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다운 눈이 내리지 않고 겨울을 나면서 겨울 가뭄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필자가 사는 마을은 매실마을이다. 집집이 매실 농사를 짓다 보니 매실 수확을 시작하는 6월이 되기 전에 다른 마을보다 빠르게 모를 심는다. 봄이 오고 이제나저제나 기다리던 비는 애면글면 속이 타들어가는 농민들의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도통 내리지를 않았다. 모를 심을 논배미에 알탕갈탕 물을 대고 나서야 긴 한숨을 내쉬는 농민들의 등 너머로 저수지는 흉측하게 바닥을 드러냈다. 모는 심었지만 긴 가뭄에 온갖 작물들이 타들어가는 것은 어찌해볼 수가 없다.이른 더
[한국농정신문 김한결 기자]농림축산식품부(장관 정황근, 농식품부)는 주요 노지채소인 배추·무·마늘·양파·건고추에 대한 공급안정성 강화를 핵심 내용으로 하는「2022년 주요 노지채소류 수급관리 계획」을 수립하고, 지난달 26일 생산자·소비자단체, 유통업계, 학계 등 관계자가 참여한 제1차 농산물 수급조절위원회 심의를 거쳐 대책을 확정했다.계획 수립에 있어 기상재해로 공급이 감소할 수 있는 여름철, 수요가 증가하는 김장철과 품목별로 출하량이 감소하는 위험시기를 분석해, 이를 기반으로 연중 주요 채소 수급에 어려움이 없도록 품목별 세부
[한국농정신문 김태형 기자]청년농, 농지 우선지원? 진입장벽 여전히 높아김준식(39)씨는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에서 논콩을 재배하는 청년농민이다. 처음엔 화훼 농사를 짓는 어머니와 함께 농사를 지으려 건국대학교에서 원예학을 공부했다. 졸업 후 부모님을 돕다 2017년 후계농업인에 선정되면서 본격적인 농업에 뛰어들었다. 작목을 고민하던 그는 파주지역에서 많이 재배하는 ‘논콩’에 승부를 걸기로 했다. 지역 주산 작물을 재배하면 빨리 성장할 수 있다고 그는 생각했다.먼저 농지를 구해야 했다. 한국농어촌공사 농지은행을 통해 나온 농지를 20
윤석열 당선자가 곧 대통령에 취임한다. ‘촛불’은 꺼지고, 이제부터 윤석열의 시간이다. 그런데 국민 지지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태에서 새 정부가 출발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과연 윤석열정부의 농정은 제대로 전개될 것인가. 그의 농정 공약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지만, 약속한 것만이라도 잘 지킨다면 좋겠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역대 정부의 대선 농정 공약(公約)이 빈 약속(空約)으로 끝나는 것을 늘 봐왔기 때문이다.윤석열 당선자는 대선 과정에서 다음과 같이 공약했다. ‘튼튼한 농업, 활기찬 농촌, 잘사는 농민
내가 사는 곳은 도시근교의 농촌이다. 본래의 행정명칭은 ‘창원군’이었다. 1990년대 중반에 창원군을 쪼개어 인근의 진해·창원·마산, 세 개 시에다가 나눠 붙였다가 다시 세 개의 시를 합쳐서 하나의 거대한 시를 만들었다. 지금은 번지르르하게 이름을 붙여 특례시라고 하지만 수도권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인구가 100만이 넘어가는 기형적인 기초단체 도시다.팽창하는 인근 도시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고 농촌의 질을 높이겠다면서 지금부터 20년 전쯤 전국적으로 많은 농촌의 지역들을 도농 통합하면서 많은 군이 인근의 시와 합병됐다. 그러다 보니 어
[한국농정신문 김태형 기자] 임기를 한 달도 채 남기지 않은 문재인정부가 ‘이번 임기 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신청, 다음 정부에서 가입 협상’을 공식적으로 발표하면서 농어민들과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국민과함께하는농민의길(상임대표 양옥희, 농민의길)과 한국농축산연합회(회장 이은만, 농축산연합회), 전국어민회총연맹(회장 주해군, 어민회총연맹) 등 농어민단체는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공원 광장에서 ‘CPTPP 가입 저지를 위한 전국농어민대회’를 열어 정부가 대책도 없이 CPTPP 가입을 추진하고 있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제주특별자치도 농업기술원(원장 허종민)이 신품종 나물콩 ‘아람’ 정부 보급종 40톤을 올해 처음 도내에 공급할 예정이다.