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눈동자들은 황룡들에서 빛난다 그 모든 낡아빠진 것들과 그 모든 썩어빠진 것들과 그 모든 억압과 죽음의 이름들을 불태우며 조선의 눈동자들은 이 땅 이 산 언덕에서 뜨겁게 빛난다 (곽재구 시 ‘조선의 눈동자’ 중) 황토현 전투 소식은 조정과 관군들을 떨게 만들었다. 전투가 있던 그 날, 서울을 떠나 군산항에 도착한 홍계훈이 이끄는 경군은 전주성으로 들어갔다. 농민군을 진압하기 위해 출동한 조선 최고의 정예군이었다. 그러나 이들조차 황토현에서 관군이 대패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도망자가 속출하니, 기록에 따르면 거의 절반이나 탈영
이 끊임없는 싸움, 싸움을 보아다오 밥과 땅과 자유 정의의 신성한 깃발을 치켜들고 유혈의 투쟁에 가담했던 저 동학농민의 횃불을 보아다오 압제와 수탈의 가면을 쓴 양반과 부호들의 강탈에 항쟁했던 저 1894년 갑오년 농민혁명의 함성을 들어다오(김남주 시 ‘황토현에 부치는 노래’ 중) 전봉준이 이웃 고을 무장으로 내달아 찾아간 사람, 손화중은 누구였던가. 일본군이 기록하기를 무장에는 손화중이라는 ‘대접주 거괴’가 있다고 했으니, 서장옥과 더불어 일찍부터 남접의 우두머리라 할 인물이었다. 전봉준보다 나이는 여섯 살 아래였으나 동학 내에서는 그 영향력이 전봉준에 비길 바가 아니었다.전해 내려오기를, 고창 선운사 뒤 도솔암의 비결을 손화중이 꺼냈다고 하거니와 석불의
전북 김제시 광활면은 간척지 위에 생겨난 지역이다. 그곳에서 감자 재배에 한창인 B(48)씨를 만났다. 총 1만평(3만3,000㎡) 농사를 짓는 B씨는 그 가운데 4,000평 가량을 광활면에서 임차하고 있다. 김제 지역의 일반적인 농지 임차료는 1,200평(4,000㎡)을 한 필지로 필지당 미곡 12가마. 필지당 27가마 정도의 높은 생산성을 감안하더라도 생산량의 절반에 가까운 수준이다. 그런데, B씨가 경작하는 광활면의 농지 임차료는 그보다 3가마를 더한 15가마다. 광활면은 이모작에 특화된 땅이다. 소금기 있는 간척지라 필연적으로 벼농사를 짓는데 배수가 잘되다 보니 겨울철에 감자, 양상추 등의 시설작물이 잘 자란다. 10여년 전부터 감자농사의 성공이 꼬리를 물면서 높은 수익성이 입증됐고,
간척지 논 임대료 산정 문제에 농민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최고 24%에 달하는 임대료율은 육지논보다 경작여건이 좋지 않은 간척지의 현실을 감안한 수치가 아니란 게 정치권과 농민들의 주장이다.분양하지 않은 간척지 농지는 농어촌공사 관리 아래 농민들에게 임대한다. 현행 농어촌정비법 시행규칙 제6조 2항에 따르면 ‘임대료는 해당 지역의 임대료 수준 등을 고려해 정한다’고 규정했다. 이에 한국농어촌공사 매립지임대관리지침에 따라 간척지 농지의 임대료율이 산정된다. 지침은 벼를 재배할 경우 1년차는 12.7%, 2년차는 17.5%, 3년차는 21.6%, 4년차는 22.8%, 5년차는 24.0%를 부과한다. 하지만 염해, 태풍, 병충해 피해에 취약한 간척지의 현실을 감안하면 임대료율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에 지난 2
서천이 고향인 이상진씨(서천군 마서면)는 4만5,000평(약15ha)의 논농사를 짓고 있다. 이 중 3만3,000평은 임대한 논이다. 이씨가 처음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논은 4,000평 정도였다.“80년대부터 임대로 농사규모를 늘렸는데 각각의 논 주인이 9명입니다. 쌀값이 고정되다시피 하니까 늘리게 됐지요.”그가 농사짓는 논은 송석들력을 중심으로 곳곳에 흩어져 있었다. 200평당 쌀 2가마(1가마=80㎏)를 임차료로 내지만 용수로 정비상태가 좋지 않거나 경지정리가 안 된 곳은 200평당 쌀 1.5가마를 준다고 한다. 같은 면적에서 생산하는 조곡은 약 480㎏. 도정을 거치면 쌀 4가마니가 된다. 생산량의 절반 남짓이 임차료에 들어가는 셈이다.“농민들 사이에 임대를 놓고 경쟁이 붙어 임차료가 많이 올랐습
우리나라 농지의 절반 가까이가 임차농지이고, 농민 60%이상이 땅을 빌려 농사짓는 임차농이라는 통계청 조사 결과가 나와 있다. 지형, 토양 등 지역특색에 따라 임차료는 각기 다르겠지만, 임차농의 대부분이 적게는 661㎡(약 200평)당 1가마니에서 많게는 2가마니 이상까지 임차료로 지불하고 있다. 평작의 경우 한 마지기당 4가마니(80kg 기준)의 쌀이 생산된다고 하니 임차료로 절반 이상을 지불하고 있는 셈이다. 기후변화와 고품질 수확 등으로 해마다 단위생산량이 줄어들고 있는 지금 이와 같은 임차료는 임차농들에게 여간 부담스러운 것이 아니다. 농지법의 ‘함정’ 농민들이 농지를 빌리기 위해서는 공식적으로 한국농어촌공사의 농지은행사업을 통해 빌릴 수 있고 지자체를 통해 국유지를 빌릴 수 있다. 그
2008년 김포의 한 농민은 지주의 직불금 부당수령문제를 고발했다. 직불금제도가 생긴 이래 최초의 일이다. 이후 그는 임차한 땅에서 계속 농사를 지을 수 없었다. 지주가 땅을 빼앗았기 때문이다. 그해 가을 콤바인으로 벼를 베는데 논 가운데 철근 토막이 여기저기에 박혀 있어서 기계가 손상됐고, 금전적으로 상당한 손해를 봤다고 한다. 신고를 당한 지주의 보복으로 추정되지만 증거가 없다고 답답해 했다. 이후 그는 동네에서 완전히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 어느 누구도 농지를 임대해 주지 않는다고 한다. 결국 직불금 부정 수령이라는 불법행위를 고발한 의로운 농민은 평생 지역사회에서 ‘이웃을 고발한 사람’이란 낙인의 굴레를 벗을 수 없게 됐다. 이러니 어느 간 큰 농민이 직불금 부정 수령문제를 거론할 수 있을까?
