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4월 초에 심은 대파여. 이달 말이나 내달 초에 수확할 예정이고. 대파만 하는데 한 1만 평 농사지어. (대파가) 자랄수록 넘어지기 쉬우니까 쓰러지지 말라고 관리기로 흙을 덮어주는 겨. 어휴, 비가 안 와서 큰일이여. 너무 가물었어. 저거(스프링클러)로 물 대느라고 아침저녁으로 신경도 써야 하고 쉽지 않지. 그래도 오늘은 아침부터 비가 와서 한결 낫네. 시원하기도 하고.”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극심한 가뭄 탓에 물 사정이 그나마 나은 지역과 아닌 지역의 풍경이 극명하게 대비되고 있다. 지난 19일 마을 상류의 저수지로부터 농업용수를 공급받고 있는 전남 곡성군 겸면 괴정리의 논에서 한 여성농민이 비료를 주고 있다. 같은 날 오후 심각한 가뭄 피해를 겪고 있는 전남 무안군 운남면 구일간척지 내 논바닥이 거북등처럼 갈라진 가운데 심어놓은 모가 누렇게 말라죽고 있다.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양파 수확이 한창인 지난 19일 전남 무안군 운남면 동암리의 한 들녘에서 양파 망 작업을 마친 여성농민들이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 위해 밭을 나서고 있다. 한 여성농민은 “예년 같으면 장마걱정에 일손이 바빴는데 올해는 가뭄걱정이 크다”며 밭 입구에 정차된 작업차량에 올랐다.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현재 29두 키우고 있어. 한 30년 키웠는데 나이드니 소 먹이기도 힘드네. 5일에 서는 장에 내야하는데 소 브루셀라 검사가 급해서 (방역사를) 불렀지. 결핵이랑 브루셀라 검사 결과가 빨리 나와야 우시장에 나갈 수 있거든. 방역사가 검사했냐고 물어보니까 그때서야 생각이 나더라고. 어휴, 모내기 하려고 준비하다가 소까지 신경 쓰려니 자꾸 까먹네. (방역사한테) 빨리 좀 해 줘.”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5월 한 달 간 태백 지역에 내린 비의 양은 14.4mm에 불과했다. 극심한 가뭄 탓에 농민들은 쾌청한 맑은 하늘을 보며 원망을 쏟아내야 했다. 절대적인 강수량 부족은 5월 하순부터 시작된 매봉산 고랭지배추단지의 배추 정식에 크나큰 악재였다.국내 최대 여름배추 산지인 매봉산 배추단지에서 8월 출하를 기약하기 위해선 모종 심기는 6월 하순 전에 마무리돼야 한다. 해발 1,100m에서 1,300m를 아우르는 고산지대이기에 냉해 피해를 입지 않으려면 심는 시기를 더 늦출 수도 없다.지난 12일 강원도 태백시 창죽동 매봉산 고랭지배추단지에서 만난 농민들은 정식 초기 2주가 전쟁 같은 일상의 연속이었다고 혀를 내둘렀다. 배추 모종이 밭에 안착할 수 있도록 급수차를 이용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초여름으로 접어들며 보리 수확이 한창인 가운데 지난 12일 강원도 영월군 남면 연당리의 보리 경작지에서 한 농민이 콤바인을 이용해 보리를 수확하고 있다. 농민은 "수확을 앞두고 가뭄 영향으로 인해 수확량이 예년만큼 좋지 못하다"고 말했다.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여기저기 많이 가물었다는데 우리 동네는 다행히 물 걱정 안했어. 대호만에서 물을 끌어오니깐 남들보다 수월하게 했지. 그래도 비가 너무 안 와서 큰일이여. 오늘 심은 건 중생종이고 이제 만생종 남았는데 그건 좀 더 있다 심으려고. 모내기야 잘 했는데 이제 쌀값이 문제지 뭐. 정권도 바뀌었는데 농민들 좀 살게 해 줄라나. 쌀값이나 어떻게 해주면 좋지만, 일단 지켜봐야 않겠어?”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논에 물 대기 전에 비료 뿌리려고 나왔지. 모가 그냥 크나. 