제주도는 국내 나물용 콩의 80% 이상을 생산하는 최대 주산지며 지난 2020년 기준 재배면적은 4,804ha, 생산량은 3,273톤에 달한다. 농업기술원에 따르면 도내 주요 품종인 ‘풍산나물콩’은 키가 작고 쓰러짐에 약하며 꼬투리가 달리는 위치가 낮아 기계 수확이 어려운 단점이 있다. 하지만 이번에 공급하는 아람 품종은 수량성이 높고 쓰러짐에 강하며 키가 커 기계화에도 우수한 특성을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전라남도(지사 김영록, 전남도)는 태풍 등 자연재해에 따른 유기농 인증농가의 경제적 손실 보장과 경영안정 도모를 위해 유기농 인증농가 농작물 재해보험료를 전액 지원한다고 밝혔다.유기농 인증농가 농작물 재해보험은 태풍·집중호우·가뭄 등 자연재해 피해를 입은 농가의 농작물과 시설물 피해를 보상하는 정책보험으로, 그동안 전남도가 보험료의 90%를 보조하고 농가가 10%를 부담했으나, 앞으론 도비와 시·군비로 100% 지원하기로 했다.올해 사업량은 지난해 지원면적 1만3,864ha보다 3,136ha 증가한 1만7
[김태형 기자, 사진 한승호 기자]은 전국농민회총연맹 도연맹 신임 의장 인터뷰를 3명씩 988호와 990호 두 차례에 걸쳐 싣는다. 도연맹 신임 의장들은 지난 1월 11일부터 지난달 23일까지 열린 도연맹 대의원대회에서 대의원들의 지지를 얻어 선출됐다. 앞으로 2년간 도연맹을 이끌어갈 새 수장들의 목소리를 통해 산재한 농촌 지역 문제를 드러내고, 이와 함께 당찬 각오를 지면에 기록했다. 가장 시급한 제주지역 농업 현안은.농산물 수급 문제가 가장 대두되고 있다. 제주도는 감귤뿐 아니라 월동무, 당근, 양배추 등 월동채소류도
[한국농정신문 김태형 기자]지난 4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저지 농어민 총궐기대회’에도 정부는 아랑곳하지 않고 이달 중에 CPTPP 가입 신청서를 제출하기 위한 절차를 이행하고 있다.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제6차 대외경제안보전략회의를 열고 “이번 정부 내 CPTPP 가입 신청, 다음 정부에서 가입 협상이라는 큰 틀에서 추가 피해지원 및 향후 액션플랜 등에 대해 최종 점검하겠다”고 밝혔다.정부가 CPTPP 가입 입장을 다시 한번 명확히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한국친환경농업협회(회장 강용, 친농협)와 친환경농산물자조금관리위원회(위원장 주형로, 친환경자조금)가 경북 울진군 산불피해 친환경농가들을 위한 성금 7,410만원을 전달했다.지난 4일 울진군 북면에서 시작된 산불로 78개 친환경농가의 논과 임야에서 재배된 농·임산물 및 주택·저장고·농기계 등에 큰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이에 강용 친농협 회장과 주형로 친환경자조금 위원장은 지난 25일 각 도 친농협 임원들과 함께 울진군청에서 전찬걸 울진군수를 만나 7,410만원의 성금을 전했다. 해당 성금은 산불피해
[한국농정신문 김태형 기자] 지난 7일 낮 12시쯤 찾은 경북 울진군 북면 신화2리 동회관 일대 화재 현장은 그야말로 참혹했다. 현장에는 적막감이 감도는 가운데 강아지 두 마리만 돌아다녔다. 화재가 발생한 지 나흘째를 맞았지만 ‘화마’가 지나간 자리에는 매케한 악취와 퇴비냄새가 뒤섞여 코를 찔렀다. 집 앞 텃밭마다 놓인 퇴비 50여 포대 가운데, 일부는 뜨거운 열기에 군데군데 녹아 있었다.집집마다 슬레이트 지붕이 새까맣게 그을린 채 주저앉아 형태를 알아볼 수 없었다. 낙석방지를 위해 쌓아올린 벽돌도 속수무책으로 무너져 박살났다. 집
[한국농정신문 김태형 기자]지난 7일 낮 12시쯤 찾은 경북 울진군 북면 신화2리 동회관 일대 화재 현장은 그야말로 참혹했다. 현장에는 적막감이 감도는 가운데 강아지 두 마리만 돌아다녔다. 화재가 발생한 지 나흘째를 맞았지만 ‘화마’가 지나간 자리에는 매케한 악취와 퇴비냄새가 뒤섞여 코를 찔렀다. 집 앞 텃밭마다 놓인 퇴비 50여 포대 가운데, 일부 포대는 뜨거운 열기에 군데군데 녹아 있었다.집집마다 슬레이트 지붕이 새까맣게 그을린 채 주저앉아 형태를 알아볼 수 없었다. 낙석방지를 위해 쌓아올린 벽돌도 속수무책으로 무너져 박살났다.
