 정해져 있어 가격 등락에 따른 큰 문제는 없는 편이다. 7식구가 다같이 매달려 60두를 키워서 2억5,000만원 상당을 생산하는데 생산비가 2억원이니 결코 넉넉한 편은 아니다.올해 8월부터 원유가격 연동제가 시작됐다. 등급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올해 7월 이전 원유가격은 1리터당 900원대였고 8월부터 1,000원대로 100원 가량 올랐다. 8월 이후 숨통이 트였다고 볼 수 있다. 연동제를 두고 논란이 많은데, 취지는 좋은 제도인 만큼 정부가 잘 정착시켰으면 한다.소값은 너무 터무니없다. 1주일령 송아지를 1만원에 파는 것도 그렇지만,
[7월] 농민은 농사로, 농협은 판매로 농민들의 걱정은 예나 지금이나 판로에 있다. 대부분의 농민들은 생산부터 선별, 포장, 유통에 이르기까지 전과정에 관여하고 있다. 지역마다 농협이 유통사업을 하고 있지만 독자적 사업망을 갖추기 보다 도매시장을 통해 전국으로 유통시키고 있다. 그렇다고 농협이 유통에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농협 역시 공선회, 연합사업단, 조합공동사업법인과 최근에는 로컬푸드 직매장을 개설해 산지농산물 유통에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유통정책은 1970년대 작목반, 영농회등을 기초로 한 공동출하조직을 육성해 1980년대에는 농산물의 출하를 목적으로 하는 협동출하반이 육성됐다. 1990년대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을 계기로 생산자 중심의 유통에서 구매자 중심의 유통구조로 크게 바뀌었고
한해가 저물어 간다. 정부가 바뀌어도 농정은 변화가 없는데다 농축산 분야에 대내외적인 악재가 겹치면서 농민들은 더할 나위 없이 힘든 한 해를 보냈다. 매월 첫째주 특집호를 발행해 중요한 농정 현안을 분석하고 드러나지 않은 문제를 발굴해 내고 있는 한국농정신문. 2013년 특집호를 통해 올 한 해의 농업과 농정을 되짚어 봤다. 〈사진=한승호 기자〉 〈정리=원재정·김명래·전빛이라·홍기원·안혜연·권순창 기자〉 [1월] 2013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2013년의 시작은 여느 해보다 의미가 컸다. 정권이 바뀐 첫 해였기 때문. 이명박 정권의 개방농정하에 철저히 소외받던 중소농들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우려와 함께 일말의 기대를 걸고 있었다.본지에서 개최한 신년 좌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기
“다음 해엔 날씨가 푸근 해졌으면….” 충북 충주시 주덕읍에서 1322㎡의 면적에 복숭아 농사를 짓는 박래호(61)씨는 기상이변으로 인한 동해 피해 때문에 힘든 한해를 보냈다. 생산비, 노동력은 평년과 마찬가지로 들어갔으나 생산량은 절반으로 줄었다. 박씨는 동해 때문에 가지가 갈라져 고사돼 가는 복숭아나무를 보여주며 다음해엔 올해보단 날씨가 따뜻하기를 바랐다. 그리고 박씨는 “다음해엔 복숭아 재해보험이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복숭아 재해보험은 실제 피해 규모보다 축소돼 조사된다는 점, 품종별 재해보험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 등으로 올해 많은 비판을 받았다. 박씨는 “보험료를 올려 실효성 있는 재해보험 정책을 펼치거나 아니면 아예 없애버리는 게 농민들은 속 편하죠”라고 토로했다. 옆에
박근혜정부 당선 일 년이 지나간다. 부정선거 시비가 끊이지 않고, 대통령의 사퇴를 이야기하는 마당에 농정관련 평가를 하려니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자괴감마저 든다. 어쩌다 이 나라가 이 모양이 되었는지, 그동안 피땀으로 쌓아 만든 민주주의가 부당한 권력에 의해 송두리째 부정당하고 있다.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농업 또한 비슷한 처지다. ‘농업은 직접 챙기겠다’는 주도적, 능동적 구호에 대해 기대를 많이 한 농민들은실망을 넘어 분노로 치닫고 있다. 후보시절 보여주었던 주도적 농정 살피기는 일 년이 지난 지금의 시점에서는 ‘어떻게 뒷걸음치는가. 어떻게 퇴보 하는가’를 몸소 실천해 보여 주었다. 바야흐로 모순과 패러독스의 시절이다. 박근혜 후보 1호 공약이었던 ‘직불금 확대로 농가소득 안정에 기여
박근혜 정부는 후보시절 ‘농업은 대통령이 직접 챙기겠다’라던가 ‘농업을 더 이상 시장논리에 방치하지 않겠다’고 말해 뭔가 농정에 새로운 전기를 만들 것처럼 공개적으로 이와 같은 의사를 표명한 바가 있다(2012년 12월 12일 대선후보초청 연설회에서). ‘농어업인의 땀이 헛되지 않도록 희망 농어촌을 만듭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직불제 확대 등 15개 분야에서 세부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대선 공약에 대한 신뢰란 것이 여전히 분명한 한계를 갖는다는 것이 우리 사회의 상식(?)이긴 하지만,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 대한 농업계의 지지는 타 후보에 비해 월등히 높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정 사회계층이 자신의 이해에 반해온 정치세력을 연거푸 지지하는 모습은 선진국에서는 사실 상상하기 어려운 결
2013년의 출발은 18대 대통령 선거가 끝난 크고 작은 소회로 시작됐다.MB정권 5년을 지난 후 농업분야의 각종 지수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가운데, 새누리당은 농수산식품분야 대통령 선거 공약집에서 ‘행복한 농어촌 만들기 약속’을 내걸었다. 과반을 넘은 유권자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선택했고, 신임 대통령의 ‘공약’에 기대를 걸었다. 한국농정신문은 새해를 시작하면서 전문가 좌담회를 통해 농업계의 농정요구안을 정리했다. 좌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에게 지난 1년의 평가를 다시 물었다. 과연, 박근혜 정부의 농정 점수는. “대단히 유감스럽게도, 평가할 농정이 없다”작년 12월 24일, 농정신문 신년호 준비를 위한 [새정부 농정방향 어떻게 해야 하나] 좌담회에 참석한 적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