농지는 어떤 개인이나 기업이 생산할 수 있는 상품(재화)이 아니다. 그래서 사회주의경제체제에서는 농지(토지)의 소유권은 국가에 있다. 그러나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에서는 농지도 개인의 소유권을 인정하고 있다. 그렇다고 하여 농지의 소유와 이용에 아무런 제한이 없는 것이 아니다. 국가는 적절하게 농지의 소유와 이용에 제한을 가한다. 우리나라도 1945년 일제강점기 이후 헌법에 경자유전의 원칙을 명시하고 1948년 농지개혁을 단행하여 농사짓는 농민만이 원칙적으로 농지를 소유할 수 있게 하고 소유면적도 3ha(9,000평)이하로 제한했다. 그러나 1960년대 이후 급격한 경제개발과정에서 농지소유의 제한은 점차 풀렸고 농지가 농업생산이라는 본래의 목적에서 투기의 수단으로 전락했다. 원칙적으로 300평
전국 농민들이 적정한 임차료 산정을 위해 다양한 의견을 풀어냈다. 특집호 취재 과정에서 모아진 ‘농민이 말하는 임차료 해법’을 정리한다. ▶지역별 평균 생산량 조사, 3분의1을 상한선으로 - 농지 임차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자유전이라는 헌법정신에 기초한 관련법을 제정하는 것이 출발점이 된다고 본다. 법으로 정해져 있지 않지만 보통 임차료의 경우 생산량의 3분의1을 넘어서지 않아야 한다. 지역별로 농지의 형질과 지역의 생산량에 대한 조사작업을 토대로 기준이 되는 평균생산량을 정해야 한다. 이 평균 생산량의 3분의1을 임차료의 상한선으로 정하고 지역별로 조건이 불리하거나 생산량이 적은 농지의 경우는 차등하여 그보다 적게 조정하면 된다. ▶농지관리위원회 실질적 운영 - 유명무실화 되어있는 농지관리위
지금부터 20년 전인 1994년에 농민운동가의 삶을 꿈꾸며 학창시절 농촌활동으로 인연을 맺은 전북 김제에서 농사일을 시작했다. 그야말로 건강한 몸과 열정 하나만으로 시작한 농촌의 삶이었지만 지역의 농민회원들과 마을의 어르신들의 도움으로 다섯 필지(6,000평)의 논을 얻어 첫 해 농사를 시작할 수 있었다. 1필지 당 9가마씩의 소작료를 후불로 주기로 하고, 필요한 농자재는 마을 이장님의 이름을 빌려 농협에서 외상으로 구입해 사용하고 연말에 갚기로 하여 어렵사리 시작한 농사일이지만, 당장은 아무런 밑천 없이 일 년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것이 너무나 다행스러웠다. 6,000평에서 거둔 수확은 쌀로 약 110가마. 현재의 지역 평균 생산량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당시의 평균 생산량은 되었으니 첫 해 농사치고는 성
농민들에게 ‘내 땅’은 단순히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는 수단이라는 의미를 넘어 고향이자 생명과도 같은 애착이 담긴 곳이라고 했다. 하지만 지금 온전히 내 땅 위에만 농사를 짓는 농민은 그리 많지 않다. 현재 대다수의 쌀 재배 농민들은 지주에게 땅을 빌려 농사짓는 임차농이다. 자작 농지를 소유하고 있다 하더라도 추가적으로 농지를 임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해마다 늘어나는 생산비, 하지만 요지부동인 쌀값에 일정 수준 이상의 농가 소득을 위해선 경지 면적 확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주와의 관계에서 ‘을’에 해당하는 임차농들은 임차료 결정 등 지주와의 계약에서 주도적인 발언권을 행사하지 못한다. 심지어 쌀 재배 농가의 농가소득을 안정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된 고정직불금은 엉뚱하게 지주의 주머니
“과거엔 3천평 농사지어도 7~8명이 먹고 사는데 지금은 3만평을 지어도 빚내서 산다.” 쌀 저가 정책의 단적인 폐해다. 쌀값은 20년 전과 같은데 농사에 필요한 모든 비용이 상대적으로 폭등했다. 농사규모를 늘려보지만 몇 배 더 늘어나는 생산비에 소득은 뒷걸음질 치기 마련이다. 쌀은 우리나라 농업생산액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농림축산식품 주요 통계」에 따르면 2011년 농업총생산액 41조원 중 ‘미곡’은 8조원으로 19.4%를 차지하고, 2012년엔 농업총생산액 44조원 중 8조1천억원으로 18.3%를 점유하고 있다. 중소농이 전체 농가 규모의 80%를 차지하고 대다수가 벼농사를 짓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쌀값이 좋으면 소득지수에 긍정적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하지만 대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