제20대 대통령선거가 며칠 남지 않았다. 그러나 새로운 정부 출범이 마냥 기대되지 않는 것은 지금까지의 실망감 때문이다. 농업을 직접 챙기겠다던 문재인정부는 끝까지 농민과 농업을 외면했고 그 실태는 현 정부의 마지막을 장식하고 있다. 정부는 농민의 마지막 자존심인 쌀을 가지고 ‘최저가입찰’이라는 방식으로 농민을 우롱했다. 쌀값은 농민값이라는 표현은 한국농업이 지켜야 할 최소한의 선을 말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농민값을 짓밟아버렸다.문재인정부가 농정 성과로 자랑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지난 정부에서 터무니없이 낮았던 쌀값을 안정
목포항에서 여객을 태운 가야호가 뱃고동 소리를 두어 번 길게 울리고는 드디어 부두와 멀어진다. 하지만 조타실 지붕에 설치된 확성기로 ‘사아공의 배엣노래…’를 가물거리며 출항한 가야호가 제주도를 향해 직항한 것은 아니었다. 가야호의 항로는 먼저 진도의 ‘벽파’라는 곳에 한 번 접안을 하고, 다시 추자도에 기항을 한 뒤에 뱃머리를 제주항으로 향하도록 돼 있었다.그런데 1960년대에 목포에서 추자도까지 다니던 단골손님 중에는 유명인사가 있었다. 박치기 왕으로 이름난 프로레슬러 김일이었다. 박준영 씨의 얘기를 들어보자.“김일 선수가 낚시를
우리나라의 당산나무에 대한 전통은 참으로 소중하고 또 잘 이어가야 할 소중한 문화 자산이란 생각이다. 마을 초입이나 들판 가운데서 농사일에 지친 농민들에겐 새참과 휴식의 장소로, 아이들에겐 놀이터가 되어주던 당산나무는 마을 사람들의 소통 공간이기도 했다. 당산나무의 너른 그늘은 말 그대로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해줬다. 긴 세월 동안 마을과 들녘을 굽어살피며 주민들의 안녕을 지켜주고 있는 지리산 자락의 그 나무 어르신들을 소개한다.
피서 철에 사람들이 몰려서 제때 배를 못 타거나 혹은 태풍주의보가 빨리 해제되지 않아서 목포에 발인 묶인 경우 가장 곤란을 겪은 사람은, 모처럼 육지에 볼 일이 있어서 나온 제주도 사람들이었다. 제주도로 여행을 떠나려던 사람들이야 여의치 않으면 집으로 되돌아가면 그만이겠으나, 제주도 사람의 경우에는 기약 없이 바다를 바라보며 배 뜰 날 만 기다리는 수밖에.잠깐 일보고 돌아가려고 왔다가 주의보가 해제되지 않아 꼼짝 못 하게 된 제주 사람들에게, 우선 급한 것은 체재경비를 마련하는 일이었다.“전화가 됩니까, 송금을 받을 수가 있습니까.
[한국농정신문 김태형 기자]전국농민회총연맹(의장 박흥식, 전농),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위원장 양경수, 민주노총) 등 단체들로 구성된 전국민중행동이 15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문화마당(여의도공원)에서 민중총궐기를 개최했다. 이번 총궐기는 2017년 민중총궐기 이후 5년 만에 다시 열렸다. 이날 민중총궐기는 노동자·농민·빈민 대표 발언, 진보진영 대선후보 발언, 전국민중행동 발족 선언 순으로 진행됐다. 이번 집회에는 ‘단결 투쟁’이라고 적힌 빨간띠를 두르고 각 단체의 조끼를 입은 참가자들(주최측 추산 1만5,000여명
1970년대 들어 배를 타고 제주도에 가겠다는 사람은 날이 갈수록 불어났지만 여객선의 수송능력은 한계가 있었던지라, 부두에 몰려나왔던 사람들 중 상당수가 표를 구하지 못한 채, 여관이나 여인숙에서 숙박을 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런데, 제주행 여객의 적체를 부채질했던 이유가 또 있었다. 걸핏하면 발령되는 태풍주의보였다.-아, 아, 승객 여러분에게 알립니다. 태풍주의보가 내려서 오늘 제주행 여객선 못 뜹니다!출항 시각이 임박해서 갑자기 이런 방송이 흘러나오면, 대기하고 있던 승객들은 애꿎은 여객운송회사의 영업부 직원에게 매우 거칠게
[한국농정신문 김한결 기자]“서울시민 모두는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누릴 권리가 있습니다. 서울시민 누구도 경제적 형편 때문에 굶거나 질이 낮은 먹거리를 먹게 되는 일이 없어야 하고, 사회·지역·문화적인 문제로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에 접근하는 데 곤란을 겪지 않아야 합니다. 서울시민은 먹거리 기본권을 보장받아 건강하고 풍요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어야 합니다.”지난 2017년 서울시가 발표한 먹거리 기본권 선언문의 내용이다.선언문에 따르면 그 누구도, 시간·환경·경제적 여유가 없다고 할지라도, 유력한 대선후보의 발언과 달리 ‘부정