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기후위기라는 말이 본격적으로 우리 사회에 통용된 건 2010년대 후반부터다. 불과 4~5년 사이 지구는 수십년 만의 폭염과 폭우, ‘봄서리’와 ‘가을태풍’ 등으로 우리에게 엄중한 경고를 던지고 있다.농민들은 기후를 생계 밑천으로 삼는 이들이다. 기후위기를 최전선에서 가장 정통으로 체감하고 있으며 그로 인한 피해에도 가장 가혹하게 노출돼 있다. 올해는 기후위기의 절정이었다. 봄부터 가을까지 끊임없이 꼬리를 문 기상이변이 그간 축적해온 농민들의 농업지식을 무용케 했고 대응마저 무력케 했다. 수많은 농산물의
지난 15일 국회 의원회관 제7간담회실에서 ‘기후재난과 여성농민’ 토론회가 열렸다. 기후위기의 해법으로 여성농민의 가치를 조명한 최초의 토론회며, 9명의 국회의원이 공동주최자로 나설 만큼 정치권의 관심이 뜨거웠다.땅과 생명을 지키며 농사를 이어온 여성농민들의 삶은 과학과 개발의 농법이 부추겨온 기후위기 사태에 의미 있는 시사점을 주고 있다. 아직 그 논리가 반듯하게 정리되진 않았지만, 논리를 만드는 첫 과정이라는 점에서 참가자들 모두 이 자리의 의미를 깊게 새기며 대화에 임했다. 여성농민들 스스로가 기후위기 극복의 주체로 나서야 한
지난 15일 국회 의원회관 제7간담회실에서 ‘기후재난과 여성농민’ 토론회가 열렸다. 기후위기의 해법으로 여성농민의 가치를 조명한 최초의 토론회며, 9명의 국회의원(아래)이 공동주최자로 나설 만큼 정치권의 관심이 뜨거웠다.땅과 생명을 지키며 농사를 이어온 여성농민들의 삶은 과학과 개발의 농법이 부추겨온 기후위기 사태에 의미 있는 시사점을 주고 있다. 아직 그 논리가 반듯하게 정리되진 않았지만, 논리를 만드는 첫 과정이라는 점에서 참가자들 모두 이 자리의 의미를 깊게 새기며 대화에 임했다. 여성농민들 스스로가 기후위기 극복의 주체로 나
[한국농정신문 김수나 기자]모처럼 마을 경로당은 활기가 넘쳤다. 지난 6일 전북 익산시 삼기면 원서두마을(19명)과 낭산면 하단마을(12명) 경로당에서 각각 진행된 ‘성평등한 마을 만들기 교육’에 참여한 주민들은 하나라도 놓칠라 강의에 집중했다.이 교육은 지난달 6일부터 12월 15일까지 익산시 바이오농업과가 지원하고, 농촌특화형 성평등교육 전문강사단(강사)이 진행한다. 강사인 김덕지·이현숙씨와 최순이 익산시여성농민회 부회장이 이날 교육을 이끌었다. 이들 모두 익산에서 농사짓는 여성농민이니 진짜 농촌을 잘 아는 '농촌특화' 강사인
[한국농정신문 김수나 기자]‘손가락이 굽도록’ 농사지었어도 여성농민은 농업 경력을 제도적으로 인정받기 어렵다. 평생을 남편의 그늘에 살다, 남편이 죽어야 비로소 ‘경영주’가 됐다는 이야기는 농촌 현장에서 매우 흔하다. 경영주는 농업에 대한 의사결정권을 가진다. 작물 결정, 농자재 구입, 수확물 처분 등을 책임지고 총괄한다. 그러니 경영주가 아니면 수십 년을 농사지어도 공식적인 경력은 없는 셈이다. 각종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2022년 11월 기준, 여성 경영주 비율은 29.7%에 그친다. ‘시도별 공동경영주 등록현황’에 따르면 경영
[한국농정신문 김수나 기자]농촌 성평등 교육은 교육 대상 대부분이 고령이고, 뿌리 깊은 가부장적 문화와 바닥을 치는 출생률을 보이는 농촌사회의 특수성을 빼놓고 말할 수 없다. 이에 일반 성평등교육과 달리 ‘농촌 특화형’이라 부른다.농식품부는 제5차 여성농업인 육성 기본계획(2021~2025년)에 따라 지난 2020년부터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에서 매년 농촌특화형 성평등 전문강사를 양성하고 있다. 특화형 교육이고 강사진 양성에도 공을 들인 점에서 의미는 크지만, 정작 현장에선 강의할 데가 없다고 호소한다. 모처럼 양성된 전문강사진이 충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지난달 말 현장에서 만난 농민들은 산지 볏값이 최근 하락하는 이유로 정부, 농림축산식품부의 양곡 정책과 수입쌀 방출 등을 꼽았다.