비료를 줘야 벼가 튼튼하게 잘 크제. 정부에서 보조로 주기도 하고. 부족하면 사서 쓰기도 하고 그래. 여그 논은 반 필지(600평)밖에 안 돼. 이 논 끝내면 저 윗 논으로 가서 또 뿌려야 돼. 경운기에 싣고 온 건 다 하고 가야 맘이 편하제. 그러고 나면 이제 물 대는 겨. 못자리는 진즉에 했고. 모야 잘 크제.”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지난달 31일 충남 서산시 부석면의 한 마늘밭에서 여성농민들이 마늘을 수확하고 있다. 가뭄 탓에 서둘러 수확하게 된 마늘을 두고 한 여성농민은 "마늘 굵기가 예년만 못해 가격에서도 많은 불이익이 있을 것 같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이달 말부터 수확 들어가. 작년 9월에 심었어. 이제 보름 남짓 마늘이 여물어야 하는데 (마늘)쫑이 여전히 있어서 잘라내고 있지. 쫑을 잘라 내야 마늘이 잘 여물어. 다 됐는데 한 두 개씩 눈에 걸리는 게 있네. 농사는 그럭저럭 된 것 같아. 농협이랑 계약해서 하는데 작년보다 값이 천 원 정도 내렸어. 작년엔 4,000원 이상 받았는데 금년엔 3,200원(kg당)이라네. 뭐, 어쩔 수 없지.”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만리포 해변으로 나가는 물을 사정사정해 돌려받은 논이었다. 구분마저 희미한 논둑을 경계로 물 댄 논과 거북등처럼 갈라진 논이 맞닿아 있었다. 황량하기마저 한 논은 발을 내디딜 때마다 풀썩거리며 흙먼지가 날렸다.쩍쩍 갈라진 가문 논을 보며 모내기라도 할 수 있다는 안도감, 그건 잠시뿐이었다. 엎친 데 덮친 격이란 말이 이럴 때 쓰이는 걸까. 어렵사리 모내기에 나섰으나 이앙기마저 말썽을 일으켰다. 물 댄 논이건만 어느 순간부터 모가 심기질 않았다. 물 위로 둥둥 모가 떴다.답답해서 혹은 씁쓸한 마음이라 그랬을까. 농부는 웃었다. 치아를 드러내며 “어쩔 수 있나요” 그렇게 말하며 멋쩍게 웃었다. 다만 “저수지라도 빨리 완공됐다면...” 답답한 마음에 꺼낸 말에 입맛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긴 가뭄 끝에 단비가 내린 지난 23일 경기도 포천시 영북면 자일리의 한 대파밭에서 백성일(64)씨와 동료가 대파가 쓰러지지 않도록 관리기로 흙을 덮어주는 작업을 하고 있다. 백씨는 “그간 스프링클러를 이용해 물을 대느라 고생했는데 오늘은 비가 와서 한결 작업이 수월하다”고 말했다.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두더지들이 하도 논두렁을 뚫어놔서 물 대기 전에 논두렁을 다시 만들고 있는겨. 논에서 물 조금씩 새는 게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하루 이틀이면 물이 다 빠질 정도야. 그럼 낭패잖아. 해놓고도 틈틈이 나와서 확인해야 돼. 안 하면 어느 순간 또 구멍인데. 어휴, 일이 쉬운 게 없어.”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해충‘특수’보호복을 입었건만 온 몸에 소름이 돋는다. 귓가에 맴돌던 ‘앵앵’ 거리는 소리가 데시벨을 높여 ‘웅웅’ 울리기 시작하자 이미 경직된 몸에선 바짝 식은땀마저 난다. 지난 16일 전북 고창군 공음면 건동리의 한 야산, 꽃 피는 봄이 한풀 꺾일 무렵 올해 첫 아카시아 꿀 수확을 시작한 주영승(79)씨를 따라 나선 길이 시작부터 험하다.솔가지를 태운 훈연기를 뿌리며 벌통 뚜껑을 열고 부직포로 된 보온덮개를 젖히자 소비(벌통에 들어있는 나무틀로 벌들이 벌집을 짓는다) 여러 개가 눈에 띈다. 주씨가 이 중 하나를 꺼내 들자 소비 가득 벌 수백 마리가 군집을 이뤄 무수하게 들러붙어 있다. 이때까지만 해도 얌전(?)했던 벌들이 주씨가 그간 생성된 꿀을 확인하기 위해 소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