최근 농식품부는 소비자를 향해 물가안정용 할인쿠폰을 발행하는 한편, 농민들의 생산비 보장 요구에는 ‘쌀이 남아돌아’ 어쩔 수 없다는 태도를 일관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폭락했던 쌀값이 제자리를 찾을 새도 없이 ‘80kg 산지쌀값 20만원’ 유지를 정책 기조로 내걸었으며, 조생종 벼가 수확될 지난 8월에도 양곡재고를 방출해 농민들의 공분을 샀다.농식품부에 따르면 9월 기준 정부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윤석열정부의 ‘자화자찬’ 쌀값 회복 자랑이 계속되자 지난달 30일 전국쌀생산자협회는 올해 농민들의 쌀농사가 지난해보다 더 큰 ‘적자’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정부가 만족하는 80kg 쌀값 20만원도 형편없지만 농민들의 볏값은 더 처참하다며 쓴소리와 함께 대책 마련을 촉구한 쌀협회는 “10월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쌀값은 20kg 기준 5만2,387원으로 밥 한 공기(90g)로 환산하면 236원에 불과하다. 자고 일어나면 인건비가 오르고 면세유 가격이 오르고 농지가격이 오르고 은행 이자가 불어나는 마당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45년 만에 최대치로 폭락한 지난해 쌀값과 파탄 난 농민들의 삶을 뒤로한 채 윤석열정부는 생색내기용 양곡관리법 일부개정안마저 거부권 행사로 묵살시켰다. 이후 ‘남는 쌀을 세금으로 강제 매수’ 하는 대신 2023년 수확기 쌀값이 80kg당 20만원 수준이 되도록 수급안정대책을 추진하겠다고 거듭 밝혀 왔다. 또 윤석열정부는 수확기 쌀값 20만원을 ‘최근 5년간의 평년 쌀값 추이를 감안한,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수치’로 내세우며 이를 ‘달성’하는 게 대단한 목표라도 되는 양 내내 떠벌렸다. 그야말로 ‘가스라이팅’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사진 한승호 기자]지난 2016년 이래 은 매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 국정감사에서 가장 활약한 국회의원 3~4인을 우수의원으로 선정·시상해왔다. 올해 역시 편집국 전원이 참여해 각각의 의원에 대한 평가를 나누고 점수를 매기는 선정과정을 진행했으며, 그 결과 가장 우수한 평가를 받은 농해수위 의원은 신정훈(더불어민주당)·윤미향(무소속)·이원택(더불어민주당) 의원이었다. 지난해에 이어 또 다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신정훈 의원은 추려온 질의들의 구성과 무게감이 전반적으로 우수했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그냥 넘기지 않은 ‘오만한 태도’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는 우선 이번 국감기간 관련 통계까지 부인하며 농업소득 저하의 심각성에 동의하지 않았던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 장관의 태도에 대한 질타를 잊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돋보인 주인공은 신정훈 의원이었다. 신 의원은 질의를 따로 준비해 국정감사 기관 중 장관의 발언을 하나하나 곱씹은 뒤, 쌀의 적정가격을 소재로 농정당국의 ‘공감능력 부족’에 대해 긴 시간 비판을 이었다.신 의원은 “1년 새 쌀의 총생산액은 최소 1조원 이상 감소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